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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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시대, ‘뿌리’가 던지는 화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2. 16. 09:17
‘뿌리’, 세종은 현재와 어떻게 소통했나 ‘뿌리 깊은 나무’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한글’과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다. 교과서 속에서 시험문제에나 나올 박제화된 세종의 한글창제에 관한 일화들이 21세기인 현재의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실제 역사 그 자체가 아니라, 세종과 한글창제가 갖는 의미를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했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그 몇 백년의 간극을 이어주는 한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통’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첫 도입에서 글자를 몰라 죽게 되는 한 선량한 백성의 이야기에서 화두를 던지고, 그 일을 계기로 달라지는 세 인물을 끄집어낸다. 강채윤(장혁)과 소이(신세경)와 세종(한석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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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우리는 왜 하균신에 열광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2. 14. 11:41
'브레인', 이강훈이라는 우리 모두의 트라우마 신하균은 '브레인'에 등장하며 '하균신'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가 가진 발군의 연기력이 한 몫을 한 것이지만, 더 큰 것은 그가 연기하는 이강훈이라는 캐릭터의 힘이다. 별로 착해보이지도 않고 성격이 좋아보이지도 않는 이 인물.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간다. 그의 끝없는 추락이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고 마음 한 구석을 허물어뜨린다. 도대체 무엇일까. 이 캐릭터의 무엇이 이토록 대중들을 들끓게 만들까. 사실 이강훈에서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하얀거탑'의 장준혁(김명민)이다. 불나방처럼 기꺼이 욕망의 불꽃에 몸을 던지는 인물. 그래서 성공을 위한 동아줄이라면 서슴없이 잡고 '충성'을 맹세하는 그런 지극히 속물적인 인간. 하지만 자꾸만 들여다보면 어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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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작가, 드라마와 전쟁을 벌였던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2. 13. 11:39
'천일', 드라마의 상투성과 실제 현실의 충돌 '천일의 약속(이하 천일)'에서 작중인물들은 대사를 통해 '드라마'를 자주 거론한다. "그런 드라마 주인공 되기는 싫거든." 서연(수애)이 지형(김래원)이 곧 결혼한다는 사실을 듣고 이별을 통보하며 했던 말끝에 '드라마'가 거론된다. 지형의 엄마 강수정(김해숙)도 종종 '드라마'를 언급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시어머니 역할 하기 싫다고 아들 지형에게 말한다. 서연이 다니는 출판사 직원들도 드라마 얘길 하며 그 인물의 현실성에 대해 논하곤 한다. 사실 이 드라마는 대사 속에 '드라마'의 비현실성을 꼬집는 얘기가 너무 많이 들어있다. 아이러니가 아닌가. 드라마가 드라마의 비현실성을 꼬집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드라마의 상투성을 꼬집는 것은 '천일'의 대사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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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과 'SNL', 정치풍자라는 블루오션옛글들/명랑TV 2011. 12. 12. 08:38
정치풍자, 어떻게 예능의 핵이 됐나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올 들어 확실히 그 개그의 색깔이 달라졌다. 물론 과거에도 현실을 반영하는 개그가 '개콘'의 주종을 이뤘지만 요즘처럼 강도 높고 좀 더 직설적인 정치풍자는 아니었다. 이제 '사마귀유치원'처럼 국회의원을 직접 거론하면서 그들의 행태를 꼬집는 풍자나, '비상대책위원회'처럼 비상상황을 설정하고는 그 위기대처에 대한 관료주의의 무능력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개그가 자연스러워졌다. 과거 '개콘'은 그래도 몸 개그가 많았고, 개그의 소구층도 초등학생 등 낮은 연령대를 포괄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콘'의 주류 개그가 된 일련의 풍자개그 혹은 공감개그는 낮은 연령대가 소비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게 사실이다. 즉 현실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야 웃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