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SPEC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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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처럼 신나게> 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옛글들/SPECIEL 2014. 11. 3. 10:49
제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 에 이어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이번 책 제목은 입니다. 제가 그간 가깝게 봐온 예능 PD 6인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의 나영석 PD는 물론이고 에 이어 을 성공시킨 서수민 PD, 시리즈로 예능과 드라마를 일통한 신원호 PD, 와 을 만들어낸 김용범 PD, 라는 범아시아적인 음악 페스티벌을 만든 평PD 출신 상무 신형관 PD 그리고 이름 석자만으로도 충분한 의 김태호 PD까지 그들이 가진 직장인으로서 또 창조자로서 갖고 있는 삶과 일에 대한 노하우를 들여다봤습니다. 이들의 프로그램과 삶은 서로 조우하는 면이 있어 거기서 각각의 키워드들을 뽑아낼 수 있었는데요. 이들이 제시하는 '미완성. 관계, 무경계, 스토리텔링, 마니아, 도전' 이 6가지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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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신해철,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한 그는옛글들/SPECIEL 2014. 10. 29. 10:50
음악으로 음악인의 애티튜드로 남은 마왕 ‘평소엔 안 그런 형인데, 쫓아 나와서 저를 불러 세워요. “왜요?” 그랬더니 “해철아 잘해라”, “예?” 그랬더니 “잘하라고”, 그래서 “예” 했는데요. 나중에 보니 그게 작별인사였던 것 같아요.’ 신해철의 인터뷰집인 에는 고 김현식에 대한 그의 마지막 기억이 담겨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많은 이들은 이제 그가 고 김현식의 마지막을 기억했던 것처럼 그를 떠올릴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가 마지막으로 방송에 나와 했던 말들에서 새삼 신해철을 떠올릴 것이다. JTBC 에 출연해 “꿈을 이룬다는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했던 말은 그저 ‘마왕’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져 ‘독설가’의 이미지가 강한 그의 새로운 면을 느껴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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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의 바다와 세월호의 바다옛글들/SPECIEL 2014. 8. 26. 09:38
신드롬과 리더십에 대한 갈증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은 이미 신드롬이 되었다. 일찌감치 천만 관객을 예고해버린 이 영화를 보기 위해 하루에 거의 1백만 명이나 되는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았다. 알다시피 명량해전이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모두가 포기했던 그 전쟁에서 단 열두 척의 배로 3백여 척에 달하는 왜군을 깬 조선은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다 아는 이야기에 왜 이렇게 신드롬에 가까운 열광이 이어지는 걸까. 그것은 영화의 만듦새가 그만큼 정교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영화 외적으로도 우리가 처한 작금의 현실이 작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현실이란 다름 아닌 리더십의 부재이고, 그럼에도 힘겹게 이 나라를 버텨내고 있는 서민들이 갖는 치열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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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행오버, 그 불편함과 통쾌함 사이옛글들/SPECIEL 2014. 7. 10. 10:04
싸이 ‘행오버’의 성취, 순위가 아닌 자기 세계 싸이가 새롭게 들고 온 신곡 ‘행오버’는 우리말로 숙취라는 뜻이다. 신나게 진탕 마시고 나서 오는 지끈지끈한 두통과 속 쓰림. ‘행오버’ 뮤직비디오는 술 마신 다음날 깨어난 싸이가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쳐 박고 토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번 곡에 함께 참여한 스눕독은 그런 싸이의 등을 두드려준다. 마치 이 장면은 싸이의 구토하듯 쏟아내는 음악과 그 음악을 ‘행오버’라는 곡을 통해 다독이며 도와주는 스눕독을 연상케 한다. 구토 장면은 고통스럽고 힘겨운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르다. 자세히 보면 음악에 맞춰 싸이의 손이 변기를 마치 박자 맞추듯 두드리고 있으며, 그런 싸이의 등을 마치 변기를 두드리는 싸이처럼 스눕독이 두드리고 있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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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드라마, 변호사보다 변호인을 꿈꾸는 까닭옛글들/SPECIEL 2014. 5. 26. 10:35
