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194)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981)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431,154
Today68
Yesterday378

‘호동과 바다’, 뻔할 수 있는 먹방 달리 보이게 만든 강호동

 

올리브 TV <호동과 바다>는 예능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표방했다. 하지만 강호동이 출연한다는 사실은 과연 다큐멘터리가 가능할까 싶은 선입견을 갖게 만든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에게 이 부분은 가장 큰 고민거리였을 게다. 지금껏 <1박2일>부터 다져온 예능의 틀이 강호동에게는 어디서든 불쑥불쑥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큰 소리로 외치는 그 모습은 <1박2일>에서 어떤 지역을 소개하는 멘트 톤을 연상케 하고 음식을 먹으며 짓는 다소 과장된 표정과 리액션 역시 그렇다. 아주 특별한 풍광 앞에서 호들갑을 떨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 또한 다큐멘터리의 차분함과는 사뭇 대조되는 예능적 느낌이 묻어날 테니 말이다.

 

<호동과 바다>는 그래서 자꾸만 이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라는 걸 강조하고 강호동 스스로도 다큐에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는 걸 토로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때론 너무 흥분한 강호동의 모습에서 슬쩍 다른 장면을 끼워 넣어 ‘화면 조정 중’이라는 자막이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강호동은 다큐멘터리라고 자꾸만 강조하면서도 자꾸 예능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건 어쩌면 이 프로그램이 짚어낸 독특한 지점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다큐와 예능 사이를 슬쩍 슬쩍 넘나들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맛.

 

첫 방송에서 강호동이 주문진항으로 가 그 곳에서 대방어 잡이 어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조업을 하는 장면은 다큐멘터리라는 그 색깔을 분명히 만들어낸다. 예능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의 대방어떼와 이를 잡아 올리는 고강도의 노동이 펼쳐지니 말이다. 그 장면은 마치 디스커버리 채널 같은 곳에서 방영되곤 하는 원양어선을 타고 벌이는 물고기떼들과의 사투를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호동과 바다>는 독특하게도 원고지 모양으로 칸이 그려진 자막을 집어넣고, 중간 중간 들어가는 내레이션을 국악인들이 마치 판소리를 하는 듯한 톤으로 채워 넣었다. 목소리만으로도 파도를 치게도 만들어낸다는 판소리꾼들의 ‘국악 한 마당’은 독특한 자막과 어우러져 <호동과 바다>만의 톤 앤 매너를 만들어낸다. 그건 다분히 다큐멘터리적 연출미학이라 할만 하다.

 

그 위에 강호동은 자신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노동과 더불어 먹방을 선보인다. 대방어 요리 전문가가 1미터가 넘는 물고리를 해체하고 부위별로 만들어주는 요리를 한 입씩 먹을 때마다 강호동은 다큐를 강조하면서도 예능의 리액션을 어쩔 수 없이 드러낸다. 굳이 다큐를 강조하고 예능 리액션을 더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전하기 위함이다. 그래도 나오는 예능 리액션은 과장하기 위함이 아니라 맛이 너무 좋아 다큐를 뚫고 튀어나오는 것이란 이야기다.

 

<호동과 바다>는 다소 뻔할 수 있는 강호동의 먹방이라는 소재를 바다와 다큐라는 소재와 형식적 틀을 빌려와 새롭게 만든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다큐멘터리지만 그 다큐적 틀을 깨고 나올 수밖에 없는 맛의 향연. 물론 먹방만큼 음식에 대한 정보와 지식에 대한 허기가 남는 부분이 있지만, 확실히 색다른 그 톤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 여겨진다.(사진:Olive)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애피타이저가 회에 밥 한 공기.. ‘라끼남’, 강호동의 역발상 먹방

 

이 프로그램 밤에 보면 큰 일 난다. 결국은 따라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테니. tvN 예능 <라끼남>이 첫 번째로 지리산을 찾아간 데 있어 이번에는 강구 바다를 찾았다. 라면 하나 끓여먹기 위해 산을 오르고 바다를 찾는 건 <라끼남>이 가진 역발상 스토리텔링을 잘 보여준다.

 

사실 산에 오르고 나서 라면 하나 끓여먹는 일은 우리가 이미 <1박2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하게 봤던 장면이다. 하지만 <라끼남>은 목적과 과정을 뒤집어놓음으로써 새로운 재미를 만든다. 즉 산에 오르는 게 목적이 아니라 라면을 끓여먹는 게 목적이고 그 과정이 산에 오르는 것으로 바꿔 놓자 이야기는 신선해진다. 그렇게 목적 자체를 바꿔놓자 그 과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는 내내 산장에서 라면을 끓여먹을 기대감을 한껏 높이는 과정을 보여주니 말이다.

