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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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이 홍길동 이야기가 특별한 울림을 준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4. 13. 10:56
‘역적’ 윤균상, 사적 복수에서 공적 소명으로“성님, 어리니를 봤소. 어리니가 임금님이 무섭다며 울고 있었소. 성님, 나 그동안 못된 짓 많이 하고 살았소. 충원군한테 복수도 하고 금주령 때 술 팔믄서 건달들 제끼느라 손에 피도 많이 묻혔소. 억울한 사람들 도와준답시고 미운 놈들 다리도 숱하게 분질러 줬소. 야, 나는 화 많이 내고 살았소. 그런디 성, 워째 지금은 화가 안 나고 맴이 슬프요. 집 뺐기고 가족 잃은 사람들 눈물이, 우리 어리니 눈물 같고, 가령이 눈물 같고, 소부리 아재 눈물 같소. 나는 툭하면 화가 나는 존재인데, 지금은 어째 화는 안 나고 눈물만 난답니까?”MBC 월화드라마 에서 드디어 길동(윤균상)이 세상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껏 걸어왔던 길이 가족과 형제들이 뿔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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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시청자 낚는 고구마 전개가 가진 문제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2. 6. 11:37
‘보이스’, 고통스런 고구마 전개에 점점 더 민감해진다OCN 주말드라마 가 만들어내는 몰입감은 놀랍다. 거의 영화에 가까운 긴장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등장하는 사건들이 너무나 끔찍하고 잔혹하다. 첫 회부터 등장해 주인공들인 무진혁(장혁)의 아내와 강권주(이하나)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는 해머처럼 생긴 철퇴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차례 피해자를 가격해 죽인다. 2회에는 칼로 찌르고 죽이려는 계모를 피해 세탁기 속에 숨어 경찰의 구조를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가 방영됐다. 4회에서는 범인을 홀로 추격하던 강권주가 오히려 범인들에게 잡혀 산채로 매장당하는 장면이 마지막에 흘러나왔다. 시청자들로서는 다음 회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끔찍한 장면들이 거의 공포영화 수준으로 배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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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무고한 자의 고통을 바라본다는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10. 18. 12:22
, 왜 이토록 폭발력 있나 봤더니... 무고한 자의 고통을 바라본다는 건 얼마나 아픈 일인가. KBS2 수목드라마 의 여주인공 강유정(황정음)이 그렇다. 사랑하는 남자가 성공할 때까지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고, 심지어 검사가 된 그를 위해 뺑소니 사고를 온전히 뒤집어쓰고 감옥에 대신 가는 강유정이라는 캐릭터는 물론 트렌디한 인물은 아니다. 요즘 세상에 이런 희생적인 인물이 얼마나 되겠는가. 즉 은 겉모습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트렌디한 멜로나 치정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강유정이라는 무고한 인물이 처하게 되는 고통을 통해 그 불행의 원인을 사회 시스템적인 차원에서 보여주는 드라마다. 의 전반부는 그래서 강유정이 하게 되는 일련의 선택들이 그녀를 얼마나 불행 속으로 밀어 넣는가를 바닥 끝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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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그의 멍 자국에 눈물이 납니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1. 9. 14. 10:39
멜로 그 이상 세상의 아픔을 담아낸 '통증' 세상이 앓는 통증을 당신은 느끼고 있는가. '통증'은 멜로드라마 구조를 갖고 있지만 그저 멜로로만은 볼 수 없는 영화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이 갖고 있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병'이 사회적으로 함의하는 바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이 남자를 세상은 두드려 패고, 그 맞는 대가로 이 남자는 돈을 받아 생계를 이어간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설정인가. 통증을 느끼지 못해 맞으면서도, 심지어 죽어가면서도 "나 하나도 안 안파"라고 말하는 남순(권상우)의 몸에 난 멍 자국을 보면서 눈물 흘리게 만드는 영화, '통증'은 지독하게도 사회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자, 동현(정려원)은 바로 이 남순이라는 아픈 세상을 겪고 있는 인물을 바라본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