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이 담아내는 코로나 시국의 요식업계 변화들

 

"배달이 지금 장난이 아니죠. 일반 식당이 배달을 주력으로 바꾼 데도 많고... 배달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배달이 그전에는 배달에 대한 컴플레인이 거의 없었어요. 지금 배달을 하고 나면 리뷰 관리를 잘 해야 돼요." 코로나 시국 때문에 식당들이 비대면을 고민하면서 점점 늘고 있다는 배달 이야기를 꺼내며 백종원은 이제 리뷰 관리, 별점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별점테러'라는 용어처럼 얼토당토않은 배달후기들도 등장한다는 것.

 

배달이 많아진 요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고객들의 평가와 후기가 더욱 민감해진 현실을 반영해 소개한 엉뚱한 후기들은 백종원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실소하게 만들었다. 본래 치즈볼을 3개 주는데, 사람이 넷이라며 4개 주실 순 없냐고 주문했는데 3개가 와서 살짝 삐졌다는 후기나 자신이 삼선짬뽕 대신 삼선짜장을 잘못 클릭해놓고 사장님이 그걸 못 알아차렸다며 센스가 부족하다는 후기 정도는 그래도 애교수준이었다.

 

치킨 한 마리 시키면서 7명이 먹으니 좀 많이 달라거나, 치킨 핫 크리스피를 시켜놓고 뜨겁다는 뜻의 핫이 아니라 맵다는 뜻의 핫이라 실망했다는 후기, 심지어 파워블로거라며 갖가지 요청사항을 넣으며 은근히 압력을 넣는데다, 나아가 다른 식재료 심부름을 같이 시키는 비상식적인 주문까지 있었다. 그것이 비상식적이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별점테러'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친절하게 응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전국의 요식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그 식당들을 담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당연히 그 현실의 변화들을 투영해 보여준다. 특히 이번 사가정시장편에서 배달에 대한 소재들을 담아낸 건 그래서 주목된다. 황당한 고객들의 요청사항이나 배달후기를 알려주며(다음에는 사장님들의 황당한 대응도 소개한다고 한다)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 후기와 별점이 상식적으로 운용되기를 바라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담겼다.

 

또한 이번 사가정시장편에는 아예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김치찌개집이 소개되고, 솔루션이 제공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배달음식 베스트에서 한식으로는 김치찌개가 유일하게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먼저 체크하고, 그 집을 찾아간 백종원은 배달음식에 어울리는 솔루션을 내놓기도 했다. 즉 김치찌개 전문점으로서 특화된 찌개 메뉴를 하나 더 내놓을까 아니면 찌개는 그대로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특징적인 사이드 메뉴를 개발할까를 고민하는 이 집 청년들에게 백종원은 사이드 메뉴를 추천하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즉 배달음식으로서 김치찌개를 특화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김치찌개를 시키면서 또 다른 찌개를 같이 시키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김치찌개를 기본으로 하고 이 집만의 특징적인 사이드 메뉴(반찬 포함)를 고민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었다. 어떤 선택을 할까 갑론을박하던 청년 사장님들은 백종원의 명쾌한 설명에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다음 주 예고편에는 무려 28종의 반찬을 준비해놓은 모습이 등장해 반색하는 백종원의 모습이 예고됐다.

 

사실 코로나 시국이 만들어내는 물리적 거리두기는 요식업계로서는 엄청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이들 음식점들을 살려내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 달라진 시국에 요식업계의 변화를 적극 반영해 담는 노력은 시청자들에게도 또 요식업계 종사자들에게도 더 깊은 관심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싶다. 또한 배달이라는 새로운 비대면 문화를 맞이하고 있는 대중들이나 요식업계 종사자들 모두가 바람직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필요한 접근방식이 아닐까.(사진:SBS)

'골목식당'의 새로운 스토리가 된 상도동 닭떡볶이집

 

사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가진 음식에 관한 스토리텔링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면이 있다. 즉 생각보다 맛이 평범하거나 별로인 메뉴가 등장하고, 그 문제점을 파악해내는 백종원 대표의 조언에 따라 사장님이 연구해 맛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과정이 나온다. 그리고 결국 모두가 만족해하는 맛을 찾아냄으로써 솔루션이 끝을 맺고 손님들의 호평이 이어진다.

 

이런 스토리텔링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상도동의 닭떡볶이집은 그 일반적인 이야기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그것은 '닭떡볶이'라는 특이한 메뉴 자체에 담긴 서사이기도 했다. 닭볶음탕에 떡이 들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떡볶이에 닭고기가 들어가 있는 것인지가 모호한 메뉴는 어떤 선입견을 갖고 접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뭐라 시식평을 내놓지 않고 "이게 뭐여"하며 웃음을 지어 보이는 백종원은 그럼에도 "자꾸 당기는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애매모호한 평가를 내놨다. 결국 백종원이 판정하기 어려워 '서당개클럽' 김성주와 정인선이 시식을 했지만 여기서도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다. 김성주는 너무 맛있다고 했지만 정인선은 고개를 갸웃했던 것.

