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된 <12>, 여전히 지금도 사랑받는다는 건

 

이번 <KBS 연예대상>의 대상은 한 마디로 아슬아슬했다. 이휘재가 대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휘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대표해서 자신이 수상한 것이라고 스스로 밝힘으로써 이런 비판이 쏟아질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일찌감치 꺼내놓았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 대상의 의미는 이휘재 개인의 수상이라기보다는 KBS<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선택했다는 데 있다고 보여진다.

 


'KBS연예대상(사진출처:KBS)'

대중들이나 기자들이나 많은 관계자들의 예측은 <슈퍼맨이 돌아왔다><12>의 경합이었다. 그런데 KBS는 왜 <12>이 아닌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선택한 것일까. 사실 작년 <KBS 연예대상>에서도 도드라졌던 건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거의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었다는 점이다.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슈퍼맨이 돌아왔다>였고 추성훈이 쇼오락 최우수상을 받았다. PD특별상으로 이휘재와 송일국이, 이밖에도 인기상과 방송작가상까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가져갔다. 반면 <12>은 거의 무관에 가까웠다. 쇼오락 우수상으로 데프콘이 버라이어티부문 최고 엔터테이너상으로 정준영이 가져간 게 전부였다.

 

2014<KBS 연예대상>과 비교해보면 올해 <12>은 작년에 비해 꽤 성과를 보인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올해 <12>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예능 시조새(?)인 김종민이 쇼 오락 부문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최고 엔터테이너상에 구탱이형 김주혁이 깜짝 수상을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벌써 9년이나 된 <12>이 계속 수상한다는 것에 KBS로서도 조금은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신생 프로그램이고 요즘의 예능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관찰카메라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손이 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KBS의 입장일 것이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한 호불호가 작년과는 상당히 달라져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즉 작년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던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올해는 그 자리를 <12>에 물려주고 있다는 것이 그 달라진 호불호를 방증한다. 결국 대상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가져갔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은 <12>쪽으로 더 많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12>에서 살짝 스케치한 <KBS 연예대상>의 뒤 풍경들은 왜 이 예능 프로그램이 이토록 오래도록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일찌감치 시상식장에 온 <12> 멤버들은 그간 수고한 제작진들에게 일일이 손 편지를 통해 그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면에 나와 있는 멤버들 뒤에서 열심히 일하는 스텝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걸 잊지 않았다.

 

김종민의 최우수상 수상은 9년 세월이 만든 것이란 점에서 짠하게 다가왔다. 그 긴 세월동안 쉬지 않고 변함없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매주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녔던 결과가 그것이니 말이다. 게다가 상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채 동생들을 챙기러 나온 김주혁이 막상 최고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하게 된 장면에서도 왜 <12>이 롱런하는 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무대 위에서조차 김주혁은 짧게 우리 동생들 많이 사랑해주십시오라고 말하고 내려올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대상 수상은 아마도 방송국의 입장을 드러내는 결과일 것이다. 결국 <KBS 연예대상>KBS의 색깔과 입장을 대변하는 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12>이 선정됐다는 건, 시청자들의 선택은 <12>이라는 걸 명확히 해주는 일이었다. 9년 된 예능이 지금도 이렇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 아마 그것만으로도 <12>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됐다 여겨진다.



<무한도전> 역대급 추격전, 또 하나의 레전드 탄생

 

<무한도전> ‘공개수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추격전이 아닌가 하고 생각됐던 이번 프로젝트는 그러나 전혀 다른 역대급 추격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가 나오게 된 것은 이번 프로젝트가 가진 독특한 상황 설정에서 비롯된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공개수배는 마치 비슷한 제목의 범인 추적 대국민 프로그램처럼 기획되었다. 실제 부산의 형사들이 추격전에 투입되었고,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자신들을 체포하려는 이들 형사들로부터 탈주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부산이라는 실제 공간과 그곳의 형사가 투입됐고 게다가 부산 시내 곳곳에서 결과적으로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시민들은 가상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 그러니 여기에 갖가지 죄목으로 쫓기는 범인이 된 <무한도전> 멤버들이 아니라면 이건 마치 미국의 <캅스> 같은 경찰이 실제 범죄현장을 덮치는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쇼처럼 보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투입되면서 이 리얼리티쇼는 절묘하게도 가상의 상황극과 엮어질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추격전이 가진 긴박감과 동시에 웃음까지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실제 형사들이 본부의 지원을 받으며 <무한도전> 멤버들을 추격하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유발했고, 한편 그렇게 쫓기는 멤버들이 보여주는 리액션들은 웃음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흥미로운 건 형사들에 의해 붙잡힌 <무한도전> 멤버들이 만만찮은 저항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잡혔다가 몰래 도망친 박명수나 정준하에 대해 형사들도 혀를 찼다. 물론 그건 실제 수갑이 아니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지만 그래도 이들이 그간 여러차례의 추격전을 통해 얻게된 노하우가 빛을 발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유재석은 역시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누구보다 비상한 두뇌와 단단한 체력과 순발력으로 형사들의 추격을 물리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미션을 수행해나갔다. 역대급이었던 건 방공호로 마련되어 있던 충무시설에서 차량을 찾는 과정이었다. 마치 미로처럼 생긴 그 특별한 공간은 이번 추격전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

