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참사’ 역시 이영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 먹방

이영자가 하니 설렘 가득한 ‘썸’도 음식을 타고 온다. 방송이 재개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먹방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걸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마음의 헛헛함까지 채워주는 이영자의 썸 먹방”이라고나 할까.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이영자만의 특별한 설렘으로 <전지적 참견 시점>의 스튜디오는 후끈 달아올랐다.

‘사랑의 오작교’가 되어달라는 이영자의 말에 한 달음에 달려간 매니저는 추천음식이었던 ‘토마토 치즈 제육 덮밥’을 먹으며 그 음식이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말을 공감했다. 매콤한 제육덮밥에 토마토 치즈의 만남이라니. 그런데 이 음식의 만남은 마치 이영자와 그 음식점 셰프의 만남을 예고하는 전조처럼 느껴졌다. 가게를 나서며 매니저가 은근히 물어본 “혹시 결혼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아니오”라는 답변이 나오는 순간, 그 장면을 관찰하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은 저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골키퍼 없이 빈 골문에 골을 넣는 손흥민을 본 것처럼 환호했다.

바자회장에서 행사를 끝내고 나온 이영자가 자신도 “힐링해야겠다”며 셰프의 식당을 찾아가는 길, 매니저는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이영자는 내색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갑자기 하지 않던 화장을 하기 시작해 매니저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늘 허기를 느껴 음식을 찾던 이영자였지만 그 날은 진짜 마음의 허기를 느끼는 듯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셰프의 식당을 찾은 이영자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셰프가 앉으라는 자리에 앉으며 “배가 고프진 않는데 마음이 헛헛하다”며 슬쩍 속내를 드러낸 이영자는, “뭘 먹으면 좋겠냐”고 셰프에게 물어봤다. 지금껏 메뉴 선택에 있어서 자신이 정해놓은 메뉴추천을 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또 잘 마시지 않는다는 맥주를 주문하고는 자신에게 너무 많다며 셰프에게 나눠 마시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건배를 하는 그들에게서는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음식 앞에서는 체면, 미모 포기하던 이영자였지만, 그 자리에서만큼은 달랐다. 조신하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목격한 전현무는 “나한테는 목젖까지 보이며 먹는다”며 적응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장 시선을 집중시킨 순간은 이영자가 은근슬쩍 “매날 이렇게 일해서 여자친구가 싫어하겠다”고 물으며 여자친구가 있는가를 물어볼 때였다. 셰프가 “그래서 없어요”라고 말하자 좋아하면서도 수줍어하는 이영자는 먹방 요정이 아니라 여전히 썸에 설레는 ‘소녀 영자’였다.

이영자의 먹방이 도대체 무엇이 달라 이토록 시청자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는가 하는 의구심은 이번 이른바 ‘썸 먹방’이 한방에 날려버린 느낌이다. 썸을 타도 음식을 통해 가능하다는 걸 이영자는 보여줬다. 그리고 그것은 이영자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이라는 걸 확인시켜줬다. 허기만이 아닌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는 먹방이라니. ‘사랑은 비를 타고’가 아닌 ‘썸은 음식을 타고’를 보는 듯한 이영자의 먹방이라니.(사진:MBC)

맥주 한 캔 나눠 마시는 짜릿함, '거기가'가 발견한 소확행

KBS 예능 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에는 자막에도 그림자를 만들어 넣는다. 사실 처음 이 그림자가 들어간 자막을 봤을 때는 그저 디자인적인 표현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사막 횡단이 본격화되면서 그것이 그저 디자인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제작진도 똑같이 경험했던 그 사막의 땡볕 속에서 한 자락의 그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시청자들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막을 걸어서 횡단하는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해 보이는 ‘탐험’이고,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도 특별한 재미요소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거기가 어딘데??>는 그 단순함 속에 담겨진 의외의 관전 포인트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한낮이면 심지어 50도까지 올라가는 사막의 기후 때문이다. 사실상 그 온도에 사막을 걷는다는 건 생존이 위험한 것일 수 있다. 그래서 햇볕을 최대한 피해서 걸어야 하고, 작은 그늘이라도 찾아야만 비로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건 단순해 보이는 사막 탐험의 명제지만, 그것을 실행해가는 탐험대에게는 매 순간의 작은 선택들 하나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대장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지진희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무지를 해가 떠오르기 전에 주파해 가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강행군을 펼치지만, 언덕을 넘으면 나타날 거라 기대했던 나무가 하나도 보이지 않아 멘붕에 빠진다. 기대와 실망의 반복은 자칫 의지 자체를 꺾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그걸 버티게 해주는 건 다름 아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지진희 옆에는 계속해서 웃을 수 있게 농담을 던지는 조세호와, 어딘지 힘에 부쳐 보이지만 그래도 끝없이 허세를 부리는 배정남과 묵묵히 동생들을 챙기는 차태현이 있었다. 게다가 이들을 찍는 제작진도 어찌 보면 대장의 책임이기도 했다. 

