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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기억에서 기록으로, '푸른 바다' 엔딩에 담은 현실인식 ‘푸른 바다’, 멜로와 현실은 어떻게 공명했을까잊지 말아야 될 기억은 어떻게 보존될 수 있을까. SBS 수목드라마 은 허준재(이민호)의 기억을 지우고 바다로 돌아간 인어 심청(전지현)이 다시 돌아와 사랑을 이어가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그렸다. 허준재는 청이 자신의 기억을 지웠지만 자신의 심장에 새겨진 사랑은 지울 수 없었다며 그녀를 기억하고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런데 여기서 허준재가 지웠졌던 기억을 다시 복원하는 그 방식이 흥미롭다. 그는 훨씬 이전부터 이런 일이 있을 거라는 걸 예감이라도 한 듯, 청이와의 일들을 일기로 기록해놨다고 했다. 결국 청이가 그의 기억을 지웠어도 그는 다시금 그 일기를 통해 그녀와의 추억들을 되새길 수 있었다. 이건 전형적인 멜로물의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그간 기억.. 더보기
‘김과장’, 믿고 보는 배우 남궁민의 사이다 풍자극 남궁민이 하니 다르네, 속시원한 풍자극 왜 하필 경리과장일까. 드라마에서 경리라는 직책은 어떤 사건의 보조적인 인물 정도였던 게 사실이다. 드라마로서 그다지 판타지를 줄만한 요소가 없는 직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KBS 새 수목드라마 은 아예 대놓고 TQ그룹 경리과장이 된 김성룡(남궁민)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그가 그 자리에 들어오게 된 건 그 자리를 지키던 경리과장이 자살을 기도했기 때문이다. TQ그룹의 회계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그는 협박을 받았고 결국 자신으로서 모든 걸 덮기 위해 자살을 결심한다. TQ그룹의 비리는 그래서 그 일개 경리과장의 사적 비리로 치부된다. 그가 떠나간 빈자리에 채용된 김성룡은 자신 역시 회사에서 이용되다 버려질 운명이라는 걸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하지만 .. 더보기
'피고인', 지성의 연기에 탄복할 수밖에 없는 까닭 기억·자책감·억울함, 지성이 끌고 가는 ‘피고인’의 힘도대체 저런 연기를 어떻게 소화해낼 수 있을까. MBC 드라마 에서 지성이 다중인격을 연기할 때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그 생각은 다시금 SBS 월화드라마 을 통해 재연되고 있다. 단 2회만을 두고 봐도 이 드라마 속 주인공 박정우(지성)가 가진 감정들은 너무나 복합적이다. 검사로서 잘나가던 모습의 당당했던 모습이 있다면, 형을 죽인 동생 차민호(엄기준)가 형 행세를 하려는 걸 알아차리고 그 진실에 접근해가며 분노하는 모습이 있고, 갑자기 4개월의 기억이 뭉텅 잘려나간 채 감방에서 깨어나 아내와 딸을 살해한 혐의에 황망해하는 모습이 있다. 그 감정은 그럴 리가 없다는 부정은 물론이고, 그럴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어쨌든 살해됐다는 아내와 딸에 대한 깊은.. 더보기
'피고인', 지성·엄기준의 연기대결이 만든 몰입감 ‘피고인’, 다소 과한 설정도 지성과 엄기준의 연기라면깨어보니 기억이 지워진 채 사형수가 되어 있는 검사. 자신의 쌍둥이 형을 죽이고 형 행세하는 살인자. 사실 SBS 새 월화드라마 의 설정은 다소 과한 면이 있다. 물론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강력부 검사가 사형수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나 그렇게 벌써 감옥에서 4개월이 지나버렸지만 여전히 자신이 사형수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다.한 명은 사업가지만 다른 한 명은 살인자인 쌍둥이 형제 설정도 현실적이라기보다는 극화된 면이 더 강하다. 폭행으로 사경을 헤매는 여자의 가해자로 쌍둥이 동생 차민호(엄기준)는 검사 박정우(지성)에 의해 쫓기게 되자 형 차선우를 때려눕히고 베란다에서 밀어 떨어뜨린다. 그리고 형 행세를 하며 유유히 건물을 .. 더보기
'도깨비', 어떻게 모든 걸 다 얻은 드라마가 됐을까 상업성과 작품성, 그 어려운 두 마리 토끼 잡은 ‘도깨비’드라마는 끝났지만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내지 않았다. tvN 는 종영 후에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로 한류의 물길이 막혀 버린 중국에서조차 열풍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타전되어 오고, 김은숙 작가의 회당 원고료가 최고 수준이라는 기사도 흘러나온다. 이 드라마의 출연자들에 대한 반응도 폭발적이다. 그 중심에 선 공유는 이미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했고 이동욱은 이 작품 속 저승사자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내면서 인생 캐릭터를 얻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로 다소 파격적으로 데뷔한 김고은은 그 이미지를 이 작품을 통해 온전히 지워버렸고, 사드 배치의 여파로 중국 드라마에서 배제되는 아픔을 겪었던 유인나는 이 드라마로 만들어낸 확고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