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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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과 이병훈, 거장들은 왜 박수 받지 못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1. 8. 09:57
자기복제의 덫, 달라진 시대와 소통하지 못했다 51부작 MBC 가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 22.6%. 지상파 드라마의 평균적인 시청률과 비교하면 나름 선전했다 평가할 수 있지만, 동시간대의 MBC 주말드라마가 이미 20%를 상회하는 시청률을 갖고 있었고 같은 드라마는 34.9%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보면 좋은 성적이라 말하기 어렵다. 현대극과 사극은 극성이 다를 수밖에 없고, 게다가 는 우리가 이른바 거장이라고 부르는 이병훈 감독의 사극이 아닌가. 물론 누구나 알다시피 시청률은 평가기준이 되기 어렵다. 이 제 아무리 30%를 넘는 시청률을 가져갔다고 해도 이 시간대의 MBC 주말드라마가 ‘막장드라마’ 오명을 갖고 있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애초에 는 그래서 이런 이미지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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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현', 어째서 모두가 눈물을 참지 못 했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1. 8. 09:55
이 시대와 노무현 사이의 거리, 의 슬픔과 위로 2000년 겨울 부산의 어느 거리. 차가운 날씨에도 거리 유세에 나선 노무현은 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려가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밀었다. 그 짧은 장면 하나만으로도 노무현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주머니에 넣었던 두 손이지만 다가오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할 때는 두 손을 꼭 빼서 정중한 마음을 담았다. 당시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부산. 시민들이 노무현을 반가워할 리 만무했다. 지역감정이 여전히 부추겨지는 선거 속에서 그는 마치 적진에 고립된 적장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손을 내밀었다. 그들이 적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섬겨야할 ‘왕’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다큐멘터리 영화 는 왜 하필 부산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노무현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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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 이런 날선 풍자를 어떻게 참았을까옛글들/명랑TV 2016. 11. 7. 09:50
풍자가 돌아오니 의 진면목이 보인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자세.” tvN 에 나온 솔비는 오프닝에서 행위예술의 한 포즈를 취해보이며 그렇게 말했다.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 등장했던 황당한 문구, ‘우주의 기운’을 대놓고 풍자한 것.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는 방송 내내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농단 사태를 빚고 있는 현 시국을 코너마다 신랄하게 풍자해냈다. 로마 공주라 불리는 이 날의 호스트 솔비에 맞춘 코너로 보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갑자기 유세윤이 켄타우로스 분장을 한 채 등장해 “프라다”를 외쳤다. 그러면서 “너희들도 빨리 우리 엄마 신발 찾아봐”라고 말해 이번 사태에서 화제가 됐던 최순실의 ‘프라다 신발’을 풍자했다. 제우스 분장을 한 신동엽이 그의 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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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투라지', 자극적이나 왜 봐야하는지는 모르겠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1. 6. 09:26
,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tvN 가 드디어 첫 회를 방영했다. 사실 방영 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반반으로 나뉘었다. 즉 미드 원작인 의 리메이크가 그 원작이 가진 높은 수위를 어떻게 우리 정서에 맞출 것인가 하는 점이 우려를 만들었지만, 그래도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점은 시선을 잡아끌 기대요소로 지목되었다. 그렇다면 첫 회는 어땠을까. 호불호가 갈리던 지점에서 ‘호’보다는 ‘불호’가 더 많다. 어째서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됐을까. 원작보다 자극을 낮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극적이다. 스타인 차영빈(서강준)을 중심으로 그의 사촌형인 차준(이광수)과 친구면서 매니저인 이호진(박정민) 그리고 거의 백수에 가깝게 영빈과 함께 다니며 노는 데만 혈안인 거북(이동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