 

유재석은 역시 추격전에도 또 웃음에도 베테랑이었다. ‘충무시설에서 차량을 찾아 옛 해사고에 휴대폰을 찾으러 간 유재석은 들려오는 음산한 벨소리에 여러 차례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며 이거 공포특집이야라고 말해 보는 이들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광희는 의외로 추격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소심한 성격은 추격전에서는 주도면밀함으로 드러났고 비가 오는 와중에도 좁은 공간에 숨어 형사가 지나치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반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괜찮았다 여겨지는 건 이것이 예능으로서도 더할 나위 없는 웃음과 긴박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공적으로도 훌륭한 기획이었다는 점이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을 본 부산시민들이 몰려들어 팬심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그 과정을 프로그램은 시민의 제보로 편집해 넣었다. 즉 시민의 제보 하나가 범인 검거에 있어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가를 이 프로젝트가 여지없이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런데 왜 하필 부산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부산이라는 공간과 특유의 부산사투리가 이 추격전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실제로 그 많은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부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고 특유의 부산사투리는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표현하는데 최적이었다.

 

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시작했던 게 <무한도전>의 추격전이다. 하지만 이번 공개수배는 이 추격전이 하나의 리얼 상황처럼 특정 현실 공간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역대급이다. 리얼과 가상이 적절히 조화되고, 웃음과 긴박감이 넘나들며, 게다가 재미와 의미까지 모두 더한 이번 공개수배는 그래서 또 하나의 추격전 레전드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응팔> 이동휘, 어른처럼 행동해도 아이 같은 외로움

 

또래집단에는 늘 동룡(이동휘)이 같은 친구가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나서기 좋아하고 늘 웃음을 주는 친구. 공부는 좀 못해도 잡기에 능한 친구. 수학 정석보다는 건강 다이제스트를 챙겨보고 그래서인지 인생의 정답은 잘 몰라도 친구들이 물어보는 인생 상담의 해답은 그럴 듯하게 던질 수 있는 친구. 어디나 또래집단에는 동룡이 같은 친구가 있다.

 


'응답하라1988(사진출처:tvN)'

<응답하라1988>에서 동룡이는 쌍문동 박남정이다. 춤을 기가 막히게 따라 추는 그는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항상 밝은 얼굴로 친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그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인지 진짜 속내는 잘 드러내지 않는다. 마치 무대에 오르는 개그맨들처럼 타인에게 웃음을 주지만 정작 자신은 외로워진다. 항상 웃음을 주는 친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아픔이나 슬픔을 드러내는 일은 스스로 어색해진다.

 

처음 <응답하라1988>에서 쌍문동 박남정이라며 동룡이란 캐릭터를 소개했을 때만 해도 이 캐릭터가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 여겨졌다. 주변인물이란 뜻이 아니라 자못 심각해지는 상황에서도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보여줄 인물이란 뜻이다. 마치 <비트> 같은 작품에서 반항기로 심각한 정우성 옆에 늘 까불대던 임창정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동룡이란 캐릭터를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해진다. 친구들 앞에서는 웃고 있지만 혼자인 그의 모습이 못내 쓸쓸해 보이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모를 둔 까닭에 동룡은 늘 혼자 지내는 일이 많다. 회사에서 워킹우먼으로 잘 나가는 엄마는 밥을 챙겨주기는 하지만 그와 밥을 함께 먹는 시간은 거의 없다.

 

몰래 오토바이를 타다 다친 동룡은 부모가 알면 어떡하냐는 친구들의 걱정에 얼굴 대면이 별로 없는 부모와의 관계를 얘기하며 그것이 마치 다행인 듯 말한다. 또 아침 먹었냐는 덕선(혜리)의 물음에 아침 일찍 회사 단합대회에 부모가 갔다며 혼자 아침을 먹은 걸 마치 자유를 구가한 것인 양 너스레를 떤다.

 

동룡은 어디서 주워들은 것인지 어른들의 심리를 얘기하며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줄 정도로 성숙한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늘 무덤덤하고 대꾸가 없는 정환(류준열) 때문에 기운이 없어 보이는 김성균의 마음을 간파한 이도 동룡이다. 그래서 꽤나 어른스러운 인물처럼 친구들은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동룡은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다.

 

오토바이 사고를 내고 경찰서에서 부모를 기다리는 동룡은 그래서 걱정과 함께 동시에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가졌을 지도 모른다. 다그칠 줄 알았던 엄마가 다치지 않았으면 됐다며 보듬어주자 동룡은 금세 아이가 되어버린다. 엄마가 챙겨준 미역국을 먹으며 또 나가야하는 엄마에게 혼자 밥 먹기 싫은데라고 투정을 부리는 모습에서는 그간 숨겨졌던 동룡의 아이 같은 내면이 묻어난다.

