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여주인공을 보는 관점, 무엇이 달라졌나

<대장금> 시절 이영애는 단연 당대 최고의 여배우의 위치를 구가했다. 동남아는 물론이고 중동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펼친 <대장금>으로 인해 확고한 스타덤을 구축한 이영애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연기력으로도 우뚝 섰으며 ‘산소 같은 여자’라는 문구로 기억될 정도로 광고 모델로서도 최고의 위치를 구가했다. 

'자체발광 오피스(사진출처:MBC)'

하지만 SBS <사임당, 빛의 일기>로 돌아온 이영애는 여러모로 옛 영광의 흔적들을 발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드라마가 가진 완성도 미숙과 사임당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현재적 관점에서 그만큼 매력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 등은 이를 연기하는 이영애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영애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만한 과거의 명성에 비추어 두각을 나타낼 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역시 오랜 만에 드라마 KBS <완벽한 아내>로 복귀한 고소영에게서도 똑같이 느껴진다. <완벽한 아내>는 꽤 완성도가 높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심재복을 연기하는 고소영보다 오히려 그 대립구도를 이루는 이은희 역할의 조여정이 더 눈에 띈다. 그건 아무래도 이 작품의 힘이 이은희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에게서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심재복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문제가 크지만 역시 연기의 문제도 피해가기는 어렵다. 

이영애는 1990년부터 활동해 현재 27년째 연기자 생활을 하고 있고, 고소영 역시 1992년부터 시작했으니 25년차 연기자다. 사실 이 정도의 연배라면 주연급보다는 주연의 존재감을 살려주는 주변인물을 연기하는 게 어울릴 법 하지만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한 여전한 외모는 이들이 지금도 주연을 맡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주연 여배우에게 외모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시대에서 우리는 이제 꽤 멀리 와 있다. 출중한 외모보다 중요한 것이 드라마 배역에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연기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 되었다. 

이영애와 고소영 시절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이 하나 같이 현실감 없는 외모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지금의 여주인공들은 훨씬 더 공감 갈 만한 외모의 소유자들로 바뀌었다. 평범해 보이지만 친근한 이미지가 훨씬 대중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 나란히 수목드라마에 들어와 있는 MBC <자체발광 오피스>의 고아성과 KBS <추리의 여왕>의 최강희 같은 여배우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굉장한 외모로 주목을 끌기 보다는 친근한 외모가 오히려 만들어내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체발광 오피스>의 고아성을 보면 실로 이 작고 어린 여배우가 가진 잠재력에 놀라게 된다. 그녀는 이 드라마가 가진 코미디적 설정을 통한 웃음은 물론이고, 그 이면에 깔린 청춘들의 아픈 정서를 동시에 풀어내고 있다. 게다가 직장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오피스물의 엉뚱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면서도 동시에 판타지를 자극하는 멜로에도 능수능란하다. 고아성이라는 배우가 향후 얼마나 대성할지 기대할 수밖에 없는 자질이 아닐 수 없다. 

<추리의 여왕>의 최강희는 이미 독특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한 여배우로 자리하고 있다. 그녀는 발랄함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현실적 정서까지 끌어내는 배우다. 어찌 보면 평범한 얼굴이지만 그녀가 가진 독특한 매력은 멜로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외모 그 자체가 아니라 그녀 자신이 가진 개성을 연기의 영역으로 잘 살려낸 배우가 바로 최강희다. 

확실히 드라마의 여주인공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여전히 이영애와 고소영에 대한 향수를 가진 시청자들이 있지만, 그보다는 고아성이나 최강희 같은 지금의 세대에 소구하는 여주인공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또한 연기자를 훨씬 더 직능적으로 바라보게 된 지금의 시청자들의 시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추리의 여왕’, 자극적 범죄물과는 또 다른 묘미

살벌한 범죄물만 있나? 발랄한 수사물도 있다. KBS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이 보여주는 세계는 저 OCN이 고집해온 공포에 가까운 범죄 스릴러와는 다르다. OCN의 세계가 피가 튀고 살점이 날아가는 미드식의 접근방식이라면, <추리의 여왕>은 일상 속으로 들어와 범죄를 추리하는 일드식의 접근방식에 가깝다. 

'추리의 여왕(사진출처:KBS)'

물론 그렇다고 <추리의 여왕>이 일드 수사물의 재연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추리의 여왕>은 여기에 우리 식의 정서를 깔아 놓았다. 남다른 추리의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찌감치 결혼해 남편을 검사로 만들어낸 내조의 여왕(?)이지만 자신은 그저 고졸에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평범한 주부 설옥(최강희). 그래서 경찰이 되고픈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시험 준비를 하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간간히 파출소장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아쉬운 삶을 버텨내는 인물이다.

CCTV에 찍힌 영상만으로 편의점에서 사라지는 물건이 사실은 그 가겟집 아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건넨 것이란 사실을 찾아내고, 시장 한 귀퉁이에 있는 보관함이 털린 그 모양새만 보고도 그것이 단순한 사건이 아닌 마약사건이라는 걸 찾아내는 그녀는 이미 준비된 경찰이다. 하지만 실상은 평범한 주부일 수밖에 없는 그녀는 이 동네 파출소장으로 갓 부임한 신출내기 홍준오(이원근)를 돕는 것으로 그 꿈에 대한 갈망을 풀며 살아간다. 

