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앞에 음악은 어떠해야 할까

 

길을 잃었다는 것은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길찾기 1일입니다. 국민이 버려진 것이 아닌 나쁜 대통령을 버리는 것입니다. 해고한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승환과 이규호가 공동프로듀싱하고 이승환, 이효리, 전인권이 함께 부른 길가에 버려지다라는 곡에 대해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 곡이 건드리고 있는 현 시국에 대한 메시지를 공감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길가에 버려지다(사진출처:드림팩토리)'

길가에 버려지다는 현 시국에 의해 상처받은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무료 배포된 국민 위로곡’. 노래가 발표되기 전 현 시국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떠올리며 어딘지 행진곡같은 풍의 곡이 아닐까 생각했던 분들이라면 이 노래가 가진 잔잔함에 놀랐을 지도 모른다. 또한 그 잔잔함에 얹어진 아름다운 가사에도.

 

내 꿈에 날개가 돋아서 진실의 끝에 꽃이 필 수 있길.’ 같은 가사나 감정이 절정에 오른 지점에 들어가 있는 난 길을 잃고 다시 길을 찾고 없는 길을 뚫다 길가에 버려지다라는 가사는 지극히 서정적이다. 물론 이런 서정성에 현 시국의 문제를 담는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려 하고 고장난 시계는 눈치로 돌아가려 하네같은 가사나 내 의지에 날개가 돋아서 정의의 비상구라도 찾을 수 있길같은 가사는 이 노래가 가진 메시지를 명확히 한다.

 

침착한 분노’.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켜진 100만 개의 촛불을 누군가는 그렇게 불렀다. 그 많은 인파들이 모여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고, 비폭력을 외치며 마치 문화 행사의 하나같은 새로운 집회 문화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길가에 버려지다라는 노래 역시 이 침착한 분노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곡이다. 잔잔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어떤 힘이 그 노래에는 담겨져 있다.

 

그 실체는 굉장한 멜로디나 우리의 마음을 격동시키는 리듬 같은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다. 노래 역시 마치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담담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그 담담한 목소리의 노래를 이승환이나 이효리 같은 자신의 생각하는 삶을 당당하게 행동으로 살아가는 가수들이 함께 부른다는 건 듣는 이들에게는 더 강렬한 진정성으로 다가온다.

 

사실 밥 딜런 같은 가수가 60년대 반전 운동의 메시지를 담아 부른 ‘Blowing in the wind’‘Times They are a-Changin’ 같은 곡은 굉장히 멜로디가 강조되거나 했던 그런 곡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곡이 시대를 바꿔놓았던 건 거기 담겨진 메시지가 당대의 현실을 음악적으로 승화해내면서 그 깊은 진정성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길가에 버려지다는 그래서 우리에게 지금 현 시국이 나가야할 길을 묻는 동시에 다시금 음악의 길을 묻고 있다. 물론 음악이 가진 상업성을 우리가 부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음악은 그저 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해주는 어떤 것이라는 걸 새삼 되새겨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또한 그 마음과 위로란 현실과 무관할 수 없는 것일 게다.

 

현실의 부조리를 비판하거나 그래서 받은 상처들을 위로하는 그런 노래들이 더 많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당장의 돈벌이로서의 가수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고 없는 길을 뚫고 나가 그 삶 자체가 노래가 되는 그런 가수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혹여나 우리도 모르게 길가에 버려진 노래와 가수들이 또 다른 꽃으로 피어나 번져가길

<스포트라이트>가 조명한 광화문 집회, 거기서 발견한 희망

 

이번 최순실 게이트JTBC <뉴스룸>을 비롯해 <썰전>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말 저녁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역시 5%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받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최순실 게이트특집으로 1편에서는 최순실 라인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먹잇감으로 작업을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2편에서는 지금의 최순실 게이트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을 때 터졌던 영남대 사태와 유사한 평행이론을 보여준다는 걸 보여줬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사진출처:JTBC)'

3편에서는 최순실 일가의 재산축적 미스테리를 추적하기에 앞서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집회현장을 직접 찾은 이규연의 시선으로 그 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규연이 거기서 발견한 건 역설적이게도 희망이었다. 분노로 광화문 광장에 나온 것이지만 집회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김제동이 표현한 대로 일등 국민의 면모 그대로였다.

 

묵묵히 바닥에 남겨진 쓰레기를 줍는 한 청년에게 왜 이걸 하고 있냐고 이규연이 묻자, 그는 늦게 도착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100만 명의 인파가 몰린 집회 현장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질서정연한 모습이었고, 집회가 끝나고 난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아이들과 손잡고 나온 부모들은 저마다 아이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나왔다고 말했고, 오랜 만에 아버지의 손을 잡고 나온 딸은 이런 시위 현장에 처음이라며 모두가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마음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그 곳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던 세대 갈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규연은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그토록 강조했던 세대통합이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를 통해 분출된 민심들에 의해 통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규연이 희망을 발견하게 된 것은 달라진 집회 문화였다. 과거 876.10 항쟁 때만 해도 집회가 끝나고 난 거리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광화문에서는 시민들 스스로가 나서 비폭력을 외치는 모습이 보여 졌다. 한 격앙된 시민이 전경과 몸싸움을 벌이자 시민과 전경이 한 목소리로 비폭력을 외치는 장면도 연출됐다.

