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옛글들/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주간 정덕현
포럼에 나간다는 것보다 수펄스와 함께 한다는 것에 더 관심이 갔던 게 사실입니다. '서울 디지털 포럼'에서 '와 엔터테인먼트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세션을 꾸리는데 함께 나가자는 박성훈 PD의 제안에 잠시 망설였었죠. 그런 경험도 없는 데다가 또 무슨 얘기거리가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수펄스도 나온다고 하더군요. 단박에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수펄스가 포럼에 나온 이유는 이번 포럼의 주제가 '공존'이었기 때문입니다. 수펄스는 에서 경쟁하면서도 하모니를 통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사실 그 어떤 강연보다 수펄스의 하모니를 한번 들려주는 것이 공존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세션 발표일 당일, 연사대기실에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수펄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김영희 PD는 사실 TV키드로 살아온 저에게는 이미 스타PD였었죠. '일밤'과 '느낌표'가 그에게 부여한 쌀집 아저씨 이미지는 그래서 결코 잊혀지지 않는 그만의 아우라였습니다. 처음 김영희 PD를 직접 만난 건 '일밤'이 한바탕 공익 버라이어티로 고전을 치른 후, 절치부심 '뜨거운 형제들'과 보조를 맞출 '오늘을 즐겨라'를 런칭하던 시점이었습니다. 마침 일산에서 그 첫 촬영을 한다고 해서 현장으로 달려갔었죠. 기자간담회를 겸한 그 첫 촬영 현장에서 김영희 PD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좋은 아이템이고 거기 투여된 제작진들도 MBC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분이라고 했죠. 그 분은 바로 권석 PD였습니다. '무한도전'을 처음 시작했던 분이기도 하고(후에 김태호 PD로 바톤이 넘어갔죠), 최근 신정수PD가 빠진..
나영석 PD를 처음 만난 건 '1박2일'이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명한 PD가 '1박2일'을 이끌었고, 나영석 PD는 그 밑에서 실질적인 일을 했죠. 얼굴이 거무튀튀한 게 정말 야생과 현장 냄새가 물씬 풍겼던 그 때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삼성 사내방송에서 마련한 대담 자리에서 나영석 PD를 다시 만났죠. 예전보다는 세련되어 보였지만, 그 특유의 털털함과 수더분함은 여전했습니다. 물론 그 수더분함 속에는 나영석 PD만의 카리스마도 있었죠. 아마도 현장에 나가면 일에 있어서 꽤 추진력이 있어보였습니다. 한 시간 남짓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정말 꽤 오랜 시간동안 만났던 사람처럼 편안해졌습니다. 사실 PD들과 스스럼없는 느낌을 갖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주 오래 전 썼던 클로버 810S. '아담이 눈뜰 때'에서 첫 문장으로 장정일이 갖고 싶다던 턴테이블, 뭉크화집과 함께 하나였던 타자기. 그걸 읽고는 점포로 달려가 하나 구입했던 바로 그 타자기. '보트하우스'에서 그 타자기를 다시 찾아다니던 소설가처럼 한동안 어디 있었는지 잊고 있다 문득 그리워져 찾게 된 그 타자기. 그 소설가에게 나타나 뮤즈처럼 타자기로 변해버린 이주민이라는 소녀. 그런 소녀가 내게도 올 수 있을까. 그러면 나도 다시 잊고 있던 글들을 다시 쓸 수 있을까. 다시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