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김정난이 실감나게 보여준 사교육 지옥의 비극

이게 과연 2회가 맞나 싶다. 거의 엔딩에 가까운 몰입감이다. 새로 시작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첫 회에 아들이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며 행복에 겨워했던 이명주(김정난)는 2회 만에 결국 자살을 하는 충격적인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이유는 “당신 아들로 사는 게 지옥”이라며 집을 나가버린 그의 아들 박영재(송건희) 때문이었다. 모든 걸 다 가진 듯 보였던 박영재였지만 그는 사실 지옥에서 살고 있었다. 입시지옥. 사교육 지옥.

서울대 의대 합격 소식에 SKY 캐슬에 사는 자식 둔 부모들은 모두가 그 영재의 포트폴리오를 궁금해 했다. 그것만 따르면 서울대를 가는 건 떼놓은 당상처럼 여기는 그들은, 축하파티를 빙자해 그 포트폴리오를 알아내기 위해 이명주에게 잘 보이려 했다. 하지만 그걸 알려주지 않고 대신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 이명주는 김주영(김서형)이라는 입시 코디네이터를 소개해줬고, 치열한 경쟁 속에 한서진(염정아)은 그 코디네이터의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해 보이는 저들의 삶은 첫 회 마지막에 이명주의 자살로 그 실체가 드러났다. 2회가 보여준 자살의 이유는 그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입시지옥의 실상이었다. ‘그 놈의 백점. 내가 죽어버려야 속이 시원할까. 커터칼로 그어버리고 싶다. 이 집에서 반드시 나갈 거다. 그래야 복수할 수 있으니까. 나를 사랑한다고? 솔직히 자랑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해라. 저런 것들이 내 부모라는 게 끔찍하다.’ 영재가 배낭여행을 간다며 남겨놓은 태블릿PC 안에는 부모마저 ‘저런 것들’이라 부를 정도로 지옥의 삶을 견뎌온 영재의 속내가 담겨있었다.

갑작스런 이명주의 자살의 이유가 궁금해진 한서진은 영재의 코디네이터였고 자신의 딸 강예서(김혜윤)의 코디네이터가 된 김주영이 의심스러웠다. 김주영의 치밀한 면모는 강예서의 방의 책상 위치, 조명, 습도까지 공부에 최적화된 걸 알려주는 대목에서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걸 한서진은 알게 되고 결국 그를 찾아가 뺨을 올려 부쳤다. 도대체 아이를 서울대 의대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어떤 짓까지 김주영이 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SKY 캐슬>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SKY로 불리는 명문대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저들만의 세계’에서 갖가지 일들을 벌이는 이른바 부유층의 이면을 소재로 삼고 있다. 그래서 첫 회가 보여준 캐슬로 상정되는 ‘저들만의 세계’는 보기에 불편할 정도였다. 명문대를 가기 위해서는 실력만이 아니라 그만한 재력과 정보력이 따라줘야 가능하다는 걸 부지불식간에 드라마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불편함과 동시에 시청자들로서는 ‘저들만의 세계’가 궁금해진다. 아마도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저들이 자식들을 명문대에 들여보내기 위해 무슨 일들까지 하는지 궁금한 건 당연한 일일 게다. 불쾌하면서도 들여다보게 되는 ‘SKY 캐슬’이라는 세계. 하지만 그 불쾌함이 의외의 방향으로 틀어지며 판타지가 산산조각 나는 상황은 동시에 시원함도 안긴다. 하지 말아야 할 짓까지 벌이는 과도한 집착의 파국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SKY 캐슬>은 시작 전부터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들이 있었다. 2007년 방영됐던 SBS <강남엄마 따라잡기>나 최근 방영됐던 SBS <시크릿 마더> 같은 사교육 열풍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들이나, JTBC <품위 있는 그녀>처럼 부유층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드라마가 그것이다. 하지만 막상 시작한 <SKY 캐슬>은 우리가 어느 정도 떠올렸던 드라마의 전개와는 확연히 다른 빠른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입시 지옥이라는 우리네 교육 현실이 가진 비극은 일찌감치 이명주의 파국으로 드러났고, 이후 그 지옥이 가진 실체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명주를 연기한 김정난은 그런 점에서 보면 이 드라마가 가진 이야기의 색채를 단 2회 만에 집중시키게 만든 탁월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화려한 욕망과 절망적인 파국. 김정난이 놀라운 연기력으로 보여준 그 두 세계가 이 드라마가 가진 불편해도 보게 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사진:JTBC)

‘나 혼자 산다’, 밝은 화사 뒤에는 진짜 어른 아빠가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나 함께 산다’를 본 듯한 느낌이다. MBC <나 혼자 산다>가 보여준 전북 남원의 안씨 집성촌을 찾아간 화사(본명 안혜진)와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 아빠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풍경을 보여줘서다. 

