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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생고생 하는 <맨친>, 왜 안볼까

 

<맨발의 친구들>은 생고생 버라이어티를 자처하며 시작했다. 해외에 나가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그들과 소통하겠다는 좋은 의도가 있었지만 그것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일단 해외라는 공간이 우리네 서민들에게는 그다지 정서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런닝맨>이 아주 가끔씩 이벤트 성격으로 해외에 나가 한류 팬들을 확인하고 올 때만 해도 뿌듯했던 그 느낌은 <맨발의 친구들>에서 느끼기가 어려웠다. 마치 한류를 의도한 듯한 출연진과 연출이 의외성과 반전의 효과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맨발의 친구들(사진출처:SBS)'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간 <맨발의 친구들>이 숨고르기를 하며, 이효리와 함께하는 엠티 특집을 한 것 역시 그다지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고정 멤버가 아닌 이효리 혼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려 멤버들과 좌충우돌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강호동이 하는 <패밀리가 떴다>를 다시 보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아침에 갑자기 산행을 하면서 폭포의 물을 맞고 입수하는 장면들은 영락없는 <1박2일>이었다. 그리고 또 엉뚱하게도 이번에는 다이빙 대회 참가라는 전혀 새로운 소재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이제는 <출발 드림팀>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맨발의 친구들>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 콘셉트를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외 체험에서 엠티를 가고 다시 다이빙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물론 나름의 이유가 붙여져 있다. 즉 엠티는 <맨발의 친구들>이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하는 일종의 단합대회인 셈이고, 다이빙도 애초에 ‘단점 극복 프로젝트’라고 제목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이 일련의 과정의 이유가 개연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관성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맨발의 친구들>이 무슨 프로그램이냐고 물어보면 이제는 한 마디로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문화 소통인지, 멤버들 간의 여행인지, 아니면 스포츠 버라이어티인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아이템이 성공한다고 해도 그것이 프로그램의 이득으로 돌아오기가 어렵다. 이번 다이빙 프로젝트가 성공한다고 해도 다이빙을 주제로 계속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다른 스포츠에 도전을 한다면 그것은 너무 기존 프로그램과 유사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출발 드림팀> 같은.

 

<일요일이 좋다>의 다른 짝인 <런닝맨>이 초창기 부진을 딛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한 가지 콘셉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 특히 주말 예능은 그 걸어온 길이 하나의 자산이 되는 셈이다. <런닝맨>은 단순한 게임에서부터 시작해 차츰 스파이가 투입되고 제작진과의 심리게임이 부가되면서 흥미로워졌다. 이제는 박지성이나 에브라 같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들과 함께 축구를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차근 차근 하나의 콘셉트를 일관되게 밀어붙인 덕이다.

 

<맨발의 친구들>의 멤버들이나 제작진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고생하고 있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저 맨발로 땀만 열심히 흘린다고 프로그램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맨발의 친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관되고 줄기차게 밀어붙일 수 있는 한 가지 콘셉트를 정하는 일이다. <무한도전>도 <1박2일>도 첫술에 배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도전과 여행이라는 분명한 색깔이 있었다. <맨발의 친구들>의 색깔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이 먼저 고민되어야 맨발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

Posted by 더키앙

먹방의 전설? 풍요의 시대, 배고픔의 향수

 

<진짜 사나이> 2회에 등장한 군대리아(패티와 잼을 함께 넣어 먹는 군대식 햄버거)를 먹으며 샘 해밍턴은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호주에 가면 그 몇 배는 큰 패티와 베이컨, 야채를 쌓아올린 수제 햄버거가 동네마다 널렸다. 그런데도 샘 해밍턴은 이 이상한 조합의 햄버거를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다. 군대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식욕, 새로운 먹방의 탄생.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게 향수로만 존재하던 군대리아는 이제 일반인들의 뇌리에 남겨진 먹방의 전설에 오르게 되었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진짜 사나이> 3회에서는 자판기로 뽑아먹는 얼음 띄운 ‘바나나라떼’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서경석과 샘 해밍턴은 그 중독성 있는 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류수영은 야전 훈련 이후 지급된 전투식량에 푹 빠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며 <SNL 코리아>의 신동엽이 하는 이엉돈 PD를 흉내 내며 즉석에서 데운 비빔밥에 갖가지 햄과 김치 등을 얹어 맛있게 먹었다.

