왜 장윤정 어머니는 딸을 위해 침묵하지 못할까

 

일차적인 잘못은 방송의 선정주의다. 대중들은 더 이상 장윤정의 얽히고설킨 가족사에 대해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거의 공해를 넘어 짜증 수준이다. 이미 이런 대중정서는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가 굳이 꺼내지 말아야할 장윤정 가족사를 꺼내 난도질을 했을 때 드러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엔 tvN <eNEWS-기자 대 기자: 특종의 재구성>에서 장윤정의 이모와 어머니, 남동생의 엇갈린 주장들을 다뤘다. 내용은 갈수록 가관이다.

 

'tvN e뉴스(사진출처:tvN)'

장윤정의 이모는 팬 카페에 밝힌 대로 장윤정이 어렸을 때부터 밤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그 어머니는 화투를 쳤고 장윤정이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집을 나가 사실상 장윤정 아버지가 엄마 노릇까지 했다고 말했다. 반면 장윤정의 어머니는 장윤정 결혼식 전날 3천배를 하며 오열했다고 밝혔고 남동생 장경영씨는 누나의 연인이 도경완 아나운서가 아니었다는 식의 충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 진위가 무엇이든 방송은 또 한 번 장윤정의 가족을 난도질한 것이고, 대중들은 이로써 짜증 수준이 되어버린 장윤정 가족사를 또 듣게 되었다.

 

제 아무리 진실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가족이 해결해야 될 문제를 이처럼 방송이 다루고 있다는 것은 실로 그 선정성의 끝단을 보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 면에서 장윤정 가족사를 끝끝내 또 끄집어낸 방송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한 편으로 이런 방송의 행태에 적극적으로 부응한 장윤정 가족들의 잘못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방송이 제아무리 부추긴다고 하더라도 사실 당사자들이 조용히 해결하려 했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가장 이해하기가 어려운 건 장윤정의 어머니와 남동생의 행보다. 물론 <힐링캠프>로 인해 가족사가 유출되었을 때 장윤정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다른 방송채널을 통해 일종의 해명을 했던 것까지는 어쩌면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다. 어쨌든 가족사가 먼저 드러나게 한 것에 대한 일종의 방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물론 이것도 보통의 가족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하지만 장윤정 본인이 침묵하는 동안 또다시 방송에 얼굴을 드러내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은 그다지 보기에 좋지 않다.

 

물론 이것은 장윤정의 이모가 팬 카페에 게재한 글에 대한 방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머니라는 사람이, 또 남동생이라는 사람이, 자식이자 누나로 장윤정을 생각했다면 결코 하지 말아야 했을 행동들이다. 어머니가 어떤 존재인가. 자식의 허물까지도 덮어주는 것이 모성이 아니던가. 심지어 모든 비난이 자신에게 쏟아진다고 하더라도 자식 혹은 가족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것이 부모와 동생의 마음일 것이다. 게다가 장윤정은 대중들에게 노출되어 있는 인물이 아닌가. 오해가 있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방송을 통해 감정을 토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만일 답답한 면이 있다면 가족끼리 만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장윤정의 소속사를 찾아가 조용히 해결하면 될 일이다. 굳이 방송에 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공표하는 것은 그 진위가 무엇이든 가족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나온다는 것은 대중들에게는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사회적인 문제도 아니고 하나의 가족의 문제이며, 본인이 연예인도 아닌데 왜 굳이 방송이 필요하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장윤정이 먼저 꺼낸 10억 빚에서 비롯된 것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거기에 대해서는 방송에 나와 해명을 하지 않았던가.

 

모든 것을 다 차치하고라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장윤정의 어머니가 딸을 위해 침묵하지 못하는가 하는 점이다. 과거가 어떻든 장윤정은 이미 성인이고 결혼해 새 가정까지 꾸린 몸이다. 어머니로서 그저 딸의 미래를 축복해줄 수는 없는 일일까. 이것은 또한 이 사안을 다루는 방송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제 결혼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한 연예인을 그저 축하해줄 수는 없을까. 이것은 아마도 방송을 보고 있는 대중들도 원하는 일일 것이다.

