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입니다', 가족 해체 시대에 공감 가는 현실 가족

 

너무 가까워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tvN 새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는 가족이 바로 그렇다고 말한다. 평생 살림만 하며 살았던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나 그만 하고 싶다"며 남편에게 졸혼을 요구한다. 한 평생 성실하게 가족을 위해 일해 왔던 남편을 잘 알고 있는 엄마지만 너무 싫단다.

 

"집안에 앉아있으면 너무 싫어. 숨을 못 쉬겠어. 걸어 다니는 것도 싫고 몸에 좋은 약 꾸역꾸역 혼자 챙겨먹는 것도 싫고 저질스러운 말 하면서 통화하는 것도 싫고 훌렁훌렁 벗고 부항 뜨는 것도 싫고 부항 자국 보는 것도 싫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엄마의 이런 모습은 낯설다. 이토록 싫은데 어떻게 버티고 그 세월을 살았을까.

 

<가족입니다>는 너무 잘 알 것 같지만 사실은 잘 몰랐던 가족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 오해로 빚어졌던 관계의 문제들을 풀어가는 드라마다. 엄마 이진숙(원미경)과 아빠 김상식(정진영)이 황혼기에 맞이해 그간 누르고 눌러왔던 '싫은 감정'을 드디어 꺼내놓는 것으로 시작하는 건, 우리가 알고 있다 치부했던 가족이 실상은 잘 모르는 것 투성이라는 걸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 가족이야기에서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작은 딸 김은희(한예리)다. 출판사 팀장인 그는 저자인 명상원에서 명상 체험을 하면서 자신이 몰라서 저질렀던 후회스런 순간들과 마주한다. 일찍이 엄마는 아빠와의 이혼을 준비 중이었고, 9년 간이나 사귀었던 남자친구 종민(최웅)이 바람피운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와 함께 지냈던 오랜 친구 찬혁(김지석)에게 하지 말아야 할 절교 선언을 했다. 위로받기 위해 찾아간 언니조차 냉정하게 대하자 김은희는 다신 안 본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그 때 언니는 유산을 겪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명상을 하며 다시금 떠올린 그 날의 일들을 되새기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김은희의 모습은 이 드라마가 앞으로 하려는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의사 남편과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산 이후 사실은 남처럼 데면데면 살아가고 있는 큰 딸 김은주(추자현) 역시 그렇다. 그는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지만 의외로 카페에서 알바하는 청년과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이지만 타인 같고, 타인이지만 가족 같은 이 관계의 아이러니라니.

 

아내의 졸혼 요구로 크게 흔들리던 김상식이 야간산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은 그것이 이 타인 같은 가족에게 어떤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걸 암시한다. 졸혼을 선언한 부모, 유산을 겪은 이후로 타인처럼 살아가는 맏딸 부부, 바람피워 헤어진 옛 남친을 다시 만나 헷갈리기 시작하는 작은 딸... 마치 김은희가 명상을 통해 들여다봤던 것처럼, 그저 평범하게 보였던 이들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게서 어느 순간 그 진면목을 보게 되고 자신이 오해했던 걸 후회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가족입니다>는 우리 앞에 펼쳐 보여주려 한다.

 

사실 1인 가구가 점점 늘고 있는 시대에 가족드라마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장르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것은 어떤 면에서 편견이자 선입견일 수 있다. 혼자 살아가는 가구가 많아도 결국 가족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중요한 건 지금의 달라진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 공감할 수 있는 가족드라마의 새로운 양식을 제시하고 있는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가족입니다>는 진짜 우리 시대의 가족드라마를 기대하게 하는 면이 있다. 같이 살아도 잘 알지 못하는 가족과 타인이지만 더 가족처럼 소통하는 이들이 우리가 겪는 현실 가족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어서다. 물론 그 겉면을 넘어서 실체에 다가갈 때 우리는 깨닫게 될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아는 건 별로 없어도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었다는 것을.(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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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다', 평범한 멜로마저 특별하게 하는 서민적 시선

 

시작은 이혼이었지만 어느새 여기저기 핑크빛 멜로가 피어난다.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커플은 송다희(이초희)와 윤재석(이상이) 커플. "사돈-"하고 부르며 만나게 된 사이지만, 어느새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사랑'으로 넘어가고 있다.

