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둑

‘더 글로리’, 웃지 않는 송혜교가 이렇게 매력적이라니 왕자보다 망나니, 이토록 다크한 김은숙과 송혜교라니 “난 왕자님은 필요 없어요. 난 왕자가 아니라 나랑 같이 칼춤 춰줄 망나니가 필요하거든요.” 문동은(송혜교)이 주여정(이도현)에게 선을 긋는 이 대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다. 그리고 이건 그간 판타지와 멜로를 오가는 작품을 줄곧 써왔던 김은숙 작가와 멜로 퀸으로 자리매김해온 송혜교가 이 작품을 통해 건네는 일종의 선언 같은 것이다. 달달한 멜로를 기대했다면 그건 섣부른 기대일 뿐이라고. 이 작품은 피가 철철 흐르고 살점이 문드러져 그 상처의 고통이 화면 바깥으로 전이되어 올 정도의 살풍경한 폭력과 복수가 그려질 것이라고. 박연진(신예은)과 그 패거리들로부터 심각할 정도의 학교폭력을 당했지만, 그 누구도 고교시절의 문동은(정.. 더보기
그저 게임이 아니네... '런닝맨' 전기가 될 상속자 게임 부활의 실마리, 게임 상황에 현실을 가미하면 SBS 의 ‘상속자 게임’은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이 해왔던 게임과는 사뭇 다른 새로움을 보여주었다. 룰은 간단하다. 3층으로 된 대저택 ‘더 하우스’에 장판으로 구획된 땅을 게임을 통해 뺏고 빼앗는 것. 어린 시절 운동장 한 켠에서 ‘땅따먹기’ 게임을 해본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것을 한 저택으로 옮겨왔다고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단순한 게임이다. 하지만 게임이 단순하다고 해서 그 재미 또한 단선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은 이 게임에 자신들만의 특기인 일종의 상황극적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집안에 구획된 공간에 색색의 장판으로 자기 땅(?)을 표시한 멤버들은 그 땅을 타인이 지나갈 때마다 런닝맨 머니를 요구했다. 처음 이름표 떼기 달리기로 땅의 넓이가 정해.. 더보기
'응팔', 어째서 박보검은 이리도 슬플까 박보검, 어른 아이가 감당하는 슬픔이란 에서 최택(박보검)이란 인물은 특이하다. 어린 시절부터 쌍문동 골목에서 함께 자라온 또래의 친구들이 있지만 그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간다. 그들이 학교에 갈 때 택이는 기원으로 가고, 그들이 미래의 꿈을 이야기할 때 그는 이미 그 차원을 넘어서 현실 깊숙이 들어가 있는 삶을 살고 있다. 그에게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조차 친구를 위해 아무도 모르게 마음을 숨기는 어른스러움이 묻어난다. 택이는 이 쌍문동 골목에서는 이미 어린 나이에 성공한 인물이다. 최고의 바둑기사로서 부와 명예를 다 얻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소년의 무표정한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하다. 바둑 이외에는 젓가락질 하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는 이 소년에게 친구들이 답.. 더보기
스펙 없는 장그래, 회사생활 잘하는 비결 장그래와 장백기, 스펙과는 상관없는 사회생활 에서 장그래(임시완)라는 인물은 하나의 판타지처럼 보인다. 현실적으로 스펙 없는 그가 원 인터내셔널 같은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회사 내에서의 자잘한 일들 속에서도 그 누구보다 잘 적응하고 또 위기상황을 넘기는 기지를 발휘한다. 새롭게 온 박과장(김희원)의 비리를 파헤치는데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는 장그래의 행동은 일개 사원으로서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신입사원이라면 그런 핍박받는 상황에서 장백기(강하늘)처럼 행동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스펙 좋은 장백기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자신의 자존심을 꺾지 못한다. 당장의 것들만 눈에 보이고 좀 더 큰 그림은 보이지.. 더보기
'신의 한수', 왜 정우성의 겉만 보여줬을까 가 그토록 잔인해졌던 까닭 는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다. 사실 바둑을 대중적인 소재로 만든 건 만화다. 로 유명한 오바타 다케시의 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작품으로는 를 그린 윤태호 작가의 이 있다. 바둑이라는 소재가 주로 만화에서 빛을 본 것은 이 게임이 결코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쉽게 다루면 바둑이 가진 그 신묘한 세계의 재미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만화처럼 책의 기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 장르라면 바둑의 좀 더 깊은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고, 만화의 특성상 판타지적인(우리가 흔히 만화 같다고 말하는) 요소들을 덧붙여 그 어려움과 복잡함을 상쇄시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떨까. 사실 대략난감이다. 바둑의 그 셀 수 없이 많은 수들을 일반 관객들에게 어떻게 설명한단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