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 자동차가 없는 그 곳에서 살고 싶다

만일 자동차가 없는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요? 당장 불편할 것 같지만 사람들 사이의 관계나 함께 살아가는 삶은 자동차가 있는 세상과는 완전히 다르지 않을까요?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고요?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이 보여주는 발리의 작은 섬이 그런 곳입니다. 자동차는 없고 대신 마차를 이용하고 사람들은 다 똑같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니죠. 

'윤식당(사진출처:tvN)'

우리나라에서 종종 갑질 고객 이야기가 나오는 뉴스나 드라마의 공간이 주차장입니다. 한 백화점에서 주차요원을 무릎 꿇리는 장면이 대표적이죠. 그 장면의 배경처럼 보이지만 갑질 고객의 뒤편에 서 있는 고가의 자동차는 사실은 그 상황의 주역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자동차에는 ‘내가 이런 정도의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야’, 하는 과시와 그러니 ‘이런 서비스는 당연히 받아야 돼’ 라는 비뚤어진 의식이 담기기도 합니다. 어쩌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그 사람의 위세를 알리는 상징처럼 되어버렸죠.

하지만 <윤식당>이 있는 그 곳에는 그런 자동차가 없습니다. 물론 여행지로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자동차를 없앤 것이지만, 이렇게 하자 그 곳의 풍경 또한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 같은 눈높이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눈빛을 보냅니다. 혹여나 정유미 같은 외지인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스카프를 떨어뜨리면, 소년이 그걸 주워서 자전거를 타고 쫓아와 무심한 듯 건네주고 갑니다. 

가진 것이 위계가 되지 않는 그 곳에는 일하는 사람이나 손님이나 늘 밝은 얼굴입니다. 만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스트레스가 되기 십상인 우리네 풍경과는 너무나 다르죠. 식당을 찾는 손님도 또 식당에서 일하는 이들도 서로에 대한 존중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식사 전에 먼저 패들 보드를 빌려 타고 싶다는 손님에게 선선히 보드를 빌려주고, 손님은 약속을 잊지 않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찾아옵니다. 

자동차가 없다는 사실은 또 다른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그 곳의 삶 자체가 돈 벌기에 대한 욕망 그 자체보다 삶을 즐기는 쪽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죠. 자동차가 의미하는 속도나 능률, 효율 같은 것들은 대부분 ‘돈 벌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물론 그 곳에도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윤식당은 일과 놀이의 접점에 있는 곳처럼 보입니다. 눈앞에는 언제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바다가 펼쳐져 있고 그 곳에는 바다거북이가 찾아와 헤엄을 치곤 하죠. 로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처럼 일터가 놀이의 공간과는 완전히 분리된 채, 일종의 전쟁터처럼 되어 있는 곳하고는 완전히 다르죠.

모든 일이 그렇듯이, 돈을 벌려고 하는 일들은 스트레스를 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윤식당은 돈을 벌려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손님들 한 명 한 명을 말 그대로 소중한 손님으로 대하고 그들이 내놓은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면 그게 또 행복합니다. 손님이 많이 몰려와 일이 많으면 버겁지만 그래도 웃음이 나오고, 또 손님이 전혀 없어 일을 놓고 있을 때도 허전하긴 하지만 그래도 손님을 기다립니다. 큰 돈을 벌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살만큼의 돈을 벌 것 같습니다. 그건 일을 한다기보다는 마치 식당 소꿉놀이를 하는 느낌이죠.

<윤식당>이 이토록 우리에게 판타지를 주는 건 그 곳이 일하는 사람들이나 노는 사람들이나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죠. 일이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이지만 그 행복감을 바탕으로 하면 일이 많아도 행복, 적어도 행복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동차라는 위계의 상징이 없는 그 곳은 위계에서 시작해 위계로 끝나는 우리네 삶의 공간과는 너무나 다르게 다가옵니다. 우리에게 이런 놀이터 같은 일터는 요원한 꿈일까요?

신정환이 떠난 7년 간, 재능보다 인성을 보는 대중들

결국 복귀다. 복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는 발표를 반복하면서 ‘신정환’이라는 이름이 조금씩 흘러나올 때부터 많은 이들은 이것이 어떤 수순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것이 수순인지 아니면 끝없는 복귀 설득과정에서 나온 보도들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이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지난 27일 신정환이 코엔스타즈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신정환(사진출처:MBC)

2010년 두 번째로 터진 원정 도박사건과 댕기열 거짓 해명으로 대중들의 공분을 사고는 연예계를 떠난 그다. 그리고 7년이 흘렀고, 그 중간 중간 그가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했지만 복귀는 어불성설이었다. 대중들의 공분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것은 자숙기간처럼 돌아오기 위한 시간들로 여겨지기보다는 그저 영원히 떠나 잊혀져가는 시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간간히 복귀설이 보도되고 그 보도들에 논란이 이어지면서 그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심증들이 조금씩 피어났다.