 

그렇다면 강구 바다는 어떨까. 산을 오르는 일보다는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지만, 만일 배를 타게 된다면 말이 달라진다. 배 위에서 조업을 돕고 나서 끓여먹는 라면의 맛. 맛은 있겠지만 배멀미에 만만찮은 노동강도는 산을 오르는 일 못지않을 게다. 그러니 바다를 찾은 일도 ‘뭐 라면 하나 끓여먹으려고 그렇게까지?’가 콘셉트인 이 프로그램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배를 타기도 전 강구 오일장을 찾아 갖가지 반찬과 오징어를 사와서 민박에서 끓여먹는 대목에서도 강호동은 먹방의 역발상을 보여준다. 다음날 탈 배의 선장님을 기다리다 우연히 만난 어르신이 강호동이 한껏 기대하는 대게라면에 대해 “맛없어. 꽃게라면이 좋아”라고 기대를 깨는 답변으로 웃음을 주더니, 오일장에서는 강호동이 아이돌 못잖은 주목을 받으며 한껏 즐거워진다.

 

하지만 오징어를 열 마리나 사서 민박으로 돌아온 강호동의 먹방은 오징어라면을 먹기 전 애피타이저라며 거의 밥 한 끼를 먹는 모습을 연출한다. 산오징어를 회로 썰어서 몸통 부분과 다리 그리고 머리를 차례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시장에서 사온 반찬을 먹어보더니 이건 밥과 먹어야 한다며 밥 한 공기를 가져다 뚝딱 해치운다. 제작진으로서는 너무 과한 애피타이저라 “이제 그만 먹으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강호동은 총각김치가 서운하다며 끝내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다.

 

우리에게 거의 한 끼나 다름없는 양이지만, 굳이 애피타이저라 우기며 밥 한 공기를 먹고 난 강호동은 이제 본격적인 오징어라면 끓이기에 들어간다. 오징어 다섯 마리를 미리 살짝 삶은 뒤 끓고 있는 라면 두 봉에 통으로 썰어서 집어넣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오징어 다섯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라면 두 봉지를 마치 흡입하듯 먹어버린 강호동은 국물이 너무 깨끗하다며 굳이 밥 한 공기를 말아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는다. 결국 혼자서 4인분 이상을 해치운 것.

 

<라끼남>은 라면 한 그릇을 맛있게 먹기 위해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재료들을 넣어 끓여먹는 프로그램이지만, 본말이 전도되어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라면을 먹기 위해 지리산까지 오르고 배를 타는 것도 그렇지만, 라면 하나에 오징어 다섯 마리를 통으로 넣고 끓여먹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이런 본말이 전도된 라면 끓이기도 잘 생각해보면 역발상 먹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우리는 갖가지 국물이 있는 요리를 먹은 후 때때로 라면을 거기에 넣어 끓여먹곤 한다. 거기서 라면은 메인 요리의 조연 정도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라끼남>은 라면이 주인공이고 오징어는 조연이다. 이렇게 뒤집어놓은 것 하나만으로도 먹방이 새롭게 보인다. 예능 프로그램에 있어서 같은 것도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라끼남>은 잘 보여주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라끼남’, 라면 한 그릇이지만 놀라운 다채로운 접근방식

 

tvN 예능 <라끼남>은 사실 그 콘셉트가 단순하다. ‘라면 끼리는 남자’라는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준다. 강호동이 라면을 끓여먹는다. 이런 단순함으로 방송이 될까 싶지만 여기에 한 가지 방송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의 가루가 들어간다. 그 라면을 그냥 먹는 게 아니라 가장 맛있게 먹기 위해 특정한 장소를 가거나 심지어 라면 맛에 최적화된 몸을(?) 만든다는 것.

 

그래서 첫 번째 라면 끓이는 장소는 지리산 천왕봉이다. 강호동이 스스로 말했듯, “라면 한 그릇 끓여먹으려고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딱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산행은 그 자체로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방송 분량이 많이 나올 수가 없다. 산을 계속 오르는 것이 반복되는 영상일 수밖에 없고, 힘들기 때문에 토크도 계속 이어가기가 어렵다. 찍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니 예능 프로그램이 산행을 찍는다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라끼남>은 이런 예능 프로그램의 흔한 상황을 거꾸로 뒤집어놓는다. 그저 천왕봉 산장에 오른 강호동이 라면을 끓여먹는 게 아니다. 거꾸로 라면 한 그릇을 끓여먹기 위해 천왕봉에 오르는 것이다. 마치 개가 사람을 물면 그러려니 해도 사람이 개를 물면 특별한 사건이 되는 것처럼, 상황을 뒤집어 놓으니 <라끼남>의 산행은 흥미로워진다.

 

일단 산에 오르기 전부터 보여주는 강호동의 비장함이 웃음을 준다. 이게 뭐라고 엄홍길 대장의 이야기를 더하고, 어떤 라면을 먹을 것인가를 정하기 위해 차량 트렁크 뒤편 가득 채워진 라면들 속에서 산장으로 가져갈 라면을 고르느라 주차장에서만 1시간이 훌쩍 넘는 분량을 뽑아낸다.

 

그렇게 라면을 정해 배낭에 담고 본격적으로 오르는 산행. 내려오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그 여정이 흥미로운 건 강호동의 상태다. 그는 과연 라면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가고 있는가. 너무 힘들어 멈춰 서고, 배가 고파 투덜대다가 너무 배가 고프면 ‘입맛을 잃을 수 있다’며 잠시 멈춰 귤 한 조각 입에 넣는다. 귤이 “설탕덩어리” 같다며 그걸 먹고 몸이 재충전됐다고 호들갑을 떨다 곧바로 퍼져 눕는 강호동의 모습이 웃음을 준다.