 

먹방이 대유행이다. <진짜 사나이>에서 패러디를 할 정도로 <SNL 코리아>에서는 매회 신동엽이 이엉돈 PD로 나와 ‘먹거리 X파일’을 진행한다. 콩트 중간에 갑자기 음악이 흐르며 이엉돈 PD가 등장해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는 대사와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참 맛있네요.” 몇 마디만 던지면 그 자체로 빵빵 터진다. 도대체 먹방의 무슨 매력이 예능을 장악해버린 걸까.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서 먹방은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아빠 어디가>에서 김성주가 만들고 윤후가 완성시킨 짜빠구리는 그 면을 생산하는 회사의 매출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그들은 광고에도 출연했고, 그 광고비를 김성주는 기부하기도 했다. 먹방에서 <1박2일>은 이미 선구적인 프로그램이다. 저녁 복불복으로 대표되는 <1박2일>의 먹방은 누구는 먹고 누구는 그걸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비교체험으로 그 강도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은 ‘먹방 특집’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먹방을 선보였다. 거대한 흑전복을 장작불에 구워먹고, 웨카라는 날지 못하는 새와 물고기, 거대한 장어는 물론이고, 이젠 웨타라고 하는 청정지역에 사는 곱등이(?)를 날 것으로 씹어 먹으며 그 땅콩버터 맛(?)을 즐긴다.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은 이제 다음 회에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이 될 정도로 먹방이 화제의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 역시 강호동이 출연하는 만큼 먹방이 빠질 수는 없었다. 강호동과 김현중은 베트남에서 그토록 먹고 싶었던 쌀국수집에 들러 족발 쌀국수를 먹으며 그 맛에 감탄했다.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맛있어요!”하고 외치는 강호동은 결국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한편 하루벌이를 위해 베트남식 빈대떡 반세오를 팔며 맛을 보는 장면도 이국 음식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뭐니뭐니 해도 먹방의 전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이 하와이에 갔을 때 정준하는 어마어마한 팬 케익을 혼자 먹는 도전(?)을 보여주었고, 택시 특집을 할 때는 기사식당의 돼지불백을 무려 11인분이나 먹어치워 화제가 되었다. 8주년 특집으로 내보낸 무한상사에서도 정리해고 대상이 된 정준하는 최후의 만찬(?)으로 초밥을 수십 그릇 흡입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나 혼자 산다>의 나 홀로 여행 편에서는 제주도로 떠난 데프콘이 고기국수, 핫도그, 해물뚝배기, 흑돼지, 갈치구이 등 무려 1일7식의 먹방을 보여주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해피투게더>는 아예 먹방 특집을 통해 김준현의 놀랍고도 나름 과학적인(?) 음식에 대한 탐닉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먹방이 유행하는 이유는 과거보다 풍족해진 먹거리의 시대를 그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이제 새롭고 맛있는 먹거리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다.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예능만한 것이 있을까. 먹방을 강화시켜주는 것은 그래서 오히려 배고픈 시절에 대한 추억이다. ‘시장이 반찬’이라던 과거 그 시절, 밥 한 그릇에 김치 한 조각만으로도 충분한 포만감을 느끼던 그 때의 감성을 오히려 풍족해진 지금은 느끼기 어려워진 탓이다.

 

또한 먹방이 보여주는 날 것의 본능은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강화시켜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배고픔이나 포만감 같은 먹거리에 대한 욕구는 방송 프로그램을 그저 시청각적인 자극에 머물던 것에서 촉각적인 자극으로까지 확장시킨다. 그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점이다. 먹방 없는 예능은 이제 패티 없는 햄버거처럼 밍밍해져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먹방이 그저 향락에 머무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없던 시절 작고 소박했던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하니까. 한편에서는 1일1식을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먹방이 대유행인 이 이색적인 풍경. 그것은 이 시대의 폭발적인 먹거리에 대한 이중적인 시선을 말해주는 것일 게다.

