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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먹다 대상까지 먹은 이영자, KBS·MBC 대상의 의미

“먹다먹다 대상까지 먹었다.” <2018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는 그렇게 말했다. 박나래의 대상 불발은 아쉬웠지만 이영자는 충분히 대상을 받을 만했다. <2018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영자는 이로써 <2018 KBS 연예대상>에 이어 역대 최초로 2관왕이 된 여성예능인이 됐다. ‘유리 천장을 깼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한 수상결과다.


<2018 MBC 연예대상>에 대상후보로 이영자, 김구라, 전현무, 박나래가 호명되었을 때부터 일찌감치 예상됐던 건 이영자와 박나래의 경합이었다. 실질적으로 올해 MBC 예능의 성과라고 하면 <전지적 참견시점>과 <나 혼자 산다>로 압축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현무가 두 프로그램에 걸쳐 있을 만큼 활약이 컸고, 지난해에도 대상을 받아 올해도 연달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지만, 그래도 올해의 주역이 이영자와 박나래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시상식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전현무는 김구라와 자신에게 “긴장감이 없다”는 말로 이 날의 주역이 이영자와 박나래라는 걸 선선히 인정했다. 이렇게 된 건 워낙 올해 이 두 인물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영자는 특유의 먹방으로 휴게소 풍경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했고, 박나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 혼자 산다>를 MBC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드는데 수훈 갑 역할을 맡았다.

MBC가 이영자에게 대상을 안긴 것은 그 활약상을 인정한 것이지만, 또 다른 의미도 담겨 있다. 그것은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한 후,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2018년 성공작이 <전지적 참견 시점>이었다는 점이다. <나 혼자 산다>가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MBC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에 더 가치를 부여했다는 것. 이것은 MBC 예능국이 가진 생각이 담겨있었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도전에 대한 갈증이 여전하고, 거기에 가치부여를 더 하겠다는 의지까지.

물론 박나래의 대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된 만큼 2019년에는 그의 활약을 더 기대해볼만하게 되었다. <나 혼자 산다>를 중심축으로 해서 박나래의 또 다른 도전들이 2019년 충분히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건 아마도 박나래는 물론이고, MBC도 또 시청자들도 바라는 바일 게다.

이영자는 수상 소감에서도 밝혔지만 꽤 긴 활동을 거쳐 이제야 그 시간들을 인정받는 여성 예능인이 됐다. 그간 여성 예능인들이 설 자리로 많지 않았고, 또 그만한 가치도 인정받지 못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이건 이영자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여성 예능인들 전체에게도 의미 있는 성취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연예인 개인의 활약이 아니라 매니저의 케미를 통해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이 갖고 있는 색깔을 떠올려보면, 이번 이영자의 수상이 담고 있는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도 감지할 수 있다. 연예인들만의 세상이 아니라 매니저들 같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것. 이를 반영하듯 <전지적 참견 시점>의 매니저들은 연예인들만큼 사랑받았고, 이영자가 대상을 수상한 후 특별히 그 영광을 함께 누리려 했던 인물도 다름 아닌 그의 매니저 송성호였다.

박나래 대상 불발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영자는 충분히 대상감이었다. 거기에는 여성 예능인의 성취와,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 만들어내는 이야기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담겨 있었고, MBC로서는 새로운 도전의 성취라는 메시지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이영자와 박나래의 또 다른 도전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Posted by 더키앙

대상 탄 이영자, 들어주고 공감해준 게 비결이라는 건

올해 <2018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이영자가 됐다. 함께 대상 후보로 <해피투게더4>의 유재석, <1박2일>의 김준호, <불후의 명곡>의 신동엽,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이동국 등이 함께 후보에 올랐지만 대상은 <안녕하세요>의 이영자에게 돌아갔다. 후보와 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올해 KBS의 예능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시도들을 하긴 했지만 그만한 성과를 얻어내진 못했다. 꽤 오래도록 장수한 프로그램들이 그나마 그 자리를 지키며 선전했다는 걸 후보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의 주인공 이영자가 출연한 <안녕하세요>도 어느 덧 8년이나 된 프로그램이다. 초반에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지만 차츰 자리를 잡아 지금껏 살아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고민을 가진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올라오는 이 프로그램이 지금도 매주 화제가 되고 있는 걸 보면 8년 전의 시도가 꽤 앞선 시도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은 비연예인 출연이 익숙해져가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지만.

