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3' 김영하는 왜 유시민이 원효대사를 닮았다고 했나

“서핑하면서 뭐가 달라지셨어요?” 하고 묻는 김영하의 질문에 양양에서 만난 한 서퍼는 “여유로워졌어요”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사는 것처럼 각박하지가 않다”는 것. “여기로 이사 오면서 서울처럼 살려면 못 살죠. 욕심 다 버리고 그냥...” 속초, 고성, 양양으로 떠난 tvN 예능 <알쓸신잡3>에서 서핑하는 이들을 지긋이 바라보며 김영하는 그 파도타기와 우리네 인생의 닮은 점을 생각한다. 

“자연은 인간과 경쟁하지 않잖아요. 파도가 나를 평가하지 않아요. 파도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오는 거예요. 그 파도를 잘 타면 기분이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내가 노력한다고 좋은 파도가 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오늘 좋은 파도가 오면 감사히 타고 안 오면 그냥 ‘내일은 좋은 파도가 오겠지’ 그러면서 또 놀고. 인생의 운도 그렇잖아요. 좋을 때는 좋은 파도가 오는 거고 그 파도에 잘 타면 되고 아니면 다음 파도를 기다리고...”

욜로니 워라밸이니 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들이 등장하고 있는 건, 김영하 작가나 김진애 교수나 모두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삶”을 이유로 들었다. 김진애는 “더 이상 열심히 해도” 나아지지 않기에 ‘지금을 즐기는’ 삶을 선택한다고 했고, 김영하는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을 거부하고 자신의 기쁨을 찾아가려는 ‘젊은 층의 반란’을 바람직하게 본다고 했다. 

그 이야기는 기묘하게 이들이 찾아간 동해바다의 그 여유로움과 파도타기를 하는 서퍼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서울에서부터 오늘의 파도가 어떤가를 앱으로 확인하면서 파도가 좋은 날이라면 만사 제쳐두고 동해바다를 향해 달려와 서핑에 푹 빠지는 삶. 미니 보드를 타보기도 했다는 김영하는 파도를 탈 때는 ‘현재’만을 생각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벌어지지 않은 미래를 막연히 불안해하면서 현재를 희생하며 사는 삶보다는 지금 내 앞에 놓인 현재에 집중하는 파도타기 같은 삶이 좋다는 이야기.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는 유시민의 달라진 삶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한 때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던 유시민은 어린이날 다른 집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정작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그 때의 삶에 그다지 미련이 없어보였다. 그는 이제 그 길을 떠나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것은 그 때의 삶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다른 ‘인생 반전’임에 틀림없다.

김영하는 유시민의 삶을 파도타기에 비유해, 큰 파도 작은 파도 다 오라고 뛰어들던 유시민이 “파도에 지쳐” 낚시나 하자고 마음먹었다며 농담을 했다. 그런데 그건 그저 농담처럼만 들리지는 않았다. 실제 ‘반전’의 삶을 선택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양양의 의상대사가 지었다는 낙산사 이야기를 하며 슬쩍 원효대사의 ‘반전 있는 삶’에 동조하는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다.

그 유명한 해골물 이야기를 경험한 후, 의상대사는 중국으로 가 화엄경을 공부하고 돌아와 학승의 길을 갔지만, 원효대사는 그 경험 후 모든 격신, 의전, 형식을 깨는 삶을 살아갔다고 했다. 결국 부처는 마음에 있다는 것. 그래서 파계가 되기도 했지만 원효대사는 이런 선택을 통해 저잣거리로 내려와 민초들과 어울리며 포교를 했다. 후대의 평가는 원효대사를 더 알아준다며 그가 더 많은 불교관련 저작을 남겼다고 유시민은 말했다. 그 이야기에 김영하는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며 은근히 그 삶이 유시민과 닮았다는 걸 말해주었다. 