Posted by 더키앙

아시아 프린스, 광수의 매력에 대한 짧은 탐구

 

“베트남에서는 어떻게 이걸 받아들이고 리액션 해야 하는 지 몰랐어요. 너무 감사한데 말로는 제가 베트남어를 모르니 표현도 안 되고... 또 <런닝맨>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미션 수행도 해야 해서 너무 얼떨떨했죠.” - 아시아 프린스(?)로 돌아온 이광수

 

도대체 이 갑작스런 환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몰려드는 인파에 빠져나가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런닝맨들의 풍경. 최근 <런닝맨> 아시아 레이스에서 마카오에 이어 베트남에서받은 열광적인 환대는 오히려 당사자들까지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런닝맨> 출연자 모두가 그 주인공들이었지만, 특히 플랜카드를 들고 연실 이광수를 연호하는 현지 팬들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는데. 이 놀라운 이광수의 매력은 어디서 생긴 걸까. 우리에게 멱PD로 더 잘 알려진 김주형 PD는 그 이유를 캐릭터에서 찾았다.

 

“먼저 게임이라는 세계 공통분모가 있어서 해외 팬들도 <런닝맨>을 쉽게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또 인터넷을 통한 한류가 이미 있으니까 예능도 그 길을 따라간다고 보입니다. 특히 이광수를 좋아하는 건 그 캐릭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약간 측은한 캐릭터인데 그러다 발끈하는 반전을 보여줌으로써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왠지 감싸주고 싶은 캐릭터잖아요. 근데 늘 당하는 건 아닌.”

 

'런닝맨'(사진출처:SBS)

이광수가 확실히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캐릭터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그가 가끔은 김종국 같은 강한 캐릭터와 맞붙는 이변을 보여주기도 한다. 기린이란 별명은 그걸 잘 말해준다. 키가 190센티에 달하는 거구지만 어딘지 약해보이고, 그래도 그 장신이 가진 힘도 분명히 존재하는 그런 캐릭터. 덩치는 큰 데 약한 모습이 주는 코믹함과 페이소스가 있다. 임형택 PD는 이광수 캐릭터가 가진 엇박자적인 요소가 그 인기의 요인이라고 꼽았다.

 

“코드가 한국적인 코드라기보다는 외국적인 것 같습니다. 마치 ‘덤 앤 더머’처럼 줄곧 바보스러운 캐릭터로만 나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모델 출신이라는 것도 엇박자죠(웃음). 언발란스한 면들이 함께 뒤섞여 있는 그런 캐릭터. 그래서 다방면으로 재미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정말 <런닝맨> 캐릭터에 있어서 이광수만큼 여러 결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드물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이번 아시아에서 본 팬덤이 아직도 얼떨떨한 모양이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무실에서도 기자분들이 전화 와서 그 이유를 묻곤 한다는데 사무실 직원들도 제대로 답을 잘 못하겠던가봐요. 저한테 와서 “너도 모르겠지?” 하고 물으면 “저도 모르겠어요”라고밖에 답할 수가 없더라구요.”

 

왼쪽부터 임형택PD, 필자, 조효진PD, 이광수, 김주형PD

사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싸이가 어느 날 갑자기 국제가수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은 수많은 기존 한류의 흐름들이 만들어놓은 길에서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난 꽃과 같다. 이광수에 대한 해외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미 예능 한류는 <X맨>과 <무한도전>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재석에 대한 팬덤은 아마도 가장 클 것이다. 이른바 유재석 사단은 <X맨>에서 <패밀리가 떴다>로 이어져 지금의 <런닝맨>까지의 해외 팬덤의 계보를 만들고 있다. 이 꾸준히 만들어낸 예능 한류의 길이 있었기 때문에 이광수라는 캐릭터가 갑자기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 조효진 PD는 실제로 이광수가 더 열광적인 팬이 많았지만 출연자들에 대한 고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유재석은 말할 것도 없고 김종국, 하하, 개리, 송지효, 지석진까지 플랜카드는 다 비슷비슷한 숫자로 들어 있었어요. 다만 이광수를 연호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죠. 즉 이광수는 좀 더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할 수 있죠. 김주형 PD는 그게 놀라워 자막에 이렇게 달았더라구요. ‘이광수라는 이름이 베트남어로 다른 뜻이 있는 거 아닌가’ 하고요(웃음). 같이 갔던 같은 소속사의 이동욱은 이광수 인기에 깜짝 놀랐더라구요. 결국 이광수 에스코트까지 자청해서 했죠.”