코엔스타즈 측은 신정환과 계약 체결을 한 이유로서 “대중과 떨어져 지내던 7년의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단단해진 모습을 보며 또 한 번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그의 진정성과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믿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신정환을 설득했고 전속 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리고 코엔스타즈 안인배 대표는 “많은 연예 관계자들도 신정환이 가지고 있는 예능적인 끼와 재능만은 최고라고 인정하고 있다”며 그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신정환 또한 복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자필 편지에 담아 전했다. “제게 아낌없이 베풀어주셨던 많은 사랑과 응원에 미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조금씩 갚아나가며 주변에 긍정적인 기운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매순간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 이로써 조만간 신정환은 대중들 앞에 서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었다. 

코엔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신정환은 그런 콘텐츠들을 통한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과거 장동민의 과거 행적 때문에 논란이 생겼을 때 소속사인 코엔 측이 자사 콘텐츠에 그를 계속 세웠던 사실을 떠올려보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보통 논란이 나오면 잠시라도 휴지기를 갖는 것이 상식이지만, 당시에도 코엔 측은 그대로 방송에 논란의 주인공을 버젓이 내보내는 정면승부를 보인 바 있다. 물론 결과는 좋지 못했다. 

신정환의 복귀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역시 좋지 않다. 7년이 지났지만 그에 대한 반감은 여전하다. 그리고 이 부분은 사실 신정환에게는 가장 큰 진입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코엔 측은 신정환의 “재능과 끼”를 높이 사고 있지만, 지금의 대중들이 방송을 바라보는 시각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 토크쇼나 리얼 버라이어티형 캐릭터쇼가 대세이던 시절만 해도 재능과 끼가 중요했지만, 요즘처럼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시대에서 더 중요한 건 인성과 그 사람이 가진 좋은 이미지다. 

물론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거꾸로 이미지 세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들은 제 아무리 포장되고 편집된다고 해도 그 느낌이 주는 본질적인 면들은 어떤 뉘앙스적 차원에서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판단된다. 결국 신정환 복귀에 있어서 관건이 이 부분이다. 그는 과연 심지어 공분하고 있는 대중들의 마음을 되돌릴 만큼의 진정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제 아무리 뛰어난 끼와 재능만으로는 쉽지 않은 길이 되지 않을까.

‘추리의 여왕’, 어째서 스릴러 아닌 휴먼드라마를 선택했나

“뒤통수치는 사람만 있는 거 아냐. 목숨 걸고 당신 구하려던 사람도 있어. 당신 인생 그렇게 후지지 않아.” KBS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에서 연쇄살인범으로부터 생매장될 위기에 처했던 호순(전수진)을 구해낸 완승(권상우)은 그녀에게 설옥(최강희)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다. 자신이 마음을 줬던 사람이 연쇄살인범이었다는 사실에 황망해하는 호순을 위로하는 이 장면은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방향성을 잘 드러낸다. 

'추리의 여왕(사진출처:KBS)'

끔찍한 살인사건이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추리의 여왕>이 갖고 있는 정서는 어찌 보면 너무나 편안하다. 물론 사람을 생매장하는 범죄자의 범죄 행각은 소름끼치는 사건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이 드라마는 그 자극적인 사건에 그다지 카메라를 집중시키지 않는다. 대신 호순을 구하기 위해 살인범의 동선을 추리하는 설옥과 그녀를 도와 범인을 잡고 호순을 구해내는 완승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그렇게 만조가 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작은 섬에서 열린 바닷길로 두 사람이 호순과 연쇄살인범을 손수레에 싣고 나오는 장면은 금세 이 스릴러적인 장르를 코미디로 바꿔놓는다. 완승은 은근히 자신이 설옥을 구해줬다는 생색을 내고, 설옥은 뭐하러 구했냐고 툴툴 대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살인사건이 터지는 드라마지만 긴장감보다는 인물들이 추리과정에서 엮어지는 알콩달콩한 관계가 드라마 전체의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면서 호순이 겪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완승과 설옥은 ‘사랑의 감정’의 정체에 대한 언쟁을 벌인다. 완승은 사랑은 알면서도 속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설옥은 사랑이란 호르몬 작용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두 사람의 관계를 또한 은근히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자기도 모르게 완승은 설옥에 대한 감정이 생겨나고 있고, 설옥은 완승이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어떤 완강한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자들이 주목하는 점도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밝혀내는 그 자체보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는 양상이다. 그리고 사건 속에서 피해 당사자들이 겪는 어떤 인간적인 감정들이 <추리의 여왕>에서는 더 많이 드러난다. 바로 이전에 다뤄진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죽인 비정한 남편의 이야기 속에서도 사건의 끔찍함만큼 주목됐던 것은 남겨진 아이와 아들의 허물까지 덮으려 하다 결국은 살인을 저지르게 된 부모의 그 감정들이다. 