이영자가 <2018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한 가장 큰 의미는 ‘사상 첫 여성 대상 수상자’라는 점이다. 지금껏 연말 <연예대상>을 보면 항상 재연되던 것이 남성 예능인들만의 잔치였다는 걸 떠올려 보면 이영자의 대상은 그 무게감이 실감된다. 여전히 여성 예능인들이 맘껏 활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고, 기껏 여성 예능인들을 캐스팅하고도 그 특별한 색깔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와중에도 올해 유독 여성 예능인들이 주목받는 건 그간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활약이 신선하게 느껴져서다. 

MBC에서도 <연예대상> 후보로 이영자와 함께 박나래가 거론되고 있는 데 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그래서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의 변화 속도가 느리고 그래서 KBS 같은 경우 대상 후보로 모두 장수프로그램들이 세워지고 있는 와중에, 여성 예능인들만큼은 현재의 변화를 말해주는 신선함이 있다. 남성 예능인 중심으로 많이 만들어져 왔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너무 오래 반복되어 그 자리를 지키다보니 이영자나 박나래 같은 여성 예능인이 활약하는 프로그램이 더 참신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는 “웃기고 뭉클하고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이 상이 “내가 잘해서만 받은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속 얘기를 다 풀어주신 고민의 주인공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것은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의 남다른 색깔은 물론이고 거기서 자신이 맡게 된 새로운 역할 또한 설명하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주인공이기보다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게 하는 역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론 공감하고 때론 공분하기도 하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역할. <안녕하세요>는 연예인들에게 그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역할을 부여한 프로그램이었고, 이영자는 그 역할을 그 누구보다 잘 해낸 주인공이었다. 

사실 올해는 예능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한 해였다. 몇몇 프로그램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 이렇게 된 건 스타 MC 체제로 움직이던 예능계가 이제는 그 주역을 PD나 보통사람들로 옮겨가는 격변기였기 때문이다. 기존 스타 MC들로 불리던 예능인들은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게 됐다.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일. 올해 이영자만큼 이를 잘 수행해낸 예능인도 드물었다. 다시 시작된 영자의 전성시대가 말하는 의미를 곰곰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달라진 예능 트렌드, 전현무·박나래가 제공한 실마리

관찰카메라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스타 MC들은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게 되었다. 그것은 조금 이율배반적일 수 있지만 여전히 예능적인 강도 높은 웃음을 책임지면서도 동시에 그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 실제 모습을 통해서라는 자연스러움을 더해주는 일이다. 이런 예능의 트렌드 변화를 염두에 두고 들여다보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가 어째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드러난다. 

기안84의 주식회사 설립을 축하하는 모임은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 파티로 이어지고, 식순에 따라 벌어진 장기자랑 시간에는 놀라운 분장쇼들이 등장한다. 단연 주목을 끄는 인물은 전현무와 박나래다. 전현무는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의 인기로 최고 패러디 대상으로 떠오른 프레디 머큐리를 재연함으로써 폭발적인 웃음을 만들었고, 박나래는 출연자들의 운세를 읽어주는 것만으로 또 왁스 패러디로도 포복절도의 웃음을 주었다.

사실 분장쇼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이기는 어렵다. 그건 마치 <개그콘서트>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분장쇼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회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분장쇼마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건 마치 친한 친구들끼리의 파티에서 저마다 콘셉트로 준비해와 보여주는 쇼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다. 

또 이들이 나란히 일렬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한 명씩 운세를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 풍경 또한 자연스러운 장면은 아니다. 모든 출연자들이 전면에 있는 카메라를 보고 있는 장면은 리얼 버라이어티 시절에 단골로 등장하던 모습이 아닌가.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그것마저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만든다. 그 곳이 스튜디오가 아니라 기안84의 새로 낸 사무실이라는 사실이 그 자연스러움을 더해준다.

평상시에는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영상물들을 고정 출연자들이 보면서 이런 저런 멘트를 더하는 방식을 보여주지만, 가끔씩 스튜디오에서 찍히는 이들만의 세계도 이제는 인위적인 느낌이 거의 없어졌다. 마치 실제로도 친한 연예인들이 스튜디오에서 만나 찍어온 영상들을 보면서 그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에 그들이 함께 겪었던 일들이나 봤던 영상들은 그래서 그 새로운 영상 위에 또 얹어지고 그런 이야기들은 이들의 친분과 친숙함을 더해준다. 

중요한 건 이처럼 자연스러운 관찰 카메라의 리얼함을 확보하면서 그 위에 얹어지는 전현무나 박나래 같은 프로 예능인들의 남다른 예능감이다. 그들은 분장쇼처럼 설정된 쇼를 강도 높은 웃음으로 보여주면서도 그것이 그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실제 일상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건 아마도 그들의 진짜 모습일 게다. 늘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일이 자신의 일상이 되어 있는.