그 책임감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힘든 길을 앞장서 나가 그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지진희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그리고 지진희가 이렇게 길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은 <거기가 어딘데??>가 가진 독특한 재미 포인트이기도 했다. 사막 탐험의 어려운 조건들을 하나씩 뛰어넘어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보여주는 흥미로움이다.

특히 사막은 작은 것들도 더 큰 울림으로 돌아오는 특유한 환경일 수 있었다. 도시에서라면 별로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나무 한 그루, 그늘 한 자락이 사막에서는 엄청난 의미로 다가왔다. 일종의 거점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그 나무 그늘이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편집에서조차 자막에 그늘을 넣어준 건 그런 의미였다.

또 1등으로 들어온 멤버에게 특혜를 주겠다고 선언한 제작진에게 지진희와 차태현이 각각 요구한 시원한 맥주와 콜라는 사막에서 마시니 그 시원함이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한 모금씩을 나눠 마시면서도 도시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소중함이 느껴졌던 것. 이른바 ‘소확행’이라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멀리 있는 큰 행복이 아니라 작아도 가까이 있는 확실한 행복.

이것은 웃음에 있어서도 똑같이 작용했다. 결코 웃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고, 심지어 ‘죽는다’는 얘기가 너무 많이 나오게 되는 그런 환경이 아닌가. 그래서인지 그 곳에서 조세호와 배정남이 나누는 작은 농담들도 더 큰 웃음으로 돌아왔다. 

왜 이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됐냐는 지진희의 질문에 조세호는 자신이 가진 고민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사막은 어쩌면 그 답을 전해주고 있는지 모른다. 당장 생존하기 위해 그늘을 찾는 일에 열중하면서 도시에서 가졌던 그 많은 고민들은 조금씩 지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게 따로 있을까. <거기가 어딘데??>가 사막에서 찾아낸 행복은 이런 자막으로 정리된다. ‘행복은 결핍을 통해 선명해진다.’(사진:KBS)

모이기만 해도 훈훈한 ‘꽃할배’, 김용건이 있어 즐겁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지난 2015년 3월 그리스여행 이후 3년 만에 돌아왔다. 2013년 7월 첫 방송된 후 매년 방영됐었기 때문에 이 3년 간의 공백은 아쉬움이 컸다. 더 이상 <꽃보다 할배>가 시즌을 계속하지 못하게 된 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칠순을 훌쩍 넘긴 연세에 배낭여행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 무릎과 허리가 아파 걷는 것도 영 불편했던 백일섭 같은 어르신에게는 더더욱. 

다행스럽게도 그 3년의 공백 동안 수술을 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백일섭은 돌아왔고, 워낙 건강했던 이순재, 신구, 박근형은 여전한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시 여행을 떠난다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졌다. 다만 짐꾼으로 늘 함께 해왔던 이서진이 이제 자기도 나이 들어 눈이 침침하다고 말하는 게 우스우면서도 조금 짠해질 뿐.

그런데 이번 <꽃보다 할배>에는 ‘신의 한수’라고 불러도 좋을 법한 ‘막내’가 투입됐다. 그 막내는 다름 아닌 연예계에 대표적인 신사로 알려진 김용건이다. 이미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그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용건이지만, <꽃보다 할배>는 그에게 더더욱 각별한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었다. 함께 가는 형들이(?) 모두 젊은 날부터 동고동락해온 분들이기 때문이다. 

김용건의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신사다운 모습은 공항에서부터 빛을 발했다. 가장 먼저 도착해 형들을 기다리고, 한분씩 올 때마다 커피를 직접 사다 주는 모습은 그에게 얼마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가를 잘 보여줬다. 심지어 이서진에게도 커피를 사다주는 김용건에게서는, 젊은 세대들과도 나이 차를 거의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백일섭은 김용건과 50년 지기 선배였다. 방송을 같이 하면서 친구처럼 자신을 챙겨줬다고 한다. 그래서 첫 만남부터 그들은 아무런 이물감도 없이 어우러졌다. 이서진은 지난 여행에서 늘 걷는 게 불편해 뒤처지곤 했던 백일섭이 이번 여행에서도 걱정이었다. 하지만 김용건이 함께 하게 되면서 이서진은 훨씬 든든해졌다. 김용건이 알아서 백일섭을 챙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가도 되고 못가면 다음 생에 가면 된다”고 말하는 백일섭이 숙소를 찾아갈 때 뒤처지게 되자 김용건이 이 대목에서 “마이웨이를 깔아줘야 하는데”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가 얼마나 방송으로서도 백일섭을 챙기는가를 잘 보여줬다. 이서진은 솔직히 예전에는 백일섭의 뒤처짐이 다른 어르신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자신도 나이 들어간다는 의미를 알게 된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저마다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것일 뿐이라는 거다.

