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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수사반장 추구하는 '터널', 이렇게 따뜻한 형사들을 봤나 브로맨스 터지는 ‘터널’의 형사들 어딘가 다르다30년 시간의 터널을 훌쩍 통과해온 형사 박광호(최진혁). 30년 전 그를 따르던 막내 전성식(조희봉)이 어느덧 강력 1팀장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 팀에서 박광호는 이제 막내 처지다. 그러니 박광호는 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팀의 위계질서 속에서 투덜댈 수밖에. 그런데 워낙 그를 따르던 막내였던 탓일까. 전성식은 박광호가 바로 그 30년 전 실종된 선배라는 걸 알아보고는 길거리에서 누가 보는 지도 모르고 껴안고 반가워한다. OCN 주말드라마 의 이 풍경은 사실 조금 낯설다. 흔히 형사물 스릴러 장르에서 남자들의 세계는 거친 면들만 부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심지어 차갑게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은 이런 스릴러 장르의 폼을 잡는 대신, 형사들의 인간적.. 더보기
이유영 향한 궁금증, '터널'을 한층 쫄깃하게 만든다 ‘터널’, 이유영의 정체에 시선이 집중된 까닭OCN 주말드라마 은 이 채널이 일관되게 그려왔던 스릴러 장르물이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고 그를 잡으려는 형사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적인 틀과는 다른 만의 차별화된 지점이 있다. 그것이 이 스릴러 장르물이 가져온 타임리프라는 장치에 숨겨져 있다. 3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1986년에서 현재로 시간이동한 주인공 박광호(최진혁)의 주변에 포진한 인물들에 대한 궁금증이 그것이다. 박광호의 30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가 그저 우연히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는 점은 과거 그가 추적했던 연쇄살인이 현재까지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걸 새로운 사건들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야산에서 발견된 토막살인의 신체일부에 찍힌 다섯 개의 점이 그 단서다. 30년 전 .. 더보기
'자체발광' 하석진의 각성, 직장인 판타지도 품을까 ‘자체발광 오피스’, 당신은 어떤 회사를 원합니까“회사란 게 꼭 자식 같습디다. 작은 것을 키울 땐 내 것 같지만 크고 나면 내게 아니에요. 직원들 거고 우리 제품 찾는 소비자 거고.” MBC 수목드라마 에서 허구동 과장(김병춘)이 주선해 서우진(하석진)이 만난 하우라인의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이 드라마가 진짜로 하려던 이야기일 것이다. 사실 가 지금껏 포커스를 맞춰 온 건 은호원(고아성)을 중심으로 한 인턴들의 이야기였다. 당연히 청년 실업에 대한 갈증들이 첨예하게 담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어쨌든 하우라인이라는 회사에 들어와 한 솥밥을 먹기 시작한 이들이 처한 새로운 문제는 회사 자체의 시스템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이 청년 실업의 문제와도 무관.. 더보기
'역적', 왜 홍길동을 의적이 아닌 혁명가로 그렸을까 혁명가 홍길동, ‘역적’의 재해석이 흥미로운 까닭“상전나리 나리께선 아내를 죽인 남편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이 나라의 법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나 같은 일자무식 무지랭이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겠는데 똑똑하신 웃전들께선 진정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모르신단 말입니까?”MBC 월화드라마 에서 홍길동(윤균상)은 상전 김자원(박수영)에게 그렇게 묻는다. 간통했다며 아내를 살해한 정중부에게 죄를 묻기는커녕, 그에게 복수를 한 장인 김덕형을 한성부 서윤 조정학(박은석)이 오히려 신문을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부당함을 되묻는 질문이다. 헬조선. 남편이 아내를 때려죽여도 죄를 묻지 않는 세상이다. 양반은 양인을 때려죽여도 죄를 묻지 못하는 세상. 그것이 바로 대명률에도 들어있는 헬조선의 법도란다. “해서.. 더보기
'귓속말' 시국과의 한판 승부, 과연 희망은 있을까 ‘귓속말’, 첫 회만 봐도 우리 시국의 밑바닥이 보인다“법을 이용해서 사욕을 채우는 도적을 법비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법률회사 태백은 법비라고 하더군요. 도적떼나 되려고 법 배운 게 아닙니다.” 대놓고 시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라도 하려는 걸까. SBS 새 월화드라마 의 첫 회는 현 탄핵 시국을 맞은 우리네 현실의 적나라한 시스템을 화두로 던졌다. ‘법비(法匪)’. 지금 이 단어를 인터넷 검색 창에 치면 우리는 이번 탄핵 정국에서 이른바 ‘법꾸라지’로 지칭되는 이들의 이름들이 줄줄이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첫 회 대쪽 같은 판사 이동준(이상윤)은 자신을 회유하려는 로펌 태백 대표 최일환(김갑수)에게 바로 이 ‘법비’라는 표현을 썼다. 법비 로펌 태백은 정관계까지 광범위하게 권력을 뻗치고 있는 시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