<나 혼자 산다>는 애초에 전체 가구의 4분의 1이 혼자 사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는 걸 명분으로 세우며 연예인들의 1인 라이프스타일을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사는 다양한 연예인들의 1인 라이프보다는 이제 친숙해진 출연자들, 이를 테면 전현무부터 기안84,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헨리를 주축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더 천착한다. 관찰카메라로 친밀해진 이들은 이제 그 리얼한 실제 모습 위에 서로가 서로에게 더 재미있는 웃음을 주려는 모습을 더해 넣는다. 예능적인 강도와 함께 자연스러움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다.

올해 MBC 예능대상에서 전현무와 박나래가 왜 대상후보에 올랐는가를 <나 혼자 산다>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두 인물은 자신의 리얼한 일상 속에서의 모습을 공유하면서 저마다 예능인으로서의 확실한 웃음을 책임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관찰카메라 시대에 부응하면서도 확실히 강도 높은 웃음을 주는 것. 달라진 예능 트렌드 속에서 고민될 수밖에 없는 예능인들에게 이들만큼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들이 있을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나 혼자 산다’ 박나래, 어떻게 폭소와 미소 둘 다 잡았을까

이른바 ‘꿀잼’. ‘꿀케미’란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걸그룹 마마무 화사의 집을 방문한 박나래와 한혜진의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는 시종일관 빵빵 터트리는 놀라운 웃음의 밀도를 보여줬다. 박나래가 ‘화자카야’라고 새겨진 나무 간판을 선물로 주면서 슬슬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는, 역시 선물로 화사가 받은 헤어밴드와 립스틱을 하면서 점점 고조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박나래의 ‘카다시안 스타일’ 메이크업으로 봇물 터지는 폭소의 향연이 펼쳐졌다. 

메이크업을 잘 하는 화사에게 얼굴을 맡긴 박나래는 쉽지 않은 눈썹 손질을 하며 자꾸 웃음을 터트리는 화사를 불안해했다. 자칫 웃다가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눈썹이 온통 날아갈 판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눈썹을 잘 손질한 화사는 본격적으로 카다시안 스타일 메이크업에 들어갔다. 어딘지 과해 보이는 화장은 어떻게 보면 잘 어울리고 어떻게 보면 이상해 보였다. 그 과정을 스튜디오에서 보던 이시언은 그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났다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을 거론했다. 

킴 카다시안을 꿈꾸었으나 하비에르 바르뎀을 닮게 된 박나래는 그 후로 단독샷이 나올 때마다 계속 바르뎀이 떠오르는 잔상효과를 만들었다. 박나래의 진가는 어찌 보면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 같은 콘셉트의 분장 개그 코드가 담긴 그 순간의 분위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갑자기 ‘분장쇼’가 된 상황이 주는 웃음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혜진이 방문하면서 본격화된 ‘여은파’는 고기에 골뱅이, 그리고 볶음밥까지 군침 돌게 만드는 ‘먹방’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돋보인 건 박나래와 화사의 ‘먹방 케미’다. 본래부터 안주 만드는데 정평이 나 있는 박나래가 맛있는 안주들을 순차적으로 만들어냈고, 화사는 ‘곱창 먹방’의 명성이 이름뿐이 아니었다는 걸 맛나게 먹는 모습으로 증명해줬다.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먹으며 집구석에서 발견한 ‘타짜’ 관련 서적으로 슬슬 한판 승부의 분위기를 만들더니, 곧바로 머리까지 틀어 올린 채 벌어지는 비장한 ‘타짜 최강전’이 벌어졌다. 벌칙으로 정해진 손목 때리기로 한껏 달아오른 화투 한 판은 웃음과 긴장감이 어우러진 예능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편을 통해 확실히 느껴지는 건 박나래의 놀라운 성장이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박나래는 웃음은 확실히 보장했지만 어딘지 부담스러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 부담스러움은 과한 행동 때문이기도 했지만, 인위적인 설정의 느낌이 강해서 생겨난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 혼자 산다> 특유의 자연스러운 관찰카메라의 세계 속에서 박나래도 성장했다. 그는 특유의 폭소가 터지는 상황들과 적재적소의 순발력 있는 멘트들로 웃음을 만들면서도 진짜 여자들끼리의 모임에서 벌어질 법한 자연스러움을 유지했다. 