 

동룡은 <응답하라1988>에서 유일하게 멜로가 없는 친구다. 덕선을 사이에 두고 택이(박보검)와 정환이 마음을 졸이고 있고, 선우(고경표)는 덕선의 언니인 보라(류혜영)와 비밀연애를 하고 있다. 심지어 정환의 형인 정봉(안재홍)도 덕선의 절친인 미옥(이민지)과 비엔나 커피 거품이 묻은 입술에 키스를 해주는 <시크릿 가든>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 달달해진 상황이다.

 

이렇게 모두가 사랑 중인 쌍문동 골목에서 그는 늘 혼자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늘 나서서 웃음을 준다. 이것은 아마도 동룡이란 캐릭터가 웃고 있어도 짠해지는 이유일 것이다. 그 나서서 웃는 모습이 어떨 때는 그 외로움을 숨기기 위한 몸부림처럼 여겨지니 말이다. 그래도 꼭 또래집단을 들여다보면 이런 친구들이 있다. 본인은 외로웠을지 몰라도 항상 우리를 웃게 만들어주었던 그런 친구.



김구라의 무엇이 2015년을 달궜을까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에는 유재석, 김구라, 박명수, 김영철 등이 대상 후보로 올랐다. 이 중 많은 대중들이 지목하는 인물은 두 사람이다. 유재석과 김구라. 유재석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올해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 MBC 예능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무한도전>무도드림이라는 자선경매쇼 형식의 미션을 통해 이 프로그램이 MBC 전체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력이 있는가를 보여줬다. 유재석은 무도드림을 통해 <내 딸 금사월>에 까메오 출연을 해서 화제가 되었고 건강 문제로 하차한 정형돈을 위해 <서프라이즈>에도 출연했다. 그것만으로도 두 프로그램은 굉장한 화제를 낳았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유재석과 함께 유력 대상후보로 거론되는 김구라는 다작(多作)’이라는 한 마디로 올해의 그의 활약이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MBC 주말예능을 다시 일으킨 <복면가왕>은 물론이고, 올해 MBC의 새로운 예능의 발견으로 주목받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해왔다. 거의 지상파 토크쇼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고 있는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고 있고 <능력자들> 같은 신생 프로그램에도 여지없이 김구라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서 현재까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MC가 아닐 수 없다.

 

유재석과 유력 대상후보로 비교 거론된다는 건 김구라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의 팬심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자칫 그 비교는 김구라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구라의 다작이 과연 대상후보로서의 자격이 되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는 시선들이 나오고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의 김구라는 그 많은 출연자들 중 한 명일뿐이고, <복면가왕> 역시 그 주역은 무대에 복면을 쓰고 오르는 출연자들이지 패널 중 하나인 그가 아니라는 것.

 

일견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김구라의 다작과 그가 선택한 프로그램들이 모두 괜찮은 성적과 화제를 내고 있다는 것이 그저 우연의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거기에는 김구라가 프로그램을 보는 선구안이 남다르다는 것이 느껴지고 또 새로운 프로그램들에서 김구라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고 싶을 만큼 그가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에 자기 역할을 분명히 세우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김구라는 어떻게 그 많은 프로그램들 속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들을 선택하고, 그 선택한 데서 자기의 역할을 찾아내는 걸까. 그것은 김구라의 MC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김구라는 단지 진행 능력으로 평가받는 MC가 아니다. 물론 과거에는 독설로 주가를 올렸지만 그 독설의 밑바탕이 되는 정보력과 콘텐츠 이해력은 전면에 잘 드러나지 않은 그의 강점이다.

 

그는 <썰전>을 통해 확인됐던 것처럼 현재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예민하게 촉수를 세우고 있다. 그리고 정보들을 끌어 모으고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을 뽑아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다른 출연자들이 들락날락할 때 김구라가 떡하니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건 PD와 김구라 자신의 입장이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저 웃기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로 승부하겠다는 그 콘텐츠에 대한 지향점이 프로그램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예능은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이제 콘텐츠 시대에 예능에도 정보가 들어가지 않으면 어딘지 알맹이가 없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되었다. 김구라는 어쩌면 그래서 이 콘텐츠 시대에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MC로 보인다. 물론 유재석이라는 예능의 거목과 비교되는 건 그에게는 영광이자 부담이다. 하지만 그가 연예대상을 받지 못한다고 해도 그의 행보를 통해 우리네 예능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건 그가 올해 꽤 괜찮은 시도들을 해왔다는 걸 말해준다. 상이야 받으면 어떻게 못 받으면 어떤가. 결국 중요한 건 달라지고 있는 대중들의 취향과 얼마나 더 잘 소통해나가고 있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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