클라라, 생계형 노출의 허와 실

 

“솔직히 여자 연예인들의 경쟁적 노출, 성형 등을 보고 있으면 여자들의 구직난이 바로 떠오른다. 먹고 살 길이 정말 없는 듯하다. 이제는 연예인 뿐 아니라 TV나 매체에 나오는 모든 여성들도 그 경쟁 대열에 ㅜㅜ” 소설가 공지영이 트위터에 올린 이 글은 작금의 노출 경쟁이 과열화되고 있는 연예계를 제대로 말해준다.

 

'결혼의 여신(사진출처:SBS)'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공지영의 글에 덧붙여진 클라라의 답변이다. 클라라는 ‘노출 시구’로 화제가 된 인물. 가슴을 강조한 상의에 하체 라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스트라이프 레깅스를 입고 던진 시구는 그녀가 2006년부터 배우가 되기 위해 해왔던 무수한 노력들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거품 목욕 장면이나 야한 헬스복장 차림으로 대놓고 섹시를 내세워 활동해온 클라라는 답변을 통해 ‘왜 벗는가’에 대한 이유를 말해주었다.

 

“뜨끔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제게 관심은 직장인 월급과 같고, 무관심은 퇴직을 의미해요. 월급을 받아야 살 수 있는 것. 하지만 월급이 삶의 목표가 아니듯, 제 목표도 관심이 아니에요.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에요.” 결국 우선 관심을 끌기 위해 또 생계를 위해 노출을 하지만 목적은 따로 있다는 얘기다. 클라라의 목표는 ‘훌륭한 연기자’다.

 

클라라는 실제로 많은 드라마와 시트콤에 출연하기도 했다. 2006년 <투명인간 최장수>를 비롯해 <태희 혜교 지현이>, <인연 만들기>, <바람 불어 좋은 날>, <동안미녀>, <부탁해요 캡틴>, <맛있는 인생> 그리고 최근 방영되고 있는 <결혼의 여신>까지. 이토록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클라라가 어떤 역할을 연기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비중이 적은 역할이라 그랬을 수 있지만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적은 비중이 적은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적은 비중으로도 주목을 끌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연기자를 목표로 하는 클라라가 정작 연기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대신 그녀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노출’이라는 검색어를 통해서다. 그녀의 행보는 실로 대중들을 헷갈리게 한다. 이른바 ‘노출 시구’로 화제에 오르기 바로 전날에도 그녀는 자신의 연이은 노출 논란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노출을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닌데 계속 그렇게 비춰지고 있어서 난감하다.”고 그런데 바로 다음날 ‘노출 시구’ 논란이 생겼던 것이다.

 

클라라의 전략은 스스로 말하듯 일단 ‘관심’을 끄는 것이지만 그것이 목표는 아니고 그를 통해 연기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공지영의 이야기에 답글을 붙인 것은 그만한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 클라라는 공지영의 이야기에 덧붙여 자신의 개념을 보이려 한 것이니 말이다. 물론 언론들이 부추기듯이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전혀 논쟁적인 성격이 없다. 둘 다 같은 ‘생계형 노출 연예인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렇게 공지영과 클라라가 나란히 서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그것이 기사든 인터넷 댓글이든) 그간의 ‘노출’ 이미지에서 조금은 벗어나려는 클라라의 의도가 보이는 건 사실이다. 이것은 그녀가 노출로 화제를 집중시키고는 있지만 그것이 그녀의 의도대로 연기자의 길로 이어지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녀는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화제는 노출에 머물러 있다. 아예 노출을 화제로 삼아 자신의 목적을 토로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나도 안다. 그냥 예쁘기만 한 건 아무 의미 없다는 거. 뭔가를 잘하는데 예쁘면 조금 도움이 될 뿐. 노래를 잘하면서 운동을 잘하면서, 연기를 잘하면서 덤으로 예쁘면 좋다. 나도 안다. 내가 예쁜 거. 하지만 잘하는 게 없다면 예쁜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클라라는 트위터에 이런 글도 남겼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실로 정확하게 알고 있다.