 

떡볶이맛에 가까운 닭떡볶이는 떡볶이 가격으로 보면 조금 비싼 편이라 닭볶음탕을 생각하게 만들지만, 그래서 그걸 기대하고 먹어본 이들은 조금 실망하게 됐던 거였다. 그래서 마늘을 넣어 닭볶음탕에 가까운 닭떡볶이를 내놓자 백종원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며 예전의 떡볶이맛에 가까운 닭떡볶이를 고수하는 게 가게에는 유리하다는 조언을 해줬다.

 

결국 본래의 닭떡볶이를 좀 더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게 만들고, 맛도 보편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완전한 '호'가 아니더라도 '불호'를 줄여나갈 수 있는 선택을 했고 그것은 실제로 주효했다. 여기에 닭떡볶이를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3단계 시식법을 제안한 것 역시 손님의 입맛대로 선택해서 먹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보편적인 맛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됐다.

 

처음에는 그냥 나온 대로 시식하다가 2단계로 김가루와 참기름을 뿌려 시식하고 3단계로 밥을 비벼 먹는 방식이었다. 이 와중에도 밥을 비벼먹는가 아니면 볶아먹는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것은 음식을 먹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저마다의 입맛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보여준 닭떡볶이집의 스토리텔링이 신선하게 다가온 건 모두가 다 좋아하는 맛을 결과로 제시한 게 아니라, 저마다 입맛에 따라 음식의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한 후, 그걸 저마다의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는 선택지들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사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다보면 일종의 '보편적인 맛'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물론 다양한 맛을 더 많이 경험하고 축적해온 백종원의 평이 좀 더 보편적일 수 있는 점은 있지만, 백종원이 엄지를 치켜세우면 맛이 있고 인상을 찌푸리면 맛이 없다는 단순한 스토리 안에서 프로그램이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닭떡볶이집의 '호불호가 갈려도 궁금해지는 맛'이라는 색다른 스토리텔링은 신박한 면이 있다. 거기에는 다양할 수 있는 입맛을 인정하면서 누군가에게는 불호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호가 될 수 있다는 게 담겨있고, 그럼에도 그 맛이 궁금해 찾아가고픈 욕망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색다른 스토리에 대한 고민들은 향후에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계속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사진:SBS)

'골목식당', 이승기와 규현이 보여준 새로운 게스트 활용법

 

이렇게 깐깐한 게스트가 있나.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창동편 '노배달 피자집'에 출격한 규현은 사장님이 이태리 셰프 파브리에게서 전수받아 내놓은 피자 맛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백종원도 또 김성주와 정인선도 극찬했던 피자였다. 그래서 규현의 그런 리액션은 예상과는 너무나 다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규현이 그런 반응을 보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장님이 파브리가 전수해줬던 레시피를 따르고는 있었지만, 늘 '퍼주던 습관'이 있어 토핑을 과하게 얹다보니 맛의 균형이 무너진 거였다. 그걸 모니터로 보던 백종원은 "많이 넣는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참치피자는 어딘지 싱거웠고 살라미 피자는 고추기름 맛이 느껴지지 않으며 입안에 텁텁함을 남긴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피자를 굽는 온도를 물었다. 화덕피자를 구워봤던 규현은 더 높은 온도에 빨리 구워내는 것이 피자 맛을 훨씬 더 좋게 해줄 거라 말했고, 백종원은 급히 전화를 걸어 그의 지적이 정확하지만 그렇다고 온도를 높일 게 아니라 토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재차 토핑을 줄인 상태로 구워낸 피자에 규현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그 작은 차이 하나가 완전히 다른 피자 맛을 냈다는 걸 신기해하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규현의 이런 깐깐한 평가와 리액션은 지금껏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종종 게스트로 연예인들을 초빙해 맛을 보던 그 광경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대부분 맛있다는 호평과 감탄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규현은 솔직한 평가를 통해 노배달 피자집에 진짜 도움을 주었다.

 

이런 모습은 파스타집과 닭강정집에 투입된 '동네 형' 이승기에게서도 보이는 면모들이었다. 한때 창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동네 형' 같은 느낌으로 다가간 이승기는 파스타집에서는 마니아답게 '완벽하다'는 평가를 해줬다. 그리고 그 평가는 백종원이 최종적으로 파스타를 먹어보고 "이래서 승기가 완벽하다 했구나"라고 공감할 수 있게 해줬다.

