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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모두가 '화양연화', 과거는 현재를 어떻게 구원하나 "찾았다. 윤지수." tvN 토일드라마 에서 대학시절 재현(박진영)은 지수(전소니) 앞에 나타나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리고 헤어진 후 중년이 되어 어느 눈 내리는 기차역에서 재현(유지태)은 지수(이보영)를 찾아낸다. 그토록 긴 세월동안 아픈 손가락처럼 마음 언저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통증을 남기고 있던 그를. 가 그 먼 길을 돌아 재현과 지수를 다시 만나게 한 건, 현재의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이제 다시는 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현실에 다시금 꽃을 피워보기 위함이다. 형성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부사장이지만 사냥개처럼 부려지며 살아가는 재현은 노조를 위해 앞장서다 배신자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의 죽음이 장산 회장(문성근)의 짓이었다는 걸 알고는 복..
'비긴어게인', 마스크·거리두기.. 그래도 마음을 이어주는 음악 어쩌면 대구는 JTBC 가 기획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모여 달라는 간절한 목소리만으로 대구로 간 공무원, 소방관, 간호사, 의사들. 어찌 보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그 일을, 또 평소보다 2,30배는 힘든 그 일을 자청해서 간 사람들을 위해 은 할 수 있는 일이 음악으로라도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했을 게다. 코로나 최전선 병원이었던 대구 동산병원. 거점병원으로 내줌으로서 지금까지 이 병원을 다녀간 환자 수가 1천명이 넘는단다. 10분만 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보호용 작업복을 입은 채, 두 시간을 못버틸 정도로 힘든 그 일을 해온 분들. 심지..
'놀면' 유재석·이효리·비,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건 사실 유재석과 이효리 그리고 비가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게임 끝이다. MBC 예능 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혼성 그룹 프로젝트는 그래서 그 구성 자체가 이미 성공이다. 이런 제안을 무심한 듯 유재석에게 툭 던져놓고는 대세 스타들인 이효리와 비를 끌어 모은 김태호 PD의 놀라운 선구안이 만든 대박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아직 노래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벌써부터 시청률이 10.4%(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박명수와 함께 했던 '닭터유' 프로젝트에서 시청률이 7%대까지 떨어진 상황을 이번 혼성 그룹 프로젝트는 단번에 뒤집어버렸다. 물론 의 시즌2를 기대하는 분들이 적지 않지만 는 지금껏 해왔던 그 방식대로 풀어나가는 게 효과적이라는 게 수치적..
'삼시세끼', 유해진의 너스레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단함 "야 진짜 해진씨가 고생 많이 했겠다. 계속 만재도부터 혼자.. 아 정말 그니까 이렇게 계속 있었을 거 아니야. 허리 아픈데.." tvN 예능 어촌편에서 간만에 유해진을 따라 낚시에 나간 차승원이 손호준에게 그렇게 말한다. 뭐라도 잡아오겠지 하고 기대하지만 저녁에 터덜터덜 빈 양동이를 들고 들어오며 괜스레 멋쩍은 듯 농담과 너스레를 늘어놓던 유해진의 얼굴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그 너스레 속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단함을 차승원은 그 몇 시간의 갯바위 낚시를 통해 슬쩍 들여다보게 된 것이었다. "예전에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손호준씨가 (같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을 많이 못하잖아요. 계속 낚싯대만 보고 있으니까. 만재도에서 특히나 예전에 죽 만들..
'꼰대인턴', 김응수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 이유 MBC 수목드라마 은 제목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잡아 끄는 힘이 있다. 본래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메시지가 명쾌하면서도 임팩트가 있어야 작품의 힘이 생기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은 꼰대였던 인물이 인턴의 처지가 된다는 그 독특한 아이디어가 작품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이만식(김응수)이다. 그가 바로 '꼰대 (시니어) 인턴'이기 때문이다. 옹골 라면사업부에서 가열찬(박해진)이 인턴시절일 때 그를 괴롭히던 팀장이었지만, 퇴직해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경쟁업체 준수식품 본부장인 안상종(손종학)의 제안으로 가열찬의 팀에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오게 되는 인물. 그 역전된 상황이 주는 기대감은 그 무엇보다 클 수밖..
'맛남의 광장', 백종원이라 가능한 현실까지 바꾸는 착한 예능 못난이 감자 30톤, 대왕고구마 450톤에 이어 이번엔 다시마 2,000톤이다. SBS 에서 완도를 찾은 백종원과 김동준은 이런 어마어마한 물량의 다시마가 창고에 재고로 남아 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2,000톤이라는 물량은 길이로 치면 지구 반 바퀴를 돌릴 수 있는 만큼의 양이었다. 아마도 시청자들은 다시마가 저렇게 많이 재고로 남아있을 줄은 전혀 몰랐을 게다. 간간이 국물을 내거나 할 때 한 조각씩 넣거나, 특정 라면에 들어가 있는 재료 정도로 다시마를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다시마를 요리에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일본 수출이 그나마 판로였지만 이제는 자국 쿼터제로 인해 그것도 여의치 못한 상황이었다. ..
음원차트·광고·방송 모두 장악한 임영웅 신드롬의 실체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 TV조선 에서 현역부로 첫 출연한 임영웅이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을 때부터 이 신드롬은 시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노사연이 부르는 '바램'은 온전히 임영웅의 '바램'으로 바뀌어 있었다. 특유의 속삭이듯 말을 건네는 듯 시작하던 곡은 완벽히 통제된 완급을 통해 오히려 그 꾹꾹 눌려진 감정들이 증폭되는 결과로 이어졌고, 클라이맥스에서 터트릴 때는 확실히 터트렸다가도 그 마무리에 있어서는 다시 감정을 추스르듯 절제된 목소리로 차분히 내려앉았다. 그 때 아마도 시청자들은 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트로트에 대해서 갖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이 여지없이 깨지는 소리를. 트로트하면 꺾기 같은 기교가 먼저 떠오르고 조금은 과장된 감..
'가족입니다'의 질문, 당신은 가족을 얼마나 알고 있나 "어떤 과학자가 그랬어. 우리는 지구 내부물질보다 태양계의 내부물질을 더 많이 안다고. 지구에 살고 있는데 지구 내부물질을 알면 뭐하니 이런 거지. 가족이 딱 그래." tvN 월화드라마 에서 김은희(한예리)가 자신의 아버지 김상식(정진영)이 야간산행을 했었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다는 이야기에 그의 오랜 친구 박찬혁(김지석)은 그렇게 말한다. 김은희는 스스로도 남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 박찬혁이 뭘 좋아하는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가족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자신을 인정한다. 이 대사에 담겨 있는 것처럼 가 그리려는 건 김상식과 이진숙(원미경)네 가족의 진짜 모습이다. 그런데 그 진면목을 끄집어내는 방식이 독특하다. 어느 날 갑자기 이진숙은 김상식에게 졸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