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는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잡았나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시즌 중 가장 바쁜 사람은 누굴까. 김성주다. 지난 15일 오전 9시 그는 소치에서 귀국했다. MBC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의 캐스터로 그는 소치에서 맹활약했다.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그가 한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의 열정적인 중계는 대중들의 가슴에 와 닿았다. ‘역시 스포츠 중계는 김성주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사진출처:MBC'

그런 그가 올림픽 중간에 귀국한 이유는 <아빠 어디가> 촬영 때문이다. 그는 <아빠 어디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멤버가 되었다. 올해 초부터 사실상 시즌2의 성격을 갖는 새로운 멤버 구성을 할 때도 김성주는 민율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멤버로서 거론되었고 결과도 그렇게 되었다. 사실 <아빠 어디가> 첫 방송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 김성주와 민국이였다. 이른바 나쁜 집에 걸려 펑펑 우는 민국이와 어쩔 줄 몰라 하는 김성주의 모습은 단박에 <아빠 어디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사실 한 회분 정도는 빠질 수도 있을 법하지만 그래도 굳이 <아빠 어디가> 촬영을 위해 귀국할 정도로 김성주와 제작진은 상호간의 신뢰가 다져져 있다.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오기도 했고 민국이가 민율이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 초반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어서 김성주가 빠지는 건 어딘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김성주는 <아빠 어디가>에서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다른 아빠들과 적당한 밀당을 하면서 소소한 재미들을 잘 만들어내는 없어서는 안될 멤버가 되었다.

 

그는 <아빠 어디가> 촬영을 마치고 18일에는 다시 소치로 날아간다.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중계를 하기 위해서다. 본래는 예정에 없던 일이지만 김연아 선수 경기 같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서다시 소치로 가 중계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물론 그런 사명감도 있겠지만 사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워낙 주목받은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는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해서 믿고 보는 캐스터의 이미지를 확실히 다지게 되었다. 그러니 그가 중계하는 것만으로도 MBC로서는 든든해질 수밖에 없다.

 

김성주가 이처럼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유독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아빠 어디가>를 통해 갖게 된 친근한 이미지가 그의 중계를 기대하게 만들었고, 두 번째는 그렇게 보게 된 중계에서 그의 남다른 캐스터로서의 안정된 능력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예능 프로그램과 스포츠 중계라는 두 분야가 제대로 시너지를 만들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그가 얻은 언론의 반사이익도 만만찮다. 올림픽 시즌인지라 온통 관심이 올림픽에 가 있어 상대적으로 이슈가 없는 연예언론에서 주목된 인물이 김성주와 강호동이다. 물론 강호동은 해설자가 아니라 응원자로 나선 것이었지만, 두 사람이 단순 비교되면서 김성주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 사실 김성주가 공항에서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처럼, 이 두 사람은 김성주가 강호동에게 조언을 해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귀추가 주목되는 건 김연아가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중계에서도 김성주가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강호동은 이미 귀국해서 중계에 참여하진 않지만, 피겨 스케이팅은 꽤 오랫동안 SBS가 중계에 있어서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다.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생생하게 중계했던 배기완-방상아 콤비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어쨌든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김성주는 확실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만은 분명하다. 예능에서의 민국이 민율이 아빠가 스포츠 캐스터로서의 확고한 능력까지 인정받았으니 말이다. 이제 이 스포츠 캐스터로서 맹활약한 이번 동계 올림픽의 모습은 예능을 통해서도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 공산이 커졌다.

노출경쟁에 빠진 걸그룹들을 위한 조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렇기도 할 것이다. 너도나도 어떻게 하면 시선을 끌 것인가를 고민하며 허벅지를 드러내고 엉덩이를 쓸어내리는 통에 그냥 밋밋하게 했다간 묻혀버릴 판이다. 독특한 자신들만의 음악 콘셉트를 갖고 있지 않은 걸그룹이라면 그래서 더 강한 자극을 선보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스텔라(사진출처:톱클래스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노출도 어느 정도여야 하는데 이건 이미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연예뉴스를 보면 과감한 노출과 선정적인 동작을 선보이고 있는 걸그룹들의 캡처된 뮤직비디오나 무대 장면들을 도처에서 접할 수 있다.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듯, 한 걸그룹의 노출이 등장해 논란과 화제에 불을 지피고 그것이 조금 잠잠해지는가 싶어지면 다른 걸그룹이 나와 다시 불씨를 헤집는 형국이다.

 

기사들은 온통 노출경쟁 선을 넘었다는 식의 비판조로 쓰여져 있지만 사실은 홍보의 장이나 마찬가지다. 별 다를 것 없는 기사 내용을 반복해서 읽기보다는 그저 거기 같이 붙어있는 새로운 걸그룹의 캡처장면만이 회자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판은 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고 오히려 그 강도는 더 세지기만 하고 있다.

