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전통시장 살린다면서 3분의2를 게임만?

 

JTBC의 새 예능 <천하장사>는 여러모로 강호동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이다. <천하장사>라는 타이틀이 그렇다. 강호동이라는 씨름 천하장사 출신 MC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면서 동시에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나선 장사의 의미가 담겼다.

 

'천하장사(사진출처:JTBC)'

대형마트들로 인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그 취지는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부산으로 달려가 초량전통시장에서의 한 바탕을 선보인 첫 회는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2회에 본격적으로 초량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는 건 예고편에서 이미 드러난 바다. 그래서 첫 회에는 출연진들을 소개하고 그 시장을 찾아가는 이야기 정도가 그려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 <천하장사>의 첫 회는 너무 서설이 길다는 느낌을 주었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고 나섰으면서 부산에 내려가 강호동과 MC들이 한 일은 방송분량의 3분의2를 미션이라는 명목 하에 게임을 한 것이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본격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이런 게임들이 불필요하다는 건 아니다. 결국 취지도 좋지만 우선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하는 것이 예능의 본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천하장사>3분의2를 채운 미션들이 어디서 많이 봤던 것들이라는 점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상당부분 상쇄시키는 것이었다.

 

지도를 주고 시장을 찾아가는 미션은 <런닝맨>에서 수도 없이 했던 것들이고, 사진을 주고 특정 장소를 찾아가 똑같이 찍어오라는 미션 역시 <12>에서 여러 차례 했던 게임이다. 두 팀으로 나뉘어 차를 타고 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그대로 따서 <런닝맨>에 붙이면 <런닝맨>이라고 해도 모를 정도로 차별성이 없었다.

 

그렇게 3분의2를 어디서 본 듯한 게임으로 채워 넣은 후 드디어 찾아간 초량전통시장에서의 풍경 역시 어디선가 많이 봤던 그림들이다. 나영석 PD가 여러 차례 보여줬던 풍족한 자금으로 시장 곳곳에서 맛난 음식을 배가 부르도록 먹는 팀과 돈이 부족해 조촐해질 수밖에 없는 팀의 비교. 어김없이 강호동의 특기인 먹방도 빠지지 않았다. 그 짧은 장면들은 <6시 내고향>에서 그토록 많이 했던 시골 장터 가는 콘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래서 전통시장을 살리는 <천하장사>가 될 수 있을까. 물론 그 각각의 미션들이나 게임들은 그것이 처음 시도된 것이라면 주목할 만한 재미를 주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여기저기서 했던 것들을 모아 놓고 이 프로그램만의 차별적인 면들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한다면 <천하장사>의 그 좋은 취지 역시 무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첫 회이니만큼 시행착오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건 그다지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천하장사>만의 색깔을 살려내야 한다. 전통시장 하면 떠올리는 그림들이 있다. 그것을 벗어나야 <천하장사>가 살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천하장사>의 좋은 취지는 오히려 퇴색될 수 있다. 그 많은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에 편승하는 프로그램이 돼서야 되겠는가.

총과 봉 잡은 여성들, 부엌칼 든 남성들

 

소림사라는 이름 석 자에는 그 자체로 가슴을 뛰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중국 무협영화들을 섭렵해왔거나 혹은 무협지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SBS <주먹 쥐고 소림사>가 저 강호동이 이끌어온 <스타킹>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들어오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이 소림사라는 이름이 주는 로망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주먹쥐고 소림사(사진출처:SBS)'

물론 같은 로망을 갖고 자라오며 심지어 무술을 개그 소재로까지 썼던 김병만이라는 독보적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정글의 법칙>이 정글이라는 막연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자극하는 장소에 대체불가 달인 김병만을 세워 확고한 영역을 개척했던 건 그래서 <주먹 쥐고 소림사>가 또 다른 김병만 프로젝트라는 걸 실감하게 한다. 지난 파일럿에서도 김병만은 남다른 습득력으로 소림사의 스님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파일럿이 아니라 정규로 들어온 <주먹 쥐고 소림사>에 눈에 띄는 건 여성 출연자들이다. 사실 무술 수련에 남녀가 따로 있겠냐마는 그래도 남다른 체력을 요구하는 이 프로그램에 여성들의 출연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잠깐 편집해서 보여준 훈련 과정은 여자들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는다는 이 프로그램의 강도를 제대로 드러내 주었다. 그들은 심지어 욕 나오는(?) 기초체력 훈련에 눈물을 쏟기도 하고, 지붕 위를 걷거나 물 위에 놓여진 부표 위를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 <주먹 쥐고 소림사>의 여성 출연자들을 보면서 먼저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그건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다. 물론 군대와 소림사는 공간적 특징이 완연히 다르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을 연관해서 생각해보면 이제 여성 출연자들의 생고생은 하나의 프로그램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 성공하면서 오히려 남자들의 군대 체험이 시들하게 여겨지게 된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즉 그 강도는 물론 남자들이 훨씬 세지만, 남자들의 군대체험은 어딘지 당연하고 뻔하게 여겨지는 반면 여자들의 군대체험은 그 자체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러니 맨 몸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소림사라고 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김병만과 육중완이 이미 보여줬던 비교체험 극과 극이 궁금하고, 또 새로 출연한 온주완의 남다른 무술 적응기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땀과 눈물에 젖은 여성 출연자들의 소림사 체험이 그것보다 훨씬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고 보면 <정글의 법칙>에서도 여지없이 주목을 끈 건 단연 여성 출연자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 많던 남자 게스트들이 기억에 가물가물하지만 여성 출연자들은 홍일점으로서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박시은, 전혜빈, 유이, 하니 등등. 그것은 지금껏 우리가 봐오던 여성 출연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을 정글이라는 생존 공간이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최근 여성 출연자들이 예능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실제가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출연자들은 최근 들어 새로운 영역에서 남성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진짜 사나이>에서의 총잡은 여성들이 그렇고, <정글의 법칙>에서 외모를 포기한 채 생존의 칼을 든 여성들이 그러하다. <주먹 쥐고 소림사>에서 봉을 휘두르는 여성 역시 남성들보다 더 주목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반면 최근 예능에 비춰지는 남성 출연자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거꾸로 여성들이 그간 해왔던 영역 속으로 남성 출연자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쿡방, 먹방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남성들이다. 또 그 많은 육아예능에서 육아를 전담하고 나선 것도 남성들이다.