<알쓸신잡3>는 유시민과 김영하가 말하듯 달라진 우리네 삶의 방식을 저 양양에서 파도타기를 하는 서퍼들과 그 곳에 지어진 낙산사에서 떠오른 원효대사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파도가 시시때때로 바뀌어가듯 사람들이 선택하는 삶의 방식들도 변화해가기 마련이다. 한때 먹고사는 생존의 길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 모두가 가던 길을 다함께 갔던 시대의 파도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 곳에서 빠져나와 저마다의 길을 찾아가는 새로운 시대의 파도가 오고 있다. 애쓰기보다는 그 자연스러운 흐름에 균형을 맞춰가는 삶의 파도가.(사진:tvN)

‘골목식당’ 백종원, 식당 살리기 넘어 사람 살리기로

골목 상권을 살리는 걸 넘어서서 이제 그 곳 사람들까지 살린다? 홍은동 포방터시장을 찾아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 보여줬던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담았다. 그간 이 프로그램이 해왔던 스토리텔링방식을 보면 백종원이 찾아와 식당의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그걸 끄집어내 비판한 후, 미션을 부여하면서 조금씩 솔루션을 제공해 변화해가는 식당의 모습을 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포방터시장에서 집중한 건 식당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첫 번째로 찾아간 막창집은 사랑꾼 노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곳이었다. 물론 장사는 부진한 상황이었고, 백종원이 주력 메뉴가 뭐냐고 물었을 때도 “주력은 없다”고 겸손하게 답했지만, 그 곳의 애교 많은 아주머니는 여러 식당일을 하며 어깨 너머로 배운 요리 실력이 있었다. 백종원은 자신이 시킨 막창을 먹으며 “잘 삶아졌다”고 칭찬했고, 단 한 가지 소스 개발만 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 말해 노부부를 환하게 웃게 만들었다. 너무 기분이 좋은 아저씨가 아주머니에게 볼 뽀뽀를 했을 정도로.

하지만 두 번째 찾아간 돈가스집은 어딘지 부부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무언가를 물어도 잘 대꾸하지 않는 남편은 요리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홀 서빙을 맡은 아내는 손님이 와도 사근사근한 모습이 아니었다. 무뚝뚝한 아내가 남편에게 뭐라고 잔소리를 하는 모습은 가게 분위기마저 싸한 느낌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백종원이 찾아간 돈가스집은 역대급의 반전을 보여줬다. 등심카츠와 치즈카츠 그리고 카레를 시킨 백종원은 그 음식들을 먹어보더니 “진심으로 일본에서 먹은 돈가스보다 더 맛있다”고 극찬했고, 심지어 “솔루션 할 필요 없다”며 이런 퀄리티에 이런 가격이라면 “돈가스 끝판왕 해도 된다”고까지 말했다. 

알고 보니 돈가스집의 사장님은 무려 17년 동안이나 이런 저런 음식점에서 일하며 노하우를 가진 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그 일들이 고생스럽고 힘들어 아내는 우울증까지 앓고 있었다. 무뚝뚝하고 어두운 표정 속에는 그런 내막이 있었던 것. 아내는 남편이 그 고생을 하면서 자신이 현실적인 타협을 하자고 했을 때 고집을 꺾지 않은 걸 잘했다고 얘기해주었고, 남편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백종원의 극찬 한 마디는 이 부부가 그간 겪어왔던 어려움, 심지어 우울증까지 날려버릴 듯한 힘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이 날 마지막으로 찾아간 홍탁집은 보는 이들마저 분노하게 만들었다. 어머니는 쉴 새 없이 주방에서 몸을 놀리며 일을 하는데, 아들은 전혀 일을 도와주지 않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들은 부엌에서 식재료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무려 4년을 같이 일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어머니가 대부분의 일을 하고 있었고 아들은 적극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 

이를 한 눈에 알아차린 백종원은 먼저 어머니와 면담을 가졌다. 몇 마디 이야기 속에서도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졌고,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아들에 대한 원망 또한 느껴졌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하고 말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어머니에게 백종원은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눈물 안 흘리게 해드릴게요.”라는 약속을 했다.