그래서 마치 여자판 ‘세 얼간이’ 같은 그 ‘여은파’는 보는 내내 폭소와 더불어 미소가 지어지는 느낌이 이어졌다. 빵빵 터지는 폭소는 본래부터 박나래가 갖고 있던 재능이었지만, 이제 그 자매애가 느껴지는 훈훈한 분위기가 주는 미소까지 더불어 갖추게 된 그런 느낌. 박나래가 대세 예능인이라 불리는 그 칭호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나 혼자 산다>는 제대로 끄집어내 보여주고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짠내투어’, 김생민 만큼 돋보이는 박명수

tvN <짠내투어>는 여러모로 최근 ‘짠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생민을 중심으로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이다. 여행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넘쳐나고, 그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른바 ‘욜로’를 주창하며 어떤 여행의 판타지를 건드렸다면, <짠내투어>는 보다 현실적인 여행이 주는 공감대를 추구한다. 

3박4일의 여정동안 김생민, 박나래, 정준영이 각각 하루씩 일정을 스스로 짜서 여행을 하고 이를 평가해 최고 점수를 받은 이가 마지막 날 ‘스몰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혜택으로 제공하는 방식. ‘짠내’를 아예 내놓고 하는 여행이지만 이들의 여행은 저마다 달랐다. 

아끼고 아끼는 걸 여행에서도 당연하게 지켜가는 김생민의 첫 날이 곤궁해도 오히려 체험 하나하나의 가치를 더 느끼게 해주는 여행이었다면, 박나래의 둘째 날은 저렴한 비용에도 가성비 높은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정준영의 마지막 날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도 여유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짠내투어>는 그 제목에서 묻어나듯 김생민이라는 캐릭터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이도 아닌 김생민이 출연하는 <짠내투어>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관심을 가진다. 실제로 박나래가 데려간 선술집에서 얼마나 먹었는지 계산을 잘 못하는 박나래와 달리 김생민은 척척 먹은 걸 계산해내는 모습으로 다른 출연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게다가 ‘아껴야 한다’는 사실을 아예 생활의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해도 너무 한다”는 식의 웃음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짠내투어>에서 김생민만큼 중요하게 보이는 인물은 박명수와 박나래다. 김생민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담당하고 있다면 박명수와 박나래는 상황을 웃게 만드는 양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박명수는 예능 9단으로서의 밀고 당기는 방식으로 이 ‘짠내’나는 여행에 감칠맛을 만들어낸다. 

이를 테면 이런 야외 예능 자체가 낯선 김생민에게는 그 특유의 캐릭터에 대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아껴도 너무 아끼는 그를 핀잔주다가도, 때론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칭찬을 해주기도 한다. 한 끼라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박나래가 미슐랭 별을 받은 집을 찾아가기 위해 2시간이나 열차를 갈아타는 와중에 박명수는 끝없이 투덜댐으로써 그 생고생을 웃음으로 바꿔놓는다. 그러다가도 막상 그 음식점에서 맛을 보고는 2시간을 찾아올 만하다고 솔직한 찬사를 보낸다. 

박명수는 김생민에게는 핀잔과 칭찬을 반복해 이 프로그램에 적응하게 해주고, 개그계 후배인 박나래에게는 계속 구박을 주면서 코미디적인 합으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정준영에게는 뭘 해도 잘 한다고 칭찬을 해주는 모습으로 박나래와 비교시키며 웃음을 준다. 이런 밀당은 많은 경험에서 우러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건 김생민, 박나래, 정준영이 투어를 짜는 역할이고, 박명수는 그걸 평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일 수 있다. 결국 박명수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 여행의 평가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심축에서 박명수가 다른 출연자들을 놓고 밀고 당기는 모습을 보면 실로 자유자재라는 느낌을 준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는 늘 2인자를 자처했다. 한 번은 1인자 역할을 부여받은 적이 있지만 잘 적응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유재석을 앞세운 2인자 역할이 자기 자리라는 걸 확인시켜주곤 했다. 하지만 적어도 <짠내투어>를 보면 박명수가 유재석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 위치나 프로그램에 따라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그걸 효과적으로 해내는 모습. 김생민식의 여행을 담는 <짠내투어>지만 박명수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타인의 삶 체험 ‘내방안내서’, 관찰카메라의 새로운 변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스님은 “멈춰야 할 것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책 출간 이후 너무 많은 일 때문에 쉴 틈이 없었다는 것. 혜민스님은 SBS 10부작 예능 프로그램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이하 내방안내서)>에 출연하게 된 이유로 바로 그 ‘멈춤’의 의미를 다시금 꺼내놓았다. 그러니 <내방안내서>는 그렇게 잠시 멈춘 이들이, 그래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체험할 시간들을 담았다. 

