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멜로는 설레지 않지만 세계관은 궁금한 아이러니

 

SBS 금토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은 김은숙 작가의 야심이 엿보이는 기획이다. 평행세계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설정을 가져왔고,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을 오가는 그 세계관 역시 우리네 드라마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도플갱어가 존재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결국 각각 독립되어 있던 이 두 개의 세계가 만파식적을 통해 서로 넘나들 수 있는 차원의 문이 열리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두 개의 세계를 각각 지켜내려는 이곤(이민호)과 정태을(김고은)이 있는 반면, 두 개의 세계를 교란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려는 이림(이정진)이 있다. 이림은 대한제국의 황제 자리를 꿰차려 하다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정태을의 신분증을 가진)에 의해 저지되고 반쪽으로 갈라진 만파식적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나들게 된다.

 

그가 하려는 일은 분명하다. 대한민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유혹해 대한제국에서 권력을 가진 채 살아가는 그들의 도플갱어를 제거한 후 그 자리를 대체시키는 것. 또 정반대로 대한제국의 인물을 데려와 대한민국에 채워 넣음으로써 이 곳에서의 부와 권력을 동시에 차지하려 한다.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세계의 인물들을 유혹해 자기 마음대로 배치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넓혀나가려는 일종의 도플갱어 게임이다.

 

이곤은 차원의 문을 넘어 대한민국으로 들어와 정태을과 만나면서 점점 이 곳에 대한제국으로부터 넘어 들어온 자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정태을을 좋아하는 대한민국 형사인 강신재(김경남) 역시 어떤 이유에선지 대한제국에서 이 편으로 넘어와 성장한 인물이다. 그의 어머니가 도박에 빠져 자신을 탕진하며 사는 건 아마도 강신재와 바꿔치기 된 자신의 친자식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게다.

 

이림은 대한민국으로 넘어와 제일 먼저 자신과 이곤의 도플갱어를 살해한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곤마저 살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일 게다. 정태을은 대한제국에 그의 도플갱어인 루나가 살아있다. 정태을이 형사인 반면, 루나가 범죄자라는 상황은 향후 이 두 존재가 만나 어떤 대결구도를 이룰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처럼 <더 킹>은 사실 두 세계의 도플갱어 게임이라는 그 세계관 자체가 꽤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점점 본격화되어가는 이 게임에 주목하고 몰입한다면 향후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좋은 세계관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더 킹>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고, 나아가 시청률도 조금씩 빠지고 있을까.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건 우리가 이른바 김은숙표 드라마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멜로'가 이번 작품에서는 생각만큼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그도 그럴 것이 <더 킹>은 막시무스라는 백마를 타고 이 세계로 넘어와 정태을을 만나는 이곤 황제의 모습을 초반에 담아냈는데, 이런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또 '백마 탄 왕자와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기시감을 만들어 버렸다.

 

여기에 김고은과 이민호를 캐스팅한 부분 역시 그다지 좋은 선택이 될 수 없었다. 김고은은 여러모로 김은숙 작가의 성공작인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의 모습을 자꾸 비교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그 상대로 등장하는 이민호는 <도깨비>에서 김고은의 상대였던 공유와 비교하게 됐다. 이민호가 연기하는 이곤의 황제라는 위치에서 나오는 특유의 어투들은, 아쉽게도 공유가 했던 그 어투처럼 몰입감을 주지 못했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멜로 대사들도 <더 킹>에서는 생각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니 대사 자체에서도 또 이를 소화하는 연기에서도 몰입이 되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결국 <도깨비>와 비교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아쉬운 일이지만 이번 <더 킹>에서 김은숙표 멜로는 판타지의 황당할 수 있는 부분조차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더 킹>은 그 세계관의 흥미로움으로 인해 이런 멜로의 약점들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개가 궁금해지는 드라마가 되고 있다. 실제로 멜로만 빼고 보면 <더 킹>의 도플갱어 게임은 마치 잘 짜여진 본격 스릴러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 아이러니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김은숙 작가하면 먼저 떠오르던 멜로는 설레지 않지만, 대신 그 세계관의 대결이 궁금해진다는 건.(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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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재석과 이효리의 콜라보 모두가 기대하는 이유

 

이번엔 댄스 혼성 그룹 도전이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여름을 맞아 유산슬의 트로트 도전 성공을 잇는 혼성 댄스 그룹 도전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룰라, 샵, 쿨 같은 혼성 그룹이 최근에는 거의 보기 힘들어진 상황에 김태호 PD는 오히려 그걸 틈새시장으로 봤다. 그래서 명맥이 끊긴 혼성그룹을 시도해 보겠다고 나선 것.