 

이광수는 처음 CF 모델로 데뷔했고 그러다 <지붕 뚫고 하이킥> 시트콤에 발탁됐고 <동이>에 출연할 때 <런닝맨>을 시작했다. 이광수는 당시 <런닝맨>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그런 기회에 해보지 않으면 평생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효진 PD는 당시 이광수와의 첫 만남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유재석, 김종국, 하하는 늘 같이 했던 식구지만 새로운 얼굴이 필요해 여러 명을 인터뷰했었죠. 이런 저런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왔어요. 이광수랑 송중기도 그 때 본 거죠. 처음에 딱 들어서는데 호피무늬 옷을 입고 왔더라구요. 그게 그냥 재밌었죠. 말을 하는데도 사람을 궁금하게 하는 면이 있었어요. 긴장을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긴장을 안 한 건데 저렇게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요즘 나오는 모습이 그 때 그 모습이었죠. 당황하면서 한 마디 할 때 빵 터지는 그런 모습. 피디나 작가가 죽 서 있는 데 그게 쉽지는 않은 일이죠.”

 

조효진 PD는 이광수의 장점으로 습득력이 빠른 것을 꼽았다. 사실상 <런닝맨>이 예능을 처음 경험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빨리 적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런 습득력 또한 이광수는 좋은 멤버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캐릭터는 그렇게 <런닝맨> 멤버들과의 케미(관계)가 일조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광수는 무엇보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 제일 자주 만나고 전화통화 자주 하는 건 종국이형이지만 그래도 두루두루 만나고 물어보는 편이에요. 이런 일 있을 때는 재석이형, 이런 일 있을 때는 종국이형, 이런 식으로요. 주로 개인적인 일들 때문에 전화하곤 하는데요,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죠. 또 제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 혼을 내주는 선배도 많지 않아요. 그게 다 저한테는 엄청 도움이 되는 일이죠.”

 

<런닝맨>에서 이광수는 특히 김종국과 기린과 사자 캐릭터로 대립구도를 만들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두 캐릭터가 만났을 때의 상승효과는 분명하다. 즉 김종국의 강한 캐릭터를 때론 배신하고 눌러주는 이광수가 중화시켜준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 김종국 같은 능력자를 때로는 어떻게 이기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다.

 

“사실 종국이형이 저를 뜯으려고 작정했다 느껴지면 포기하게 되요. 그건 마치 그냥 교통 사고 난 느낌, 그런 거죠. 피할 수가 없어요. 방심도 거의 하지 않죠. 다만 제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할 거라고는 상상을 못할 때가 가끔 있어요. 물론 제가 뭐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촬영에 몰입하다보면 거의 본능적인 욕구가 생기죠. 정말 이기고 싶은(웃음).”

 

<런닝맨>에서 유재석은 거의 독보적이다. 이광수가 그만큼 편하게 예능을 할 수 있는 바탕에는 그가 있었다고 한다. 이광수가 생각하는 유재석이 궁금했다.

 

“사실 방송보다는 방송 아닐 때 시청자분들이 그 평소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정말 의지 많이 하고 개인적인 고민도 많이 들어주시고. 저한테는 카메라 안에서도 큰 힘이 되지만 카메라 밖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그런 분이죠.”

 

함께 초창기에 <런닝맨>에서 뛰었던 송중기는 작년 대세가 되었지만 이광수와는 절친이다. 그래서 이광수는 같이 <착한 남자>를 찍으며 훨씬 더 몰입이 잘 되었다고 한다.

