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기억의 문제가 유독 중요하게 다가오는 까닭

고구마다. 사이다다.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 대한 의견들은 눈을 뗄 수 없다는 호평에서부터 마치 시청자 본인이 감옥에 갇혀 있는 듯 답답하다는 볼멘소리까지 다양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내를 살해했다는 살인죄 누명을 쓰고 심지어 기억까지 잃은 채 감옥에 갇히고 마침내 탈옥에 성공한 박정우(지성)가 조금씩 기억을 찾아가고 또 닥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피고인(사진출처:SBS)'

하지만 그 과정이 한 회에 단서 하나로 매듭 하나를 풀고, 그렇게 풀어진 매듭도 다시금 진짜 살인자인 차민호(엄기준)에 의해 다시 꼬이는 과정을 거듭하다 보니 시청자들은 사이다를 기다리다 연거푸 목구멍으로 밀어 넣어지는 고구마에 턱턱 숨이 막힐 지경이다. 도저히 16회만으로는 스토리를 마무리 지을 수 없다며 2회 연장을 선언한 것에 대해 그럴 거면 더 빠른 전개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그런데 이러한 호평과 비판이 엇갈리는 가운데, <피고인>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고 있는 건 그 밑바닥에 깔려 있는 어떤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우리에게는 하나의 트라우마이자 넘어야할 산으로 다가오고 있는 ‘기억의 문제’다. 왜 하필 박정우는 기억과 망각을 거듭하는 걸까. 감옥에서 그를 봐주는 정신과 의사는 그에게 말한다. 너무나 고통스런 기억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느 한계를 넘으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망각이라는 기제를 꺼내든다는 것. 결국 박정우는 차민호와 대결하고 있는 것이지만, 내적으로는 스스로와도 싸우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바로 기억과 망각의 대결이다. 

왜 기억과 망각의 이 대결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걸까. 그것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무수한 사건사고들이 바로 이 기억과 망각의 대결로도 읽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이 연달아 벌어졌을 때마다 우리는 ‘안전 불감증’에 걸린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지목하곤 했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 일들은 멈추지 않았을까. 그리고 급기야 세월호 참사 같은 참담한 일들까지 벌어졌을까. 결국 당시에는 잊지 말자고 했던 그 다짐들이 금세 망각으로 지워져버리고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런 기억과 망각의 문제는 비단 사고에만 머물지 않는다. 갖가지 정관계 비리들이나 법조계 비리들, 정경유착, 더 시원을 따라 올라가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친일파 청산 문제,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사과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위안부 문제 등등. 사안들이 터질 때마다 기억하자고 우리는 얘기했지만 어느 순간 마치 최면이라도 거린 듯 다시금 망각의 바다 속으로 빠져버렸다. 그건 책임자 처벌과 같은 제대로 된 사후처리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가중된 고통 속에서 우리 스스로 그 아픔을 지워내려 했던 탓은 아니었을까.

박정우가 처한 상황이 딱 그렇다. 그 고통을 제대로 마주해야 비로소 그 고통스런 ‘기억의 감옥’ 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 고통을 끝까지 마주 봐야 한다. 망각의 유혹이 고개를 들어도 그걸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결국은 진실을 밝혀내고 진범을 처벌 받게 해야 비로소 ‘기억의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다. 만일 그렇게 확실한 결말을 내지 못한다면 그는 끝없이 반복되는 기억의 고통과 망각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사건과 사고로 고통스런 삶을 계속 살게 되었듯이.

귀여운데 통쾌한 ‘도봉순’, 박보영의 저력이다

JTBC 새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제목에 들어가 있듯 캐릭터가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도봉순(박보영)은 행주대첩의 여전사 박개분으로부터 남다른 유전자를 물려받은 주인공이지만 누군가에게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그 괴력을 숨기며 살아가는 인물. 그래서 그저 겉으로만 보면 평범하고, 심지어 아이 같은 귀여움이 느껴지는 그런 인물이다. 

'힘쎈여자 도봉순(사진출처:JTBC)'

그런데 이 도봉순이 한번 힘을 쓰기 시작하자 갑자기 무협지의 한 장면 같은 광경들이 펼쳐진다. 밀치기만 해도 장정 하나쯤은 쉽게 날려버리고, 뺨 한 대에 깡패의 치아 몇 개가 부러진다. 타이어가 터진 채 폭주하는 버스를 간단히 멈춰 세우고 논두렁에 처박힌 경운기를 한 손으로 들어 길 위로 세워 놓는다. 

러블리한 귀여움과 살벌하게까지 느껴지는 괴력. 어찌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이 이질적인 면면을 하나로 엮어놓자 기묘한 색깔이 생겨난다. 한없이 귀여워 달달한 멜로의 향기가 묻어나지만, 동시에 폭력적인 세상 속에서 괴력으로 그걸 일거에 해결해버리는 통쾌함이 덧붙여진다. 