 

목표는 배우지만 여전히 노출만 뜨는 자신의 처지. 이것은 어쩌면 공지영이 언급한 ‘경쟁대열’ 속에서 살기 위해 노출하는 연예인들이 처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일 게다. 당장 뜨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목표한 길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어쩌면 더 빠른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이혁재, 왜 자신이 방송에 필요한 지를 증명해야

 

인간적으로 개그맨 이혁재의 사연은 진정 동정이 간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은 때론 가혹하게도 여겨질 수 있는 일이다. 한 때의 폭행 사건 연루는 당시 최고 위치에 있던 이혁재를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재기하려 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았고 개인적인 사업 실패는 수입까지 모두 압류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세바퀴(사진출처:MBC)'

<세바퀴>에 아내와 함께 출연해 사연을 얘기하며 펑펑 눈물을 흘리는 이혁재는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이혁재로서는 마음이 급했을 것이다. 그래서 방송에 나와 뭐든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지난달에 <세바퀴>에 출연해 <아빠 어디가>나 <진짜 사나이>에 들어가고 싶다는 조금은 과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을 게다. 하지만 그 급한 마음은 오히려 악수의 악수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의지의 표명은 오히려 대중들의 반감으로 이어졌고, 아내와 함께 출연해 사정을 얘기하며 읍소까지 했지만 그것 역시 동정심은 유발할 수 있었을 지 몰라도 반감을 호감으로 바꾸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적으로 충분히 짠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혁재의 사연을 듣고도 도대체 왜 대중들은 닫힌 마음을 열지 않았을까. 여기에는 최근 대중들이 프로그램과 연예인을 보는 달라진 시각이 들어가 있다.

 

최근 방송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은 과거와는 달라졌다. 연예인이 등장해 내밀한 이야기를 하면 대중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주던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중들은 기본적으로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자신이 왜 들어줘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 즉 연예인이라도 대중들에게 어떤 정보를 주거나 아니면 특별한 재미를 주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듣고 싶은 어떤 이야기를 통한 공감대를 형성해주던가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어떤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그 이야기가 제 아무리 그 연예인에게 중요한 것이라 할지라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 자체에 의미가 없다면 최소한 그 연예인에 대한 개인적인 매력이나 호감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제 아무리 인간적으로 감성을 건드리는 이야기라도 대중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요는 왜 대중들이 이혁재의 개인적인 어려운 사정을 <세바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들어야 하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그것은 분명 개인적으로 듣는다면 충분히 인간적으로 짠하게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중들은 왜 방송을 통해 그의 사정을 듣고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아니 들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어려움에 직면한 이혁재의 사정은 실로 딱하다. 하지만 그가 진정 재기를 원한다면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읍소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방송에 필요한가 하는 점을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여러 면에서 이혁재는 더 이상 과거 최고의 위치에 있던 이혁재가 아니다. 그렇다면 먼저 자신의 위치를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고, 거기서부터 어떻게 해야 대중들의 신뢰와 호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토크쇼는 이혁재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신뢰와 호감을 잃어버린 그에게 말은 할수록 그 진심이 호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말이 아니라 땀으로 만들어지는 진정성이고,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읍소함으로서 얻어내는 동정심이 아니라 작금의 달라진 예능 환경에서 자신이 예능인으로서 어떤 경쟁력과 차별점이 있는가를 보여주는 일이다. 혹독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이것이 인간적으로는 동정이 가는 이혁재가 방송인으로서 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할배들과 이서진 조합, 나영석PD의 균형감각

 

<꽃보다 할배>가 방영 전부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은 그 기획자체가 참신했기 때문이다. 평균연령 76세 할배들의 유럽 배낭여행. 게다가 그 할배들은 우리에게 이미 국민배우라고 칭송되는 분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 아닌가. 그러니 이들을 예능에서 그것도 배낭여행을 소재로 삼은 리얼 예능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화제가 아닐 수 없다.