 

물론 이렇게 된 건 예능의 특성 상 이질적인 조합이 훨씬 더 재미의 포인트를 만들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즉 여성이 요리를 하는 것보다 사람들은 남성이 요리를 하는 것에 더 재미를 느낀다. 육아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남성이 군대에 가는 것보다 여성이 군대 가는 것이 더 호기심을 자아내고 소림사의 무술 단련이나 정글 체험에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주목되는 것일 게다.

 

하지만 제 아무리 예능의 조합이라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현실적인 공감대 또한 있기 마련이다. 요리 육아하는 남성과 정글이나 군대, 소림사에서 생존하고 훈련하는 여성이라는 이미지는 그래서 남녀 성 역할의 구분을 뛰어넘으려는 우리 사회의 욕망이 담겨 있다. 총과 봉을 잡은 여성들과 부엌칼을 든 남성들. 예능이 그려내는 이 새로운 풍경 속에는 그래서 달라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읽어낼 수 있다.



그 나물에 그 밥, 유사 콘셉트 베끼기 논란까지

 

아무리 대세라지만 이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는 건 아닐까. 셰프들이 방송의 블루칩을 자리하면서 너무 많은 유사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tvN <집밥 백선생>, <수요미식회>, SBS <백종원의 3대천왕>, <셰프끼리> 등등 방영되는 프로그램 수만도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많아진 쿡방, 먹방에 따라 셰프들의 방송 출연도 너무 많아졌다. 쿡방이 아니라도 셰프들은 이제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은 출연자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거의 일주일 내내 채널만 돌리면 쿡방 혹은 먹방을 보게 되고 당연히 같은 셰프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게 요즘 방송의 일상이 되었다.

 


'셰프끼리(사진출처:SBS)'

물론 셰프들의 전성기를 만들어낸 쿡방의 원조격인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를테면 <냉장고를 부탁해>나 백종원 신드롬을 일으킨 <마이 리틀 텔레비전> 그리고 <집밥 백선생>이 그렇고, 좀 더 진지한 음식에 대한 정보 프로그램으로 자리한 <수요미식회>도 독특한 자기 색깔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스타로 등극한 백종원이나 최현석 셰프가 갖가지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말할 수도 있을 게다.

 

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셰프들도 너무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에서 소비되다 보니 시청자들에게는 쉽게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백종원의 3대천왕>의 시청률이 애초의 예상과 달리 갈수록 고개를 숙이는 건 어쩌면 이렇게 너무 많아진 쿡방 혹은 먹방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을 말해주는 것일 수 있다. 한때 7.1%(닐슨 코리아)까지 올랐던 시청률은 계속해서 조금씩 떨어지더니 이제는 5%까지 추락했다. 경쟁 프로그램인 MBC <나 혼자 산다> 시청률이 5.5%까지 떨어졌다가 이국주와 황치열이 나오면서 9%까지 반등한 것과는 사뭇 엇갈린 행보다.

 

허세 셰프로 쿡방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 있는 최현석 셰프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을 보면 지금 현재 셰프들의 방송 출연이 얼마나 많아졌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는 친정이나 다름없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해 <수요미식회>, <올리브쇼2015>, <한식대첩3(종영)>, <인간의 조건3>, <셰프끼리> 심지어 추석 특집으로 마련되었던 <어머니가 누구니>까지 출연했다.

 

그런데 셰프들의 출연이 비슷비슷한 조합을 이루면서 프로그램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처럼 여겨지게 되는 건 큰 문제다. 최현석 셰프와 함께 새롭게 대세 셰프로 등장한 오세득은 백종원의 자리를 채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빼놓고 보면 <냉장고를 부탁해>, <올리브쇼2015>, <셰프끼리>, <인간의 조건3(게스트로 출연)> 등등 최현석 셰프와 거의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오세득 셰프는 또 그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마치 부장님과 사원처럼 콤비를 이룬 이찬오 셰프와 짝을 이뤄가고 있다.