그런데 왜 이 드라마는 굳이 이런 러블리와 괴력이라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 요소를 도봉순이라는 캐릭터에 녹여놓은 걸까. 그건 다분히 멜로라는 틀을 그려내되 동시에 사회에 숨겨진 폭력, 사고, 사건들에 맞서는 액션과 스릴러까지 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에게 선입견으로 남아있는 남녀의 성차에 따른 어떤 역할구분 같은 걸 뒤집어본다는 점이다. 

도봉순과 엮어지는 게임회사 대표 민혁(박형식)은 남녀 관계가 역전되어 있다. 민혁은 그녀의 괴력을 목격한 후 그녀를 자신의 개인경호원으로 채용한다. 계속해서 오는 협박전화 때문에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던 것. 그리고 아마도 이 개인경호원과 대표는 그 직업적 관계 이상으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보통의 보디가드 설정의 이야기라면 남녀가 정 반대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도봉순이라는 ‘힘쎈여자’에 의해 보호받는 남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코미디를 장르로 채용하고 있지만 그래서 <힘쎈여자 도봉순>은 우리 사회의 성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즉 남성은 어떠해야 하고 여성은 어떠해야 하는 식의 통념들이 이 괴력을 숨긴 도봉순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어떤 식으로 깨지는가를 보여주는 것. 그것은 때론 사회 폭력과의 대결이 된다는 점에서(물론 여성들을 대상화하는 폭력이 대부분 드라마에서 다뤄지지만) 통쾌함을 선사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어찌 보면 사회적 성적 차별에 대적하는 ‘쎈여자’의 면면을 통쾌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을 ‘힘쎈여자’라는 캐릭터로 친근하게 만든 면이 있다. 중요한 건 이런 이질적인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이 역할을 다름 아닌 믿고 보는 배우 박보영이 맡았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첫회만으로도 실로 귀엽고 통쾌한 이 도봉순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는 저력을 보였다. 

최근 들어 사회 문제에 대해 심지어 만화적인 톤의 코미디가 주목을 끌고 있다.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 같은 작품이 그렇다. 도무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해내지만 그것이 그토록 통쾌할 수가 없다. 아마도 <힘쎈여자 도봉순>도 그 캐릭터나 장르적 성격으로 볼 때 <김과장> 같은 계보를 이어가지 않을까. 물론 이 작품에는 박보영이 연기하는 귀엽고 러블리한 멜로도 덧붙여질 것이지만.

'김과장', '약치기 드라마'라고 불러도 과언 아니다

“어지간히 좀 해요!” 참다 참다 못한 김과장(남궁민)이 직장상사인 서율(준호)에게 소리친다. ‘구조조정 없는 회생안’을 만들어보겠다고 경리부가 나서자 직장상사인 서율은 도와주기는커녕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에 마무리하라 통보하고 만일 제대로 된 회생안이 나오지 않으면 경리부를 공중분해 하겠다고 한다. 그래도 경리부 직원들이 동요되는 걸 막으려 그 통보를 쉬쉬하던 차에 이제는 아예 서율이 나서서 경리부 직원들에게 그 이야기를 떠들어댄다. 제 아무리 직장상사라지만 김과장의 입에서 ‘어지간히 좀 해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과장(사진출처:KBS)'

드라마 <김과장>의 이야기지만, 현실에서 김과장 같은 대꾸는 입 안에서만 뱅뱅 돌 뿐, 입 밖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김과장이 터트리는 이 사이다 같은 일갈은 속 시원하긴 하지만 비현실적인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같은 회사의 부하직원이 회사 잘 되자고 하는 짓을 대놓고 막는 서율 같은 직장상사는 비현실일까. 그렇지 않다. 이사급의 임원들 중에 일부는 회사 잘 되자고 어떤 일을 도모하기보다는 자신이 좀 더 오래 버티기 위해, 또 더 높은 곳을 올라가기 위해 일을 한다. 그러니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 등 터지는 건 애꿎은 직원들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괜스레 쓸데없이 야근을 하는 일도,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회사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일도 때론 상사의 요구에 해야 하는 샐러리맨들은 넘쳐난다. 샐러리맨들이 힘겨운 건 업무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이런 갖가지 비합리적인 일들을 괜찮은 척 웃으며 견뎌내야 하는 게 더 큰 스트레스다. 

최근 직장인들의 애환을 속 시원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른바 ‘사이다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약치기 작가’로 불리는 양경수 작가의 <일하기 실어증>이라는 한 컷 짜리 웹툰도 그 중 하나. “보고서가 개판이네”라는 상사의 말에 속으로 ‘개처럼 일만 시키니까요’라고 응수하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에 상사의 뺨을 때리며 “못 피했으니 즐기세요”라고 하는 이 웹툰 속 인물이 주는 공감은 샐러리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웹툰이 가진 힐링적 성격 때문에 직장인들에게는 일종의 약이 된다는 의미에서 팬들이 그에게 ‘약치기’라는 예명을 붙여줄 정도.