 

“평소 친해서 드라마 같이 찍을 때 편하기도 했고 몰입도 잘됐죠. 송중기는 되게 솔직해요. 남자답기도 하고 섬세한 면도 있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런닝맨>에 공효진씨가 나왔을 때 <착한 남자>에서 송중기씨는 되게 바쁜데 저는 한가하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작가 조카분들이 그걸 보고 작가님에게 전화를 해서 많이 써달라고 했나봐요. 작가님이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웃음).”

 

이번 아시아 레이스를 통해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정작 이광수는 그 모든 것이 다른 멤버들 덕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해외에서의 인기란 국내에서와는 달리 좀 더 객관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출연진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게 마련이지만 해외에서라면 그저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역할을 하느냐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예능을 하고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멤버들과의 관계를 얘기하며 주저하는 이광수에게 느껴지는 건 <런닝맨>에 대한 무한 애정이었다.

 

“잘 모르겠어요. <런닝맨>으로 시작해서 형들이랑 같이 이렇게 하고 있는데 다른 데서 다른 사람과 시작하라면 솔직히 자신은 없죠. 촬영하면서 굉장히 편한 게 아무렇게나 막 던져도 형들이 다 챙겨주니까 정말 편하고 자유로워요. <런닝맨> 안에서 그런 모습이 좋다고 말씀해주시는데 다른 데서 하는 것에 그만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저 혼자 만든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사실 이광수는 연기자다. 따라서 <런닝맨>이라는 예능으로 먼저 주목받은 것은 부담이 될 수도 한다. 하지만 작년 <착한남자>로 정극연기를 통해 이광수는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코믹한 이미지와 진지한 이미지를 모두 갖추는 것만큼 연기자에게 좋은 건 없다. 그래서 이광수를 보다보면 마치 영화 <인생의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 같은 배우의 이미지가 기대된다. 코믹하지만 계속 쳐다보면 코끝이 찡한 그런 배우. 이광수라는 배우의 매력은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고도 여전히 수줍고 선한 미소에 있는 것은 아닌지.(사진 : 전성환)

Posted by 더키앙

<런닝맨> 캐릭터의 힘, 예능 장동건 이광수

 

마카오에 이어 베트남을 찾은 <런닝맨>이 발견한 것은 이광수가 그 곳에서는 ‘예능 장동건’이었다는 사실이다. 가는 곳마다 “이광수!”를 외쳐대는 팬들 속에서 멤버들은 얼떨떨한 표정이 역력했다. 흥미로운 건 이 반응에 대해 제작진들 역시 어째서 이광수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그런 식의 자막이 재미있어서 그렇게 붙인 것일 게다. 하지만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도대체 이광수는 어떻게 아시아의 기린이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런닝맨>의 캐릭터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런닝맨'(사진출처:SBS)

<런닝맨>만큼 캐릭터의 힘이 돋보이는 예능이 있을까. 이 힘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과 후를 나눠서 그 출연자들이 갖게 된 이미지나 존재감을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런닝맨>을 통해 개리는 이른바 ‘갖고 싶은 남자’가 됐고, 송지효는 예능 에이스로 거듭났으며 지석진은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게임에 약한 임팔라 캐릭터가 됐고, 이미 예능의 프로들인 하하나 김종국은 더욱 공고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가장 캐릭터가 돋보이는 인물이 바로 기린 이광수다. 그가 <런닝맨>을 통해 차츰 차츰 구축해온 기린 캐릭터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관계에 따라 그 반응이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즉 김종국 같은 능력자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지만 송지효 같은 여성 멤버에게는 툭탁대며 싸움을 걸고, 지석진처럼 약한 캐릭터와는 ‘필촉 크로스’ 같은 동맹을 맺는다는 점이 그렇다. 중요한 것은 이 관계 속에서도 이광수는 머물러 있기 보다는 늘 새로운 반전을 노린다는 점이다.

 

<런닝맨> 같은 게임 예능에서 반전 요소만큼 주목을 끄는 건 없다. 이것은 게임에서 어떤 흐름이 생겨났을 때 그대로 흘러가는 것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스토리로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종국은 이광수 캐릭터의 변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처음 이광수 캐릭터는 ‘모함광수’처럼 조금은 소심한 모습을 띄었지만 본격적으로 스파이 미션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배신의 아이콘’으로 진화한다.