 

한 고등학생은 시민들과 대치하고 서 있는 전경에게 음료수를 놓고 가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규연이 따라가 왜 우느냐고 묻자, “저 분들도 저러고 싶지 않을 거 아니냐며 전경의 입장을 이해하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한 아주머니는 전경들을 한 명 한 명 안아주며 대통령 잘못 만나 우리 아들들이 불쌍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목소리를 낼 공간을 내준다면 굳이 서로 완력을 쓰고 사람이 다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규연의 말대로 평화는 힘이 아니라 소통으로 유지됨을 광화문은 알고 있었다는 것. 이규연은 광화문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당당한 미래세대세대공감의 현장”, “풍자로 승화시킨 울분성숙한 시민의식을 봤다며 그것은 새로운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가장 많은 비판을 해온 대목이 바로 불통이라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적인 내용 역시 바로 이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걸 확인하게 된다. 소통해야 할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소통하지 말아야할 사람들과 소통한 데서 비롯된 비극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어낸 근본적이 이유라는 것. 그래서 이번 광화문의 촛불은 그동안 막혀 있던 이 소통의 욕망이 분출되어 나온 자리라고 볼 수 있다. 그 양상이 비폭력으로 소통공감에 맞춰져 있었다는 것. 그건 우리에게 여전히 희망이 남아있다는 걸 국민들이 확인해준 시간이었다

<개콘>, 이래도 압력이 없었다 말할 수 있을까

 

KBS <개그콘서트>에 돌아온 민상토론은 그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유민상과 김대성이 함께 하던 리얼 사운드라는 코너의 주제로 검찰청에서 곰탕 먹는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유민상이 주제가 바뀌었다고 심상찮은 분위기를 전하자 곧바로 무대는 민상토론으로 재배치되었다. 송준근은 곧바로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를 거론하며 그 사안을 토론 주제로 올렸다.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돌아온 민상토론의 풍자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 운동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운동권 개그맨이 된 유민상은 좌측에 앉았고, 고향이 대구라며 대표적인 친박 개그맨이 된 김대성은 우측에 앉았다. 김대성이 먼저 유민상에게 최순실씨는 아시지 않냐?”고 묻고는 안다고 말하자 대뜸 누나 동생 하는 사이로 몰아붙여 그를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만들었고, 거기에 장난 하지마 죽는다 너라고 유민상이 으름장을 놓자 저거 보십시오. 저렇게 자기 권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라고 김대성이 다시금 몰아세웠다.

 

본적도 없고 알지도 못합니다.” 유민상의 극구 부인에 대해서도 김대성은 많이 들어본 이야긴데? 아 요즘 뉴스에 나오는 분들이랑 똑같이 말을 하고 있습니다. 형 입을 다 맞춘 거야?”라고 되물어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모든 정황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부인하는 그들에 대한 풍자를 이어갔다.

 

연설문을 유출하고 수정했다는 최순실 게이트의 내용도 그대로 패러디됐다. 대본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 유민상에게 김대성이 지금 연설문을 뜯어 고치고 있습니다.”라고 묻는가 하면, 문고리 3인방이 아니라 4인방이었다고 몰아붙이자 김대성이 화가 나 대본을 집어던지자 유민상이 어이구 이 귀한 개콘 대본을 어디로 유출시키고 있습니까?”하고 되물었다. 마침 최순실 분장으로 뒷자리에 관객으로 앉아 있는 이수지가 그 대본을 주워 뜯어고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민상토론은 대놓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담기도 했다. 갑자기 시작한 맞춤범 퀴즈에서 최순실 게이트라는 문구가 나오자 당황한 유민상이 왜 그래 진짜.. 이거 아니야...”라고 한 말에 토론을 진행하는 송준근은 아 이게 아니다? 그럼 이게 맞는 거다?”하며 박근혜 게이트라는 푯말을 들어 보였다. <개그콘서트>가 지금껏 했었던 풍자들 중 이처럼 직접적으로 대통령을 겨냥한 풍자는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몰아세워진 유민상이 자신이 아니라며 손가락 하나를 들어 부인하자, 송준근이 한 명만 조사 받으면 된다? 그게 누굽니까? 설마?!”하고 외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의문점이 대통령을 향해 있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검찰 수사에서조차 고압적인 모습을 보인 유병우 전 수석에 대한 풍자 역시 빠지지 않았다. 김대성이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요? 당신이 검찰이야?”라고 묻자 유민상이 그래? 당신이 검찰이야? 검찰에 가서 얘기하겠다잖아요? 자기는 검찰에 가도 저렇게 팔짱끼고 웃으면서 조사받을 수 있다..”고 김대성을 몰아세웠다. 그러자 김대성이 노려보는 시선을 보여줘 검찰에 출두할 때 기자들의 질문에 노려봤던 유병우 전 수석의 모습을 그대로 패러디해보였다.

