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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김재철의 MBC, 그 잃어버린 3년의 의미 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토록 공고하게 세워둔 MBC라는 방송사의 위상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은. 그 중심에는 이명박 정권과 함께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김재철 사장이 있다. 이전에는 MBC 사장이 도대체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면서 방송을 즐겼던 대중들도 이제 김재철 사장이 누구인지 알 정도로 그는 MBC 프로그램의 추락을 초래했다. 그 전까지는 잘 몰랐던 사장 한 명의 위력을 실감하던 시간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정방송 회복을 위해 무려 170일 동안의 파업을 벌였지만, 이로 인해 2백여 명의 MBC직원이 해직되거나 징계되었다는 것이다. 의 최승호 PD, 박성제, 박성호 기자, 정영하 노조위원장, 이상호 기자 등 8명이 해고되었고, 파업 관련자들을 본래 ..
, 출생의 비밀 하나로는 부족했나 출생의 비밀 하나로는 부족했나. 이 마지막 반전 카드로서 또 다른 출생의 비밀을 꺼내들었다. 해주(한지혜)가 윤학수(선우재덕)의 딸이 아니라 사실은 장도현(이덕화)의 딸이었다는 것. 해주가 사실은 친모인 이금희(양미경)를 장도현이 강제로 품어 낳게 된 딸이라는 것이다. 이로써 해주의 아버지는 셋이 되었다. 그녀를 키워준 천홍철(안내상)과 딸로 받아들여준 윤학수, 그리고 피를 이어받은 장도현이다. 드라마가 극적 장치로서 출생의 비밀을 활용하는 것은 그 카드 하나로 모든 상황을 뒤집는 반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특유의 핏줄의식을 끄집어냄으로써 사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 수도 있다. ‘알고 보니 누구의 자식’이라는 그 단순하고도 효과적인 방식은 그래서..
개연성 잃어가는 , 문제는? 만일 막장드라마를 의도된 막장드라마와 의도치 않은 막장드라마로 나눌 수 있다면 은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은 물론 초반부에 어린 해주(김유정)를 아동학대에 가깝게 핍박하는 계모 달순(금보라)의 에피소드가 과한 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 과한 설정에 나름대로의 개연성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겨온 은 본래 하려던 이야기를 잃어버린 채 이리저리 자극적인 상황만 쫓는 꼴이 되어버렸다. 해주(한지혜)와 창희, 그리고 강산(김재원)과 인화(손은서)의 멜로 라인의 변화를 보면 이는 단박에 드러난다. 자신의 아버지가 해주(한지혜)를 키워준 천홍철(안내상)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창희(재희)가 해주와 헤어지고 갑자기 인화와 가까워지는 얘기는 그럴듯한 이유와 근거가 제시되..
김순옥표 드라마의 한계, 비약과 과장 과 의 김순옥 작가에게 늘 막장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 초반부는 분명 어딘지 기존 막장드라마들과는 다른 구석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피아노라는 감성적인 소재가 주는 느낌이 일조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의 피아노라는 소재는 김순옥 작가가 그리던 거친 세상과는 대조적인 감성을 보여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은 11.2%(8월18일 agb닐슨)로 시작해 일찌감치 14.1%(8월25일)로 정점을 찍었다. 여기에 아역들이 가진 힘이 있었다. 아이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상황들에 노출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기 때문에 막장이라기보다는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런 분위기는 김순옥 작가의 진화라는 평가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초반 선..
, 아역 분량 왜 이렇게 길까 “아동학대로 확 신고해버려!”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후, 그 죽음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아이 해주(김유정)를 끝내 내쫒는 계모. 다음날 벼랑 위에 쓰러진 해주를 업고 온 산(박지빈)이와 창희(박건태)에게 “뭐 하러 그 애를 데리고 왔냐”고 계모가 화를 내자, 산은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것은 이란 드라마를 스스로 설명해주는 장면이다. 아무리 불행했던 시대를 다루는 드라마라지만 어른이 아이를 이토록 학대하는 모습은 너무 과하다는 인상이 짙다. 어린 해주의 삶은 어린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기 때 어른들의 욕망에 의해 버려지고 계모의 구박덩이로 자라난 해주의 모습은 어른과 아이의 역할이 역전된 상황을 보여준다. 계모는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해주에게 모든 ..
, 오랜만에 느끼는 다큐의 맛 새롭게 과 이 동시에 시작했던 지난 8월18일,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주말극의 동시출격으로 시선이 가기 마련이지만, 이 날 이 두 드라마는 라는 다큐멘터리에 무릎을 꿇었다. 시청률 13.8%. 같은 시간대의 과 은 11%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그 후에는 자극으로 무장한 주말극이 이 다큐멘터리의 시청률을 앞질렀지만, 그래도 12%대의 고른 시청률을 유지한 의 저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의 그 놀라운 저력은 그림 같은 압도적인 영상과 그 속에 담겨진 흥미로운 내용이 잘 어우러진 결과다. 거친 목탄으로 그려진 그림에서 시작해 서서히 영상으로 바뀌는 오프닝은 의 영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사람 키를 훌쩍 넘긴 크기의 참치가 펄떡 펄떡 뛰고, 고대 로마시절..
명품 아역 연기에 남는 씁쓸한 뒤끝 이건 아이들이 아이들이 아니다. 주말극 과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 얘기다. 이 두 주말극은 모두 성공에 대한 욕망과 대결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전략을 가진 드라마다. 의 성공 이후에 전가의 보도처럼 다뤄지던 출생의 비밀과 대결, 그리고 성장드라마의 요소를 이 두 드라마에서 모두 발견할 수 있다. 이 두 드라마가 초반부에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들이 어른들 못지않은 대결의 날을 세우고 있는 건 이러한 유사한 전략적 바탕에서 비롯된 것이다. 에서 인하(김지훈)는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데려온 배다른 형 지호(강이석)를 사사건건 무시하고, 밀어내기 위해 거짓말도 일삼는다. 피아노 대결에서 지호를 이기기 위해 다치지도 않은 손에 깁스를 하고 동정표를 얻어 1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