특히 화사와 아빠는 남다른 부녀지간의 정이 느껴졌다. 살갑게 손을 잡는 건 물론이고, 차안에서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떡을 가져왔으니 꿀 찍어먹으라는 아빠에게 “이벤트남이구나?”라고 말할 정도로 친근했다. 아빠 역시 “너 온다고 하니까 아빠가 설렜다”고 말해 남다른 딸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찾아간 집성촌의 입구에서부터 화사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과, 그렇게 찾아간 할머니집에서 반갑게 그를 챙겨주는 할머니와 고모, 당숙 어르신들에게서도 똑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특히 할머니에게 살가운 화사는 몸이 힘들다고 하자 애교에 뽀뽀로 할머니를 기운 나게 만들었다.

떡 벌어지게 차려진 한 상은 마치 잔칫집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할머니, 아빠 그리고 친척들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밥상의 반찬들은 아버지가 직접 텃밭에서 키운 식재료들을 일 나가는 엄마가 새벽부터 일어나 다 준비해놓은 것들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화사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며 뭉클해졌다. 딸이 좋아한다며 직접 불을 화로에 피워 구워낸 장어구이에 담긴 아빠의 마음 또한 따뜻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함께 경운기를 타고 밭으로 가는 길과, 그 곳에서 함께 일을 마무리하고 들어오는 길. 아빠와 딸에게서는 각별한 정이 묻어났다.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스르륵 잠이 들었다가,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굳이 다시 장어를 구워다 내주는 아빠. 이런 집에서의 하루는 도시에서의 그 힘든 나날들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연습생 시절에 옥탑방에서 고생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눈물을 비추는 아빠의 모습에서 어떻게든 딸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느껴졌다. “여력이 없어 전세를 못 얻어줬다”는 것. 하지만 스물 네 살의 어린 나이에 성공해 자신들의 빚을 전부 갚아줬다고 말하는 아빠에게서는 딸에 대한 대견함이 묻어났다. 

늘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화사지만,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데는 아빠처럼 자상하고 인자한 따뜻한 가족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초저녁에 잠 들어서 새벽에 딸 전화를 기다리게 된다”는 아빠. 특히 아빠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가 화사에게 하는 말은 긴 여운으로 남았다. “너는 운이 좋았잖아. 일찍 성공하고. 좋은 선배가 돼서 너처럼 힘들었던 후배들을 보면 잘 해줘라.” 화사에게 그 누구보다 든든하고 따뜻한 아빠지만, 동시에 다른 힘든 이들도 챙기려는 아빠. 진짜 어른의 마음이 느껴졌다.(사진:MBC)

'알쓸3' 과학자 선입견 깬 김상욱, 로맨티스트가 따로 없다

“우주는 원래 심심해요. 어떤 뜻에서는 우주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거나 무엇이 거기 뜻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좀 인간의 편견이지. 그냥 계속 돌뿐이고 끊임없이 부딪치고 떨어지고 이런 것에 불과하니까 반복되는 심심함 밖에 없어요.” 유희열이 혼자 바다에서 너무 심심했다는 이야기에 김상욱 교수가 ‘심오한 이야기’라며 그렇게 말하자, 유시민은 농담을 섞어 “김상욱 샘이 결혼을 어떻게 하셨을까” 신기하다고 말한다. 그러자 김상욱은 그것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며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우주에 있는 하나의 작은 물질의 집합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말씀하신대로 작은 호모 사피엔스 하나. 저도 제가 가진 어떤 감정, 본능에서 벗어날 수 없죠. 당연히 제 아내가 될 사람을 만났을 때 아무 의미 없는 이 우주에서 거대한 의미가 생겼죠.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내가 너를 만나기 위해서 단세포생물로부터 지금까지 진화해 왔어. 너를 만나기 위해서 공룡이 다 멸종했어.”

