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누나’, 팍팍한 일상 손예진, 그래서 더 간절해지는 설렘 정해인

어째서 그저 밥 한 끼를 같이 먹고 평범한 농담을 나누며 집까지 바래다주는 그 일상을 보여줄 뿐인데 이토록 설레는 걸까. 새로 시작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는 누나 동생의 관계처럼 등장하지만 벌써부터 왠지 모를 멜로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들이 함께 있을 때 보이는 눈빛과 작은 손짓들까지 누나 동생의 관계 그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이야기는 그 겉면만 보면 그리 특별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보기 힘들다. 즉 남자친구와 헤어진 윤진아와 그를 위로해주는 절친 서경선(장소연) 그리고 그의 동생 서준희가 자연스럽게 누나 동생 관계로 엮어져 있고, 윤진아와 서준희의 관계가 조금씩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다. 흔히 멜로에서 보게 되는 우연적이거나 운명적 만남 같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신데렐라와 왕자님의 만남도 없다. 그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흔한 만남 같은 그런 평범한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남다른 설렘으로 다가오게 되는 건 윤진아가 겪고 있는 일상의 피로함이 안판석 감독 특유의 디테일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만남이 곤약 같다’며 이별을 통보하는 남자친구에, 가맹점 관리를 하며 벌어지는 업무 스트레스들과 술자리에서 일상으로 벌어지는 성희롱들까지 마치 우리가 겪는 현실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디테일들이 담기면서 윤진아가 가질 삶의 피로를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그에게서 느껴지는 공감대와 그에 대한 일종의 연민 같은 시선을 고스란히 대리해주는 인물이 바로 서준희다. 

오픈 기념 선물이 도착하지 않아 가맹점으로부터 호된 곤욕을 치른 윤진아는 사실 그 실수가 남호균 이사(박혁권)가 결재를 하지 않아 생긴 일이었지만 그걸 굳이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잘못으로 떠안았다. 그것이 회사생활이기 때문이다. 더러워도 버티기 위해서는 상사의 실수를 덮고 자신의 실수로 떠안는 것.

그런데 이렇게 마음이 상한 윤진아에게 은근슬쩍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어주는 서준희가 있다. 밥 사달라는 핑계로 만난 윤진아를 만난 서준희는 점심에 “금기를 깬다”며 와인을 시켜 마시고 계산도 자신이 한다. 그러니 지친 윤진아는 금세 점심 한 끼에 마음이 풀어진다. “덕분에 맛있게 분위기도 밥도 잘 먹었다. 금기도”라는 윤진아의 말에 “맛을 봤으니 윤진아 이제 큰일 났다”고 하는 서준희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건 그의 존재가 윤진아에게 이미 특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사들의 성희롱이 난무하는 회식 자리의 피곤을 그대로 떠안고 다시 회사로 돌아와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또 일을 하는 윤진아는 편의점에서 산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춘다. 마침 클럽에 놀러간다던 서준희의 이야기가 마음 한 구석에 남았을 테고, 그렇게라도 자신을 위로하는 몸짓을 해보고 싶었을 터다. 그런데 그 순간 윤진아를 다시 찾아온 서준희가 그의 춤추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그저 시선을 주고 따뜻한 미소를 짓는 것뿐이지만 그 장면에 시청자들은 설렐 수밖에 없다. 피곤한 일상을 누군가 바라봐주는 그 따뜻한 시선이 있다는 사실이 주는 설렘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 제목처럼 멜로가 일상에 닿아 있다. 그들의 멜로는 엄청난 위치에 있는 이들이 보여주는 판타지적인 사랑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루어질 수 없어 목숨을 거는 운명적 사랑도 아니다. 그저 ‘밥 잘 사주는’ 일상에서부터 비롯되어 생겨나는 사랑의 감정을 잔잔한 디테일 속에 담아낼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 설렘은 깊어진다. 손에 닿을 듯한 일상의 공감이 보다 강력한 현실감을 주기 때문이다.(사진:JTBC)

‘비긴2’, 공감 갔던 새로 시작하려는 이들의 마음

JTBC 예능 <비긴어게인2>가 포르투갈로 버스킹 여행을 떠났다. 이번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자우림의 김윤아와 기타리스트 이선규, 그리고 로이킴과 윤건이었다. 라인업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아티스트들이다. 

