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의 다이내믹함과 애환이 더해진 한국형 좀비의 매력

 

“<킹덤2>가 다시 한 번 <워킹데드>를 넘어섰다.” 포브스의 칼럼니스트 폴 타시는 <킹덤2>에 대해 그런 파격적인 표현을 담은 호평을 내놨다. 그는 “솔직히 말해 시즌2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국가 전체를 파괴하는 질병 확산은 사실 현재 보고 싶은 내용이 아닐 수 있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16세기 한국의 환경에 초점을 맞춰 제작된 좀비물은 진정으로 경이적인 시리즈”라고 극찬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2>에 대한 반응이 심상찮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들어선 상황이지만, 마치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는 조선 좀비와의 사투를 다룬 <킹덤2>는 전 세계의 시청자들에 그 새로운 세계관을 확산시키고 있다. 좀비물이라는 장르 자체가 서구의 것이지만, 조선 좀비로 재창조되면서 새삼 한국 좀비물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K-좀비’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한국 좀비물로서 먼저 해외에 주목을 끈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었다. 부산으로 향하는 KTX에서 창궐한 좀비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이 공개됐을 때도 ‘한국 좀비’의 색다름에 대한 이야기들은 꽤 많이 등장한 바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굉장히 ‘다이내믹하다’는 데 있다. 물론 이미 뛰어다니는 좀비는 <28일 후>나 <월드워Z> 등을 통해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부산행>에서의 좀비들은 그보다 더 역동적인 움직임과 동작으로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실제로 댄스팀들이 투입되어 표현한 그 좀비떼의 움직임들은 하나의 예술적인 퍼포먼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런 면면은 <킹덤2>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떼를 지어 달려드는 좀비들의 속도는 훨씬 빨라졌고, 이들의 움직임을 담는 연출 방식도 색달라졌다. 예를 들어 궁궐 대전에 갇힌 이들을 둘러싸고 점점 몰려드는 조선좀비 떼들의 모습을 창에 비춰진 실루엣의 아우성으로 포착해낸 연출이 그렇고, 하얀 옷이 붉게 물들여진 좀비를 통해 인간과의 구분이 이뤄지던 궁궐에서의 추격전에서 점점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옷이 비슷하게 붉어져 가는 연출도 그렇다.

 

<킹덤2>에서 역동적인 좀비의 압권은 궁궐의 유려한 곡선을 가진 지붕 위에서 벌이는 사투 장면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좀비물에서도 보지 못했던 이런 장면들은 <킹덤2>에 전 세계 시청자들이 매료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좀비의 가장 큰 차별점은 그런 외형적인 모습이나 역동적인 동작보다, 좀비를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좀비로 변하게 되는 민초들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한국 좀비들은 그저 괴물이 아니라 애환이 담긴 불운한 존재들로 그려진다. 해외의 좀비들이 박멸의 대상으로 종종 상정되는 것과 달리, 한국 좀비들은 싸워야 하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연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지점은 자신을 희생해 좀비가 되면서도 어떤 과업을 수행해내는 그런 인물들 또한 가능하게 만든다.

 

한국좀비에 이런 차별적인 요소가 들어간 이유는 우리가 갖게 된 남다른 서민의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 힘겨운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한 마음으로 모여 집단적인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 그런 서민들에 대해 우리는 연민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 역동적인 힘을 느끼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의 위대한 서민들의 모습이 딱 그러하듯이.(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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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라’, 이방원 이야기로 풀어낸 민초들의 역사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가 종영했다. 이방원(장혁)은 형제들이 흘리는 피로써 자신의 나라를 만들었고, 서휘(양세종)와 남선호(우도환)는 자신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죽음으로써 자신의 나라를 지켰다. 서휘가 꿈꾸는 나라는 배곯지 않고 사는 나라일 뿐이었지만 이방원은 자신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그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서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했지만, 그는 권력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방원은 자신이 꿈꾸는 나라를 위해서는 누구든 희생시킬 수 있다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서휘의 아버지 서검(유오성)이 그의 무술 스승이었지만 그가 군량미를 착복했다는 누명을 씌워 죽게 만든 것도 그였다. 그가 그렇게 한 이유는 서검이 가장 두려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방원은 자신이 만인지상에 서야 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두려운 존재들은 제거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가장 정점에 설 수 있게 하는 권력. 그것이 이방원의 나라였다.