 

'꽃보다 할배(사진출처:tvN)'

실제로 방영 전 살짝 소개됐던 할배들의 커피 타임이 ‘일섭다방’이라는 화제로 이어진 것은 바로 이런 기획 자체가 만들어낸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감과 실제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높아진 기대감은 그것을 채워주지 못할 때 오히려 부담으로만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꽃보다 할배>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서진은 나영석 PD 특유의 균형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선이 온통 할배들의 예능 출연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적게 만들어진 이서진 카드가 그만큼 주효했다는 얘기다. 물론 이서진은 이미 <1박2일>을 통해 이른바 ‘미대 형’이라는 캐릭터로 주목받기도 했다. 전혀 웃길 것 같지 않지만 엉뚱한 매력이 돋보이는 인물. 그러면서도 특유의 선한 이미지가 보는 이들을 푸근하게 만드는 그런 인물. 그가 바로 예능이 보여주는 이서진이다.

 

<꽃보다 할배>라는 그림에 이서진이 얼마나 중요한 조각인가는 그 조각을 떼어낸 이 프로그램을 떠올려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이 얘기하듯 청춘들에게는 배낭여행이 낭만 그 자체일 수 있지만 평균연령 76세의 어르신들에게는 지하철 하나 갈아타는 것조차 모험일 수밖에 없다. 체력도 문제다. ‘할배들의 배낭여행’은 뜻은 좋지만 그것을 실현시키려면 어떤 완충지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바로 이서진은 그 안전함과 편안함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조각인 셈이다.

 

또한 이서진은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충분한 웃음을 담보해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꽃보다 할배> 첫 회에서 걸 그룹과 함께 가는 줄 알고 공항에 나왔다가 대선배들을 만나 당황하는 모습이나, 파리에서 숙소를 찾기 위해 지하철을 동분서주하는 모습, 또 숙소에 와서 신세한탄을 하는 모습은 모두 큰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널 보면 내 맘이 아파-”로 시작되는 ‘내 사랑 송이’에 맞춰 나온 이서진의 역할로 몰카 당한 배우, 짐꾼, 통역사, 내비게이터, 스프린터, 선생님 매니저, 총무가 편집되어 보여주는 장면은 나영석 PD가 발견해낸 그의 예능적(?) 가치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웃음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어른신들을 위해 뛰고 또 뛰는 이서진에게서 느껴지는 훈훈한 마음이다.

 

즉 이서진은 이 예능 프로그램의 정서를 대변하는 셈이다. 어르신들이 보여주는 의외의 귀여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만큼 이서진이 보여주는 그 어르신들과의 교감이 주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결국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유럽 배낭여행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어떤 세대를 넘어선 소통의 욕망을 말해주는 대목이 아닐까.

 

물론 이서진의 출연 자체가 이끌어내는 3,40대 여성 시청자들의 흡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즉 프로그램을 접하지 않고 그저 아이템으로만 봤을 때 ‘할배들의 예능’이라는 소재는 중장년 여성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을 완벽히 메워주는 인물이 이서진이다. 중장년 여성들에게 그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이 예능 프로그램이 이서진의 매력만으로 굴러간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역시 중심은 제목처럼 ‘할배들이 보여주는 의외의 매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꽃보다 할배>를 완전체로 만드는 데 있어 이서진이라는 한 조각의 매력은 실로 중요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이서진이라는 든든한 짐꾼이자 가이드이자 예능 능력자를 데리고 펼쳐지는 할배들의 매력에 푹 빠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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