 

이런 단순한 콘셉트 속에서도 끊임없이 상황에 대한 몰입을 끌고 가는 데는 강호동의 ‘밀당’도 한 몫을 차지한다. 그는 귤 하나를 먹을 때도 또 찹쌀떡을 먹을 때도 그냥 먹지 않는다. 먹을까 말까 먹을까 말까 밀당을 해대며 끝없이 토크를 이어 붙이고 나서야 입안에 음식을 밀어 넣고 그 맛을 음미한다. <라끼남>이라는 프로그램에 그가 얼마나 최적화되어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tvN에서 6분짜리로 압축해 보여준 영상이지만 아마도 유튜브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접한 시청자들은 그 세세한 과정들이 주는 더 큰 재미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방송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나영석 PD가 강호동과 만나 <라끼남>이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소개되었고, 본방 직전에는 나영석과 양정우 PD 그리고 강호동이 출연해 본방을 독려하는 유튜브 방송을 보여줬다.

 

이처럼 본방 주변의 다양한 영상들은 <라끼남>의 재미를 다채롭게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본방 직전 내놓은 라이브 방송에서 강호동이 자신의 레시피로 라면을 끓여먹는 장면을 내보내면서 너무 토크가 많은 탓에 유튜브 방송이 본방을 잡아먹을 것 같은 아슬아슬함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라면 한 그릇을 끓여먹는 것이지만 그 주변 이야기나 상황들로 그 재미를 돋우는 것처럼, 본방 하나를 내면서도 다양한 양념 같은 이야기들을 유튜브 방송으로 더해냄으로써 프로그램은 풍미가 한층 깊어진다.

 

<라끼남>은 그래서 그 짧은 방송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와 기성 방송이 어떻게 공조해 그 재미를 풍부하게 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짧은 첫 방송이지만 본방 시청률이 4.3%(닐슨 코리아)를 냈고,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올라온 영상들도 꽤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새로운 미디어와 공조해 만들어내는 시너지로서 <라끼남>은 그 교본 같은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나영석과 김태호가 유튜브 시대에 대처하는 방식

 

이건 기존 방송사의 시스템과 1인 크리에이터의 기묘한 조합이 아닐까. 최근 김태호 PD와 나영석 PD의 행보를 보면 이들이 지금의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새롭게 적응해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건 현재 방송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예능 PD들이 가진 위기감일 수 있는데, 그 진원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바로 유튜브다.

 

젊은 세대들이 유튜브 콘텐츠들을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많이 보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의 이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다가, 유튜브라는 채널의 특성이 주는 가벼움(?)과 자유로움이 기존 방송사들의 예능 프로그램을 점점 너무 무거운 기성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어서다. 유튜브의 가벼움과 자유로움이 가능한 건, 1인 크리에이터라는 유튜버들의 존재에서 알 수 있듯이 제작 인원이 최소화되어 기동성이 뛰어나고 한 사람이 활약하는 것이라 집중도와 몰입도도 좋기 때문이다.

 

1년 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호 PD가 시작한 MBC <놀면 뭐하니?>는 그 고민의 산물이다. 기존 <무한도전> 시절처럼 여러 출연자들이 등장해 캐릭터쇼를 하던 방식을 과감하게 지워버리고, <놀면 뭐하니?>는 오롯이 유재석을 전면에 내세웠다. 릴레이 카메라 같은 카메라 실험을 마친 후, ‘유플래쉬’와 ‘뽕포유’ 프로젝트를 통해 유재석은 좀더 1인 크리에이터에 가까워졌다. 드럼에 도전하고 트로트에 도전하는 식의 무언가 자기도 모르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1인 크리에이터. 유튜브의 성격이 김태호 PD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되어 만들어진 또 다른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영석 PD도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가 그 첫발이었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은 유튜브에서 전편이 공개되고 정규방송에서는 단 5분 정도 분량이 공개되었다. 애초부터 본격적인 유튜브 방송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직관 방송에서 100만 구독자 공약으로 ‘달나라 여행’이라는 무모한 약속을 꺼내놓은 나영석 PD는 이로써 큰 화제를 끌어 모았다. 실제 100만 구독자를 돌파하자 구독취소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가까스로 시한에 맞춰 취소가 이뤄져 달나라 여행을 가지는 않게 되었지만 어쨌든 이 이벤트는 대성공이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유튜브 방송을 기획하고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강호동. 강호동의 <라면 끼리는 남자(일명 라끼남)>이 방송을 예고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사전 미팅 영상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라면 한 그릇을 맛있게 먹기 위해 별의 별 일들을 다 하게 되는 강호동의 이야기라는 그 발상 자체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방송은 tvN에서도 20분짜리로 정규 편성되어 방영된다. 여러 모로 유튜브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는 방증이다.

 

결국 <라끼남> 같은 행보는 향후 나영석 PD가 유튜브를 통한 다양한 시도들을 할 것이라는 걸 예고한다. 김태호 PD가 유재석을 1인 크리에이터로 세워 미션에 투입하듯, 강호동을 1인 크리에이터로 계속 새로운 미션에 투입할 수도 있고, 나영석 사단의 다양한 인물들을 저마다 개성에 맞게 1인 크리에이터로 발굴해낼 수도 있을 게다.