<추리의 여왕>은 그래서 설옥의 추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묘미를 주면서도 그녀의 진가가 조금씩 인정받는 그 성장담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사건 해결이 주는 지적인 재미와 함께 어딘지 소외된 인물에 대한 심정적 지지가 더해지는 <추리의 여왕>은 그래서 일드의 접근방식과는 다른 우리 식의 정서가 깔린 발랄한 수사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또 한 축을 만드는 인물은 바로 설옥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될 열혈형사 완승(권상우)이다. 설옥이 평범한 주부로서 사건 수사에 머리만을 쓰는 인물이라면, 완승은 정반대다. 그는 첫 등장부터 그 캐릭터를 보여준 대로 일단 몸이 앞서고, 늘 현장에서 범인과 부딪치는 인물이다. 설옥과 정반대의 캐릭터로서 완승은 그래서 이 수사의 콤비를 완성시킨다. 

게다가 빠질 수 없는 건 역시 멜로의 가능성이다. 설옥은 이미 검사 남편을 둔 주부지만 그 남편은 자신을 그렇게 뒷바라지한 아내에게는 그다지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다. 그가 첫 회에 아예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그와 설옥의 관계를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인물 설명을 보면 설옥은 말 그대로 순수하게 범인 잡는 일에 더 관심을 보이지만, 검사 남편은 현실적인 성공을 더 꿈꾸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니 설옥이 추리를 하는데 있어서 더 동료의식을 가지는 인물은 남편이 아니라 완승일 수밖에 없다. 또한 그녀의 진가를 알아봐줄 이 역시. 조심스럽지만 어떤 설렘을 갖게 만드는 설옥과 완승의 멜로 구도가 아닐 수 없다. 

사실 <김과장>이 예상 외로 큰 성공을 거두고 난 후 그 후속작인 <추리의 여왕>이 가진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과장>이 그랬던 것처럼, <추리의 여왕> 역시 어깨에 힘을 쭉 빼는 것으로서 의외의 선전을 예고하고 있다. 모든 범죄물이나 수사물이 OCN식으로 살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추리의 여왕>은 그 장르를 좀 더 일상으로 가져와 발랄하면서도 쫄깃한 수사물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양면을 소화해낼 연기자로서 최강희만한 인물도 없을 게다. 이것이 발랄한 수사물 <추리의 여왕> 최강희에게서 느껴지는 기대감이다.

‘귓속말’ 권력게임, 이것이 바로 박경수표 드라마의 맛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이 드디어 본 매력을 드러냈다. 사실 3회까지 <귓속말>의 전개는 빠르긴 했지만 너무 많은 인물들과 상황들이 동시에 보여지면서 혼돈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던 건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이렇게 된 건 드라마를 사실상 이끌어가는 이동준(이상윤)이 너무 상황에 질질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귓속말(사진출처:SBS)'

하지만 4회는 <귓속말>에 드리워졌던 이런 불안감과 답답함을 단번에 지워내기에 충분한 긴박한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렇게 된 건 역시 이동준이 반격을 시작하게 되면서 생겨난 확실한 대결구도 때문이다. 3회 마지막에 강정일(권율)이 친 덫에 걸려 마약 상습복용자로 입건될 위기에 처했던 이동준은 신영주(이보영)의 도움으로 위기상황을 모면한 후 강정일과 그와 내연관계인 그의 아내 최수연(박세영)에게 통쾌한 일격을 가했다. 

<귓속말>의 이야기가 쫄깃하게 된 건 이처럼 이동준을 둘러싸고 신영주, 강정일, 최수연 그리고 장인인 태백의 대표인 최일환(김갑수)과 권력 게임 속에서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치고 박는 반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역시 박경수 작가는 <펀치>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권력 시스템 안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치고 박는 전개를 그려나갈 때 그 헤어 나올 수 없는 맛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러한 쫄깃함은 사실 태백의 대표인 최일환과, 부모 대부터 주인과 하인으로 이어졌던 악연을 가진 강유택(김홍파) 사이의 로펌 태백을 둘러싼 경영권 싸움에서 비롯된다. 강유택은 자신의 아들 강정일이 태백을 먹어치우기를 원하지만 최일환 역시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다. 자신의 딸 최수연이 능력이 부족해 태백을 이어받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최일환은 촉망받던 판사 이동준을 사위로 들여 그걸 막아내려 한다. 

최일환과 강유택 그리고 이동준과 강정일의 선명한 대결구도가 드러나면서 <귓속말>의 권력 게임은 훨씬 더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권력을 쥐지 않으면 권력에 의해 생존이 불가능해지는 살벌한 게임은 시청자들에게는 한 번씩 치고 맞을 때마다 쫄깃한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일종의 싸움 구경이지만 그것이 단순한 싸움이 아니고 권력과 관계되어 있으며 그 권력의 연원이 과거 주인과 종 사이의 계급관계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워진다.

