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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조선마술사', 비록 영화 또한 환술이라고 해도 , 영화라는 판타지가 줄 수 있는 것 라는 제목은 기묘하다. 조선이라는 실제 역사의 무게감에 ‘마술사’라는 어딘지 판타지적인 소재가 덧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미 조선시대로 돌아간 장르물이라는 형태로 을 필두로 해 나아가 이나 같은 영화들이 시도해온 역사 장르물(?)들이다. 어찌 보면 할리우드의 장르 영화들을 조선이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버무려 새로운 퓨전을 추구한 작품군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조선시대에 환술(마술)을 하는 환희(유승호)라는 인물이 있다는 설정도 그렇고, 그가 마술을 하는 곳이 ‘물랑루’라는 기루라는 점은 아예 대놓고 ‘물랑루즈’를 염두에 둔 것을 드러낸다. 물론 그의 마술쇼에 보조자로 아낙네가 올라와 사랑을 표현한다거나, 신체 .. 더보기
'스타워즈7', 호불호 극과 극으로 나뉘는 까닭 , 팬의 관점과 일반 관객의 관점은 다르다 미국에서는 의 놀라운 흥행기록이 연일 타전되어 들어오고 있다. 지난 월요일까지 은 무려 6억 1,080달러(약 7,186억원)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한 매체에서는 이 의 기록을 넘어설 거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흥행만 놓고 보면 은 그다지 폭발적인 반응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130만 관객 정도가 을 보았다. 200만 관객을 훌쩍 넘기고 순항하고 있는 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흥행 성적이야 나라마다 정서가 다르니 그렇다 치고, 영화적으로 은 어떨까. 은 호불호가 분명히 나뉠 수밖에 없는 영화다. 만일 1977년 개봉된 를 봤던 관객이고, 그래서 어느 정도의 팬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은 보는 내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더보기
'히밀라야'의 선전, 대중들은 왜 울고 싶었을까 가 주는 결코 작지 않은 위로와 위안 “기다려... 우리가 꼭 데리러 갈게...” 영화 의 포스터에는 꽁꽁 얼어붙은 황정민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사진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황정민은 그 포스터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것만 같은 얼굴이다. 그런데 그 얼굴은 슬픔이라기보다는 반가움이 서려있다. ‘우리가 꼭 데리러 간다’는 문구와 이 슬픔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황정민의 얼굴은 명쾌하게 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드러내준다. 거기에는 눈물이 있고 감동이 있다.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공감까지. 가 같은 대작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건 당연한 일이다. 는 본래부터 우리네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킬러 콘텐츠였던 적이 별로 없었다. 이렇게 된 건 여러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것이 일련의 .. 더보기
'대호', 왜 통쾌하지가 않고 처연할까 , 단순한 카타르시스가 아닌 성찰을 택한 까닭 영화 는 그 제목이나 포스터만으로도 압도적이다. 포스터 한 가득 얼굴을 채운 최민식에게서 느껴지는 카리스마는 영화 속 대호와 그 이미지가 절묘하게 겹쳐진다. 게다가 ‘일제강점기의 마지막 호랑이’라는 문구는 그 압도감에 비장미까지 흐르게 만든다. 라는 영화에서 어떤 강력한 액션과 스펙터클 그리고 포스와 맹수 사이에 오가는 긴장감을 기대하는 건 그래서 당연한 일일 게다. 하지만 생각만큼 는 관객들에게 쉽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일본군들이 마치 전쟁을 치르듯 대호 한 마리를 잡겠다고 산으로 진군하고 그들을 성난 호랑이가 궤멸시키는 장면은 잠깐의 카타르시스가 제공하지만 이야기의 서사는 그 시각적인 쾌감이나 액션의 장쾌함에 맞춰져 있지 않다. 대신 이야기는 .. 더보기
'히말라야' 엄홍길 대장이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 , 인간은 어째서 인간인가 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없는 영화다. 물론 중간에 극적인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극화된 부분이 있지만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엄홍길 대장의 휴먼원정대를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한계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영화가 그려내는 극적인 이야기의 감동을 지워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 영화는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 실제라는 것에 더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면이 있다. “산에 왜 오르는가”라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니까”라고 답한 에베레스트 첫 등반자인 영국의 조지 리 맬러리의 유명한 말은 이 영화 속 인물들에게도 농담처럼 회자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산에 왜 오르는가”에 대한 질문보다는 “왜 함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