'내방안내서(사진출처:SBS)'

<내방안내서>의 아이디어는 ‘집 바꿔 지내기’라는 콘셉트에서 나왔다. 사실 유명한 외국의 예술가들이 오래 전부터 해왔다는 이 새로운 형태의 여행은 최근 들어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를 모델로 하는 새로운 전 세계 홈스테이식 숙박형태로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해진 호텔이 아니라 누군가 실제로 사는 공간에서 살아본다는 것이 그저 주마간산식 여행과는 다른 진짜 체험으로서의 여행을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내방안내서>의 백시원 PD 역시 에어비앤비를 통해 다녀온 여행이 이 프로그램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방안내서>는 이 색다른 여행을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담았다. 지금껏 관찰카메라는 그 주체가 확실히 한 방향으로만 정해져 있었다. 즉 여행을 하는 관찰카메라는 그 여행자의 시선으로 체험하고 관찰을 기록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방안내서>는 서로의 방을 바꿔 지내본다는 점에서 관찰카메라의 주체가 쌍방향적이다. 이를테면 박나래가 미국의 힙합 아티스트인 스쿱 데빌의 집에서 지내며 그가 살던 공간을 체험하고 여행한다면, 반대로 스쿱 데빌과 그의 친구 살람이 박나래의 집에 머물며 서울을 체험하는 방식이다. 

<내방안내서>는 그래서 관찰카메라들이 그토록 많이 보여줬던 여행기를 담으면서도 그저 지나치는 여행이 아니라 그 곳에서 살았던 방주인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따라서 서로 바꿔서 일상을 살아보는 그들은 타인의 삶을 경험하고 너무나 익숙해져 특별할 것 없었던 그 삶이 타인의 눈을 통해 새로워지는 걸 확인할 수도 있다. 혜민스님의 표현방식으로 하자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아니라 ‘바꿔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인 셈이다. 

물론 혜민스님은 너무 일이 많아져 정작 자신을 쉴 수 없게 된 사실을 토로하며 “스스로 멈추기 위해” 이 특별한 여행에 참여하게 된 것이지만, 이렇게 서로의 삶을 바꿔 살아보는 것이 주는 불가의 의미도 적지 않을 것이다.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던가. 타인이 들어와 내 공간에서 사는 모습을 통해 어쩌면 나는 내 자신의 삶을 다시금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정반대로 타인의 삶 속에 들어가 보는 것으로 내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을 지도.

최근 MBC 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폭발적인 인기로 확인하게 된 외국인들의 우리 문화 체험기 역시 타인의 눈으로 들여다본 내 삶을 관찰한 프로그램이었다. <내방안내서>의 한국에 온 스쿱 데빌과 살람의 모습은 그래서 마치 이 프로그램의 한 대목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다른 점은 그들이 다름 아닌 집을 바꾼 박나래의 집에서 머문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내방안내서>는 여행 관찰카메라의 진화를 보여줬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한 걸음 더 나간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이들은 서로 다른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얘기하던 혜민스님도 이제 ‘바꾸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미처 경험해보지 못했던 타인의 삶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삶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내방안내서>는 그래서 타인에게 내 방을 안내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내 삶을 관조하는 재미와 의미가 의외로 크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꽃게춤에 야오밍? <12>이 보여준 장도연의 매력

 

tvN <코미디빅리그> ‘여자사람친구라는 코너에서 장도연은 양세찬의 군대 동기(?)로 나온다. 본래는 남자였는데 여자가 된 인물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이다. 이런 설정은 장도연을 거침없게 만든다. 박나래 능가하는 분장 개그는 기본이고 춤을 춰도 여자라면 민망할 수 있는 동작조차 과감하게 보여준다. 워낙 과감하게 드러내서인지 그 동작들은 불편함이 아니라 오히려 시원함을 선사한다. 여자가 뭐 어때서? 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다.