<추리의 여왕>이 이러한 편안한 범죄물의 기조를 유지하는 건 KBS라는 보편적 시청층을 갖고 있는 플랫폼에 잘 어울린다. 끔찍한 사건들을 자극적인 틀로 보여주는 건 케이블에서는 통해도 지상파 그것도 공영방송인 KBS에서는 통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줌마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고 사건 수사보다는 ‘추리’라는 요소를 넣어 훨씬 더 게임적인 재미를 부가하려 했다는 건 괜찮은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사건에만 집중하지 않고 인물들의 감정변화나 관계변화를 보여주려다 보니 이야기가 너무 늘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첫 번째 사건으로 등장했던 장도장(양익준)의 마약사건이나 그 이후에 등장했던 보험금을 노린 남편의 아내 살인사건은 어떤 긴박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설옥의 시누이이기에 더 몰입될 수밖에 없는 호순의 납치사건은 사건 이야기보다 설옥과 완승의 밀고 당기는 부차적인 이야기들에 너무 많이 집중하다보니 긴장감을 전혀 느끼기가 어려웠다. 

물론 그러한 긴장감이 이 드라마가 추구하려는 방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런 늘어지는 전개는 너무 느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편안한 전개는 나쁜 게 아니지만 그래도 시누이가 납치되어 생매장 당할 위기에 처하는 사건마저 별다른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문제가 아닐까. 휴먼드라마의 방향성을 선택했다고 해도 작품은 어느 정도의 리얼리티를 추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고의 한방’ 서수민·유호진 PD “우린 이걸 반반 시스템이라 부르죠”

<최고의 한방>의 유호진 PD

이 드라마 수상하다. 2015년 방영됐던 KBS <프로듀사>가 예능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드라마로서, 예능과 드라마 사이의 경계를 희미하게 했다면 몬스터 유니온이 첫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는 <최고의 한방>은 예능PD로서 우리에게는 <1박2일>로 익숙한 유호진 PD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게다가 <프로듀사>에서 라준모 PD 역할을 했던 차태현이 플레이 디렉터로 유호진과 함께 연출에 합류했다. 출연자로는 현재 <1박2일>에서 한 자리를 잡고 있는 윤시윤과 역시 차태현이 들어와 있고, 이 드라마의 전체 기획은 과거 <개그콘서트>와 <해피선데이>를 이끌었고 <프로듀사> 기획에도 참여했던 서수민 PD가 맡았다. 도대체 이 드라마 정체가 뭐야, 하는 궁금증이 생길 법한 조합. 몬스터 유니온을 찾아 그 내막을 들었다. 

- “우린 이걸 반반 시스템이라 부르죠.” - 서수민

‘양념 반 프라이드 반’에 빗대 서수민 PD는 이번 <최고의 한방>의 제작 시스템을 농담을 섞어 ‘반반 시스템’이라고 불렀다. 유호진 PD가 연출을 맡고 차태현은 플레이 디렉터로서 연기 지도를 지원해준다. 이미 현장 공개에서 나온 사진들이 보여주듯이 두 사람은 같이 현장에 나란히 앉아 연출을 두고 상의를 한다. 첫 촬영이 어땠느냐고 묻자 서수민 PD는 처음이라 그런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며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했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이 절묘한 조합으로서 두 가지 맛을 잘 섞어내듯이 <최고의 한방>도 그런 맛을 기대한다는 것. 

- “어떤 작품이 나올지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 서수민

도대체 그 맛의 정체가 궁금해 묻자 서수민 PD 역시 그 맛이 궁금하다며 어떤 작품이 나올지는 자신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이런 시스템이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라 그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 <최고의 한방>을 쓴 작가는 <하이킥> 시리즈를 쓴 이영철 작가. 그렇다고 이 작품이 시트콤은 아니라고 한다. 예능PD가 드라마 연출을 하고 배우가 그 연출에 합류하며 시트콤 작가가 드라마를 쓰는 기묘한 조합이니 당연한 일일 밖에. 하지만 이러한 이색적인 조합이 주는 건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이다. 무언가 색다른 드라마가 탄생할 것 같은 기대감.