 

이미 김태호 PD나 나영석 PD는 예능의 한 트렌드를 풍미했던 연출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유튜브 같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고여 있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적응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이들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 때 예능판 전체를 쥐락펴락했던 이 스타 연출자들과 스타 MC들이 나란히 유튜브 시대에 맞춰 성공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이들의 행보가 전체 예능판이 향후 걸어가야 할 새로운 길을 내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 길이 과연 어디까지 가게 될까. 그 정해지지 않은 길은 이들의 변화무쌍한 콘텐츠들을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신서유기7’, 마치 과거 ‘1박2일’을 보는 듯

 

때론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다? 그런 분들에게 tvN <신서유기>만큼 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 있을까. 언젠가부터 예능 프로그램이 웃음만이 아닌 의미나 정보를 더하기 시작한 건 물론 반가운 일이다. 예능이 웃음을 넘어서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는 뜻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걸 앞장서서 해온 인물이 다름 아닌 나영석 PD다. 그런데 나영석 PD가 대놓고 의미를 떠나 그저 웃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프로그램이 바로 <신서유기>다.

 

이번 <신서유기7>은 ‘홈커밍’이라고 부제가 붙여진 채 국내에서 촬영되었다. 그간 해외로 나가던 프로그램이 국내를 선택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사실 <신서유기>는 지금껏 방송되어온 걸 보면 굳이 해외로 갈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특정 공간이 중요한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물론 이국적인 곳에서 그 곳의 음식이나 특정 장소의 풍광을 더하는 건 ‘서유기’에서 따온 프로그램의 이름에 걸맞은 것이긴 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런 여행보다는 게임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흥미로운 건 국내에서 하는데도 해외에서 하는 것과 별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이들이 방송에서 하는 내용도 사실 지난 시즌들과 비교해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다. 벌칙처럼 하는 분장 콘셉트가 도입 부분에 들어가고, 특정 장소에서 기거하며 계속 게임을 이어간다. 그 게임의 종류도 익숙한 것들이다. 시그널 음악 맞추기 게임이나 자신이 뽑은 물건을 들키지 않고 숨기는 것으로 아침 식사가 걸린 게임이 그렇다. 또 고깔을 쓰고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 귀에 헤드셋을 쓰고 설명하는 입모양으로 제시된 단어를 맞추는 게임 등등.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도 그 익숙함 속에 의외로 터져 나오는 상황들이 큰 웃음을 준다. 아침식사를 두고 벌이는 나나매점의 퀴즈에서 벌칙으로 마늘을 먹게 된 은지원이 은근슬쩍 마늘을 뱉는 장면 같은 게 그렇고, 고깔 쓰고 공을 차 골인시키는 미션에서 이수근이 ‘인간문화재’ 같은 동작을 선보이는 대목이 그러하며, 헤드셋을 쓰고 하는 퀴즈에서 의외로 문제를 잘 맞추는 은지원이 그렇다.

 

형식이나 게임 방식, 또 게임의 종류 등등이 모두 익숙한데다, 특히 국내에서 하다 보니 <신서유기7>은 마치 과거 <1박2일> 초창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강호동과 이수근 그리고 은지원이 한 프레임에 들어가고, 그들이 하는 게임이 그 때의 복불복을 떠올리게 한다. 저녁 식사 복불복, 침구세트를 두고 벌이는 복불복에서 영락없는 <1박2일>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신서유기7>은 그래서 마치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뉴트로 예능을 의도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그 때는 예능이 웃음만을 위한 무한한 노력으로 채워지기 마련이었다. 차라리 아무 생각 없이 잠시 깔깔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것. 그것이 예능이 가진 유일한 의미였던 시절이다. <신서유기7>의 익숙한 게임과 상황들 속에서 별 생각 없이 깔깔 웃다 어딘가 과거의 추억이 떠오르게 되는 건 어쩌면 이번 시즌이 국내를 촬영지로 선택하면서 가졌던 의도가 아닐까 싶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유재석의 '유퀴즈', 강호동의 '한끼줍쇼' 이들이 찾은 해법

 

워낙 오래도록 사랑받아왔던 예능 프로그램이어서인지, 방송을 재개해달라는 목소리가 솔솔 피어오른다. MBC <무한도전>과 KBS <1박2일> 이야기다. 약 10여 년 간 이른바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를 이끈 양대 예능 프로그램은 지금 방영되지 않는다. <무한도전>은 12년 만에 시즌 종영을 선언했고, <1박2일>은 정준영 사태가 터지면서 제작 중단된 상태다.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지금 방영되지 않게 된 건 저마다의 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더 이상 이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이 먹히지 않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연예인 캐릭터쇼는 이제 조금은 구닥다리 예능 트렌드가 됐다. 대신 그 자리에 들어온 건 일반인과 더해지는 관찰카메라다. 가짜가 아닌 진짜를 보고픈 대중들의 욕구가 만들어낸 새로운 예능 트렌드다.

 

이런 트렌드의 변화는 <무한도전>과 <1박2일>을 각각 이끌었던 유재석과 강호동의 양대 구도도 막을 내리게 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 해법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이들이 해법을 찾은 프로그램은 뭘까? 지금 <무한도전>과 <1박2일>을 부활시켜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과연 이 프로그램들은 유재석과 강호동에게 해법이 되어줄까.