 


'1박2일(사진출처:KBS)'

그녀는 MBC <라디오스타>에 처음 출연했을 때도 여지없이 꽃게춤을 춰 모자이크 처리를 하게 만들었다. 웃음을 주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하겠다는 그 자세에서는 남녀의 성별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그녀가 가진 개그에 대한 생각을 읽어내게 한다. 박나래와 함께 다시 <라디오스타>에 출연했을 때 그녀는 스스로를 박나래에 묻혀버린 개그우먼으로 소개하면서 그 날의 분위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온전히 박나래를 그날의 주인공으로 세운 그녀는 선배로서의 박나래에 대한 깍듯한 예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녀는 남자들과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센 여자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여성적인 면이 묻어난다. KBS <12>여자친구특집으로 떠난 남이섬 여행에서의 그녀가 그렇다. 처음 등장에서는 이마로 날계란을 깨뜨리는 모습으로 개그우먼의 면면을 보여줬지만 데프콘과 커플이 되면서는 달달한 관계를 연출해 보여주기도 했다.

 

남이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공에 세워진 짚라인을 타면서 그녀는 두려움에 데프콘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남이섬에 들어와서는 그의 등에 업혀 <겨울연가>의 한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이 자꾸 둘이 사귀라고 부추기자 어딘지 어색한 표정을 짓는 두 사람은 그 수줍음 때문에 오히려 더 풋풋한 느낌을 주었다. 결국 가장 로맨틱한 커플로 선정된 두 사람은 서로의 새끼손가락에 커플 반지를 끼워주며 설레어했다.

 

장도연은 사실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인물이다. 외모로만 보면 왜 개그우먼을 했을까 의구심마저 들기도 한다. 차라리 그 늘씬한 키와 몸매로 모델을 하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지만 그녀는 대신 <개그콘서트>에서 패션 NO.5’라는 코너에서 우스꽝스런 복장을 한 채 모델워킹으로 걸어 나와 관객들을 웃기는 걸 선택했다. 멜로드라마에 들어가면 남자들을 심쿵하게 만들 수 있는 외모지만 그녀는 대신 <코미디 빅리그>에서 군대동기(?)’ 양세찬에게 사정없이 들이대는 캐릭터를 연기해 웃음을 주었다.

 

개그우먼에게 미모는 어쩌면 넘어야 할 산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못생김이 더 유리하다는 뜻이 아니라 예쁜 모습이 과감한 표현을 하는데 있어서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예쁜 개그우먼들은 더 과감하게 자신을 망가뜨리려 애쓰는 지도 모른다. 장도연이 그토록 심한 분장 개그를 시도하고 민망할 정도로 과감한 춤을 보여준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녀는 망가짐을 연기하는 개그우먼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12>이 슬쩍 보여준 것처럼 어떤 일상으로 돌아오면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 누구보다 여성스러운 그녀의 모습에서 오히려 그 매력의 원천이 개그우먼에 대한 그녀의 애착과 노력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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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던 개그우먼들, 올해 반응 심상 찮네

 

MBC <라디오스타>에 나온 박나래는 박감독이라는 새로운 별칭을 부여받았다. 그녀와 함께 나온 양세찬, 장도연, 양세형을 아낌없이 챙기고 밀어주는 모습 덕분이다. 그녀는 개인기를 선보이려는 동료 개그맨들에게 어떤 건 좋고 어떤 건 별로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그 감이 웃음으로 여지없이 증명되자 김구라는 박나래가 감이 좋다며 그녀를 그들에게 사인을 주는 감독 캐릭터로 세웠다.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박나래는 이른바 대세 개그우먼이다. 그녀 스스로도 밝히듯 <라디오스타>에 나온 이후 대박이 났다. 물론 그녀가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별의 별 분장을 다 하고 나오는 그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한 것뿐일 것이다. 스스로를 구단주라고 밝힌 김구라는 대놓고 박나래를 밀어주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 모습이 대중들의 마음 그대로다. 박나래처럼 그간 꾸준히 노력해왔고 또 동료 개그맨들을 챙기는 개그우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박나래는 이국주와 <코미디 빅리그>에서 의견 대립으로 갈등을 빚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 훈훈한 분위기에서 이국주의 존재감이 다시 드러났다. 그녀 역시 박나래와 함께 아낌없는 분장개그를 선보이며 특유의 흥과 파이팅으로 대중들의 박수를 받는 개그우먼이다. 여성으로서의 당당한 모습은 이국주의 가장 큰 매력. 그녀가 <나 혼자 산다> 같은 마치 금남의 지대처럼 여겨져 온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자리했다는 건 올해 심상찮은 개그우먼들의 기지개를 예감하게 만든다.

