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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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불쾌한데 보게 되는 'SKY 캐슬', 그 기묘한 몰입의 정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1. 26. 09:36
'SKY 캐슬', 김정난이 실감나게 보여준 사교육 지옥의 비극이게 과연 2회가 맞나 싶다. 거의 엔딩에 가까운 몰입감이다. 새로 시작한 JTBC 금토드라마 첫 회에 아들이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며 행복에 겨워했던 이명주(김정난)는 2회 만에 결국 자살을 하는 충격적인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이유는 “당신 아들로 사는 게 지옥”이라며 집을 나가버린 그의 아들 박영재(송건희) 때문이었다. 모든 걸 다 가진 듯 보였던 박영재였지만 그는 사실 지옥에서 살고 있었다. 입시지옥. 사교육 지옥.서울대 의대 합격 소식에 SKY 캐슬에 사는 자식 둔 부모들은 모두가 그 영재의 포트폴리오를 궁금해 했다. 그것만 따르면 서울대를 가는 건 떼놓은 당상처럼 여기는 그들은, 축하파티를 빙자해 그 포트폴리오를 알아내기 위해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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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아' 무기력한 직장인들이 백진희에게 열광하는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1. 18. 10:38
‘죽어도 좋아’, 발칙한 상상력으로 전하는 을들을 위한 위로“약 바르고 치료하고 뭐든 하면 몸에 난 상처는 나을 수 있겠죠. 하지만 사람 가슴을 후벼 판 상처는요 영원히 남아요 돌이킬 수 없어요.” KBS 수목드라마 에서 이윤미(예원)는 내부고발자라는 누명을 쓰고 직원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는다. 계약직이라는 이유까지 들먹이며 쏟아내는 팀장의 모욕에 이윤미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이루다(백진희)는 백진상(강지환)을 찾아가 어떻게 회사가 이럴 수가 있냐고 토로한다. 그러자 백진상은 회사는 그럴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회사에 인격이 있겠나. 회사의 목표는 성장뿐이야.” 사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하나의 대사지만, 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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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혼’, 끝까지 적당한 거리 유지해주면 안되는 걸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1. 15. 10:08
'최고의 이혼'에 특히 중요한 적당한 거리“새로운 시작을 축하해. 행복하세요.” KBS 월화드라마 에서 조석무(차태현)는 느닷없이 강휘루(배두나)에게 존칭을 했다. 이미 이혼 도장을 찍었지만 같은 집에서 함께 지내왔던 그들은 완전한 이별을 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여느 부부가 그러하듯 편하게 반말을 하며 지내왔다. 하지만 강휘루가 드디어 집을 떠나 자신이 하고팠던 동화작가의 길을 가겠다 결심하면서 두 사람은 그 이혼을 실감하게 된다. 물론 강휘루가 떠난 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그 잔상에서 조석무는 벗어나지 못했다. 침대에서 우연히 발견된 강휘루의 머리끈을 계속 만지작거리는 건 조석무가 강휘루에게 갖고 있는 여전한 미련과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는 강휘루의 말에 그는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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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각시별' 이제훈 아니면 누가 이런 연기 소화할 수 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1. 14. 10:18
분노와 달달 오가는 '여우각시별' 이제훈의 놀라운 연기 폭SBS 월화드라마 은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닮았다. 비행기가 붕붕 떠오르는 그 곳은 상상력도 한없이 커지는 설렘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작은 것 하나에도 엄청난 사고가 벌어지기도 하는 두려운 현실 공간이기도 하다.이수연(이제훈)이 사고를 당해 몸의 반쪽이 로봇 보조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정은 공항이 갖는 설렘과 두려움, 상상력과 현실을 캐릭터화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캐릭터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럴 듯한 과학적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는 SF 장르가 아니라 현실을 동화처럼 담아내는 판타지 장르에 가깝다.결국 관건은 이수연이라는 캐릭터가 그럴 듯하게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성이 조금 떨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