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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 다시 전설이 될 것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8. 6. 10:17
돌아온 ‘전설의 고향’, 그 재미요소와 관전 포인트 하얀 소복에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 그 속으로 핏빛 한으로 이글거리는 두 눈. 마치 TV에서 튀어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이불을 뒤집어쓰고 연실 “지나갔어?”하고 물어보던 그 귀신이 돌아왔다. 다름 아닌 ‘전설의 고향’의 재림이다. 77년부터 무려 12년 간 매주 570여 편을 방영했고, 96년부터 99년까지 70여 편이 방영되었으며 이제 2000년대 들어 다시 방영되고 있으니, 이 드라마는 세대를 뛰어넘는 고전 중의 고전인 셈이다. ‘전설의 고향’의 특별한 공포 이렇게 된 데는 ‘전설의 고향’이라는 형식이 가진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드라마는 각 지방마다 하나씩은 꼭 있게 마련인 전해 내려오는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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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의 숨은 주역들, 양념 아닌 진짜 맛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8. 6. 10:14
대장장이 경철, 정형사 강편수, 치매할머니 그리고 꽃순이 경남 하동에서 만난 치매할머니(김지영)와 며느리간의 보이지 않는 끈끈한 정을 녹차김치를 통해 풀어내는 이야기 속에서(거의 2회에 걸쳐 방영되었다)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간간이 성찬(김래원)과 진수(남상미)의 애정모드가 연출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봉주(권오중)와의 대결구도가 존재하지만 적어도 이 에피소드에서 본래 주인공들은 뒤편으로 물러나 있다. 치매할머니가 김치를 담그기 위해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키는 것처럼 이 에피소드 속에서 성찬과 진수는 보조적인 역할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식객’의 조연들이 중심에 온 이유 이것은 치매할머니의 경우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위암에 걸린 채, 교도소에 있는 아들을 위해 게장을 가져다주는 대장장이 경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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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국민 예능과 매니아 예능 사이옛글들/명랑TV 2008. 8. 3. 14:03
‘무한도전’좀비편, 그 실패의 이유 몇 주 전부터 방영된 티저 영상만으로도 ‘무한도전’좀비편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단 그 소재가 참신했다특집이면 통상적으로 등장하는 흉가체험 같은 틀에 박힌 소재들에서 벗어나 대니 보일 감독의 좀비영화 ‘28일 후’를 패러디 했다. 이 색다른 소재에 버라이어티쇼를 접목했다는 점은 실로 ‘무한도전’의 도전정신이 아니고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시도일 것이다. 다름 아닌 이러한 실험성이 ‘무한도전’의 신화를 만든 이유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설이다’로 최근 리메이크된 리차드 메드슨의 소설에서부터 비롯된 좀비 컨텐츠들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만들었던 조지 로메로 감독에 의해 정착되었고, 80년대 들어서는 ‘이블 데드’같은 영화들로 변주되었으며, 한때 침체기를 겪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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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곳에’... “니 사랑이 뭔지 아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8. 7. 27. 14:58
님의 질문이 님에게 다시 되돌아간 이유 [한 장면으로 읽기] 순이(수애)는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남편을 꼬박꼬박 면회 갑니다. 달거리에 맞춰 보내는 시어머니의 마음은 아마도 삼대독자의 대를 이어보자는 심산이겠죠. 여인숙에 어색하게 앉은 순이는 상관조차 하지 않고, 남편 상길(엄태웅)은 소주를 마십니다. 상길은 사실 따로 사랑하던 여자가 있었죠. 가만히 앉아있는 순이에게 넌 모를 거라는 식으로 묻습니다. “니 사랑이 뭔지 아나?” 그리고 혼자 돌아 누워버리죠. 사실 이렇게 사랑 받지 못했던 순이가 이역만리 전쟁통인 베트남까지 남편을 찾아 나선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저 남편이기 때문에? 혹은 남편은 사랑을 주지 않았지만 자신은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시어머니가 시켜서? 시집에서도 쫓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