 

최근 <님과 함께2>로 윤정수와 가상부부를 맺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숙도 그 연장선에서 주목되는 개그우먼이다. 연차로 보면 김숙은 유재석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고참이다. 하지만 지금껏 예능에서 중심으로 들어와 본 적이 거의 없다. 가끔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활약하며 특유의 독특한 존재감을 보인 적은 있지만 지속적인 열광으로까지 이어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님과 함께2>에서 김숙은 확실히 자신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윤정수와 척척 호흡이 맞는 개그맨 커플(?)의 재미도 재미지만, 사업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던 윤정수를 개그우먼의 방식으로 챙겨주는 김숙의 모습에서는 따뜻한 마음씨까지 묻어난다. 4차원이고 심지어 돌아이라고 불리지만 그녀가 밉기는커녕 호감을 주는 이유다.

 

JTBC <아는 형님>에서 한번 다뤄졌던 것이지만 개그우먼들은 개그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능에 설 자리가 없었던 게 현실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체력을 요하는 야외 버라이어티의 득세가 그렇고, 여지없이 망가져야 하는 상황도 그렇다. 또 일상 영역 속에서도 육아나 요리 같은 권위 해체의 소재 역시 남자들이 훨씬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예능 현실도 개그우먼들이 설 자리가 없었던 이유다.

 

그래서 설 자리가 가끔 때 되면 불러주는 커플 콘셉트 소재의 게스트 정도거나, 이제는 점점 힘이 약해져가는 스튜디오 토크쇼의 게스트 정도였다. 그래서일 것이다. 개그우먼들이 그 소외받던 위치에서 벗어나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고 또 주목받는 것에 대해 대중들이 아낌없는 지지의 마음을 갖는 것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 올해 박나래, 이국주, 김숙 같은 그간 숨겨져 있던 개그우먼들이 더 많이 발굴되길 기대하게 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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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박나래, 웃음을 위해 그 누가 이만큼 할 수 있을까

 

완전 골퍼 다리예요.” 등장과 함께 뜬금없이 박나래에게 던진 김구라의 요청에 그녀는 골프 스윙을 보여주고는 손으로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역시 박나래다. 등장부터가 남다르다. 조금 어색할 듯도 싶지만 시키면 시키는 대로 뭐든 웃음으로 살려낸다.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MBC <라디오스타>에 박나래가 다시 나온 건 이전에 이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던졌던 양세찬에 대한 짝사랑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함이다. 이 날 방송에는 박나래의 옆에 박나래의 남자, 제대로 똥 밟은(?)’ 양세찬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연적(?) 설정으로 장도연이 그리고 그 옆에 이 모든 사건(?)을 목격해온 양세찬의 형 양세형이 앉아 있었다.

 

박나래가 등장과 함께 골프 세리머니로 웃음을 주자 김구라는 그녀의 웃음을 자판기에 비유하며 “(동전을) 넣으면 커피가 나온다고 즐거워했다. 대세 개그우먼답게 병신년이 잘 어울리는 여자 연예인 미녀개그우먼 박나래입니다라는 인사 한 마디에도 기분 좋은 웃음을 주는 그녀였다.

 

김구라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박나래에게 윤종신이 설에 인사 한 번 가라고 하자 아예 그 자리에서 테이블 위에 올라 세배를 올리는 모습은 웃음을 위해서는 거리낌이 없는 그녀의 진심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사실 제 아무리 개그우먼이라고 해도 여자로서 감추고 싶은 것들도 있게 마련이지만 이 날 박나래는 양세찬을 짝사랑했던 그 에피소드들을 모두 도마 위에 올려도 괜찮다는 쿨한 모습이었다.

 

박나래가 좋아한다는 말에 똥 밟았다고 했다는 양세찬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그녀는 유쾌하게 받아주었다. 심지어 나는 똥이에요라고 말하고, 그걸 웅변으로 풀어보라는 김구라의 요청에도 피하는 일이 없었다. 결국 박나래의 이런 자세가 그 날 나온 양세찬, 절친인 장도연 그리고 양세형까지 존재감을 만들어내게 해주었다.

 

특유의 19금 개그는 그녀가 의도하지 않아도 캐릭터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장도연이 김구라에게 호감을 표하는 모습을 슬쩍 보이자 서로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부추기는 와중에 박나래가 아무 뜻 없이 저런 사람들이 잘해요라고 툭 던진 말이 19금으로 해석되어 큰 웃음을 주었다. 오해라며 여자한테 잘 한다는 뜻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 당황한 모습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그녀였다.