 

물론 잘 나가는 셰프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자신들만의 매력을 방송을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야 그리 잘못된 일이 없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조합으로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을 함께 나오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변별력을 사라지게 만들고, 또 그들끼리 방송을 독식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과도하게 소비되는 쿡방과 먹방의 속도를 더 빨리하게 만들어 원조격인 프로그램들마저 금세 식상하게 만들어놓는다는 점이다.

 

셰프들이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들이 여러 방송사에 쏟아져 나오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기보다는 이미 스타가 된 셰프들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결코 시청자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이것은 방송 전체를 두고 볼 때도 과도한 쏠림 현상으로 제살 깎아먹기가 될 위험성이 있다. 셰프들 스스로도 어느 정도 방송을 자제할 필요도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기보다는 된다는 것에 우 몰려 비슷한 프로그램을 양산하는 안이한 제작방식이 먼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나로 쏠리다보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왜 모를까.



<3대천왕>, 백종원에 김준현을 더한 먹방 고문이라니

 

백종원은 쿡방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먹방도 수준급이다. 사실 쿡방과 먹방은 동전의 양면이다. 결국 요리를 만드는 건 먹기 위해서고, 먹기 위해서는 요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요리에 초점이 맞춰지느냐 아니면 시식에 초점이 맞춰지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백종원의 3대천왕(사진출처:SBS)'

<백종원의 3대천왕>SBS가 요즘 대세인 백종원을 데려와 만든 먹방 프로그램이다. 많은 이들이 백종원의 쿡방을 기대했겠지만 그는 요리 하지 않는다. 대신 전국 각 지에 있는 숨겨진 맛집들을 발품을 팔아 찾아가 그 특별한 맛을 선보인다.

 

돼지불고기라는 주제로 찾아간 나주, 김천, 대구 등의 맛집은 그가 오래 전부터 찾았던 음식점들. 돼지불고기를 시켜놓고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백종원은 거기에 설명을 덧붙인다. 그냥 돼지불고기에 야채를 싸서 먹는 게 아니라 어떤 집에서는 거기 반찬으로 나온 고추 절임을 툭 잘라서 그 국물을 소스로 쳐서 먹고, 쌈을 싸는 데도 가장 맛이 좋을 수 있는 일종의 시식 노하우를 설명해주는 것.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라면 <3대천왕>이 백종원을 통해 보여주는 건 아는 만큼 맛있는 게 음식이라는 점이다. 스스로를 백설명이라 닉네임 붙인 그는 음식을 먹는 데도 그 음식의 재료가 무엇이고 그 재료를 어떻게 요리했으며 어떤 반찬과 함께 했을 때 그 맛이 달라진다는 걸 소담스런 먹방과 함께 설명해주었다.

 

그걸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식욕 고문일 수밖에 없는 백종원의 먹방. 하지만 그건 겨우 이 프로그램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본게임은 이들 음식점의 요리사들을 스튜디오로 모셔와 요리대결을 펼치는 것. 즉석에서 또 다른 먹방이 펼쳐지는데 거기에 선수(?)로 나서는 건 이제 김준현이다.

 

먹선수로 캐릭터화된 김준현은 특유의 놀라운 먹방 리액션을 보여주었다. 백종원이 음식에 대한 지식을 더한 먹방을 선보인다면, 김준현은 본능적인 먹방 리액션에 특유의 맛 표현이 그의 주무기가 된다. 간장 양념으로 한 돼지 불고기의 양념 맛만을 본 그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국수를 그냥 말아먹어도 될 만한 맛이라고 설명하기도 했고, 연탄에 구워낸 돼지 불고기를 먹고는 연탄을 씹어 먹고 싶을 정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흔하디흔한 먹방처럼 보이지만 그 일련의 과정들을 스포츠 중계하듯이 풀어낸 것도 <3대천왕>의 특징이다.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음식의 향연은 스포츠 중계에서 해설자와 캐스터가 있는 것처럼 상황을 설명하고 그걸 해설하는 MC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식욕과 침샘을 자극하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미칠 듯한 반응들도 스포츠 중계의 한 장면처럼 포착된다.

 

사실 먹방이 특별할 건 없다. 하지만 그 특별해보이지 않는 먹방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백종원과 김준현 같은 확실한 자기 색깔을 가진 출연자들이다. 돼지 불고기 같은 지극히 서민적인 음식을 소재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역시 친 서민적인 이미지를 가진 백종원다운 먹방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지나치게 먹방의 자극적인 장면으로만 흘러가는 건 조심해야 될 부분이다. 물론 그 자극이 먹방의 힘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반복적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자칫 자극 자체가 무감각해질 수 있다. 혀와 식욕을 자극하기보다는 그 음식의 맛을 보다 정보적으로 잘 전달해주고 거기에 담겨진 비의를 소개함으로써 적절히 뇌와 감성을 자극해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롱런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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