김윤아가 가진 때론 날카롭고 때론 부드러우며 때론 앙칼지게 느껴지는 목소리의 매력에 이선규의 블루지한 기타 선율이 얹어지고, 로이킴의 마음을 툭툭 건드리는 음색에 윤건의 피아노가 겹쳐지는 라인업이니 기대감이 없을 수 없다. 특히 <비긴어게인>은 낯선 외국에서의 길거리 버스킹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치 <윤식당>에서 한식을 접하는 외국인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듯, 한국에서 온 이들의 음악에 외국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각각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며 특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그 이유들이 저마다 달랐다. 자우림의 김윤아는 최근 우리 사회에 아픈 분들이 많았다며 그 피해자분들을 위한 노래를 담은 ‘타인의 고통’을 냈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 어떤 음악을 해야 할 지 고민이 생겼다는 것. 자신이야말로 ‘다시 시작’하는 일이 필요했다며 이번 버스킹에서는 나를 위해 노래 부르고 싶다고 했다. 

로이킴은 현재 워싱턴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늘 자신에게 환호해주는 관객들 앞에서 노래를 계속하다보면 ‘의도치 않은 자만’에 빠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게 낯선 곳에 계속 자신을 세우는 일이 음악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는 것. 그가 <비긴어게인2>를 통해 얻으려는 건 그 경험의 연장선인 셈이었다. 

윤건은 한 때 냈다하면 히트곡을 썼던 20년차 아티스트지만 최근 앨범을 내고 차트에 없는 곡에 여전히 연연하는 자신을 보며 이번 버스킹 여행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오래도록 음악을 해왔지만 여전히 차트 순위를 들여다보는 자신에게서 아직도 음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 그는 이 여행을 통해 그 부담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한다.

그렇게 함께 모여 연습을 하고 포루투갈 포르투의 어느 낯선 곳에서 무작정 기타와 건반을 꺼내놓고 시작된 버스킹, 긴장감이 없을 수 없었다. 하지만 김윤아가 그 감미로운 목소리로 ‘Fly me to the moon’을 부르기 시작하자 마치 마법에 빠진 듯 지나치던 행인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모여들었고 이어 로이킴이 부르는 ‘Gravity’에 외국인들은 조금씩 호응을 해주기 시작했다. 

가장 감동적인 무대는 김윤아가 우리네 가사로 부른 ‘강’을 불렀을 때였다. 그는 노래를 부르기 전 가사 내용을 모를 외국인들에게 짧게 이 노래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몇 년 전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가족을 잃었어요. 아주 비극적인 사고였죠. 그 때 우리들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그들을 위해 노래를 만드는 것 뿐이었어요. 이번에 할 곡이 그 중 하나입니다. 이번 곡은 ‘강’입니다.”

세월호를 담은 그 노래는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곡이었다. “너의 이름 노래가 되어서 가슴 안에 강처럼 흐르네. 흐르는 그 강을 따라서 가면 너에게 닿을까”로 이어지는 가사들은 세월호를 겪은 우리들에게는 깊은 슬픔과 추모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구절들이 아닐 수 없었다.하지만 놀라운 건 그런 가사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 역시 김윤아의 노래에 알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는 점이다. 김윤아는 인터뷰에서 가사는 몰라도 진심을 담아 부르면 그게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음악의 힘이라고 했다. 다시 시작하는 그 버스킹여행을 김윤아가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자신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라고 했지만 그가 부르는 노래는 완전히 낯선 타인들의 마음에도 닿았다. 