 

자신의 나라를,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누구든 희생시킬 수 있다 생각하는 건 이성계(김영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서검의 부하들을 자극해 이방원을 밀어내기 위한 이른바 ‘상왕의 난’을 계획했다. 서검의 부하들을 자극하기 위해 서휘가 이방원에 의해 죽은 것처럼 꾸미려 했다. 이방원도 이성계도 사람보다 권력이 더 중요했다. 그것이 그들의 나라였다.

 

하지만 자신이 지켜야할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 알고 있고, 또 자신이 죽지 않으면 저들마저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서휘는 홀로 이방원을 찾아가려 했다. 그런 서휘와 함께 한 건 남선호였다. 남선호는 서얼 출신의 벽을 넘기 위해 심지어 친한 동무였던 서휘까지 배신했었던 인물이지만, 결국 알게 됐다. 자신이 헛된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을. 자신의 나라가 바로 서휘 같은 동무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자신들을 막아서는 관군들을 뚫고 가까스로 이방원 앞에 서게 된 서휘는 자신의 사람들을 놓아달라고 했고, 이방원은 그 뜻을 들어주는 대신 서휘의 목숨을 요구했다. 기꺼이 죽겠다는 서휘의 말에 이방원은 “네가 모두를 살렸다”고 함으로써 이 치열한 싸움이 끝이 났다는 걸 알렸다. 서휘는 남선호의 곁으로 돌아와 죽음을 맞이했다.

 

<나의 나라>가 이성계와 이방원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이야기를 가져와 하려던 이야기는 뭘까. 그건 역사에 기록된 저들의 나라가 있었다면 역사에 기록되진 않았지만 그 소용돌이 속에서 민초들도 저마다 지키려 했던 저마다의 나라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건 다름 아닌 자신들에게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큰 위험에 처하지 않고 배곯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민초들이 원하는 나라는 그것이었다.

 

이것은 어쩌면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누가 대권을 잡고 어느 정당이 의석 수 과반을 차지하는가가 우리네 보통의 서민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다만 매일 같이 허리가 휘도록 일하면서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저들의 권력 다툼 속에서 희생되지 않기 위해 온 몸을 던져 싸워야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저마다 지켜야 할 나라고 있다. 비록 깨지고 부서져도 각자의 나라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곧 삶이기에 그렇다.’ 희재(김설현)가 서휘를 그리워하며 생각한 것처럼, 우리에게 각자의 나라는 우리의 삶이고 생계이고 밥이다. 소중한 사람들의 그것을 지켜주기 위해 때로는 제 목숨을 기꺼이 내놓을 정도로 포기 못하는.(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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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김은희 작가의 조선 좀비 캐릭터 특별한 이유

김은희 작가의 신작 드라마 <킹덤>에 대한 반응은 호불호가 엇갈린다. 넷플릭스를 통한 전 세계 동시 방영. 해외 반응은 폭발적이지만 우리네 반응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그 이유는 지역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김은희 작가는 누가 뭐래도 국내 드라마 작가 중 누구나 기대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작가다. <시그널>로 그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국내 드라마 하면 떠올리는 멜로드라마나 가족드라마가 아니라 장르물로서 이만한 성취를 만들어내는 작가를 찾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한류 드라마라고 하면 늘상 떠올리는 게 멜로 아니면 가족이다. 그런데 장르드라마로도 확실한 우리만의 색깔을 지니면서 미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전혀 없는 완성도를 갖는 드라마. 그 새로운 장르극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가가 다름 아닌 김은희 작가다. 

그러니 그가 새롭게 시작한 <킹덤>이라는 드라마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것도 국내 플랫폼이 아니라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몸을 실었다는 사실은 더더욱 기대를 높이는 이유가 된다. 게다가 <킹덤>은 국내 드라마들처럼 기획단계에서 제작이 완료되고 방영되는 그 기간이 결코 짧지 않았다. 사실 어찌 보면 국내 드라마들이 너무 완성도가 아니라 시의성에 맞춰 재빨리 기획되고 편성되는 느낌마저 새삼 확인시켜준 드라마가 바로 <킹덤>이었다. <킹덤>은 기획단계가 거론된 이후 거의 2년이나 지난 후에 첫 시즌, 그것도 6회 분량을 내보냈다. 

