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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너무 착해서 개성이 잘 안보이는 arboleda merlot 요즘은 착한 것보다는 개성 넘치는 것, 차라리 욕을 먹을 지라도 무언가 특색이 있는 것이 더 추앙 받는 시대입니다. 이미 착하다는 것은 그 어떠한 가치도 상실한 그 마지막에 겨우 꺼낼 수 있는 카드 같은 것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보면 알 수 있죠. 관심을 끄는 캐릭터들은 ‘싸가지가 없거나(환상의 커플의 한예슬)’, ‘막말을 한다거나(여우야 뭐하니의 고현정)’, 심지어는 ‘매력 가득한 악마(타짜의 김혜수)’같은 그런 캐릭터들입니다.와인에도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맛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그다지 특징이 잘 보이지 않는 그런 와인 말입니다. Arboleda 시리즈 중에서 멜로가 그렇습니다. 칠레 와인의 명문가인..
최고의 쉬라즈를 꿈꾸는 ‘Two Hands Angel's Share’ 두 손이 받들 듯이 포도송이를 들고 있습니다. 그 느낌은 포도가 존귀하다는 것과 투박한 농부의 그것 같은 두 손이 성실하다는 것. ‘Two Hands Angel's Share’의 라벨은 이 와인의 맛과 뜻이 그대로 담겨있는 듯합니다.프랑스 론 지방에서 쉬라라 불렸으나 호주로 넘어오면서 쉬라즈라는 이름을 얻은 이 품종은 호주와인의 현재를 말해주는 대표격입니다. 흔히 우리는 호주와인을 부를 때 앞에 오지(Aussie- 호주의 애칭)라는 수식을 하곤 하는데 오지 쉬라즈, 오지 샤르도네, 오지 까베르네 소비뇽 하는 식입니다. 왜 이럴까요? 그것은 같은 품종이라도 호주의 쉬라즈는 보다 깊고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호주만의 개성을 담고 있기 때문입..
그 균형잡힌 맛와인은 신맛, 단맛, 쓴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맛있다고 한다. 드라마를 이 맛의 삼각형에 비유하자면, 눈물이 핑 도는 신맛과 웃음이 절로 나는 단맛 그리고 씁쓸하지만 무언가 삶의 의미를 찾게되는 쓴맛으로 얘기할 수 있겠다. 어느 한쪽의 맛에 치우친 와인이 좋지 않은 것처럼, 신맛이 강한 드라마는 신파가 될 가능성이 놓고, 단맛만 강한 드라마는 코미디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쓴맛만 강하다면 차라리 교양프로그램을 보는 편이 낫다. 하지만 이 삼박자를 잘 갖춘 맛을 지닌 드라마는 시청자를 웃기면서 울리고, 울리면서 웃기며, 그 속에서 어떤 삶의 의미를 찾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4월3일 첫선을 보인 는 그 자체로 균형 잡힌 와인 같은 드라마이면서, 월화 드라마 삼각 구도라는 더 큰 와..
가토 네그로... 스페인어로 검은(네그로) 고양이(가토)란 이름의 와인이다. 칠레에서는 넘버 원으로 잘 팔리는 와인이란다. 그래서인지 아주 깊은 맛은 나지 않는다. 피니쉬도 좀 밋밋한 느낌이다.하지만 12000원 선의 가격대에서 이 정도 와인 찾기 그리 쉽지 않다. 샌 패드로사는 칠레 와인에서도 알아주는 회사... 마치 코카콜라 같다는 표현으로 통하는 이 와인은 가격대비 품질은 좋은 편이다.담배향 같은 것이 나는 데, 피니쉬가 약해서 조금은 비릿한 맛도 느껴질 수 있다. (영 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우리도 어린사람(?)에게 비린내난다고 하지 않나?) 그래도 풀은 아니지만 미디엄 정도는 되는 묵직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건 아무래도 까베르네소비뇽 특유의 포도품종이 그 힘을 발하는 탓인 것 같다.칠레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