<비긴어게인2>는 아티스트들이 저마다 다시 시작하고픈 그 마음을 담아 버스킹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지만, 그 마음은 아마도 시청자들도 똑같을 것이다. 남다른 고통과 상처를 가졌던 분들이나, 자만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신을 다잡고 싶은 분들, 혹은 수많은 사회의 지표와 수치들 속에 연연하는 분들은 모두 그들의 다시 시작하는 그 마음을 공감했을 테니 말이다. 음악을 통해 낯선 타인들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그 마법 같은 경험들이 우리에게 어쩌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큰 위로와 힘이 되어줄 수도.(사진:JTBC)

'레디 플레이어 원', 스필버그의 역발상에 감탄할 수밖에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 이게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인가 싶다가 본래 이게 스필버그의 색깔이었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생각해보면 <죠스>나 <레이더스>, <이티>, <쥬라기 공원> 같은 영화들이 가진 오락성과 특수효과 그리고 그 안에서 넉넉하게 느껴지는 유머까지 <레디 플레이어 원>을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으니. 

<레디 플레이어 원>은 우리가 상상으로는 해봤을 지도 모르나, 실제는 일어나기 어렵다 생각했던 그런 놀라운 장면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이를 테면 카레이싱을 하는데 도로에서 갖가지 장애물들이 튀어나오고 심지어 도로가 움직이기도 하며 갑자기 튀어나온 킹콩이 있는 대로 차들을 두드려 부수는 그런 장면 말이다. 하지만 이건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놀라움의 시작일 뿐이다. 건담과 아이언 자이언트 게다가 처키가 동시에 한 영화 속에 등장한다는 건 캐릭터 마니아들이라면 상상이 현실이 된 듯한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이 모든 게 가능해지는 건 그것이 게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계는 남루한 현실과 병치되는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의 공간으로 아바타와 가상화폐가 사람들의 욕망을 한데 모아놓은 그런 곳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접속을 통해 더 많은 가상화폐를 모아 더 좋은 아이템을 가지려 한다. 심지어 아바타가 죽어버리면 실제 자살시도를 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그런데 <레이 플레이어 원>은 그런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는 영화가 아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특유의 동화 같은 설정을 통해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꿈을 좇는 영화다. 오아시스를 설계한 전설적인 제작자 할리데이가 세 가지 미션을 푼 자에게 이 세계를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유언으로 남기자, 모두가 그 미션을 풀기 위에 게임에 돌입한다. 주인공 웨이드 와츠는 오아시스를 지배해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거대기업에 맞서 순수하게 게임의 즐거움을 모두가 공유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꿈꾼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머지않은 미래의 가상현실 세계를 담고 있지만, 그 안은 과거 대중문화들에 대한 향수와 추억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가상현실의 게임 공간이기 때문에 이 일들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스타크래프트>, <백투더퓨처>, <아이언 자이언트>, <킹콩>, <쥬라기 공원>, <스트리트 파이터>, <기동전사 건담>, <사탄의 인형>, <샤이닝> 같은 대중문화의 단편들과 그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이 게임 공간 속으로 소환된다. 

결국 영화는 미래 그것도 디지털 세상에 펼쳐진 가상현실의 공간을 다루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과거 지극히 아날로그적이었던 대중문화들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향수들이다. 가상공간이지만 오아시스는 결국 할리데이가 머릿속으로 꿈꾸던 세상의 구현이다. 결국 가상현실이라는 것은 그걸 만든 사람의 기억과 추억이 깃든 새로운 공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래라는 것이 결국 현재를 사는 이들이 어떤 기억들을 축적하고 공유하면서 꿈꾸느냐에 따라 그려지듯이.

“사실 속으로는 대중문화를 비웃고 있잖아.” 이 영화 속 게이머 웨이드 와츠가 이 세계를 돈으로 지배하려는 거대기업의 회장에게 날리는 일침 속에는 그래서 스필버그가 이 영화를 통해 하려는 이야기를 압축하고 있다. 스필버그는 오아시스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실감나는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그 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대중문화들의 편린들에 헌사를 보낸다. 그러한 대중문화가 주는 순수한 즐거움들이 우리의 삶을 채워주고 있고 돈벌이가 아닌 그 세계가 주었던 진정한 행복감이 어쩌면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준다고.(사진 :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유재석의 넷플릭스 도전, 월드스타도 가능해질까

공교롭게도 MBC 예능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유재석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건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범인은 바로 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해 촬영과 편집이 모두 끝난 이 프로그램은 현재 전 세계에 동시 송출되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각국 언어로 자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오는 5월 공개되는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190여 개국 1억 1,700만 가입자에게 송출될 예정이다. 