가게를 살리는 게 문제가 아니고 아들을 살려야 하는 게 이 가게의 더 큰 숙제였다. 아들과 면담을 가지며 백종원은 조목조목 그가 어떤 잘못을 했는가를 지적했다. “엄마가 무슨 죄를 지어서 고생하고 우셔야 하냐”며 “당신은 죄를 지었다”고 말하는 백종원 앞에 아들은 고개 숙이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한 때는 중국에서 큰돈을 만지는 모종의 ‘수출’ 관련 사업을 했다는 아들은 그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가게가 잘 되고 안 되고는 단지 음식 맛 때문만은 아니다. 또 가게가 잘되는 것 자체가 사업을 하는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닐 것이다. 결국은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 아닌가. 제아무리 손님이 많이 오고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가족에 문제가 있다면 결코 그것이 행복으로 돌아올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홍은동 포방터시장편은 그래서 가게를 살리는 솔루션이라기보다는 그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살리는 솔루션을 담아내고 있다. 백종원의 극찬과 분노어린 일갈은 과연 이들과 이들이 운영하는 가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새로운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SBS)

'냉부해', 혹평듣기 전문가 김풍이 있어 가능한 것들

 “이 프로그램이 혹평이 가능한가요?”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온 휘성은 김풍이 비엔나소세지를 갖고 만드는 소바로우(소세지로 만드는 꿔바로우)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김풍은 그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저는 혹평 전문가예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화면에는 김풍 작가를 ‘혹평 (듣기) 전문가 * 201회 기안 편 참조’라고 설명한 자막이 붙는다.

지난 주 기안84가 김풍의 요리를 먹고는 “정말 맛없어”라고 혹평했던 그 장면이 다시금 화면을 통해 보여진다. 김풍은 사실 그 때 진심으로 당황하고 화가 난 듯 보였다. 그래서 나중에 기안84가 “맛있어요, 형님.”이라고 영혼 없이 말하자 오히려 화를 내는 모습이 보였다. 그 장면이 줬던 충격 때문인지, 김풍이 요리를 하는 동안 휘성은 다른 셰프들과는 달리 계속 해서 불안감을 호소했다.

식감을 중요시 여긴다는 휘성은 보통 고급 튀김요리는 ‘찍먹’을 한다고 말하면서 소스를 뿌려 내놓은 김풍의 요리에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휘성이 최대한 소스가 덜 뿌려진 걸 찾아 먹겠다고 하자 본래 꿔바로우는 ‘부먹’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러자 휘성이 그럼 가장 소스가 많이 묻은 “눅눅해져 있는 걸” 먹겠다고 농담을 하자 화들짝 놀라며 “맛있겠다 싶은 걸 드시라”며 손사래를 치는 장면으로 웃음을 줬다.

또 김풍은 요리를 할 때 셰프들이 툭툭 던지는 말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사부인 이연복 셰프가 “한 번 더 튀겨야 되는 거 아냐?”하고 묻자 “그래야 된다”고 다시 튀기는 모습을 보였고, 시간이 남아 비엔나소시지를 오징어 모양을 잘랐지만 모두가 쭈꾸미 아니냐고 하자 “쭈꾸미예요”라고 말을 바꿨다. 그런 김풍을 휘성은 “댓글을 많이 보시는 스타일”이라며 “남의 이야기에 좌지우지되는” 그의 요리를 콕 집어 웃음으로 만들었다.

사실 지난 회에 기안84가 김풍의 요리를 혹평했을 때 그 재미요소가 기안84의 솔직한 평에서만 비롯된 것인 줄 알았다. 실제로 기안84는 셰프들이 내놓은 요리라고 해도 굉장히 오버해서 맛있다고 말하기보다는 평범한 건 평범한 대로, 대단한 건 대단한 대로 또 별로인 건 별로인 것으로 그대로 얘기함으로써 프로그램에 어떤 진정성 같은 걸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이번 회를 보니 그것이 기안84만의 공이 아니라 김풍이라는 전문 셰프는 아니지만 이제 요리를 배워가며 때로는 셰프들보다 더 창의적인 요리를 해내는 인물의 공이 더해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셰프들이 자기에게 딱 맞춰 내놓은 요리에 대해 게스트가 제아무리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도 혹평을 하기는 어렵다. 그건 아무래도 전문가인 셰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풍은 다르다. 그는 전문 셰프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비판에서 자유롭다. 그가 스스로를 ‘혹평 (듣기) 전문가’라고 하는 대목에서 오히려 이 프로그램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셰프들이 만든다고 해서 어찌 늘 맛있을 수 있을까. 그것도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만드는 음식이니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을 게다. 하지만 그런 혹평이 상대적으로 쉽게 나올 수 있는 대상은 역시 김풍 작가 같은 ‘비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때로는 그 비전문가가 내놓은 창의적인 요리가 셰프들의 요리를 압도하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김풍 작가의 소바로우가 미카엘 셰프의 ‘해비한 소시지’를 이겼듯이. 그럴 때 살짝 무너지는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경계가 주는 즐거움 또한 <냉장고를 부탁해>의 중요한 재미요소가 아닐 수 없다. 김풍이라는 인물이 있어 비로소 가능한.(사진:JTBC)