어쩌면 유쾌한 기분과 웃음이야말로 힘겨울 수 있는 여행도 즐겁게 만드는 청량제가 아닐까. “싱거운 소리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이라 ‘건건이’로 불린다는 김용건은 끊임없이 농담을 던졌다. 예고편에서 슬쩍 나온 것이지만, 지하철에서 내릴 역을 지나쳐온 이서진에게 “지나온 거야? 그럼 후진하라고 해”라고 말하는 대목에게서는, 힘든 상황도 유쾌한 농담으로 한바탕 웃고 넘어가게 해주는 김용건의 진가가 보였다. 함께 다시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꽃보다 할배>. 막내 건건이 김용건이 있어 이 여행은 더더욱 유쾌해졌다.(사진:tvN)

‘김비서’, 로맨틱 코미디보다 궁금해진 미스터리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다.” 이영준(박서준)에게 캬라멜 선물을 받은 김미소(박민영)는 그렇게 혼잣말을 했다. 그 캬라멜은 이영준이 그날 회사에서 김미소에게 하나 남은 걸 빼앗아 먹은 것 때문에 그가 사온 선물이었다. 하지만 그건 김미소에게는 과거 자신이 유괴되었을 때 함께 있었던 오빠에게 받은 것과 같은 것이었다.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점점 김미소의 행동보다 이영준의 행동이 궁금해진다. 그러고 보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라는 제목은 본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살짝 감춰두는 일종의 트릭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지금은 ‘이부회장이 왜 그럴까’라고 제목을 붙여도 될 법한 전개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영준과 김미소 그리고 이영준의 형인 이성연(이태환) 사이에 벌어졌던 어린 시절 유괴사건의 미스터리가 점점 전면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명 작가인 이성연이 그 때 유괴됐던 김미소를 챙겨줬던 오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째 심증은 그 오빠가 이영준이라는 쪽으로 기운다. 이영준의 발목에 끈에 묶여 생긴 흉터가 중요한 증거다. 정작 당시 유괴되었다 주장하는 이성연의 발목은 아무런 상처 하나 없었다. 

하지만 주변인물들의 주장들은 이성연이 바로 그 때 유괴되었던 당사자라고 말하고 있다. 김미소가 기억하는 이름이 ‘성연’이라는 것도 그렇고, 그 모친이 당시 실종된 아이가 이영준이 아닌 이성연이라는 걸 증언하고 있어서다. 그렇지만 다른 증거들은 이영준이 그 때 김미소를 챙겨줬던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만 감으면 귀신같은 환영이 나타나 키스를 하지 못하는 이영준의 트라우마나, 거미를 두려워하는 트라우마를 그가 잘 알고 있다는 사실 같은 것들이.

아마도 이 심증은 맞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적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주인공인 이영준이 김미소와 이루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그 운명적인 사건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이영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그 때 유괴 사건을 함께 겪은 인물이 이영준이었다면, 그가 김미소를 자신의 비서로 9년 간이나 곁에 두었다는 사실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건 그저 우연적으로 생긴 일이 아니라 어쩌면 이영준이 김미소를 알아보고 했던 의도적인 행동이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김미소가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한 대목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영준이 그 때의 그 오빠라면 그저 비서로서만이 아니라 9년 간이나 그의 옆에서 남모르게 그를 챙기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이제 이 즈음에서는 이영준이라는 부회장이 왜 저렇게 김비서에게 목을 맬까 하는 질문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조금 이상하다 여겨졌고, 같이 동고동락해왔던 비서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나 불편함 정도일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들이 오래도록 쌓여온 그의 사랑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기 시작한다. 

트라우마에 갇혀 있던 과거의 기억들을 오히려 깨고 들어오는 건 김미소다. 눈을 감지 못해 키스를 못하는 이영준에게 오히려 다가가 먼저 키스를 해주는 김미소는 결국 그의 트라우마를 깨준다. 그래서 이 키스는 멜로드라마에서 흔하디흔한 남녀 사이의 진전을 보여주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힘겨웠던 과거와 마주서게 해주는 계기이며 나아가 오래도록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진실과 진심을 드러내게 될 시작점이 될 것이니.(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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