 

즉 이광수가 김종국 밑에서 그의 충복처럼 행동하지만 그를 이기려는 욕구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런닝맨>은 흥미로운 관계의 변화를 보여줬던 셈이다. 하지만 이것은 또한 능력자 캐릭터인 김종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세우는 데도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힘과 대단한 촉으로 밀어붙이는 김종국은 바로 그런 캐릭터 때문에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광수는 배신을 통해 그런 능력자에게 때론 굴욕을 안긴다는 점에서 김종국에게도 어떤 당하는 캐릭터의 면모를 심어줌으로써 친근감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된다.

 

이광수의 장점은 그 외모 자체가 주는 과장된 면모를 하나의 캐릭터로 연기해낼 줄 안다는 점이다. 다른 멤버들이 게임 중에서도 때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반면, 이광수는 거의 대부분 캐릭터에 빙의된 모습으로 게임에 들어와 있는 모습이다. 바로 이 점은 그의 캐릭터가 그만큼 공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물론 <런닝맨>이 가진 캐릭터의 힘은 결국은 유재석이라는 발군의 MC가 자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재석은 일찌감치 이광수에게 모함광수의 캐릭터 씨앗을 심어주기도 했고, 그 씨앗이 차츰 자라 배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광수가 아시아의 기린이라는 어마어마한 캐릭터로 주목받을 수 있게 해준 것은 그의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유재석이 이끄는 <런닝맨>이라는 캐릭터 세상 덕분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그저 서브 역할에 머물렀던 캐릭터에서 이제는 아시아에서 열광하는 캐릭터가 된 이광수. <런닝맨>의 캐릭터쇼가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Posted by 더키앙

‘람보4’, 람보는 여전히 유효한가
 
‘람보’는 겉으로 보기엔 미국이 결국 패퇴할 수밖에 없었던 베트남전의 또 다른 트라우마를 다루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영화의 재미는 그러한 사회적 이슈보다 근육질의 람보 1인이 수백 명에 달하는 적수들과 싸워 하나씩 물리치는 전형적인 액션 속에 있기 때문이다. 즉 베트남전에서 패배했지만 미국을 상징하는 람보는 여전히 건재하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메시지가 그 속에는 들어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여기서 람보가 다수의 적들과 싸우는 전술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형지물을 이용해 치고 빠지는 저 베트남의 정글에서 그들이 혹독하게 경험한 그 게릴라 전술. 이 영웅이 보여주는 액션의 재미는 바로 이 게릴라 전술에서 나오는데 이것은 그 때까지의 전형적인 미국 액션영웅의 면모와는 다르다. 미국식의 액션영웅이란 저 ‘코만도’의 아놀드처럼 잔뜩 챙겨간 무기를 신나게 쏘아대는 액션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그것은 베트남이라는 정글 속에서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베트남의 정글이란 몸집이 작은 베트남인들에게는 요새처럼 굳건한 방패막이 되어주지만 몸집 큰 미국인들에게는 한 걸음 내딛기 어렵게 만드는 족쇄가 된다. 미국의 베트남 전쟁의 패인은 전력과 화기 때문이 아니고 바로 그 베트남의 자연환경 때문이다. 종종 전쟁이 생태주의와 맞서게 되는 것은 베트남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미국이 나무를 고사시키기 위해 뿌린 고엽제와, 밀림을 순식간에 불태워버리는 레이팜탄으로 상징화된다. 따라서 베트남전을 소재로 하는 영화 속에서 정글에 대한 미국의 공포는 ‘프레데터’처럼 아무리 화기를 쏟아 부어도 눈에조차 띄지 않는 적으로 그려지곤 한다.

