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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봐야해

이제훈의 탈북에서 우리네 청춘들의 탈주가 읽히는 까닭(‘탈주’) ‘탈주’, 이제훈과 구교환 그리고 홍사빈이 담아낸 처절한 청춘들의 상황극(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종필 감독의 영화 ‘탈주’는 우리네 청춘들의 상황극에 가깝다. 군사분계선 너머의 북한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곳을 탈출해 남한으로 넘어오려 하는 규남(이제훈)의 처절한 사투를 그리고 있지만, 이를 통해 정작 하려는 이야기는 우리네 청춘들이 처한 감옥 같은 속박과 그 곳에서 탈주해 뭐든 스스로 선택하는 삶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라는 배경은 일종의 상황이고, 그 곳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규남이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하나의 상황극처럼 보인다. 치밀하게 지뢰지대에 매설된 지뢰 위치를 밤마다 일일이 표시해놓고 탈주의 거사를 치를 계획을 짜는 규남이 왜 그토록 탈북을 하.. 더보기
경계를 넘나드는 이성민과 이희준의 명연기, 어째 점점 잘생겨 보이기까지 ‘핸섬가이즈’, 오컬트와 B급 코미디도 A급으로 만드는 이성민과 이희준 이 영화 수상하다. ‘핸섬가이즈’라는 제목과 강렬한 인상을 강조한 이성민과 이희준의 예사롭지 않은 얼굴에 ‘왜 다들 우리집에서 죽고 난리야’라는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를 보면 어딘가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같은 섬뜩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 섬뜩한 얼굴은 어딘가 피식피식 웃음이 피어나게 만든다. 도대체 저 섬뜩함을 뒤집어 얼마나 웃기려고 작정들을 한 걸까 하는 예감 때문이다.  그 예감은 영화를 보면 적중한다. 살벌한 인상과는 달리 너무나 순박하고 착한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는 그 강렬한 얼굴을 과장될 정도로 무섭게 드러내는 것으로 먼저 웃음을 만들어낸다. 마치 귀신의 집에 들어가서 오금이 저려 쩔쩔 매는 사람들을 보며 웃게.. 더보기
‘원더랜드’, 뭐 이토록 애틋하면서도 섬뜩한 인공지능 SF라니 인공지능도 결국은 마음의 문제일 수 있다는 ‘원더랜드’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는 인공지능을 소재로 가져왔다. 최근 몇 년 간 급속도로 발전하는 분야이고 그래서 이제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는 기술인지라 이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두려움도 상존하는 분야다. 그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Her’, 마이클 알머레이다 감독의 ‘엑스 마키나’,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아이, 로봇’ 등등 인공지능을 소재로 하는 SF영화들이 있었고 그것들이 그린 세계는 대부분 섬뜩한 디스토피아에 대한 예고였다. 새로운 과학기술이 가져올 재앙을 꺼내놓았던 것.  ‘원더랜드’는 어떨까.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원더랜드’ 서비스가 일상이 된 세상을 김태용 감독은 지금과 그다지 다를 것.. 더보기
이 잔잔한 인연과 사랑은 어째서 이토록 큰 울림을 줄까 ‘패스트 라이브즈’, 인연으로 풀어낸 사랑에 담긴 이민자의 시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셀린 송 감독의 영화 는 어느 바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세 사람을 비춰주며 그들이 과연 무슨 관계일까를 추측하는 누군가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그 세 사람은 해성(유태오)과 나영(그레타 리) 그리고 아서(존 마가로)다. 동양인 남녀와 서양인 남자. 이들은 어떤 관계로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걸까. 갖가지 상상들이 펼쳐진다. 이 오프닝은 이 영화가 어떤 모티브를 통해 만들어지게 됐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실제 셀린 송 감독이 밝혔듯이 이 영화는 감독이 남편과 함께 어린 시절 친구를 뉴욕의 한 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이라고 한다. 그 기묘했던 한 순간의 기억은 셀린 송 감독으로 하여금.. 더보기
'로기완' 송중기와 최성은, 뿌리 뽑힌 청춘들의 절망, 사랑, 해방 ‘로기완’, 탈북 난민, 청춘의 초상 그리고 이민자 정서 김희진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은 탈북 난민 로기완(송중기)의 이야기다. 북한을 탈출했지만 중국 공안에게 쫓기던 이 청춘은 그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채 부유한다. 어찌 보면 그에게 거의 유일하게 남은 정착지는 어머니였을 게다. 그래서 도주 중 차에 치어 죽어가는 어머니 앞에서도 도망쳐야 했던 로기완은 그 곳에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어머니의 핏자국을 닦아내다 손으로 어루만지며 오열한다. 마치 어머니의 마지막 온기를 느끼듯이. 하지만 그건 로기완에게 이제 아무런 기댈 뿌리도 남아있지 않다는 걸 뜻한다. 어머니의 시신을 병원에 판 돈으로 로기완은 벨기에라는 이역만리 낯선 땅으로 떠나고, 그 곳에서 난민 지위를 얻으려 하지만 자신이 탈북자라는 걸 입증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