 

닭강정집에서는 마늘 문제 때문에 백종원에게 꾸중을 들어 주눅이든 젊은 사장님들을 '동네 형'으로서 다독이고, 그러면서도 설탕과 물엿의 비율을 실험하는 테스트에서는 냉정하게 설탕 비율이 높은 닭강정을 선택하고 이를 설득하는 모습이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마지막에 나오면서 선뜻 현금으로 계산을 해주고 거스름돈을 괜찮다고 말하는 이승기의 모습에서는 동네 선배로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묻어났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시식은 시청자들에게 그 식당의 음식 맛이 솔루션에 의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그래서 연예인 게스트들이 출연해왔지만, 규현과 이승기의 사례를 보면 그 특정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어서 진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확인하게 해줬다. 중요한 건 그저 리액션을 위해 출연하는 게 아니고 저마다 자기만의 깐깐한 기준으로 솔직한 평가를 내리는 점이다. 그래야 실제 장사에 있어서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 편에 출연한 이승기와 규현은 향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게스트를 활용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사진:SBS)

'골목식당', 이젠 백종원 사단이 움직인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 그대로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달라진 풍경이 딱 그렇다. 창동의 닭강정집, 피자집, 파스타집의 솔루션은 백종원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조언들이 더해져 완성되어가고 있다.

 

물론 그 중심을 잡아주는 건 당연히 백종원이다. 그리고 솔루션을 더하는 인물들도 백종원의 지시를 받거나 혹은 그의 부탁으로 투입된 이들이다. 그래서 이는 마치 한 마디로 '백종원 사단'처럼 보인다.

 

닭강정집이 가진 문제는 잡내가 여전히 난다는 것과 닭강정이 양념치킨과 별 다를 바가 없다는 것 그리고 마늘소스에서도 마늘장아찌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백종원은 잡내 제거를 위해서 밑간이 중요하고, 다진 마늘을 사서 쓸게 아니라 생마늘을 다져 써야 마늘장아찌 냄새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닭강정이 양념치킨과 다른 점이 크리스피하다는 걸 알려주며 물엿보다 설탕을 넣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그런 숙제들의 점검과 새로운 솔루션에는 백종원이 아닌 이른바 '서당개 협회' 김성주와 정인선이 나섰다. 그런데 이들도 서당개 3년(?)에 보통 수준 그 이상이었다. 잡내는 잘 잡혔지만 여전히 마늘 소스에서 나는 마늘장아찌 냄새를 김성주는 찾아냈고 바삭함이 없어 닭강정보다 양념 없는 튀김이 더 맛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물엿과 설탕을 비교하는 실험을 통해 솔루션을 알려줬다.

 

피자집에는 백종원과 인연이 있는 이탈리안 셰프지만 한식까지 두루 마스터한 파브리가 찾아가 이탈리안 정통 피자 솔루션을 제공했다. 아직까지 완벽한 한국어 구사를 하지 못했지만 가르쳐주려는 열정과 배우려는 열정은 그런 장벽을 간단히 뛰어넘게 했다. 대충 이야기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 사장님은 파브리를 통해 기본적인 토마토 소스부터 토핑하는 법은 물론이고 이탈리아에서 먹는다는 참치 피자와 살라미에 리코타 치즈와 고추기름을 얹는 독특한 피자까지 전수받았다.

 

파브리의 도움은 피자집에 그치지 않았다. 뚝배기 파스타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메뉴를 내놓았던 파스타집은 백종원의 제안대로 미트볼 파스타를 연구했고 여기에 파브리는 좀 더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식감이 좋은 미트볼 레시피를 알려줬다. 맛은 잡았지만 멀리서부터 손님들이 찾아올 정도로 만들기 위한 특색이 필요했고, 결국 거대한 미트볼을 만들어 시선까지 잡아끈 파스타가 완성됐다.

 

그리고 여기에 창동에서 오래도록 살았던 이승기가 특별출연했고, 파스타집을 찾아 보통 손님의 입장에서 솔직한 맛 평가를 해주었다. 비주얼에서도 맛에서도 완성된 그 파스타에 이승기는 아란치니에 밥이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더했고 미트볼도 사각보다는 동그란 게 더 커 보인다고 얘기해줬다.

 

사실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백종원 원맨쇼에 기대는 면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문제점 지적과 솔루션이 가게를 완전히 탈바꿈하게 만들곤 했다. 하지만 이번 창동편을 보면 백종원 혼자가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하는 사단이 움직이고 그들의 '십시일반' 도움들이 더해져 가게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달라진 스토리텔링은 그간 반복되며 패턴화된 것처럼 보이게 했던 이 프로그램의 이야기를 훨씬 다채롭게 만드는 면이 있다. 그리고 그건 한 괜찮은 가게의 탄생을 위해서 꽤 많은 이들의 도움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걸 얘기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또한 충분하다 여겨진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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