그러니 기대감이 한층 높이진 국내의 시청자들이 이제 도입 부분에 불과한 6회분을 보고 그만한 기대감을 맞춘다는 건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생각은 과연 우리네 제작 풍토와 그 제작의 속도가 과연 글로벌 시장에 우리도 진입한 현 드라마 환경에서 적절한가 싶은 부분이다. 조금 속도가 느려도 제대로 한 편씩을 만들어내고 그런 완성도가 더 오래도록 또 더 폭넓은 나라에서 소비될 수 있게 하려는 넷플릭스의 전략을 우리도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킹덤>을 보며 느끼는, 뭐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사극의 틀은 외국에서 보면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는 워낙 현실을 반영하는 사극을 하면서 힘없는 왕과 조정을 농단하는 신하의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본 바 있다, 그러니 그 틀을 가져온 <킹덤>이 어딘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킹덤>은 그 사극적 틀만이 아니라 거기에 좀비라는 장르물의 특성을 섞어낸 새로운 작품이다. 만일 좀비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고 우리네 사극의 틀에 익숙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킹덤>은 지금까지의 좀비 장르와는 색다른 해석이 담겨있다는 것에 놀라울 수 있다. <킹덤>이 다루는 조선 좀비는 서구에서 만들어낸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면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좀비들은 대부분 위협적이어서 ‘박멸해야할 대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대부분 액션 장르로 구현되면서 무차별적으로 살육되는 좀비들이 그려지곤 했다. 물론 <웜바디스> 같은 영화에서 좀비는 ‘공감의 대상’으로 바뀌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멜로의 대상으로서 그려진 새로운 해석이다. 하지만 <킹덤>에서 등장하는 조선 좀비는 확연히 다르다. 그것은 ‘춥고 배고픈 민초’로 해석된다. 이것은 대단히 새로운 우리식의 해석이다. 다닥다닥 붙어 잠이 들고, 깨어나면 누군가의 살을 물어 뜯으려하는 욕망으로 그려지는 조선 좀비는 그래서 그 어느 좀비 장르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새로운 해석이 더해진 좀비가 아닐 수 없다. 

<부산행>의 좀비가 ‘다이내믹’을 특징으로 삼았다면 <킹덤>의 좀비는 배고픔에 굶주려 있어 다이내믹함을 보여줄 만큼 폼 나는 그런 특징을 보여주지 않는다. 어딘가 배가 고파 무언가를 먹고 싶어 달려드는 좀비의 색채를 <킹덤>은 새롭게 그려낸다. 한편 좀비 창궐의 근원이 되는 왕은 이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마치 욕망을 위해 누군가를 덮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 <킹덤>의 이런 색다른 해석이 가능한 건 다름 아닌 좀비 장르를 가져오면서도 이를 우리 식으로 해석한 김은희 작가가 있어서다.(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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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이 열어놓은 조선판 좀비세상, 시즌1은 시작일 뿐

(본문 중 드라마 내용에 대한 누설이 있습니다. 드라마를 시청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죽은 왕을 되살리려는 욕망에서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죽은 자를 살릴 수도 있다는 생사초. 그걸로 살아난 왕은 그러나 괴물이 되어버린다. 죽었지만 살아난 왕. 그리고 살아났지만 죽은 왕. <킹덤>의 전제가 되는 이 설정은 그 자체가 상징적이다. 한 나라의 운명을 쥐고 있는 자가 살아있어도 산 자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 나라 전체를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가 하는 건 굳이 조선이 아니어도, 또 좀비라는 특이한 존재들이 아니어도 우리는 근현대사를 통해 알고 있지 않은가.

좀비는 ‘죽었지만 살아 움직이는 존재’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살아있지만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존재’라고도 볼 수 있다. <킹덤>이 죽은 왕을 통해 담은 좀비의 의미는 후자에 가깝다. 나라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존재가 ‘죽은 거나 마찬가지’로 전락했을 때, 그 비어있는 권력에 대한 비뚤어진 욕망들이 창궐한다. 혜원 조씨의 수장으로 조선을 쥐락펴락하는 영의정 조학주(류승룡)의 욕망이 그것이다. 그는 죽은 왕을 살려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더 이어가려 한다. 그의 딸인 중전(김혜준)이 가진 복중태아를 통해 왕좌를 이어가려는 것. 조학주는 ‘비선실세’로 왕과 중전을 대신해 모든 권력을 손아귀에 쥔다.

