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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잘 자요.." 각별히 훈훈했던 '나저씨' 이지은 퇴근길 풍경 ‘나저씨’, 우리에게 이런 퇴근길이 있다는 것만으로tvN 수목드라마 의 정희네 가게에는 이제 일터에서 퇴근한 아저씨들이 모여든다. 술판이 벌어진다. 일터에서 겪은 스트레스들을 그 퇴근길 술 한 잔으로 풀어낸다. 왁자한 분위기에 술기운에 내놓는 과장된 이야기들은 그래서 어딘지 쓸쓸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렇게 한바탕 웃음으로 하루를 버텨낸다. 퇴근길이 그나마 주는 위로다. 하지만 정작 정희네 가게를 운영하는 정희(오나라)는 퇴근이 없다. 1층이 주점이고 2층이 집이니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것이 그의 일과다. 모두가 돌아가는 밤 시간, 정희는 퇴근하는 이들을 부러워한다. 그래서 자신도 퇴근하겠다고 그들을 따라나선다. 퇴근 기분을 내며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집으로 돌.. 더보기
'나저씨' 이지은의 눈물, 세상이 버린 가치에 대한 헌사 망가진 자들의 연대 ‘나저씨’, 괜찮다고 진짜 괜찮은 걸까tvN 수목드라마 의 박동훈(이선균) 앞에는 두 개의 세계가 병치되어 있다. 그 한 세계는 살아남기 위해 못할 짓도 서슴없이 하는 회사. 왕전무(전국환) 측이 박동훈을 상무로 올리려는 것도 반대파인 도준영(김영민) 대표 측과 대결하기 위함이다. 심사를 대비해 왕전무의 측근들은 박동훈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이지안(이지은)과의 관계를 미리 추궁한다. 그들에게 사실관계 그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또 이지안을 잘라버리는 것은 당연하다고까지 생각한다. 그래서 그 관계를 설명할 그럴 듯한 스토리를 짜서 박동훈에게 대비하라고 한다. 건물의 안전을 진단하고 대비하는 일을 하고 있는 회사지만, 이 회사의 내부는 무너질 듯 불안하다. 경영진들이 일에 집중하기보.. 더보기
'예쁜 누나' 손예진의 변화, 이것이 지금 을의 정서다 ‘예쁜 누나’, 갑질 세상 이 작은 드라마가 바꾸고 있는 것들“어떤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요. 그동안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나보다 더 날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주기 위해서 애쓰는 어떤 사람을 보면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사람이 덜 걱정하게. 안심할 수 있게. 내가 내 자신을 더 지켜나가야겠다.”왜 갑자기 예전과 달라졌냐고 묻는 직장 상사 공철구(이화룡)의 물음에 윤진아(손예진)는 그렇게 말했다. 툭하면 회식자리에서 성차별과 성희롱, 성추행까지 하던 공철구는 갑자기 회사대표가 여직원들의 불만수리를 한다는 소식에 겁먹고 윤진아를 회유하려 저녁을 사주는 자리였다. ‘윤탬버린’이라고 불리던 윤진아는 회사대표가 여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 더보기
진득하게 포기하지 않고, '라이브' 이광수의 성장기 ‘라이브’, 이광수의 성장이 눈에 띄는 까닭tvN 토일드라마 에서 이광수가 연기하는 염상수는 상처가 많은 인물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죽고 실의에 빠져 아이를 방치한 엄마 밑에서 자랐다. 현장에서 방치된 아이를 두고 한정오(정유미)와 설전이 벌어졌을 때 염상수는 형이 아니었으면 죽었을 지도 모른다며 방치하는 엄마보다는 차라리 보육원 같은 시설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상처는 있었지만 따뜻한 형의 보살핌 또한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잘 성장할 수 있었다. 아픔이 많은 자가 타인의 아픔 역시 더 잘 공감하기 마련이다. 방치된 아이가 다시 엄마에게 돌아가게 된 상황에서 염상수는 괴로워한다. 그 엄마가 수면제까지 모으고 있는 걸 알고 있는 염상수는 그 아이가 무슨 일을 당할까 걱정한다. 경찰로서는 더 이상.. 더보기
'우만기', 자꾸만 김현주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 ‘우만기’ 김현주, 흔들리지 않는 그에게 기대고픈 건김현주가 이런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배우였던가. KBS 월화드라마 에서 물론 단연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건 김명민이다.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김명민은 영혼이 바뀐 송현철의 역할을 진짜로 두 사람이 섞여있는 듯 연기해내고 있다. 간간히 김명민의 얼굴에서 영혼이 빙의된 고창석의 표정이나 모습이 보일 때는 실로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영혼과 육체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일으키며 직장에서나 직장 밖에서나 좌충우돌의 시간을 보내는 송현철(김명민)의 모습이 보이면 보일수록 자꾸만 그 옆에 서 있는 선혜진(김현주)이 눈에 띈다. 아마도 개차반이었던 지점장 송현철과의 생활이 결코 쉽지 않았을 그지만 그는 그 와중에도 굳건히 흔들리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