 

김태호 PD가 새로 들고 온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시즌2가 아니라 <놀면 뭐하니?>라는 릴레이 카메라 방식의 예능 실험이었다. 물론 아직 제대로 정착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고 차라리 <무한도전> 시즌2를 부활시키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놀면 뭐하니?>가 새로운 실험을 하고 유재석이 그 중심에 서게 됐지만 그 역할은 사뭇 달라졌다. 중심에 있다고 해도 새로운 예능인들을 발굴하고 찾아내는 정도의 역할이라고 해야할까.

 

온전히 유재석이 지금의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고 또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는 프로그램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은 거리를 다니며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즉석에서 벌어지는 리얼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유재석은 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대전에서 찍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애초 ‘노잼 대전’을 ‘유잼 대전’으로 만들겠다며 사람들을 찾아 나섰는데, 마지막 카페를 운영하는 분에게서 의외의 얘기를 들었다. ‘노잼’이지만 ‘노스트레스’가 바로 대전이라는 것. 이런 보통 사람들에게서 만들어지는 발견의 지점들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재미이고 그것은 또한 이 달라진 시대에 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강호동은 어떨까. 물론 <1박2일> 시즌4를 원년 멤버들로 다시 시작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그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KBS라는 공영방송의 틀에서 우리네 숨은 여행지들과 그 곳에 사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취지는 <1박2일>이 일반적인 예능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강호동에게도 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해법이 되어줄 거라는 점에는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강호동을 되살린 프로그램은 JTBC <한끼줍쇼>였다. 이경규와 함께 골목골목을 다니며 낯선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환대해주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강호동은 그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끄집어내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소통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

 

<무한도전> 시즌2나 <1박2일> 시즌4가 만들어지는 일은 물론 반가운 일일 게다. 그래도 한 때의 10여년을 우리와 함께 웃고 울었던 프로그램이 아닌가. 그러니 향수가 있고 여전한 즐거움이 있을 거라 여겨진다. 하지만 이렇게 과거로 가는 프로그램보다 좀 더 현재적인 프로그램으로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나 <한끼줍쇼> 같은 프로그램이 훨씬 바람직해 보인다. 그건 아마도 과거 언저리에 머물러 있기보다 앞으로 나가야 하는 유재석과 강호동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강식당2’, 백종원이 들어오니 눈에 띄는 진짜 식당과의 차이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tvN 예능 <강식당2>에서 백종원의 호통 앞에 쩔쩔매며 점점 얼굴이 굳어져 가는 강호동에게 이수근은 장난치듯 그렇게 말한다. 그래서 애써 웃어 보이지만 강호동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마치 때를 만났다는 듯 쩔쩔매며 혼나는 그를 슬슬 건드리는 이수근에게 강호동은 “이따 남아라”며 농담 섞인 한 마디를 쏘아놓는다.

 

사실 백종원이 경주의 이 강볶이 식당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강호동이 요리를 하는 속도가 그렇게 느린 지 잘 몰랐다. 느리다기보다는 하나하나 정성을 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또 가끔 음식을 직접 홀까지 가지고 나와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또한 사람이 좋은 강호동의 ‘소통’하려는 모습으로 보였었다.

 

하지만 국수 주문이 한꺼번에 7개씩 들어오고, 국수 종류도 냉국수, 가락국수에 비빔국수까지 복합적으로 섞여있다 보니 강호동의 행동은 너무 느리고 딴 짓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걸 보다 못한 백종원이 일일이 하나하나 지적하며 빨리 국수를 뽑아내라고 혼을 내는 모습은 그간 강호동이 너무 느긋하게 요리했다는 걸 깨닫게 만들었다.

 

“좀 더 연습을 해야 돼요”라며 막 만들어낸 비빔국수를 다음날부터 하자고 했던 강호동은 몰려드는 주문을 백종원의 지시에 따라 한꺼번에 국수를 뽑아내고 나서는 탈탈 털린 표정으로 “확실히 다르네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뭐가 다르다는 말일까. 그건 실제 식당을 영업하는 것과 자신들이 하는 것과 다르다는 뜻일 게다.

 

물론 안재현이나 피오처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 준비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음식을 만들어내는 이들도 있다. 국수보다 이들이 만든 떡볶이나 김치밥이 더 빨리 나가는 건 그래서 사람마다 있을 수 있는 편차처럼 보였다. 지난 <강식당> 시즌1에서 조금 경험을 해본 적은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식당에서 요리를 하는 일이 낯설다. 생업을 하는 분들과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백종원이 점검을 하기 위해 찾아오면서 <강식당2>는 순간 <골목식당>의 분위기를 냈다. 강호동은 긴장한 얼굴이 역력했고, 당황해서 뭐부터 해야할 지 몰라 더 허둥대고 있었다. 백종원의 눈에는 모든 게 지적거리였다. 불필요한 동선을 만드는 기구들을 치우고, 한꺼번에 몰려올 손님들을 대비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었다. 그러니 강호동이 국수를 하나씩 만들어내서 다음 주문이 잔뜩 밀려 있는데도 손님들과 한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백종원에게는 영 탐탁찮게 여겨졌을 수밖에 없다.