 

사실 송다희와 윤재석의 멜로는 이렇다 할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는 건 아니었다. 송다희가 윤재석의 어머니 최윤정(김보연)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윤재석과 자주 마주치던 게 사건이라면 사건. 물론 송다희가 결혼식날 바람피우는 남편을 보고는 파경을 맞게 된 그 날 윤재석과 우연히 만났던 일은 있지만 그건 이들의 멜로에서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송다희는 다니던 여행사 인턴을 그만두고 편입을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인물. 그런데 이 인물은 그런 직업이나 스펙과 상관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건 남다른 배려심이나 착한 심성,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 같은 게 겹쳐지면서 만들어지는 매력이다.

 

조울증으로 자존감도 떨어져 아들들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최윤정에게 살갑게 다가가고, 무뚝뚝한 아들들이 해주지 못하는 빈자리를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채워주는 송다희는 인간적으로도 따뜻한 사람이다. 그런 그의 진가를 알아보고 '사돈'이라는 핑계로 다가와 그가 하려는 꿈을 도와주는 인물이 바로 윤재석이다.

 

시청자들이 유독 송다희와 윤재석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 건 이들의 멜로가 드라마틱하기보다는 일상에 닿아 있어서다.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느껴지는 따뜻함 같은 것들이 그 일들을 특별하게 만든다. 편입시험을 준비하는 송다희의 옆을 지켜주거나, 시험 날 차로 데려다주다 길이 막히자 송다희의 손을 잡고 함께 달려주는 윤재석의 '사돈 핑계'의 배려가 그렇다.

 

송다희와 윤재석의 멜로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KBS 주말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는 소소한 서민들의 자잘한 일상을 웃음과 눈물을 적절히 담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시장 통을 배경으로 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다소 뻔해질 수 있는 멜로에도 특별한 느낌을 부여한다.

 

강초연(이정은)과 장옥자(백지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양치수(안길강)가 만들어가는 중년의 멜로가 재미를 주고, 건어물(신미영), 꽈배기(김가영) 같은 시장 통 상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구수한 웃음을 주는 건 그래서다.

 

그리고 이런 낮은 서민적인 시선과 일상의 소소함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이혼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또 다시 멜로의 이야기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자꾸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아닐 수 없다. 이초희와 이상이 커플이 그려내는 기분 좋은 설렘에는 바로 이런 힘이 깃들어 있다. 매주 이 사돈 커플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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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홈즈', 강자 예능 틈새 일요일 밤 정착한 비결

 

어제 그 집 봤어? 요즘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화제 중 하나가 바로 MBC <구해줘 홈즈> 이야기다.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으신 아버님을 위해 전원주택을 알아보는 부부가 결국 선택한 집은 용인의 '소나무 단층주택'. 마치 환영하듯 고개를 숙인 운치 있는 소나무를 통해 문을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입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마당이 문을 열자 그 안쪽에 숨겨져 있다.

 

아이들이 뛰어 놀아도 될 법한 넓은 마당이 그 곳을 방문한 양세형, 홍현희, 서태훈은 너무나 잘 꾸며져 있는 조경에 또 한 번 놀란다. 전문 조경사가 관리를 해준 마당이란다. 이미 1년 치 관리비를 내놓은 상태라는 것. 이렇게 잘 꾸며진 프라이빗한 마당은 넓은 거실이나 방의 창문을 한 폭의 그림처럼 만들어 버린다. 마치 잘 꾸며진 리조트를 찾은 듯한 느낌. 저런 곳에서 며칠만이라도 쉬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단층이라 몸이 불편하신 아버님에게는 딱 어울리는 이 집에는 마당 한 가운데 별채가 따로 지어져 있었다. 별채를 가득 뒤덮고 있는 포도나무는 실제로 열리는 포도를 따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넓은 전원주택이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다. 전세로 내놓은 그 집은 3억5천만 원이란다. 의뢰인이 애초에 상한선으로 두었던 4억5천만 원보다 1억이 세이브되는 금액이다. 매매가 아닌 전세라는 점도 메리트다. 전원주택을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에게 매매는 다소 부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월요일 아침 <구해줘 홈즈>가 보여준 집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

 

최종 선택에서는 떨어졌지만 화성시에 위치한 호두나무 계단집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무려 150평인 이 전원주택은 2018년 12월에 준공되어 2년도 되지 않은 집으로 마치 갤러리 같은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집이었다. 넓은 잔디와 높은 층고로 시원시원한 내부, 특히 호두나무 원목을 사용한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기 그지없었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으로 유지비까지 해결한 이 집은 전세가가 2억에 불과했다. 그것도 살아보고 2년 후 매매도 가능하다는 것.