마치 전성기 ‘1박2일’ 보는 듯, ‘신서유기6’의 익숙한 재미들

사실 어디선가 봤던 익숙한 재미들이다. 갑자기 시즌을 뛰어넘어 시즌6라 명명하고 시작한 <신서유기6>는 어찌 보면 그걸 노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건 이 게임 예능이 가져온 게임들이 이미 KBS <1박2일> 시절이나 그 프로그램이 그 때 게임 소재를 가져오곤 했던 <가족오락관>의 그것들이기 때문이다. 

‘고요 속의 외침’은 사실 그토록 많이 반복된 게임이지만 항상 어느 정도의 웃음을 담보했다. 귀에 커다란 헤드폰을 끼우고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며 상대방에게 단어를 설명해 맞추는 게임. 시청자들은 뻔히 보이는 답이지만, 게임을 하는 당사자들은 엉뚱한 설명에 답변을 이어가기 마련이다. 어찌 보면 바보스러워 보이는 그 말과 행동들은 늘 예측 불가한 것들을 끄집어내 포복절도의 웃음을 만든다.

일본 홋카이도 후라노의 어느 숙소에서 용돈을 놓고 벌어진 이 게임에서 단연 큰 웃음을 준 건 희한한 설명 방식을 보여준 안재현과 설명을 하다 결국 화를 낸 블락비 피오다. 안재현은 홍길동을 “여기 뿅, 저기 뿅. 우리나라 영웅”이라고 설명해 강호동을 황당하게 만드는 것으로 웃음을 줬고, 피오는 처음 ‘인물퀴즈’를 하며 부담감에 맞히지 못했던 ‘도날드 트럼프’가 다시 문제로 나오자 “내가 틀린 거!”를 외쳐 갑자기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는가 하면, 절친인 송민호가 문제를 틀리자 진심으로 화를 내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줬다. 

다음 날 아침 기상미션도 복고풍(?) 게임으로 진행됐다. 전날 단체미션이라는 말만 듣고 은지원이 “줄넘기 아냐?”라고 얘기하고 실제로 그 미션이 단체줄넘기라는 게 나오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익숙한 재미들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어찌 보면 너무 많이 봤던 장면들이라 뻔하고 식상해보이지만 이번 게임에서도 역시 도드라진 건 피오 같은 새로운 캐릭터가 보여주는 재미였다. 의외로 몸 쓰는 게임을 잘하는 안재현과 달리 들어가기만 하면 실수를 하는 피오의 모습은 하나의 캐릭터로서 웃음을 주었다.

후라노의 여러 곳을 다니며 주어진 게임을 하는 방식도 <1박2일>에서 그토록 많이 봤던 것들이다. 세 대의 차로 나뉘어 한국인 기사분, 일본인 기사분, 그리고 제작진이 각각 운전하는 차를 선택해 미션을 수행하는 이 게임도 새로울 건 없었다. 그토록 많이 했던 아메리카노 복불복이 반복됐고, 그림 제목 맞히기 같은 간단한 퀴즈 게임이 이어졌다. 그리고 항상 <1박2일>이 바닷가 같은 곳에 가면 하던 코끼리코 게임도 재현되었다. 그런데 그 흔한 코끼리코 게임이지만 이를 수행하는 송민호와 피오의 모습이나, 안재현이 보여주는 의외의 몸 개그 같은 요소들이 여전한 재미를 주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번 일본 후라노에서 보여준 <신서유기6>의 게임들은 마치 <1박2일>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익숙한 재미들이고, 어찌 보면 새로울 것 없는 웃음들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웃음에 기꺼이 빠져드는 건 왜일까. 너무 많은 의미 과잉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런 예능 프로그램들을 오래도록 보다보면 때론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법이니까. 물론 보는 이에 따라서는 예능으로서 새로움에 대한 갈증은 아쉬움으로 남겠지만.(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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