 

여기에 여름이면 어김없이 나와 해변에 울려 퍼지곤 하던 바다, 휴가와 걸맞는 곡이 지난해 실종상태였다는 것 역시 이 도전의 또 다른 이유가 됐다. 그래서 유재석은 먼저 1990년대 혼성그룹을 이끌었던 룰라의 이상민, 샵의 이지혜, 쿨의 김성수 그리고 작곡가 윤일상을 만나 당대의 이야기를 통해 혼성 그룹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가를 끄집어냈다.

 

무엇보다 그룹은 팀원들 간의 마음이 맞아야 하고, 특히 여름 시즌을 겨냥해 내는 노래를 함께 부르려면 서로에 대한 좋은 마음이어야 밝게 부를 수 있다는 결론에 유재석이 찾아간 건 제주도에 사는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였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국민남매 유재석과 이효리지만 보자마자 척척 맞는 케미는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짐짓 빼는 척 하면서도 "점점 욕심을 내는" 이효리의 적극성에 유재석도 흥겨워하며 빠져들었고, 이와는 상반되게 이런 케미가 영 불편한 이상순의 모습이 중간 중간 삽입되면서 기묘한 3인의 합이 보는 내내 빵빵 터지는 웃음을 제공했다.

 

의욕은 넘치지만 어딘지 부족한 노래 실력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는 듯, 키를 낮춰 달라는 이효리의 지나친 솔직함과, 흥에 넘쳐 춤을 추는 유재석에게 보니엠에서 춤만 시종일관 추는 멤버 역할을 제안하는 대목은 앞으로 펼쳐질 이 혼성 그룹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199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기는 여름 노래들과, 유재석, 이효리의 오랜 케미에서 나오는 밀고 당기는 웃음, 게다가 어떤 인물들이 이 혼성 그룹에 함께 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이 프로젝트가 가진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유산슬 프로젝트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트로트 가수와 작곡가, 작사가 같은 여러 인물들을 통해 그 제장과정의 즐거움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 혼성 그룹 프로젝트 역시 댄스음악이라는 장르를 통해 색다른 묘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효리가 그저 일회적인 만남이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에 유재석과 함께 콜라보 하는 것에 대한 기대는 더더욱 크다. 오랜만에 함께 예능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이들이 선사할 진지한 댄스음악의 세계 또한 여름 시장에 나온다면 그만한 반향을 일으키지 않을까.

여러모로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기운이 빠져 있는 사회 분위기에 이제 혼성 그룹 연습생으로 펼쳐나갈 유재석의 또 다른 부캐 도전이 어떤 확장을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무엇보다 이효리와 함께 하면서 그려낼 색다른 국민 남매의 도전기는 더더욱.(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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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절박함 이해하지만 코로나 탓할 수만도 없는 부실

 

“최근 들어 그렇게 (매출이) 더 많이 떨어졌었어요. 코로나 여파 때문에 거의 0원 찍고 가는 날도 많았어요. 거의 나와서 혼자 앉아서 울다 들어가는 날도 많고. 애들 있으면 또 꼬맹이들이 엄마 손님 없는데 그냥 집에 가자, 그렇게 말하면 이제 속은 막 타는데 겉으로 화는 낼 수 없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고 가자 가자 이렇게 얘기는 하는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새롭게 찾은 수원 정자동 골목의 이른바 ‘떡튀순’ 가게의 사장님은 그렇게 안타까운 이야기를 꺼냈다. 실제 가게 안에 설치된 카메라로 그 날의 매출을 들여다본 결과 떡튀순 1인분과 포장 하나를 더해 고작 7천 원을 번 게 전부였다. 그나마 그 떡튀순 1인분은 제작진이 상황을 보기 위해 투입시킨 정인선의 매니저였다.

 

워낙 매출이 없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해 더더욱 힘겨운 이 집은 월세가 밀려 보증금을 까먹기 시작해 지금은 마이너스가 되어가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 집이 이렇게 장사가 안되는 것이 경기나 상권, 코로나19 같은 외부적 요인 때문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 건 가게가 내놓은 음식의 부실함 때문이었다.

 

이 집의 메인 요리인 떡튀순(떡볶이, 튀김, 순대)는 장사를 해보지 않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기본이 거의 없는 부실함을 드러냈다. 떡볶이는 양념이 어딘가 이상했고, 튀김은 요리를 모르는 사림이 봐도 그렇게 하면 눅눅해질 것 같은 조리과정을 보여줬다. 게다가 떡튀순은 각각을 나눠 주는 게 아니라 한 그릇에 한꺼번에 담아 내놓는 것으로 자칫 ‘찍먹파’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요리가 되어 있었다.

 

이런 우려는 백종원이 직접 먹어보고 정인선 또한 불러 먹어보게 한 후 현실로 드러났다. 백종원은 떡볶이 양념 맛이 이상하다고 했고, 튀김은 기름에 푹 담겨져 식감이 안좋다며 “기분 나쁜 맛이 난다”고 했다. 정인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짜장가루가 들어간 떡볶이는 맛이 이상했고 튀김은 기름에 절어 “습해진 과자 식감”이 난다고 했다. 이러니 장사가 안 될 수밖에.