<알쓸신잡3>가 부산의 어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진행된 지식수다의 향연 속에서 김상욱 교수가 한 말은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던 과학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주었다. 어딘가 예술이나 감성과는 거리가 있는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세계라고만 여기던 그 분야가 어쩌면 그래서 더 예술과 감성과 어울릴 수 있다는 걸 김상욱 교수는 연애를 통해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심하고 ‘무의미한’ 것이 우주가 본질이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에게 더더욱 필요한 것이 ‘의미’라는 역설.

흥미로운 건 김상욱 교수를 포함해 10명의 과학자가 모여 만들었다는 ‘엔트로피 사랑’이라는 노래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남녀의 만남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 곡에서 천체물리학자는 ‘아주 오랜 옛날 빅뱅 초신성 폭발’로 빛났던 너로 표현했고, 천문학자는 ‘138억 년 지나’ 지구라는 작은 곳에서 우리가 이제 만났다고 표현했다. ‘이 넓은 우주 속에 우리 함께 있어 (가속팽창 하더라도) 서로 멀어지지 않아’ 같은 가사는 이들 과학자들이 그 과학적 세계 속에서도 말랑말랑한 감성을 갖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김상욱 교수는 이 곡에서 “세상 모든 것이 그저 정보라 해도 이 세상 모든 것이 있고 동시에 없고”라고 노래한다. 각자 자신들이 연구하는 과학영역을 통해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을 다녀온 김상욱 교수는 “세상을 보는 전혀 다른 관점을 미술이 저한테는 준다”고 말했다.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과학과 미술이 그렇게 만나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건 부산현대미술관 외벽을 가득 덮은 식물은 패트릭 블랑의 ‘수직정원’이라는 작품이었다. 실제로 건물 외벽에 계속 식물이 자랄 수 있게 장치되어 있는 그 작품을 설명하며 김상욱 교수는 현대미술은 “아이디어만큼이나 이를 구현할 과학적 기술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 곳에서 김상욱 교수는 두 개의 작품을 인상적으로 봤다며 소개해줬다. 하나는 신문지를 쌓아 거대한 벽을 만들고 그 저편으로 신문 찢는 소리가 들려오게 한, 장 페이리의 ‘임시 개방된 명승지’라는 작품이었다. 김상욱 교수는 “예술에 정답은 없지만” 그 작품이 하려는 이야기가 “언론이 장벽을 만든다”는 것이라 느꼈다고 한다. 작가는 실제로 이 작품을 통해 “소통에 대한 욕구”를 담으려 했다고 한다.

김상욱 교수가 인상적으로 본 또 하나의 작품은 스마다 드레이푸스의 ‘어머니의 날’이라는 작품이었다. 작품을 보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니 완전히 깜깜해진 공간에 들어가게 됐는데, 두려움 속에서 나가야된다 생각할 때 확성기로 울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나와서 그 작품설명을 보니 그 소리를 낸 정체가 어머니와 아들이었다고 했다. 시리아와 이스라엘 분쟁지역인 골란고원에서 어머니의 날이 되면 이른바 ‘외침의 언덕’이 만들어지는데, 서로 다른 영토로 분리되어 만나지 못하는 어머니와 자식이 그곳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는 것. 바로 그 소리라고 했다. 

“저는 타라 엘 무스타파예요. 어머니 축복합니다.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보고 싶어요. 어머니가 너무나도 그리워요.” “타라야, 좋은 아침이구나. 거기 모두들, 좋은 아침이에요!” “어머니, 어머니 목소리가 들려요.” “오래 오래 살아 나를 묻어야지. 야 움미 매해 좋은 일만 있기를.. 내 생명. 우리 건강하게 볼 수 있기를.” 어머니와 자식이 나누는 그 대화였다는 걸 알고 나서 김상욱 교수는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게 너무 좋아요. 이런 감정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게. 과학이 할 수 없는, 어떤 예술의 창조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분단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김상욱 교수는 예술의 새삼스런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무의미해 보이는 세계, 심지어 누군가 선을 그어 냉혹하게 갈라놓아 버린 곳에서조차 서로에게 외침으로 들려주는 존재의 의미들. 어쩌면 심심한 세계이기에 더더욱 소중해지는 사람들... 김상욱 교수의 과학이 따뜻한 온기로 느껴지는 이유였다.(사진:tvN)