<김과장>의 엔딩에 들어가는 웹툰이 바로 이 약치기 작가 양경수의 그림이다. 드라마와 웹툰이 이렇게 완벽한 콜라보를 이루게 된 건 둘 다 직장인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사이다라는 유사점 때문일 게다. <김과장>이 상상 이상의 엄청난 열광을 이끌어낸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화제가 된 바로 그 약치기 콘텐츠의 명맥을 드라마로 제대로 이어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실로 <김과장>은 그런 의미에서 ‘약치기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월급 로그아웃, 직장살이, 메신저 감옥, 야근각....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이런 신조어들을 보면 지금의 직장생활이 얼마나 힘겨운가를 잘 말해준다. <김과장>이 보여주고 있듯이 그들이 힘겨운 건 업무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비상식적인 일들로 인해 그 상황을 견뎌야 하는 것이 더 큰 스트레스다. 

하지만 어쩌랴.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말 한 마디 못하고 그 답답한 속내를 꾸역꾸역 안으로 삼킬 수밖에 없는 샐러리맨의 처지. 그런 그들에게 김과장이 마치 갑질 하는 직장상사와 회사를 비웃듯이 골려주고 비아냥대고 때로는 속 시원히 일갈하는 그 모습이 어찌 마음에 닿지 않을까. 직장인들이 김과장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격하게 공감하는 까닭은 하루 종일 시달리고 견뎌내던 그들이 이 드라마를 볼 때만큼은 그 힘겨움을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화랑’, 문제는 사전제작이 아니라 완성도다

KBS 월화드라마 <화랑>은 결국 7.9%(닐슨 코리아)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지상파 경쟁에서 꼴찌를 기록하며 쓸쓸히 종영했다. 사실 시작부터 그리 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첫 회 시청률 6.9%. 100% 사전 제작에 중국과의 동시방영 등을 내걸었던 작품인지라(물론 이건 틀어져버렸지만) 기대감이 높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청자들은 그리 반색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적도 몇 번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갈수록 식어갔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던 걸까.

'화랑(사진출처:KBS)'

혹자는 <화랑>의 추락의 이유로 사전제작이 가진 한계를 지목한다. 일정 부분 그런 면이 없는 게 아니다. 즉 문제가 초기에 발견됐을 때 100% 사전 제작 드라마는 이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화랑>의 경우 만일 사전 제작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첫 회 시청률이 6%대가 나왔다는 걸 확인한 순간부터 문제를 인식하고 대본 수정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화랑>은 안타깝게도 100% 제작이 완료된 드라마였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사전 제작 드라마의 한계로만 치부하기도 어렵다. 사실 <화랑>의 이야기구조를 보면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이면서 어떻게 이렇게 느슨하게 드라마를 만들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게 된다. <화랑>은 안지공(최원영)의 아들 막문(이광수)이 죽자 대신 그의 친구인 무명(박서준)이 그가 되어 살아가면서 차츰 화랑으로 거듭 난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신라의 골품제도라는 틀이 있고 천민 출신인 무명이 실력으로 다른 화랑들의 귀감이 된다는 이야기는 금수저 흙수저로 얘기되는 현재의 청춘들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런 태생으로 결정되는 계급 시스템과 대결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그려졌을까. <화랑>은 이 문제의식을 드러낼 수 있는 악역들이 제대로 서지 못했고, 그러니 이 주인공이 대결구도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주제의식도 잘 드러내지 못했다. 이렇게 되니 이야기는 소소해지고 틀에 박힌 멜로가 빈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천민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본래 성골이었다는 출생의 비밀까지 등장하면서 시스템과 대결하는 문제의식은 퇴색해버렸다. 결국은 잘난 출생이 숨겨져 있었다는 귀결은 얼마나 허탈한 이야기인가. 

주인공인 선우가 이렇게 제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이 드라마의 또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삼맥종(박형식)은 어미이지만 이상하게도 아들을 왕으로 즉위시키지 않고 자신이 권력을 휘두르려 하는 왕비 지소(김지수)로 인해 전혀 캐릭터가 전면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왕이면서도 왕임을 밝히지 못하는 그 설정 때문에 늘 뒤편에 숨어 있게 됐던 것. 이런 캐릭터는 마지막에 진짜 자신이 왕이라는 게 밝혀지는 그 순간 잠깐 주목되지만 그 과정들에는 대부분 묻히게 될 수밖에 없다. 

<화랑>의 문제는 사전제작으로 인해 수정을 할 수 없었다는 점도 컸지만, 애초에 만들어진 작품이 너무 안이했다는 걸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의 설정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게 구성됐고, 드라마의 전개과정은 너무 느슨했으며 애초의 주제의식도 사라진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는 양상을 보여줬다. 사실 이건 사전제작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 드라마가 가진 완성도 부족의 문제라고 해도 될만한 사항이다. 

연달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고배를 마시는 상황이라, 마치 그 사전제작 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전제작 시스템은 어쨌든 과거 쪽대본 시절을 떠올려 보면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제작 환경이다. 다만 중요한 건 그 사전제작을 제대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들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하지 못하고 만들어내는 드라마는 그 자체가 리스크일 수 있다. 그러니 그럴수록 더 많은 사전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대본, 그리고 촬영 후 갖는 1차 편집본 등등 단계별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다면 사전제작은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화랑>의 쓸쓸한 종영은 그래서 사전제작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애초에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완성도 부족이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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