그러고 보면 지난 3회는 이러한 본격적인 전개를 위한 밑그림이었다는 게 명확해진다. 이동준의 싸움은 그들 사이에서는 권력 투쟁이지만 신영주의 입장에서 보면 덮여진 진실을 파헤치고 정의를 되돌리는 일이 된다. 그래서 신영주가 이동준에게 말하듯 이 싸움의 끝에 진실이 밝혀지면 자신과 가족들은 다시 그 소소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이동준은 태백의 주인이 될 것이라며 갈수록 혼탁해질 세상에 혀를 차는 대목은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메시지와 재미 부분을 명확히 보여준다. 

즉 드라마적 재미는 권력 투쟁의 밀고 당기는 게임에서 나올 것이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의미는 신영주가 말하는 ‘쓸쓸하지만 그래도 추구되어야 할 진실과 정의’의 문제에서 찾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박경수표 드라마가 늘 쫄깃한 재미와 함께 동시에 우리 사회의 권력구조를 파헤쳐 들어가는 그 지적인 의미들을 보여줬던 그 연장선 안에 이 작품 역시 서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서 전제 되어야 할 절대적인 캐릭터가 바로 이동준이다. 이동준은 권력 게임의 냉철한 대응을 통해 재미를 주면서도 동시에 신영주와의 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정의나 진실에 대한 고민들을 찾는 의미를 담아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가 욕망의 화신인 아버지 이호범(김창완)과 모든 욕망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어머니 정미경(김서라) 사이에 서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드디어 그 이동준이 깨어났고 따라서 <귓속말>은 이제 본격적인 드라마의 맛을 내기 시작했다.

고소영과 조여정, 과연 세상에 '완벽한 아내'가 있을까

이 드라마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KBS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는 미스터리하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워킹맘 심재복(고소영)이 남편 구정희(윤상현)가 저지른 불륜 때문에 힘겨워하는 초반부에서는 그저 그런 불륜소재의 치정극 같은 느낌이더니, 그녀에게 살갑게 다가와 서서히 그 가족 전체를 집어삼키려는 이은희(조여정)의 비뚤어진 욕망이 드러나면서는 거의 스릴러에 가까운 긴장감을 만들었다. 

'완벽한 아내(사진출처:KBS)'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완벽한 아내>는 이은희라는 정신적 문제를 가진 인물이 엄청난 재력으로 심재복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하는 이야기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심재복이 께름칙하게 여기면서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이은희의 저택은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거대한 욕망이라는 괴물의 아가리였다고 여겨진다. 

이은희가 그렇게 비뚤어지게 된 이유가 그녀의 어머니 최덕분(남기애)에게서 어린 시절 당해온 학대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녀의 집착이 어디서 비롯되고 있는가가 비로소 납득이 되고 있다. 자존감이 사라져버린 그녀는 결국 심재복 대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가고픈 욕망을 갖게 된 것. 

그렇게 보면 대저택에서 풍요를 누리며 살고, 대기업의 이사인 이은희는 외적으로 볼 때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녀는 갖고 있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집착하는 구정희 같은 남편도, 귀여운 아이들도, 또 자신을 제대로 보살펴준 엄마도, 또 그녀를 진정으로 이해해줄 친구들도 그녀에게는 없다. 

그래서 이 대저택에서 뭐든 척척 원하면 살 수 있는 재력으로 아이들의 선심을 얻고 구정희를 그녀 옆에 잡아두려 하지만 그런 일들은 모두 허망할 뿐이다. 제 아무리 호사스런 요리를 내놓아도 결국 그녀는 혼자다. 심재복과 그 가족, 친구들이 함께 모여 소박한 음식을 먹을 때 그녀는 쓸쓸하게 홀로 식탁에 앉는다. 

<완벽한 아내>가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이것이 한 가족과 그 가족을 파괴하고 들어오는 정신질환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자본의 욕망으로 가득한 우리네 현대인들의 삶을 표상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길 때다. 즉 누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있어야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그 욕망에 뛰어들지만, 그렇다고 해도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이 드라마는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이은희가 섬뜩하게 다가오는 건 돈으로 사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그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싼 임대료로 심재복 가족을 끌어들이고 재력을 이용해 구정희를 본부장으로 앉힘으로써 그와 약혼까지 하려고 한다. 이은희라는 괴물은 그래서 그대로 자본의 속성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이은희가 사실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실체를 드러내는 반면, 정반대로 별로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심재복이 사실은 많은 걸 가지고 있다는 걸 드라마는 말해준다. 그녀 주변에는 그녀를 지지하는 가족도 친구도 회사 동료도 있다. 그건 결코 이은희가 돈으로는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완벽한 아내>는 그래서 이은희와 심재복의 대비와 대결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정신분열적 욕망이 만들어내는 파탄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려는 소시민들의 평범하지만 바람직한 삶을 얘기하고 있다. ‘완벽한 아내’는 그래서 ‘완벽한 삶’의 또 다른 표현처럼 다가온다. 세상에 ‘완벽한 아내’가 있을까. 있다면 그 기준은 도대체 뭘까. 무엇을 가져야 진정 ‘완벽한 아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들 속에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의 진짜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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