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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개콘’의 두 직업 기자와 PD, 그 의미 ‘개그콘서트’의 두 직업으로 기자와 PD가 떴다. 황당한 현실을 전달하는 안상태 기자와 소비자를 우롱(?)하는 과장 과대 광고를 가차없이 고발하는 황현희 PD가 그들이다. 물론 이건 개그일 뿐이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것이 그저 개그에 머물지만은 않는 모양이다. 황현희가 실제 소비자들을 위해 잘못된 상흔을 고발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소비자 고발’에 고정출연하고, 안상태가 케이블 경제 전문 뉴스 채널 mbn에서 ‘안상태의 거꾸로 뉴스’ 진행을 맡게 된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개그 코너에서 실제상황으로 까지 끌어오게 한 것일까. 일단 제일 먼저 주목해야할 것은 이들이 코너에서 갖고 있는 기자와 PD라는 직업이다. 현재처럼 다변화된 복잡한 사회 속에..
2009년 새해 방송3사가 미는 드라마, 예능들 연말이면 방송3사가 그 해의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시상식을 펼친다. 하지만 시상식은 단지 그 해의 프로그램만을 정리하는 자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3사는 다음 해에도 똑같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야 할 터, 시상식은 한편 다음 해를 위한 포석을 깔아놓기도 한다. 올해 연말 각종 시상식들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연초 방송사들의 주력 프로그램들은 무얼까. 예능, KBS ‘개콘’, MBC ‘일밤’, SBS ‘골미다’ 2008년 KBS가 선정한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은 ‘1박2일’이었다. 하지만 KBS가 시상식을 통해 당장의 주력으로 밀어준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였다. 시상식의 형식 자체가 ‘개그콘서트’에서 따온 것들이 많았고, 그 시상식을 전적으로 이..
‘KBS 연예대상’, 그 바탕에 ‘개콘’이 있다 ‘KBS 연예대상’의 선택은 ‘1박2일’이었다. 강호동-유재석의 대결이 예고되었던 MC부분 대상은 ‘1박2일’의 강호동에게 돌아갔고, 시청자가 뽑은 최고 프로그램상 역시 ‘1박2일’이 포진한 ‘해피선데이’로 돌아갔다. 한편 이수근은 쇼오락 부문 신인상을 받았고 ‘1박2일’의 이우정 작가는 방송작가상을 받았으며, 이승기는 최고 인기상을 받아, 결과적으로 2008년도 ‘KBS 연예대상’은 5개 부문을 석권한 ‘1박2일’의 잔치처럼 보였다. 하지만 ‘1박2일’만큼 돋보인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것은 ‘개그콘서트’다. ‘달인’으로 아이디어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김병만, MC부문 우수상의 신봉선, 여자 우수상 박지선, 남자 우수상 황현희, 여자 신인상의 김경아, 남자 ..
가수, 배우들 틈에서 빛난 그들의 개그 올 한 해 개그계는 유난히 힘겨웠던 걸로 기억된다. 하반기에 와서 ‘개그콘서트’가 겨우 힘을 발휘할 뿐, 무대개그는 여전히 어렵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들도 개그맨들보다는 가수들과 배우들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두 개그맨이 있다. 바로 ‘1박2일’의 이수근과 ‘무릎팍 도사’의 유세윤이다. 지옥을 천국으로 만든 이수근의 상황극 사실 이수근에게 올 한해는 가장 어려웠으면서 동시에 가장 보람된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개콘’에서 고음불가의 인기에 힘입어 ‘1박2일’에 (메인 MC인 강호동을 빼고) 유일한 개그맨으로 투입되었지만 처음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프로그램 내내 운전대만 잡고 조용히 일만 하는 그에..
편성 + 아이템 + 시스템 본래의 시간대였던 9시로 돌아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올해 초 한 시간 뒤로 밀리면서 10% 초반대의 시청률에 만족하던 것이 이제 20%대를 넘어서고 있다. 불황에 개그 프로그램은 호황이라는 말이 있지만 경쟁 프로그램들인 ‘웃찾사’나 ‘개그야’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 ‘개콘’의 약진은 어딘지 특별해 보인다. 도대체 무엇이 ‘개콘’을 이렇게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9시 대로 돌아온 편성, 넓어진 시청층 ‘개콘’이 주말 9시로 복귀되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 성격상 너무 늦은 시간대는 젊은 시청층들의 호응을 끌어내기가 어렵기 때문. 타방송사와의 뉴스와 겹치는 이 9시라는 시간대는 과거에도 ‘개콘’만이 가진 성공적인 편성 전략이었다. ..
‘하면 되고’와 ‘했을 뿐이고’사이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 두면 되고, 견디다보면 또 월급날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한 때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모 통신사의 ‘되고송’. 특유의 긍정어법으로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화제를 일으켰었다.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 생각으로 뛰어넘겠다는 이 단순한 가사의 구조는 결국 마지막 후렴구, ‘생각대로 하면 되고’로 결론지어진다. 모든 건 생각하기에 달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론은 현실이 그나마 버틸 만 할 때나 통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더 어려운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올 때, 긍정론은 자칫 부정적 현실을 가리는 자그마한 천 쪼가리에 불과했다는 것이 탄로 나기도 한다. 여기에 그 천 쪼가리를 씌운 어떤 의도 같은 것까지 읽게 되면 긍정론..
그들을 보면 세상이 보인다 개그가 공감을 바탕으로 한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세상의 모습이 들어있기 마련. 지금 ‘개그콘서트’가 담고 있는 세상은 어떨까. 어려운 경기? 한민관이 주목받는 이유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체적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힘겨움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이다. ‘대포동 예술극단’은 북한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거꾸로 남한 상황을 패러디 하는 코너. ‘파리의 연인’을 패러디한 ‘공복의 연인’에서 박지선이 꼬르륵하는 소리를 내자, 남자친구로 등장하는 비쩍 마른 한민관이 “배고프면 배고프다 왜 말을 못하네?”하고 호통을 친다. 그러자 박지선이 한민관의 얼굴을 가리키며 하는 말. “어떻게 말을 합니까? 이따구 얼굴 앞에서.” 왜 북한 상황을 굳이 설정하는가 하는데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
‘개그콘서트’, 권위가 무너지면 웃음이 터진다 이름도 요상한 ‘닥터피쉬’라는 록그룹. 마치 자신이 전설적인 록그룹인 양 건들대지만 정작 팬이라고는 단 한 명뿐이다. 숫자로 보면 팬(양상국)보다 그룹(유세윤, 이종훈)이 더 많은 셈이다. 재미있는 건, 그 한 명의 광적인 팬 때문에 경호원(송병철)이 무대 앞에서 과잉 경호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스타와 팬 사이에 팬덤이란 관계로 만들어지는 권력의 양상을 모두 뒤집어놓은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스타는 권위를 가진 존재이지만, 지금은 거꾸로 팬이 스타보다 더 권위를 가진 존재들이다. 그러니 ‘닥터피쉬’는 먼저 단 하나의 팬 앞에서 거들먹대는 것으로 과거에 비해 현저히 무너진 스타의 권위를 보여준 후, 따라서 팬덤으로 대변되는 권위 또한 허망한 것이라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