 

사실 19금이다, 섹시 콘셉트다, 노출이다 말하며 비판을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닐 것이다. 결국 음악이란 우리네 감정이나 생각을 노래에 담아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그것이 19금이든 섹시든 노출이든 필요하다면 안 될 것은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마돈나나 레이디가가의 파격적인 노출과 무대 연출에 대해서 우리는 그저 선정적이라는 비파을 하지는 않는다. 즉 문제는 19금이나 섹시, 노출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가인은 걸그룹의 노출에 대해서 그저 야하다는 측면만 강조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어나같은 노래를 실제로 야하다기보다는 솔직한 속내와 감정의 표현에 더 가까웠다. 노출과 과감한 동작이 들어 있는 노래와 퍼포먼스가 공감가는 측면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 이효리가 스윔수트를 입고 나와 부른 미스코리아같은 경우에도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어딘지 처연함 같은 것들이 더 많이 표현되었다. 상품화되는 몸에 대한 위로 같은 느낌이랄까.

 

즉 걸그룹의 노출이 문제시되는 것은 그 노래와 춤이 공감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방편으로 활용되는 것인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상품화된 성을 수동적으로 전시하는 노출을 위한 노출에 대해 대중들이 공감하기는 어렵다. 즉 이 과도한 시각적인 자극에만 치중되는 노출은 결국 음악의 청각적인 부분들을 빼앗아가 버린다. 노래를 듣긴 들었는데 노래는 기억에 안 남고 몸동작들만 어른거리는 것.

 

음악에서 비주얼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지만 그래도 음악의 본질은 노래와 가사에 있다. 그것이 귀에 쏙쏙 박혀 마음을 울리지 않는다면 눈에 들어오는 동작들은 그저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움직임일 뿐 아무런 감흥을 주기가 어렵게 된다. 결국 성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19금 콘셉트의 노래라고 하더라도 일단 그 가사와 음악이 전해져야 하고, 거기에 안무가 덧붙여져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시각이 아니고 청각을 되살려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현재의 노출 경쟁의 덫에 빠진 걸그룹들이 진정한 살길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만한 지점이다. 그 공감대를 바탕으로 했을 때 무대 위에 선 가수들의 섹시나 노출은 좀 더 당당해질 수 있다. 공감 가는 감정표현으로서의 노출. 그것을 뭐라 할 사람은 없을 게다. 수동적으로 전시되는 섹시와 표현으로서의 자신감의 차이는 이처럼 크기 마련이다.

여행지 강박 버리자 <1박2일>이 얻은 것

 

서울 이 거대한 도시가 기적처럼 잠드는 1년 중 단 하루 설날. 빌딩과 인파 속에 숨겨졌던 낯선 서울의 얼굴을 찾는 단 하루의 마법 같은 시간여행.’ <12> 서울편은 이런 자막과 함께 지금껏 우리가 늘 봐왔던 차와 인파로 북적대는 서울이 아니라 텅 빈 낯선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익숙함에서 낯설음을 찾는 것. <12> 서울편으로 보여주려 한 것은 여행이 가진 이 마법적인 힘이었다.

 

'1박2일(사진출처:KBS)'

대학로에 있는 가장 오래된 다방 학림다방, 장충동에 있는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연지동에 있는 가장 오래된 사무실 대호빌딩, 중랑천에 있는 가장 오래된 다리 살곶이 다리, 그리고 서울 한 복판에 있는 정동의 배재학당, 서울시립미술관, 중명전과 구러시아공사관. 이 오래된 공간들은 무심코 지나치며 살아왔던 우리들에겐 그다지 큰 의미를 주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것은 시간과 흔적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 출연자들이 찍은 자신들의 사진과 그 똑같은 공간에서 찍은 부모님들의 사진이 오버랩 됐을 때 그들은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를. 1967년 초여름 김주혁의 부모님이 데이트를 하던 명동성당에 2014년 겨울 김주혁이 서 있다는 것. 1973년 봄 차태현의 부모님이 신혼여행 사진을 찍었던 남산 팔각정에 2014년 겨울 차태현이 서 있다는 것. 그리고 1978년 봄 김종민의 아버님이 사진을 찍은 창경궁에 2014년 겨울 김종민이 있다는 것.

 

공간이 사실은 그 시간의 추억들을 켜켜이 쌓아놓고 있다는 걸 <12>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 또한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 그들이 그날 하루 지나온 공간들이 주는 느낌 또한 새로워질 수밖에 없다. 학림다방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음악을 들었을 것이며, 데이트 온 연인들이 태극당의 빵을 먹었을 것이며, 거의 100년이 된 대호빌딩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품었을 것인가. 5백년도 넘은 조선시대 지어진 그 살곶이 다리 위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걸어갔을 것이며, 정동의 그 역사적 현장 속에는 또 얼마나 많은 아픔들이 서려있을 것인가.

 

그날 하루 명동에서 시민들과 함께 환희를 연출한 김주혁과 데프콘이나, 남산의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버스킹을 했던 차태현과 정준영, 그리고 창경궁에서 때 아닌 쓸쓸한 보스 연기를 했떤 김준호와 김종민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이 곳을 다시 찾아 그 때의 기억과 추억을 되살릴 지도 모를 일이다. 시간의 기억들은 기둥 위에 새겨진 낙서처럼 공간에 흔적을 남긴다. 우리가 갔던 그 길을 우리가 알던 그 분들도 똑같이 걸어갔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뛰게 만드는 일인가.