 

“음식을 만들라고 했더니 예술을 하고 있네.” 백종원의 그 말은 실제 생업에서 뛰고 있는 분들에게 한가함은 사치라는 걸 잘 말해준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잖아요-”라는 말도 어딘지 생업의 치열함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결국 백종원의 출연은 <강식당2>가 실제 식당의 상황과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걸 드러내줬다. 그래서 ‘즐거움이 묻어나는’ 판타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차이들이 느껴지는 <강식당2>. 백종원의 출연이 만든 현실감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강식당2’에 대한 반응 갈리는 까닭

 

돌아온 tvN 예능 프로그램 <강식당2>의 첫 번째 에피소드 제목은 ‘아... 또 시작’이다. 이 제목에는 이 멘붕 식당을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에 대한 출연자, 제작진의 고민, 걱정 같은 것들이 담겨있다. 실제로 <강식당2>는 첫 회에 메뉴 선정에서부터 백종원을 찾아가 요리를 배우고 경주로 내려가 요리를 시연해보고 준비한 후 우여곡절 끝에 가게를 오픈하는 그 과정들을 보여줬다.

 

그 과정들은 익숙했다. 이미 <강식당> 시즌1에서 보여줬던 일련의 코드들이 거의 그대로 반복됐다. 식당 오픈이 어디 쉬운 일인가. 메뉴조차 정하지 못해 고민하고, 메뉴를 정해도 요리를 거의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데, 이 식당의 사장은 ‘최고의 정성이 담긴 요리’까지 고집한다. 당장 가게 오픈하고 주문 음식 내놓는 일 자체가 커다란 미션처럼 보이는데, 거기에 최고의 정성이라니. 사장의 걱정은 깊어지고, 직원들은 힘들어지며 예민해진다. 그래서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언성이 높아진다.

 

오죽하면 민호와 피오가 아예 시즌2를 위해 주제곡을 만들어왔을까. ‘쓰담쓰담’이란 제목에 담긴 것처럼 이들은 멘붕 상황에 예민해져 언성이 높아지지만, “우린 원망하지 않아요”라고 노래할 거라는 의지를 담았다. 참다 참다 못한 강호동이 화를 내고, 금세 스스로 “화내지 말아요”라고 누그러뜨리는 그 모습은 <강식당2>의 중요한 웃음 포인트다.

 

이처럼 <강식당2>의 재미는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주방에서 피어나는 화와 언성에도 자신들은 “서로 배려하는” 사람들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임을 말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실제로 오픈 당일 개수대가 누군가에 의해 흘러들어간 비트 껍질로 막혀 이수근이 ‘위기’임을 드러내고, 누가 범인인가를 찾다 그 앞에서 비트를 깎았던 강호동을 의심하는 장면에서 서서히 화의 비등점이 올라가는 강호동과 이수근의 케미가 웃음을 만든다. 결국 개수대의 망을 민호가 제거한 것 같다고 스스로 자백하는 순간,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주제가 ‘We all lie’가 흘러나오는 대목은 <강식당2>의 재미가 세세한 편집에 의해 더 강력하게 만들어진다는 걸 보여준다.

 

또 <강식당> 시즌1에서 메인요리인 돈가스를 준비하기 위해 밤새도록 고기를 두드렸던 상황이 웃음을 줬던 것처럼 이번 시즌2에서는 굳이 면을 직접 뽑아 만들겠다며 밤마다 강호동과 이수근이 마치 사교댄스를 추듯 손을 잡고 반죽을 밟는 장면으로 웃음을 준다. 다음날 장사할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잠 못 자고, 예고편에서 나온 것처럼 강호동이 심지어 코피를 흘리는 장면은 <강식당2>의 스트레스와 노동강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걸 말해준다. 첫 날에만 무려 만 명이 줄을 섰다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이처럼 돌아온 <강식당2>는 지난 시즌에서 보여줬던 웃음의 코드들이 여전히 비슷한 상황 속에서 빵빵 터지는 그 포인트들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캐릭터들은 이제 자신의 역할 또한 정확히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신서유기>와 <강식당> 시즌1으로 오래도록 함께 해왔으니 이제는 뭘 해도 척척 어떤 게 웃음의 포인트가 되는 지 아는 눈치다.

 

이건 마치 강호동과 이수근의 관계를 확장한 듯 보이기도 한다. 즉 늘 깐족대며 강호동에게 은근히 부아를 돋우는 이수근과, 그걸 참는 듯 보이다 결국은 폭발하는 강호동의 케미는 이미 <1박2일> 시절부터 ‘톰과 제리’로 정평이 나있던 관계의 재미다. 식당을 오픈한다는 ‘위기상황’은 그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감정들 때문에 이들의 치고받는 상황을 증폭시켜줬고, 그래도 결국은 ‘서로를 위하며’ 해내는 과정의 묘미까지 선사했다.