 

그간 많은 집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구해줘 홈즈>에 시청자들이 특히 눈을 빼앗기는 건 개인주택에 대한 로망 때문이다. 물론 가끔 연립이나 아파트도 소개하지만 <구해줘 홈즈>는 전원주택이나 협소주택 같은 개인주택들을 보여줌으로써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를 풀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구해줘 홈즈>의 로망이 더 강력하게 다가오는 건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판타지를 자극하는 집들이 현실적인 가격으로 제시되고 있어서다. 이 가성비 높은 주택들은 도시 한 가운데 수십 억짜리 아파트와 비교되며, 마음만 먹으면 그런 곳에서 살 수 있다는 걸 실감나게 해준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복잡한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하는 건 교육문제나 직장 같은 문제들이 있어서다. 하지만 <구해줘 홈즈>는 그걸 극복할 수 있다면 조금 떨어진 곳에 진짜 집 같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현실감 넘치는 판타지를 건넨다. 여러 사정 때문에 그런 집을 선택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하면서.

 

의뢰인을 대신해 연예인들이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주는 <구해줘 홈즈>는 정보가 비교 공개되어 있는 시대가 가능하게 한 '가성비 주택'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건 어쩌면 가성비 주택이 아니라, 우리의 과잉된 부동산 거품이 만든 착시효과가 아닐까 싶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구해줘 홈즈>는 그 프로그램 기획에 의해 그 거품을 걷어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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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과 김경남이 있어 '더 킹'의 두 세계가 흥미롭다

 

두 개의 세계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같은 인물. 사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이 평행세계라는 구조로 인해 연기자들에게도 도전이 되는 작품이다. 두 세계의 관문이 열리면서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을 한 배우가 1인2역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곤(이민호)과 이림(이정진)은 예외다. 일찍이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 들어간 이림은 그 곳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대한민국의 인물을 죽이고 또 어린 이곤과 평행세계에 사는 아이를 죽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두 세계에 한 존재만 남아 있다.

 

하지만 정태을(김고은)이나 조영(우도환) 같은 인물은 다르다. 대한민국의 형사인 정태을의 자리를 대한제국의 범죄자인 루나가 세계를 넘어와 차지하려 한다. 정태을의 핸드폰을 통해 그의 정보를 대충 알아낸 루나는 마치 그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얼굴만 같다고 가까운 사람들이 그걸 못 알아볼까. 그를 짝사랑하는 강신재(김경남)에게 갑자기 키스를 하자, 강신재는 루나를 바로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또 이곤 앞에 나타나 정태을처럼 구는 루나를 이곤은 단박에 알아본다.

 

정태을과 루나라는 두 인물을 이처럼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건 김고은이라는 배우의 몫이 된다. 그는 밝은 이미지의 정태을에서 금세 다크한 느낌의 루나를 오고가며 그 둘이 다른 인물이라는 걸 설득시킨다.

 

이 부분은 흥미롭긴 하지만 자칫 시청자들에게는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연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인2역으로 한 얼굴이지만 완벽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 그런 관점에서 보면 조영과 조은섭이라는 두 세계의 완전히 다른 인물을 너무나 익숙하게 오가며 연기하는 우도환은 이 작품에서 특별히 도드라져 보이는 배우가 아닐 수 없다.

 

이곤의 옆에서 그를 보좌하는 대한제국의 조영이 어떤 위협 앞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강인함과 단단함을 보여준다면, 조은섭은 어딘지 허술해 보이지만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진다. 우도환은 심지어 두 인물이 만나는 장면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해내 보여주기도 한다. 표정과 말투, 사투리 같은 것들이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보여져 조영과 조은섭은 진짜로 별개의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도환과 함께 이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또 한 배우는 김경남이다. 두 개의 세계에 존재하는 두 인물을 넘나드는 것으로 확고한 존재감을 보이는 배우가 우도환이라면, 작품 전체의 어떤 비감과 무게를 계속 이어가는 배우가 김경남이다. 정태을을 짝사랑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대한제국에서 넘어와 살고 있고 그래서 그 출생의 비밀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강신재라는 인물의 무게를 온전히 소화해내고 있어서다.

 

두 개의 세계를 넘나들며, 그 부딪침을 그려내는 <더 킹>은 사실 그 세계가 복잡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작품에 몰입감을 주는 배우들이 있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그 막중한 역할을 잘 떠받쳐 주고 있는 우도환과 김경남의 연기는, 그들이 연기했던 그 어떤 작품들보다 더 주목되는 면이 있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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