흥미로운 건 괴물이 되어버린 왕으로부터 ‘좀비로 변하는 역병’이 민초들에게 퍼져나가는 그 과정이다. 죽은 왕을 살려낸 의원과 함께 갔던 소년이 습격을 받아 죽음을 맞이하고, 의원이 동래 지휼현으로 그 시신을 데려오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병자들에게 의문의 남자 영신(김성규)이 그 시신을 요리해 먹이고, 이로써 좀비로 변하는 역병이 창궐하는 것. 역병의 과정은 그래서 왕의 부재와, 그로인해 굶주리는 백성들이라는 ‘통치의 문제’를 그대로 담아낸다. 결과는 이렇게 탄생한 좀비들이 마치 세상을 뒤집기라도 할 것처럼 쏟아져 나와 피와 살점이 튀기는 아비규환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김은희 작가가 <킹덤>을 ‘배고픔’에 대한 이야기로 했던 것처럼, 이 드라마는 가진 자들이 배불리 먹는 장면들과 배고픈 민초들을 대비해 보여준다. 이를테면 백성들이 먹을 게 없어 초근목피는 물론 벌레까지 다 잡아먹는 상황 속에서도 동래부사 조범팔(전석호)이 주연을 벌이고 떨어뜨린 음식을 버리는 장면이 그렇다. 이러한 대비효과 때문에, 지휼현에서 나온 시체들이 어둑어둑해지자 하나둘 깨어나 동래부사 조범팔과 그 무리들을 공격하는 장면은, 수탈하는 저들과 그래서 배고픈 민초들의 대결처럼 읽히는 면이 있다.

<킹덤>은 물론 조선시대라는 배경에 역병을 좀비로 해석했다는 새로움이 더해져 신선함을 주지만,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건 그 ‘배고픈 좀비’라는 존재들을 민초로 해석하면서 권력과 정치의 문제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사극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왕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왕이나, 그래서 권력을 쥐고 흔드는 비선실세 신하의 이야기는 그리 새롭다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를 ‘좀비’라는 존재를 통해 정치 권력의 문제로 풀어낸 점은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보면 사극이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해외팬들에게 더 큰 흥미를 줄 수 있는 지점이다.

<킹덤> 시즌1은 김은희 작가의 야심이 엿보이기도 한다. 사실 6회로 마무리되는 시즌1은 이 거대하게 펼쳐질 수 있는 이야기의 겨우 도입부분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결국 시즌1은 무언가 왕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직감한 왕세자 이창(주지훈)이 의원을 찾아 동래 지휼현까지 갔다가 역병의 실체를 보게 되고, 그의 호위무사인 무영(김상호)과 함께 이 병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 그 모험담을 담고 있다. 그는 조학주에 의해 역모로 몰려 금군과도 대적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즌2가 더욱 궁금해지는 건 시즌1이 깔아놓은 인물들이 어딘가 비밀스럽고 저마다의 욕망들을 숨기고 있어 향후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왕세자 이창은 조학주처럼 백성을 절대 버리지는 않는다며 그들을 위해 위험한 상황 속에도 뛰어들지만, 그건 어찌 보면 조학주에 대한 철저한 증오에서 비롯되는 행동처럼도 보인다. 그는 실제로 왕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역모의 연판장에 스스로 이름을 적어 넣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 역시 자기만의 욕망을 숨기고 있다.

조학주는 딸 중전을 통해 비선실세의 욕망을 보이지만, 그렇다고 조학주와 중전이 서로를 돕는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권력의 왕좌를 두고 조학주와 중전 또한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것. 또 이창이 의탁한 상주의 안현대감(허준호)은 왕세자의 어린 시절 스승으로 그를 돕는 충신처럼 보이지만, 의문의 인물 영신이 살던 마을이 수몰된 일과 어떤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어딘가 제2의 조학주 같은 느낌을 준다. 이처럼 시즌1에 깔아놓은 인물들은 향후 저마다의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이야기의 변주를 만들어낼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시즌1은 시작일 뿐이다. 김은희 작가가 <킹덤>으로 열어놓은 조선판 좀비세상은 앞으로도 여러 시즌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가 적지 않다고 보인다. 결국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욕망과 무고한 민초들의 배고픔이 좀비라는 존재로 창궐하여 부딪치는 이야기이고, 좀비들보다 더 좀비가 되어가는 욕망에 눈 먼 이들의 이야기가 결국 이 거대한 <킹덤>이라는 제국이 그려내려는 세계가 아닐까. 도입 부분만으로도 앞으로 펼쳐질 세계가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이유다.(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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