 

마침표는 유민상이 왜 그래 진짜. 내가 이러려고 개그맨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라는 말로 찍혔다. 그리고 나 이제 어떻게 해야 돼 진짜?”하고 물으며 마침 뒷좌석에 앉아 있던 최순실 분장을 한 이수지를 바라보고 그녀가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장면은 현 사태를 압축해놓은 듯한 뉘앙스를 만들었다.

 

사실 <개그콘서트>에서 날선 현실 풍자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꽤 이전부터 나왔었다. 그 날카로움이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채운 건 유행어의 남발과 비하가 섞인 몸 개그의 연속 같은 것들이었다. <개그콘서트>가 힘이 빠진 건 바로 이런 현실이 코미디에 투영되지 않으면서 그저 표피적인 웃음에 머무르면서였고, 또한 이렇게 식상해진 코너들이 변화하지 않고 무한정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제기된 것이 외압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항상 외압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짜 그랬을까.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지난 주부터 과감해지기 시작한 <개그콘서트>의 풍자는 어쩌면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어떤 식으로든 압력은 존재했었다는 걸 반증해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

 

다음 주에도 민상토론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계속됩니다.” 이렇게 민상토론은 끝을 맺었지만 앞으로도 <개그콘서트>는 계속 이런 풍자 정신을 이어갈 수 있을까. 간절히 바라게 된다. 본래 개그의 한 지평인 풍자가 <개그콘서트>의 현실 감각을 채워줄 수 있기를.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역사와 힙합, <무한도전>이 현 시국을 꼬집는 방식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현 시국을 이만큼 <무한도전>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역사와 힙합의 만남. 그 기획 자체가 그렇다. 이 날 방송에 나온 설민석 강사의 첫 마디로 E.H 카의 말을 빌어 얘기한 것처럼, 역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 그러니 하필 이 시국에 <무한도전>이 역사를 소재로 들고 나온 건 그 자체가 현재에 대한 문제제기이자 그 해법을 들여다보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그리고 이것을 힙합이라는 장르를 빌어 하겠다는 건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사안을 이해할 수 있게 했듯이 누구나 지금의 역사적 문제를 힙합을 통해 익숙하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힙합이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사회 비판적 특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그러니 역사와 힙합의 만남은 이 시국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무한도전>의 화답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요즘 뉴스 안 보시는 듯’, ‘상공을 수놓는 오방색 풍선같은 자막을 통해서 <무한도전>이 아예 이 시국에 대해 작정하고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역사와 힙합을 소재로 한 위대한 유산특집에서도 이런 자막 센스는 여전히 돋보였다.

 

다이내믹 듀오의 개코가 출연하자 절친인 하하가 계속 칭찬을 해대자, 유재석이 나서서 친한 거 알겠는데 그만 띄워!”라고 일침을 하고 이어진 자막으로 지인 특혜의혹에 추방’, ‘이런 친구는 버리는 게 상책같은 자막도 이 시국에 보면 달리 보일 수밖에 없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우리가 무수히 봤던 그런 부적절한 관계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송민호가 출연해 을 부를 때 아버지!”라고 부르는 대목을 큰엄마’, ‘고모부’, ‘당숙모등으로 계속 요청해 부르자 이러다 사돈의 팔촌까지 다 나올 기세라고 붙여진 자막도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물론 그건 장난스럽게 노래 가사를 갖고 코믹하게 만든 한 대목일 뿐이지만, 최근 최순실 사태를 떠올리는 분들은 점점 그 사안 자체가 최씨 가족사 전체로 번져가는 상황을 떠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역사 강의 도중 정조 이야기가 나올 때 하하와 양세형이 유재석의 완벽함을 찬양하는 목소리를 내자 자막으로 붙은 충성충성충성 MC유님 사랑합니다 충성이란 문구는 다름 아닌 이정현 대표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를 패러디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위대한 유산특집이 보다 본격적으로 현 시국을 담고 있다고 여겨지게 된 건 설민석 강사가 우리네 역사를 짧게 시대별로 풀어낸 강의의 내용 덕분이다. 단군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 역사를 설민석 강사는 기득권세력의 무능과 방만으로 인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 위기를 넘어선 장본인이 , 돼지 취급 받은 백성들이었다는 걸 그 밑바탕에 깔아두었다.

 

단군을 설명하며 인내와 끈기가 우리네 원천적 힘이라고 말하고, 몽골의 침략 속에서 왕은 강화도로 숨어들어갈 때 우리네 백성들이 그 환란을 이겨내기 위해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임진왜란 때 도성을 버리고 도망친 선조의 이야기가 그렇다. 또 자신의 시력을 버려가면서까지 한글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전파하려 한 그 애민사상은 거꾸로 지금의 시국을 그 어떤 목소리보다 강하게 개탄하게 만들었다.

 

12<무한도전>이 방영되는 시간, 광화문 광장은 넘실거리는 촛불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물론 그 광장에 직접 나가지는 않았지만 <무한도전><무한도전>의 방식으로 촛불을 들고 있었다고 보인다. 그건 아마도 광장을 나가지 않았어도 마음만은 광장에 함께 한 많은 분들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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