 

그래서 이런 검증된 웃음의 코드들이 첫 회부터 줄줄이 등장하는 <강식당2>는 분명 성공할 수밖에 없다 여겨진다. 실제로 첫 회 시청률이 7.8%(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만족스런 호평만 이어질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아쉬운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최근 들어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또 음식 프로그램이냐”는 지적이 들려오고, 늘 비슷한 출연자들이 같은 조합으로 나오고 그 웃음의 포인트나 재미요소 혹은 스토리 또한 반복적이라는 데서 나오는 아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실제로 시즌2 첫 방으로만 보면 그 여러 재미요소들이 시즌1과 거의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이런 아쉬운 목소리들을 또 하나의 관점으로 두고 보면 ‘아... 또 시작’이라는 첫 에피소드의 제목은 달리 들린다. 그리고 이것은 나영석 사단이 만들어내고 있는 일련의 여행 프로그램과 음식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대중들의 또 다른 목소리처럼 들린다. 물론 나영석 사단의 여행, 음식 프로그램에 대해 대중들이 이제는 좀 물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건 이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이런 소재의 프로그램들을 따라하는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전체적으로 여행, 음식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가 쌓인 것이고, 그것이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나영석 사단을 보는 다른 시선을 만든 것일 게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적어도 나영석 사단이라면 이제 또 다른 새로운 소재발굴이나 시도들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대중들의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뜻은 아닐까. 강호동이 만든 ‘니가 가락국수’는 분명 맛있을 게다. 하지만 더 시키면 이수근이 농담조로 “많이 뭇다 아이가”라고 말했던 것처럼, 맛있는 것도 너무 많이 먹으면 물리기 마련이다. 음식과 여행 소재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획을 그은 나영석 사단은 이제 대중들이 원하는 또 다른 메뉴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시즌제 위에서 펄펄 나는 나영석 사단, 여행 위에 쓴 예능사

vN 예능 <알쓸신잡3>는 국내가 아닌 해외로 영역을 넓혔다. 이전 시즌에서 슬쩍 나왔던 해외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영석 PD는 놓치지 않았다. 한 프로그램의 지나가듯 던져진 작은 이야기로부터 또 다른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건 나영석 사단의 중요한 제작방식 중 하나다. <꽃보다 할배>에서 농담처럼 나왔던 이서진의 요리 이야기가 발단이 되어 <삼시세끼>가 만들어졌고, <신서유기>에서 비롯되어 <강식당>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알쓸신잡3>는 그 여행지 선정부터가 야심이 넘쳐난다. 그리스에서 피렌체를 거쳐 독일로 가는 그 여정은 서양사를 조금 들여다본 본들이라면 그냥 선택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서양문명의 발상지라고도 얘기되는 그리스가 고대 문명의 문화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라면, 피렌체는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가 꽃핀 시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직 방영되진 않았지만 독일은 여러모로 근현대로 넘어오는 역사들을 포함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면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그 흐름을 여행지를 통해서 어느 정도 훑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응도 좋다. 조금 진지한 지식 수다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들고 그간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들이 현장의 화면들과 자료 화면들이 더해져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되니 더 깊은 지적 쾌감을 준다. 무엇보다 시즌1을 성공시킨 유시민, 김영하 작가가 전체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놀라운 면모를 이어가고, 여기에 새롭게 투입된 김진애 교수와 김상욱 박사의 진솔한 건축, 미술 그리고 과학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더해진다. 그저 웃고 떠드는 예능 프로그램에 지친 분들이라면 지식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알쓸신잡3>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새로 시작한 <신서유기5>는 <알쓸신잡3>와는 정반대의 결을 가진 예능 프로그램이다.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할 법한 무식함이 갖가지 게임과 퀴즈로 이어지고, 여지없는 폭풍웃음을 만들어낸다. 물론 그 무식함이 과해 논란의 소지를 만든다는 아슬아슬함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요즘처럼 사건도 많고 사고도 많은 시기에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은 분들에게 <신서유기5>의 ‘무조건 웃기기’ 콘셉트는 그 자체로 기능하는 바가 있다 생각된다.

이번 시즌의 콘셉트는 ‘귀신 분장’이다. 그래서 처녀귀신, 저승사자, 가오나시, 강시 등등으로 분장한 출연진들이 그 모습 그대로 홍콩 시내를 활보하며 게임을 하고 음식을 먹는 장면들은 마치 ‘분장실의 강선생님’을 보는 듯한 웃음을 준다. 게다가 매번 이어지는 퀴즈와 게임들은 그 놀랍고도 기상천외한 답변으로 이미 <1박2일>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웃음을 주는 아이템이다.

현재 순항중인 <현지에서 먹힐까>도 지난 시즌인 방콕편에 비해 이번 중국편이 단연 화제성에서나 시청률에서 성공적이다. 물론 <현지에서 먹힐까>는 이제 나영석 사단에서 벗어나 있지만 <신혼일기>에서부터 그 사단 아래 성장했던 이우형 PD의 독립 프로그램이다. 그러고 보면 나영석 PD가 당시 후배들과 함께 작업하겠다고 공언한 후, 함께 했던 PD들인, <윤식당>의 이진주 PD, <알쓸신잡>의 양정우 PD 그리고 <현지에서 먹힐까>의 이우형 PD가 모두 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신서유기>의 신효정 PD는 본래부터 자기 색깔을 확고히 갖고 있던 PD이고.