 

양세찬과 혹시 결혼하게 되면 박나래가 술 취해 동그랑땡 부치는 모습이 너무 꼴불견일 것 같다며 웃음을 준 양세형의 이야기에도 그녀는 심지어 그 모습을 막간 콩트로 보여주기도 했다. 양세형이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빵빵 터질 수 있었던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박나래가 쿨하게 자신을 모두 이야기의 도마 위에 올려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만일 그녀가 이 모든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면 어땠을까. 자칫 잘못하면 그 상황 자체가 불편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박나래가 스스로 이를 기꺼이 즐겁게 받아들이자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 또한 유쾌한 방송이 가능해졌다.

 

<무한도전>에 깜짝 출연했던 잭 블랙은 대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의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모습으로 큰 웃음을 주었다. 그 모습은 웃음 그 이상의 감동을 주기도 했다. 코미디언의 진심이 거기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라디오 스타>에서 보인 박나래의 모습은 마치 그 웃음을 위해 뭐든 다 받아주는 잭 블랙을 연상시켰다. 이러니 잘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대세 개그우먼이라는 말이 그냥 붙은 게 아니라는 걸 그녀는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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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예능총회, 모두가 마음껏 터트릴 수 있었던 까닭

 

<무한도전>이 예능총회를 통해 하려던 것은 현재의 예능 트렌드를 분석하고 향후를 전망해보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막상 총회가 열리고 패널로서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 윤종신은 물론이고 서장훈, 김숙, 윤정수, 김영철, 박나래 등이 등장하자 분위기는 삽시간에 불이 붙었다. 그 기화 역할을 한 인물은 다름 아닌 이경규다. 그는 호화롭게(?) 준비된 자신만의 왕좌(?)에 앉아 거침없는 호통과 버럭으로 빵빵 웃음을 터트렸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실로 그간의 공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대선배지만 이제는 조금씩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걸 소재로 불만을 터트리는 모습은 그것이 진심인지 아니면 하나의 설정인지 애매한 선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쿡방이 대세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김성주의 이야기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나아가서는 요리사들의 방송 출연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농담까지 거침없이 던지고, 광희가 김제동 이야기를 꺼내자 자신이 <힐링캠프>에서 잘렸다며 얘기도 꺼내지 말라고 일침을 놓고 자기 같은 A급 대신 (서장훈, 광희 같은) FD급을 왜 쓰냐고 독하게 쏘아대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사방으로 불만을 터트리고 쏘아대자 총회는 그 힘을 받아 활활 타올랐다. 오디오가 너무 시끄러울 정도로 여기저기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고 특히 이경규의 공격을 직접 받은 패널은 거기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내면서 또 다른 웃음을 만들어냈다. 들어오면서부터 서장훈과 김영철에게 함께 앉아 있는 것이 불만이라고 이경규가 쏘아대자 그들의 존재감이 오히려 살아나게 되는 식. 윤정수는 특히 이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무한도전>에 빈 자리가 많으니 신경 좀 써달라는 얘기에 그런 부탁은 추잡스런 일이라고 이경규가 일축하자 윤정수는 콩트로 이경규에게 선배님 저처럼 절박한 상황 겪어 보셨어요?”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결국 예능 총회는 보통의 예능 프로그램이 그러하듯이 본래의 취지를 살짝 벗어나 자신들의 불만 토로와 자기 PR을 하는 장이 되어버림으로써 웃음을 유발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나치게 과열됨으로써 자칫 싸움판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경규의 멘트는 역시 예능 대부답게 빵빵 터졌지만 그것은 자칫 막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정확히 짚고 들어와 그 균형을 맞춰준 인물이 역시 유재석이었다. 그는 이건 예능총회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재차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고 보면 이 쟁쟁한 인물들이 한 자리에 나와 마구 이야기들을 쏟아낼 때 그걸 정리해주거나 혹은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때로는 멘트의 기회를 줘서 꿰다 논 보릿자루가 되지 않게 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으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그 많은 역할들을 배후에서 한 인물이 바로 유재석이다. 한없이 뜨거워진 예능 총회에서 <무한도전>의 다른 인물들 이를 테면 하하나 광희는 거의 말을 섞지 못했다. 그것은 아마도 그 과열 양상에 감히 뛰어들기가 버거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능총회는 그 중심에서 웃음의 동력이 된 이경규는 물론이고 윤정수, 김숙, 김구라, 윤종신 등 참여한 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예능감을 뽐낸 자리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배후에서 조율하고 조정해준 유재석이 없었다면 자칫 논란의 소지를 안을 수도 있는 자리였다. 유재석 특유의 균형감각과 타인의 캐릭터를 쏙쏙 끄집어내주는 그 진행방식이 총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실로 ‘2016년 패널 유망주라고까지 꼽힌 이경규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고, 왜 유재석이 유느님이라 불리는가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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