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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동물원 옆 미술관에 가면 저것(뭐라 부르기 참 애매한)이 있다. 이것은 저 스스로 노래한다. 그게 전기적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손으로 돌리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바람이 그걸 대신하는 거란 생각을 한다.노래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참으로 구성지다... 사람이 하는 그것보다도 더 그렇다. 아마도 아- 하는 그 소리를 계속 이어 붙이면 그런 정조를 느끼게 하는가보다.놀랍게도 그 아- 하는 소리 하나지만 거기에는 고저가 있어 그것이 감정을 만든다. 참으로 이야기라는 것은 별 쓸모없는 거란 생각이 든다. 저렇게 아- 소리 하나로 모든 걸 얘기해주니 말이다.과거에 성악을 했던 친구는 나나나 송을 들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저 사람은 좋겠다. 가사 외울 필요 없어서..." 가사 외울 필요가..
똥은 철학적이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 지금 하는 일은 전혀 그렇질 못하다.남양주 가는 길에 양병원이라고 있다. 예전에 의학잡지 편집장 할 때 이 병원 원장하고 잘 알고 있었는데, 이 양반, 이른바 똥박사다. 이름도 요상한 대장항문과. 우리들 사이에서는 대항이라고 줄여 말하는데, 사실 이런 과는 본래 없었다. 그저 일반외과에서 항문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이쪽 환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대항을 전문으로 하는 종합병원 규모의 병원까지 생겼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항병원이 1위, 인천의 성도병원이 2위, 양병원은 3위를 넘보고 있다.서설일 뿐이고...(하도 이쪽 관련 책을 보달 보니 서설도 '첫똥'으로 들린다.)여하튼 이 똥박사가 책을 좀 쓰자며 기획을 좀 해달란다. 변비 관련 책 하나, 치질 관련 책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