과 가 그리는 법 정의의 문제 최근 종영한 JTBC 에는 김인겸(장현성)이라는 변호사가 등장한다. 그는 서한그룹의 사위이면서 그 재벌가를 지키는 변호사지만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그에게 가족이라고 손이 안으로 굽는 일은 좀체 없다. 그는 철저히 자기 이득에 따라 아무 쪽에나 붙을 수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그는 서한그룹 비리의 증거를 갖고 있는 오혜원(김희애)을 구석으로 몰아붙이다가 거꾸로 그 증거를 공유하는 조건으로 그녀의 편으로 돌아선다. 가 그리는 김인겸이라는 인물은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변호사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변호사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어떤 일들을 하는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드라마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이다. 이 드라마에는 차영우펌이라는 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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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가 묻다, 정부는 믿을 만한가옛글들/SPECIEL 2014. 4. 24. 11:34
대중문화에 투영된 정부에 대한 불신 정부는 과연 믿을 만한가. 요즘 드라마를 보다보면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다. 은 아이를 구하려는 한 엄마의 고군분투를 그리는 드라마지만,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대통령까지 용의자가 되는 상황에 이른다. 처음에는 그저 사적인 유괴사건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것이 뒤로 갈수록 거대한 사건과 연루된 일이었다는 게 밝혀지는 것. 그 과정에서 아이와 엄마와 관계된 모든 인물들의 숨겨진 면모들이 드러난다. 평범한 변호사인 줄만 알았던 남편은 회사 후배와 불륜인데다 이 거대한 사건과 깊이 연루되어 있고, 그를 도와주는 기동찬(조승우) 역시 조금씩 과거 그가 형을 여자 친구의 살인범으로 증언했던 사실과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밝혀진다. 기동찬은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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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선은 진정 한물 간 가치일까옛글들/SPECIEL 2014. 4. 16. 08:02
막장드라마들 속 의 가치 ‘착한 여잔 나쁜 남잘 좋아해 왜. 나쁜 남잔 나쁜 여잘 좋아해 왜. 그래서 난 너를 이렇게 사랑해. 근데 너는 이런 내 맘을 몰라 왜.’ 최근 발표된 2NE1의 ‘착한 여자’라는 곡이다. 노래가 말해주듯이 요즘 착하다는 것은 어딘지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차라리 나쁘다는 것이 쿨하고 세련된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한때 ‘권선징악’이라는 말이 줄곧 시대의 거역할 수 없는 가치로 세워지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시대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드라마 속에서도 착한 남자보다는 나쁜 남자에 대한 열광이 더 두드러진다. 에서 이종석만큼 주목을 끈 김우빈은 ‘나쁜 남자’의 전형적인 매력을 보여주었다. 반항아의 이미지를 가진 그는 무언가 꽉 막혀 있는 듯한 세상에 대한 속 시원한 울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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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 버스커 버스커의 청춘불패(靑春不敗)옛글들/SPECIEL 2014. 4. 9. 12:49
빈틈은 어떻게 지지 않는 청춘을 만들었나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 어느덧 봄이 오긴 오나보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들리는 걸 보니. 마치 캐럴 같은 ‘시즌 송’이라고 이 노래를 지칭하곤 하지만, 해마다 봄이 되면 꽃이 피듯 피어나는 이 곡에 대한 정의치고는 너무나 인색한 표현이다. 도대체 이 노래에 무엇이 숨겨져 있기에 이토록 봄을 부르는 것일까. 마치 눈앞에 풍경이 펼쳐지는 것 같은 가사말의 힘일까, 아니면 무심한 듯 툭툭 던져 넣는 장범준의 목소리가 가진 마력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어디론가 누군가와 함께 떠나 걷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경쾌한 반주의 설렘 때문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버스커 버스커는 봄의 전령처럼 찾아왔다.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