- “<최고의 한방>은 청춘들의 이야기입니다.” - 유호진

그렇다고 <최고의 한방>이 굉장히 낯선 소재를 담은 드라마는 아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드라마냐고 묻자 유호진 PD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청춘들”의 이야기이자 “가족”이야기라고 했다. 생각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 지금 현재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첨예해진 세대 갈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따뜻하게 녹여내는 소재도 담겨 있다고 했다. 몬스터 유니온이 KBS의 자회사 격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러한 보편적 소재와 주제의식은 당연하고 또한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낯설지 않은 보편적 소재와 주제를 색다른 방식으로 담아내고 전하는 것. 그 자체가 폭넓은 세대를 끌어안을 수 있는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유호진 PD가 말하는 ‘청춘’이라는 지점 역시 모든 세대가 소구될 수 있는 시점으로 여겨졌다. 

- “신원호 PD처럼 되고 싶은 건 모든 PD들의 바람이죠.” - 유호진

<최고의 한방>은 몬스터 유니온이 처음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또 유호진 PD가 KBS에서 나와 몬스터 유니온에 합류해 내놓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니 본인으로서도 또 몬스터 유니온으로서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거 개인적으로는 그의 첫 드라마 연출이 아닌가. 이미 <응답하라> 시리즈로 예능 PD에서 드라마 PD로의 성공적인 영역의 확장을 한 신원호 PD처럼 되고 싶은 게 아니냐고 묻자, 이제 PD들이 자기 영역을 넘어서 다른 분야를 시도해보는 건 누구나의 꿈이라고 유호진 PD는 말했다. 분명 부담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이 새 도전에 한껏 설레는 모습.

몬스터 유니온의 서수민 PD

- “유호진 PD를 믿는 건 특유의 감성 때문이에요.” - 서수민

서수민 PD는 유호진 PD가 현재 몬스터 유니온의 에이스라고 했다. <1박2일> 시절부터 눈여겨봐온 유호진 PD를 그래서 몬스터 유니온에 합류시켰고, 첫 작품을 맡겼다는 것. 서수민 PD는 유호진 PD가 가진 특유의 ‘감성적인 면들’이 그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1박2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어떤 정서에 대한 남다른 공감능력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청자들이 유호진 PD에게 갖는 신뢰의 이유이기도 하다. 예능 PD로서 웃음을 고민하긴 하지만 그저 웃음으로만 끝나지 않고 감성과 정서를 남기는 것이 그가 만든 프로그램들의 남다른 점이었으니 말이다. 

- “드라마 PD가 되려는 욕심은 없어요. 전 예능이 아직도 더 재밌거든요.” - 유호진

드라마를 연출하게 되었지만 유호진 PD는 역시 자신이 지금껏 터를 닦아왔던 예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예능이 자신은 재밌다는 것. 하지만 그 역시 드라마니 예능이니 하는 영역 구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시대에 들어와 있다는 걸 예감하는 눈치였다. 드라마가 웃음의 포인트를 많이 갖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고, 또 예능이 드라마적인 감성을 담는 것 역시 좋은 일이라는 걸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드라마든 예능이든 형식의 차이가 있을 뿐, 하나의 콘텐츠라는 건 다르지 않다는 것.

- “각각으로는 부족해도 함께 하면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걸 지향하죠.” - 서수민

서수민 PD는 업계의 영역 구분이라는 것이 그 경계가 흐려지고 따라서 장르의 혼재가 콘텐츠의 미래라는 걸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최고의 한방>이 갖고 있는 이질적인 요소들, 즉 예능 PD와 배우의 연출 협업, 예능 PD의 드라마 연출, 시트콤 작가의 드라마 작업, 예능 PD의 드라마 기획 같은 퓨전화된 작업들이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제작진들을 보면 각각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전문성이 드라마의 전문성은 아니죠. 그래서 각각이 혼자 드라마를 하겠다고 한다면 그건 굉장히 부족한 일일 겁니다. 그렇지만 함께 서로 지지하게 되면 그 이상의 힘이 발휘될 수 있죠. 그것이 몬스터 유니온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몬스터 유니온. 그러고 보면 그 이름이 왜 그렇게 지어진 것인지가 새삼 눈에 들어온다. 몬스터들. 즉 유호진 PD나 차태현처럼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몬스터들이 어떤 실험적인 도전을 한다. 심지어 자기 분야가 아닌 것에도. 혼자서 그것을 한다면 대단히 모험적인 일이 될 수 있지만, 여럿이 함께(유니온) 한다면 모험을 넘어 신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새로운 콘텐츠 조직이 꿈꾸는 세계가 아닐까. ‘반반 시스템’이라는 말이 그저 농담이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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