<범인은 바로 너!>가 넷플릭스와 작업을 시작하게 된 건 <런닝맨>을 만들었던 조효진 PD의 제안을 통해서였다. 조효진 PD가 넷플릭스 쪽에 아이템을 제안했고, 그 제안은 즉각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넷플릭스가 이 아이템에 반색한 건, 그 형식이 넷플릭스와 잘 맞아떨어지는데다, 방식 또한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아무래도 전 세계를 상대로 하다보니 세계인 모두가 익숙할 수 있는 장르물들이 콘텐츠로 많이 포진되어 있다. 또 장르물들의 선호도가 압도적인 인기로 이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김은희 작가의 <킹덤>처럼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투자를 원했던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범인은 바로 너!> 같은 장르적 색채를 가진 프로그램이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범인은 바로 너!>는 <런닝맨>에서 우리가 봐왔던 가상과 현실을 더한 ‘추리예능’의 성격을 갖고 있다. 유재석은 이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이 세팅해놓은 가상 추리게임 속에 던져지고 그걸 실제로 풀어가는 모습을 웃음과 긴박감을 더해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이광수와 박민영, 안재욱, 김종민, 엑소 세훈, 구구단 김세정 등의 출연자들이 함께하고,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익숙한 신스틸러 배우들이 대거 게스트로 참여한다. 

이런 구도로 보면 이 프로그램이 <런닝맨>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유재석의 역할도 그 연장선이 아니냐는 의구심. 하지만 <범인은 바로 너!>는 <런닝맨>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 이유는 100% 사전 제작되는 것이고, 10부작으로 완결성을 갖는 작품이기 때문에 리얼 예능처럼 보이면서도 한 편의 완성된 추리영화 같은 성격을 줄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1회의 첫 장면을 10회 마지막 장면으로 시작하는 방식은 이러한 완성도를 높인 사전 제작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도 이 프로그램의 참여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남는 아쉬움은 완성도일 수밖에 없는데, 이 프로그램이 그 갈증을 충분히 채워줬다는 것이다. 

<범인은 바로 너!>는 특히 이제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에 들어간 상황에서 유재석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무한도전>이 종영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미 13년 전에 만들어진 형식을 갖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현재의 트렌드 속에서 어떤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유재석은 그 남다른 캐릭터를 통해 지금껏 정상의 위치에 서 있는 예능인이다. 그는 지금의 트렌드인 리얼리티쇼보다는 자신의 캐릭터를 통한 도전을 통해 자기만의 확고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어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범인은 바로 너!> 같은 보다 완성도 높은 캐릭터 기반의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마치 롤플레잉 게임처럼 캐릭터가 있고 세팅된 상황이 주어지지만 그 안에서 플레이어가 미션을 해결해가는 과정들은 모두가 리얼이다. 게임에 익숙한 현 세대들이라면 반색할만한 형식이다. 가상이지만 현실을 담는 이른바 ‘가상현실’의 시대에 잘 맞아 떨어지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넷플릭스를 통한 월드와이드 전략 역시 유재석에게는 보다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내에서 캐릭터쇼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너무 오래 비슷한 형식으로 반복되었기 때문에 지나간 트렌드처럼 보이는 것이지, 캐릭터쇼 자체의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생각해보면 찰리 채플린은 지금도 그 캐릭터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미스터 빈은 영국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어 있지 않은가. 아마도 유재석이 꿈꾸는 새로운 도전은 바로 그런 캐릭터일 것이다. 우리는 물론 외국에서도 기억될 수 있는.(사진:SBS)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