‘골목식당’이 찾아가야할 바로 그 집, 포방터 시장 돈가스집

“망하면 내가 손해배상 한다고. 진짜로. 자신감을 가져요. 자신감을.” 백종원의 이 한 마디에 얼마나 마음이 든든해졌을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홍은동 포방터 시장 돈가스집에서 백종원은 메뉴를 줄이는 것에 대해 불안을 호소하는 돈가스집 남편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무려 21개의 메뉴를 갖고 있는 돈가스집은 그렇게 메뉴가 많아 가게 일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직접 요리를 하는 남편이야 고생을 자처한다고 해도, 홀 서빙을 맡고 있는 아내는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지난 주 조보아가 홀 서빙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며 직접 돈가스집에 가서 체험을 해본 결과, 그 일의 과중함을 오히려 깨닫지 않았던가. 

남편이 ‘돈가스의 끝판왕’인 줄로만 알았더니 그 집은 아내 역시 알고 보니 ‘홀 서빙의 끝판왕’이었다. 요리마다 다 다른 소스들을 찾아온 손님에 딱 맞게 준비해 내놓고. 심지어 손님들이 어디서 오신 분인지 무얼 좋아하는 지까지 척척 알아 맞췄다. 백종원은 자신도 저런 홀 서빙은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메뉴가 21개까지 된 데는 돈가스집 남편의 트라우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가게를 쫄딱 망했던 경험은 메뉴가 빠지면 손님도 빠질 것 같은 불안감을 만들었고, 그래서 한두 손님을 챙기기 위해 여러 메뉴를 유지하다보니 가장 잘 나가는 치즈카츠는 하루 8인분밖에 준비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생겼다. 메뉴를 줄이는 건 장사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선택이었지만, 남편은 그러기 위해서는 그 망한 경험이 남긴 트라우마를 이겨내야 했다. 

백종원의 설득법은 실로 신묘했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이 묻어난 설득법이었다. 당사자의 힘겨움을 이야기해봐야 그건 본인이 감수할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는 백종원은 아내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남편이 다른 건 몰라도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종원은 남편의 메뉴 고집이 아내를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는가를 통해 설득을 이어갔다. 그러더니 결정적인 순간에 백종원은 “날 믿으라”며 “망하면 손해배상”까지 하겠다는 파격제안을 했다.

그 말에 결국 남편도 고집을 꺾었다. 백종원이 간 후, 아내는 그 설득력에 놀라워했다. “대표님 갑이시다 설득력이... 1년을 넘게 설득해도 안 되던 걸 한 시간도 안돼서..”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모르게 예예가 나오고.” 그리고 아내는 차분히 지금 자신들에게 온 큰 행운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골똘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말해주길 바라는 순간이 있잖아. 그래서 누구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조언을 듣기도 하는데. 사실 우리한테는 그런 사람이 없었어. 아주 중요한 순간에 이 프로그램이 온 거야 우리한테.”

이 말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가진 가장 중요한 취지를 담고 있었다. 백종원도 이전에 했던 이야기지만, 요식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걸 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거치기 마련이다. 백종원은 이 프로그램이 그렇게 조금만 도와주면 더 잘될 수 있는 가게들을 위한 것이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취지에 비춰보면 홍은동 포방터 시장의 돈가스집은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집이 아닐까 싶다. 무려 17년 간이나 망하기도 하고 남의 집에서 힘겹게 일을 하기도 하면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지금껏 버텨온 이 집은 이제 잘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게다. 백종원을 비롯해 많은 시청자들이 이 가게의 성공을 지지하는 건 그들이 그간 해온 남모를 노력들이 진심으로 다가와서다. 

망하면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백종원의 ‘파격제안’은 그래서 다른 말로 하면 이 집은 제대로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지어 TV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조차 이 집이 잘 되기를 바라는 상황 아닌가. 절대로 망할 수가 없다. 망해서도 안 되고.(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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