 

처음부터 특별한 장소는 없다. 추억이 그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뿐.’ 자막으로 드러낸 것처럼 이번 서울 시간 여행 편은 그래서 <12>의 새로운 출사표처럼 보인다. 새로운 공간과 여행지에 대한 강박을 벗어나는 일은 여행에 깊이를 더하는 일이다. 공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기억, 추억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 유호진 PD의 여행관이 투영된 <12>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무한도전> 탐정특집에 담긴 결코 작지 않은 의미

 

영국드라마 <셜록>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마치 스캐너를 두뇌 속에 내장하고 있는 듯 한 번 훑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했는가 까지 척척 알아내는 셜록의 거의 편집증에 가까운 그 능력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마도 사건의 진실을 알고픈 욕망은 시대와 장소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인간의 본능일 게다. 그러니 19세기 말 영국을 배경으로 등장한 이 인물에 대한 관심이 100년도 훌쩍 지난 현재 우리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처럼 트렌디한 예능 프로그램이 이 셜록 열풍을 그냥 넘길 리 없다. 그래서 탐정 특집이라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무한도전>은 그 먼 나라의 킬러 콘텐츠에 매몰되기 보다는 우리 식의 재해석에 더 초점을 맞췄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굳이 출연시켜 탐정 수업을 시킨 데는 영국 드라마 <셜록>에는 빠져 있을 수밖에 없는 우리네 정서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표창원에 대해 대중들은 권력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서슴지 않는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많은 사건들에 대해 대중들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썩 속 시원한 답변들이 나오지 않고, 때로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마저 덮여지고 부정되는 현실 속에서 표창원에 대중들이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말하고, 명쾌하지 않은 것은 명쾌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때문일 것이다.

 

사실 많은 의혹을 남기는 사건들이 우리 사회에도 벌어지지만 그것은 그 사건이 풀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권력에 의해 덮여지고 있으며 또 거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건 셜록 같은 존재가 가진 명석한 두뇌가 아니라 오히려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을 아무런 선입견 없이 던질 수 있는 차가운 두뇌와 뜨거운 가슴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표창원이란 존재는 셜록보다 더 대중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면이 있다.

 

표창원이 이른바 탐정 아카데미에서 유재석에게 확신할 수 있나?”하고 버럭 호통을 친 사실이 화제가 되는 것은 감히(?) 유재석에게 호통을 쳤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사건과 범죄를 다루는 일이 얼마나 진지하고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중대함을 담고 있는 지를 일갈을 통해 보여줬기 때문이다. ‘어린이처럼 질문하고 백지처럼 선입견 없이 추리하며 엄한 처처럼 샅샅이 캐물어라고 하는 표창원 교수의 탐정 수사 법칙은 그래서 우리네 세상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대중들이 어떤 자세로 바라봐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수사반장>의 최불암을 흉내 낸 박불암박명수, <CSI>의 길 그리섬을 따라한준 그리섬정준하, <명탐정 코난>하코난하하, <살인의 추억>돈강호정형돈, <형사 가제트>노제트노홍철 그리고 유셜록까지. <무한도전>이 탐정특집으로 패러디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들여다보면 우리네 형사가 가진 독특한 특징을 알아챌 수 있다. 외국의 캐릭터들이 명석한 두뇌와 과학적인 수사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수사한다면 우리네 캐릭터들은 그것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

 

<수사반장>은 형사물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추리나 범인 검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왜 범인이 사건을 저질렀는가 하는 그 휴먼스토리에 더 집중하는 드라마였다. “왜 그랬어?”하고 특유의 톤으로 묻는 최불암의 안타깝고 안쓰러운 인간적인 눈빛은 그래서 셜록의 화려한 추리와는 거리가 멀다.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가 보여준 캐릭터는 어떤가. ‘미칠 듯이 잡고 싶었다는 그 열정으로 오히려 더 기억되는 인물이 아닌가. 이들 캐릭터들은 사건 해결보다는 그 사건이 벌어졌던 당대 사회의 정서를 더 많이 보여주는 인물이다.

 

<무한도전>의 이 의미 있는 도전은 탐정이라는 아이템을 갖고 오면서도 거기에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진실에 대한 특별한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셜록>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그래서 표창원 전 교수의 출연을 통해 우리네 현실감을 더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네 정서를 바탕에 깔아놓은 탐정 특집은 이제 저 이국의 셜록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훌쩍 뛰어넘어 그저 탐정 놀이가 아닌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는 시선으로 우리를 이끌어낸다.

 

실로 놀라운 접근이며 시도이고 도전이 아닌가. 탐정물이라는 장르가 가진 고유의 재미와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그 사건 해결의 의미가 단지 재미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얼마나 현실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중대한 일인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일. <무한도전>이 아니면 도무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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