이렇게 보면 람보가 보여주는 게릴라 전술 역시 미국이 가진 베트남에 대한 열등감을 거꾸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 덩치가 크면 클수록, 또 힘이 좋으면 좋을수록 그것은 거꾸로 그 열등감의 크기 또한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람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든 정리되어야할 베트남전에 대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람보’가 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베트남의 힘에 대한 인정이고 그를 통해 더 힘을 얻게 되었다는 람보 신화의 창출이다. 이렇게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서 힘을 얻은 람보는 ‘람보2’에 와서 직접 베트남으로 날아가고, ‘람보3’에서는 아프카니스탄으로 달려간다. 미국과 분쟁하는 지역의 해결사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람보4’는 어떨까. 람보는 왜 노익장을 이끌고 미얀마의 분쟁지역으로 달려갔을까. 미국은 한때 마약소탕 작전의 일환으로 미얀마 정부를 지원한 일을 빼고는 국제적인 비난 이상으로 미얀마와 대립한 적이 없다. 전쟁조차 치르지 않았으니 어떤 트라우마도 없는 그들이 왜 람보를 그 곳으로 보냈을까. 혹 미얀마의 정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바로 이 부분에서 ‘람보4’가 기존의 람보 시리즈와는 맥을 달리하는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람보4’에는 람보 특유의 정글 게릴라 액션이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인질 구출작전에서 정글을 달려나가는 람보의 모습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주화력은 과거 미국 액션 히어로들이 들고 있던 기관포다. 따라서 ‘람보4’의 액션 장면에서는 유독 총알과 폭탄에 맞아 파편처럼 날아가는 신체 절단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단순 과격한 액션은 전쟁의 끔찍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아쉽게도 람보 시리즈 본연의 맛을 상당부분 상쇄시켜버린다.

‘람보4’는 여전히 미국이 어떤 액션 히어로를 희구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더 이상 람보는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즉 저 수많은 이라크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을 통해 드러나듯이 전쟁은 더 이상 영웅을 탄생시키는 낭만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첫 번째 피(First blood)로 시작했던 ‘람보’가 이제 마지막 피(Last blood)로 람보를 고향으로 귀환시키는 길, 한때 영웅이었지만 이제는 나이든 람보의 발길이 무겁고 쓸쓸한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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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키앙
베트남에 와서 처음 눈에 띈 것은 오토바이였다.
베트남 하면 시클로라지만 이제 시클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대신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는 개미집에 물을 부은 것처럼
끝없이 골목길에서 튀어나오고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가만히 그것들을 보고 있거나, 자동차를 타고 그 길에 서 있거나,
혹 그 오토바이들이 무차별로 달리는 그 도로를 건너야 할 때마다
삶은 죽음과의 사이에서 왔다 갔다 움직였다.

그래도 그 무질서 속에 질서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용케도 차들은 오토바이를 피해달리고, 오토바이들도 저마다 잘 가는 걸 보면...

그리고 바오밥 나무를 보았다.
뿌리가 온통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은 그 나무는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가지들과 둥치가 달라붙어 있었다.

메콩강은 오지 중의 오지였다.
배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데 그 곳이 도대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오지였다.

길도 없고 강도 미로처럼 휘어져 나가있는 이 도시에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

저것이 자연이다.
무질서해보이지만, 나름의 질서가 있는 흐름 같은 것.
사람이 가끔씩 차에 치이고 오토바이도 도로 밖으로 튕겨져 나가지만
몇 시간 뒤면 그 길 위로 수백 대의 오토바이가 다시 지나가고
그 흔적조차 사라지는 그것이 바로 자연이었다.

때로 자본주의는 생태주의와 정반대 개념이 되곤 한다.
인공적인 세계를 만들려 하는 자본주의는 늘 자연을 파괴한 연후에야
안심한다...
인간이 치르는 전쟁은 때론 자연이라는 변수와 부딪친다.
자본주의의 돈으로 전쟁을 치르는 인공의 힘, 무기들은
자연 속에서 때론 무기력했진다.

길도 보이지 않고,
지나갈 틈도 주지 않는 바오밥 나무 사이로 걸어나가면서
끝없이 개미들처럼 나타나는 적 앞에서
덩치 큰 이국의 병사들은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니 자연 자체를 폭탄으로 불질러 버리거나
고엽제로 고사시키려 했던 것이다.

결국 그들은 이기지 못했다.
자연 앞에서 그들은 한갓 미천한 인간일 뿐이었다.

베트남은 여전히 북적대고
자연은 자연 그대로 더러우면서도 생명력이 넘치고 있다.
그들은 져도 철저하게 진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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