 

하지만 다음 주 예고에 잠깐 올라온 영상들은 이 집의 문제가 음식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슬쩍 보여줬다. 백종원은 이 가게의 위생상태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급기야 방송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이쪽으로 오라고 사장님을 부르기도 했다.

 

그나마 음식에 있어서는 좋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 여겨진 쫄라김(쫄면 라면 김밥)집 사장님은 매출을 묻는 백종원 앞에서 “얼마나 늘었나”하며 계산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출을 계산하지 않고 그냥 주머니에 돈을 넣고 만다는 것. 결국 백종원은 의욕이 없어보이는 사장님을 향해 안타까움이 담긴 호통을 쳤다.

 

사실 경기가 안 좋고 거기에 코로나19 같은 악재가 겹쳐 현재 요식업을 하는 분들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장사가 안 되는 이유가 그런 외적인 요인만이라고 볼 수 없는 집들도 있다는 걸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 수원 정자동 골목 편은 보여주고 있다. 백종원도 쉽지 않을 총체적 난국. 과연 이 집들은 개과천선할 수 있을까.(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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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이 세계의 끝은 결국 파국인가

 

'또라이 집합소'라며 뒷목 잡는 박막례 할머니 넘긴 "어떻게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다"는 일갈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는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는 제대로 된 남자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태오(박해준)는 바람을 피워 이혼한 것도 모자라, 다시 돌아와 아들 준영(전진서)을 빼앗았다. 빼앗았으면 제대로 보살펴줘야 할 텐데 아버지 노릇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방황하던 준영은 도벽이 생겼고 결국 친구 해강(정준원)이와 주먹다툼을 벌여 문제를 만든다.

 

준영은 이혼한 부모들 때문에 상처를 입었지만, 그래도 그의 말과 행동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도둑질을 하고 외박을 한 건 그렇다 쳐도 지선우(김희애)에게 "엄마만 없으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부분은 그가 얼마나 이기적인 어린아이인가를 드러낸다.

 

지선우의 입장에서 보면 남편의 바람으로 큰 상처를 입었고, 겨우겨우 고육지책까지 써서 준영의 양육권을 얻어냈지만 다시 돌아온 이태오와 여다경(한소희)으로 인해 이 동네 커뮤니티로부터 배척되는 차별을 겪는다. 게다가 아들까지 데려가 버리니 그는 삶의 희망을 놓아버린다. 병원을 그만 둔 그가 절망 끝에 바다로 뛰어드는 장면은 그래서 이 인물의 잔혹사가 너무나 처절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웃집 손제혁(김영민)은 이태오와 친구면서 이런 흔들리는 지선우를 유혹해 맞바람을 피우는 인물이고, 지선우를 도와준 민현서(심은우)의 폭력적인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는 감방까지 갖다 와서는 이태오의 사주를 받아 지선우를 위협한다. 그는 도망치는 민현서를 잡기 위해 역전에 갔다가 결국 추락사하지만 그것이 자살인지 누군가에 의한 타살인지는 아직도 미궁이다.

 

그나마 지선우의 옆을 지켜주는 인물은 같은 병원 정신과의사인 김윤기(이무생)다. 그는 지선우를 그 동네에서 쫓아내려는 여병규(이경영)로부터 그를 보호해주려 하고, 한 걸음 떨어져 지선우가 가진 아픔을 들여다보려 하는 인물이다. 결국 바다로 뛰어든 지선우를 구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를 빼고 나면 이 드라마의 대부분 인물들은 지선우에게 상처를 주고 절벽 끝으로 몰아세우는 인물들이다. 그래서 지선우가 하는 충격적인 반격은 파격이지만 시청자들을 납득시키는 면이 있다. 불륜을 폭로할 때도 여다경의 부모 앞에서 낱낱이 까발리는 그 대목이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줬고, 손제혁과 맞바람을 피울 때도 또 여다경에게 "이태오, 나랑 잤어"라고 충격적인 한 마디를 던지는 것조차 고개가 끄덕여진다. 절망의 끝에 놓여진 인물이 살아남기 위해 날리는 한 방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부부의 세계>의 끝은 그래서 결국 파국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선우도 여다경도 완벽해 보였던 그 세계는 아주 작은 균열에 의해서도 쉽게 무너져 버렸다. 지선우는 아들 준영과 돌아갔지만, 이제 이태오와 여다경의 '부부의 세계'가 파국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결국 지선우는 이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까. 만일 끝나더라도 그 깊게 패인 상처는 쉽게 아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이혼을 해도 질깃질깃하게 끊어지지 않는 부부라는 세계의 실체이니.(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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