이번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이 이우형 PD에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이 프로그램의 관건이 어느 나라에서 어떤 음식을 할 것인가 만큼, 누가 그것을 수행할 것인가라는 걸 확연히 보여줬다는 점이다. 이연복 셰프는 온전히 이 프로그램의 중심에 섰고, 그의 성공철학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향후 새로운 시즌을 계획한다면 누구를 중심에 세울 것인가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걸 이제 제작진들은 공감할 수 있을 게다.

시즌3를 하고 있는 <알쓸신잡>, 시즌5에 도달한 <신서유기>, 시즌2에 안착한 <현지에서 먹힐까> 또 호평과 시청률을 모두 가져갔던 시즌2 <윤식당>까지를 보면, 이제 나영석 사단의 시즌제는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잘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애초 <1박2일>을 하다 tvN으로 오게 된 나영석 PD가 다른 것도 아니고 ‘여행’이라는 아이템 하나에 집중하겠다고 했던 뜻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모두가 여행이라는 소재 위에 쓴 다양한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아닌가. 그렇게 나영석 사단은 시즌제 위에서 여전히 펄펄 날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유퀴즈’ 유재석의 유쾌 따뜻한 로드쇼, 주인공은 시민들

이제 길거리로 나가는 건 예능 프로그램의 한 트렌드가 되어간다. 스타 MC들인 이경규와 강호동이 JTBC <한끼줍쇼>에서 전국의 동네를 찾아 그 골목길을 누비고 다닌 것처럼, 이제 유재석도 tvN <유퀴즈온더블럭>을 통해 길거리로 나섰다. 

이처럼 스타 MC들이 길거리로 나온 이유는 거기에 지금 예능의 새로운 흐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연하게 만나는 시민들과 즉석에서 이뤄지는 소통이 주는 리얼리티가 있고, 연예인들의 삶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이 거기 녹아 있다. 스타 MC들은 이제 그들의 본거지였던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와 시민들의 삶터로 뛰어 들어간다. 지금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재석이 조세호와 함께 하는 <유퀴즈온더블럭>은 이경규와 강호동이 하는 <한끼줍쇼>의 ‘로드쇼(?)’와는 색깔이 다르다. 거기에는 유재석 특유의 유쾌한 캐릭터쇼적인 요소와 현장에서 순발력 있게 이뤄지는 리얼리티적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다. 이미 <무한도전>을 통해 때론 코미디적인 캐릭티쇼를 보여주면서 때론 진짜 현장에서 느껴지는 땀 냄새와 진정성 가득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던 유재석이 아닌가. <유퀴즈온더블럭>에는 그 두 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섞여져 있다. 

조세호와 함께 하는 유재석은 ‘배려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와는 또 다른 ‘면박 주는 캐릭터’로 재미를 만들어낸다. 끊임없이 말을 이어가는 조세호에게 “좀 조용히 해줄 수 없냐”고 말해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고,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프로그램이라며 조세호는 보조자 역할이라고 선을 긋기도 한다. 반대로 식사를 하러가서는 오히려 계속 말을 걸어 조세호가 밥 한 술을 뜨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즉 유재석과 조세호의 조합에서 우리가 보는 건 일종의 캐릭터가 더해진 특유의 예능적 웃음 코드들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진짜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을 만나게 되면 유재석의 화법은 사뭇 달라진다. 조세호에게는 여전히 면박을 주며 웃음을 유발시키지만, 시민들과는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1979년부터 무려 40년 간 한 자리에서 열쇠가게 노점상을 해오신 할아버지가 보여준 옛 사진을 통해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확인하는 그런 장면에서 느껴지는 어떤 정서 같은 걸 유재석은 특유의 언변으로 끌어낸다. 한 자리에서 수십 년 간을 일해오시면서 여행이란 걸 가본 적 없다는 할아버지. 해외에 나간 게 참전으로 나간 것뿐이라는 할아버지의 아무렇지도 않은 이야기에서 유재석은 웃지만 어딘가 짠한 그 느낌을 전한다. 

국민대학교 근처에서 너무 갈증이 나 찾아간 슈퍼에서 만난 아주머니에게서 듣는 이야기는 이 길거리 토크쇼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분명히 보여준다. 한 장소에서 오래도록 장사를 하며 살아오다보니 학생들이며 교수들까지 다 안다는 아주머니. 종종 다시 찾아온 학생들이 있어 장소를 옮기지 못한다는 그 말씀에 마치 엄마 같은 훈훈한 마음이 느껴진다. 

퀴즈를 내고 다섯 문제를 연달아 다 맞추면 현금 100만원을 드린다는 이 프로그램의 룰은 어쩌면 이 진솔한 토크쇼를 하기 위한 명목처럼 보인다. 100만원을 받으면 어떻게 하시겠냐는 물음에 “원룸에 있는 아이들 밥 사주겠다”고 말씀하시는 아주머니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마음이 이 로드쇼가 보여주려는 진짜일 테니 말이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만들어가는 유쾌한 길거리 토크쇼지만 그 진짜 주인공들은 바로 이들이 만나는 시민들이고, 길거리에서 벌이는 퀴즈를 맞추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진짜는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무한도전>이 시즌을 종영하고 유재석은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길을 유재석은 바로 시민들이 늘 지나치는 그 일상의 길에서 찾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