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무대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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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도 유기농(?) 시대옛글들/무대읽기 2008. 9. 11. 11:47
세계 최초 유기농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 이젠 뮤지컬도 유기농(?) 시대인가. 세계 최초 유기농 뮤지컬을 주창한 ‘총각네 야채가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뮤지컬은 현실에 치이면서도 좋은 야채와 과일을 소비자들에게 전하겠다는 꿈으로 야채가게를 낸 다섯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왜 처녀도 아저씨도 아줌마도 아닌 굳이 ‘총각네’ 야채가게였을까. 그것은 ‘총각’이라는 이미지가 갖는 독특한 성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언가 열정에 가득 차 있고, 꿈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배고프지 않은 그 젊음. 하지만 늘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을 또한 온몸으로 느끼며 때론 좌절하고, 때론 엇나가는 그 젊음의 굴곡. 그래도 순수함을 잊지 않고 초심을 지키려는 젊음의 건강함 같은 것들이 그 단어 하나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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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를 사랑한...’, 이렇게 사랑스러운 난쟁이라니!옛글들/무대읽기 2008. 9. 3. 09:01
백설공주 이야기, 다른 눈으로 바라보기 예쁜 공주가 나와 자신을 구원해줄 왕자를 기다리는 이야기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백설공주 이야기는 이제 어린 아이들마저도 하품을 할 정도의 컨텐츠가 되었다. 지금은 못생겨도 당당하고 능력 있는 피오나 공주가 차라리 박수를 받는 시대. 능력 없이 오로지 예쁜 외모만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에서 백설공주는 시대착오적인 컨텐츠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이후 백사난. 본래 표준말은 난쟁이지만 작가가 난장이라 표현함)’는 어떤 식으로든 본래 동화의 재해석을 요구한다. 가장 흔한 동화로 가장 특별한 사랑을 전하는 연극 이 2001년부터 무려 8년 동안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백사난’이 원작 동화에서 선택한 것은 공주가 아니라 난쟁이다. 일곱 난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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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좋아해’, 7080을 추억하다옛글들/무대읽기 2008. 8. 28. 13:23
‘진짜 진짜 좋아해’, 두시간 반짜리 추억여행 불이 꺼지고 부분 조명이 떨어지는 곳에 한 연사가 등장하더니 7,80년대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겠다고 하고서는 난데없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시작한다. 모두 기립! 하는 그 소리에 관객들은 저마다 킥킥대며 일어나 태극기를 바라본다. 그 상황을 이해하기 힘든 젊은 관객들은 이 진풍경이 신기하기만 한 모양. 앉은 채 이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집단적인 동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뮤지컬 ‘진짜 진짜 좋아해’의 시작은 이처럼 보다 적극적인 관객들의 동의를 요구한다. 저녁 6시가 되면 애국가가 흘러나오며 모든 국민이 멈춰 서야만 하고, 극장에 가서도 영화를 보기 전에 반드시 일어나 애국가에 대한 예의를 표해야하던 그 옛날의 국민의례란 지금 이 시대의 눈으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