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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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같은 드라마, 좋아하세요?옛글들/명랑TV 2007. 12. 20. 23:44
2007년 마니아 드라마가 말해주는 방송사별 특색 2007년 한 해의 드라마를 특징짓는 한 현상은 시청률은 낮은데 호평 받았던 이른바 ‘마니아 드라마’일 것이다. ‘마왕’, ‘경성스캔들’, ‘한성별곡’, ‘얼렁뚱땅 흥신소’까지 가장 많은 마니아 드라마를 양산한 곳은 KBS. 여기에 MBC의 ‘메리대구 공방전’ 정도가 그 범주에 들어간다 할 수 있다. 희한한 일이지만 SBS는 단 한 편도 마니아 드라마라 꼽을 만한 것이 없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마니아 드라마를 등장하게 했고, 그 양태가 방송사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화 같은 드라마에 웃고 울고 마니아 드라마의 한 특징은 그것이 만화를 닮았다는 점이다. 만일 만화로 친다면 ‘마왕’은 사이코 메트리가 등장하는 본격 스릴러가 될 것이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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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는 죽지 않았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9. 18. 23:29
장르, 사회극, 사극 속에서 계속되는 멜로의 실험들 미드(미국드라마), 일드(일본드라마)로 대변되는 외국드라마 전성시대에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드라마의 문법을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엄청난 물량이 투입된 제작비에 완벽한 사전제작으로 꽉 짜여진 완성도 높은 외국드라마들을 보다가 무언가 어수룩한 우리 드라마를 보면 단박에 그 열등감에 휩싸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우리 드라마들이 쌓아온 공력은 적지 않다. 그것을 모두 무시한 채 그저 미드, 일드는 정답이고 우리 드라마는 오답이라는 편견은 어딘지 부적절해 보인다. 모든 멜로가 죄인은 아니다 특히 멜로에 강점을 가진 우리 드라마들이 어느 순간부터 멜로드라마를 ‘표방하지 않게 된’ 것은 미드, 일드가 준 영향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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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늑시’, 한국형 액션 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옛글들/명랑TV 2007. 8. 17. 10:59
단순 복수극을 넘어서는 ‘개늑시’의 힘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루고 있는 것은, 기억이란 부서지기 쉬운 장치에 기대 살아가는 가녀린 인간이 겪는 운명에 대한 것이다. 만일 ‘기억’이란 부분이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그저 부모를 죽인 원수를 찾아 복수하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홍콩 액션 영화의 답습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단순한 복수극과 액션에만 있지 않다. 드라마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주먹을 날리고, 칼을 휘두르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액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취하는 캐릭터가 가진 내면의 갈등이다. 자신이 싸우고 있는 것이 도대체 개인지 늑대인지 알 수 없는 그 상황 속에서 끝없는 갈등에 휩싸이게 되는 인물들이 가진 어쩔 수 없는 자가당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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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에 충실한 ‘개늑시’가 가진 가치옛글들/명랑TV 2007. 8. 10. 02:48
기대 이상 전문직 장르 드라마, ‘개늑시’ 이제 막 새롭게 등장한 전문직 장르 드라마들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가진 미드 수준의 그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기대한 것은 그저 장르에 충실한 드라마였을 뿐이다. 그것은 적어도 소재가 획일화된 우리네 드라마 풍토에서 장르 드라마가 가진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가능성을 보인 전문직 장르 드라마는 그러나 ‘히트’와 ‘에어시티’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물론 형사라는 직업과 공항이라는 공간만 가지고도 이들 드라마는 가치가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전문직 장르 드라마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장르에 충실하지 못한 단점이 있었다. 액션이든 미스테리든 휴먼드라마든 장르는 그것을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