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거나 웃기거나, <미운 우리 새끼>의 두 얼굴

 

SBS <미운 우리 새끼>MBC <나 혼자 산다>의 노총각 버전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이제 쉰을 바라보고 있는 김건모나 역시 비슷한 나이대의 박수홍이 혼자 사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짠하다. 점심이 다 돼서야 일어난 김건모가 밤새 마신 술을 해장하느라 엄마가 해놓은 순두부 대신 라면을 끓여먹는 모습이나, 역시 늦게 일어나 하루 종일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박수홍의 모습은 우습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철없는 아이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미운 우리 새끼(사진출처:SBS)'

하지만 그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엄마들이 본다는 사실은 여기에 또 다른 시선을 겹쳐준다. 모두가 웃을 때 엄마들은 정작 웃지 못한다. “저게 뭐하는 짓이고하는 말이 수시로 터져 나오고, “저러면 안되는데라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그저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 묻어나온다. 엄마들은 아들들이 저렇게 궁상맞고 철없게 살아가는 것이 혼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기---결혼으로 흘러간다.

 

그렇지만 리얼한 관찰카메라 속에서 아들들은 엄마들의 이런 걱정과는 달리, 결혼을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김건모는 남자 후배 동생들과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밤이면 모여 둘러 앉아 소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걸 낙으로 여긴다. 박수홍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 대다가 저녁이면 친구들과 클럽에 가기 위해 밤거리를 떠돈다. 그 역시 친구들에게 혼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정색하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들은 안색이 굳어진다. 스튜디오에 있는 엄마들의 입장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세상은 점점 결혼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들은 그래도 내 아들만은 결혼을 해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길 바란다. 그건 아마도 모든 엄마들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아들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세상은 이미 변하고 있다. 엄마들의 생각이 너무 고답적일 때마다 신동엽은 나서서 달라진 지금의 세태를 유머로 섞어 이야기 한다.

 

<미운 우리 새끼>는 이런 엄마들의 보수적인 생각과 아들들이 보이는 때론 보수적이면서 때론 엄마와는 다른 생각들을 어떤 가치평가 없이 그대로 늘어놓는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부장적인 색채를 느끼는 건 그래서 당연하다. 엄마들도 그렇지만 아들들도 나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든 가부장적 체계 안에서 살아오며 체득해온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이 들었어도 이들은 결혼 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정도로 과거와는 달라진 결혼관을 드러낸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들이 혼자 살아가는 모습은 엄마들이 생각하기에는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정작 그들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들이 혼자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래서 결혼을 지상과제라고 제시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혼자 사는 삶 역시 오롯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엄마들은 여전히 며느리 감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엄마들의 생각일 뿐, 아들들은 결혼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대신 연애는 하고 싶고 아이는 갖고 싶다는 솔직한 욕망을 드러낸다.

 

여러모로 엄마와 아들이라는 프레임은 그 자체로 가부장적 체계의 한 부분을 연장해 보여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이 프레임은 과거의 가부장적 체계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그 균열을 보인다. 관찰카메라를 보던 엄마들은 아들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들으며 저런 면이 있었나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희비극은 서로 겹쳐 있기 마련이다. 짠한 지점에 웃음이 있다. <미운 우리 새끼>는 웃기다가도 짠해지는 지점을 보여준다. 김건모가 한밤 중 태블릿PC의 대화 앱을 켜놓고 하릴없는 기계와의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은 웃기기 이를 데 없지만 그건 또한 혼자 살아가는 중년의 외로움 같은 걸 담아낸다. 엄마의 시선은 여기에 겹쳐지고 그래서 다시 기---결혼의 이야기로 돌아가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런 보수적 시선마저도 웃음의 코드로 만든다.

 

관찰 카메라가 어떤 의도적인 목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한다면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미세한 변화들을 감지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지금 결혼과 가족이라는 가부장적 프레임에서 홀로 살아가는 이들로 변화해가는 그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거기에는 그래서 안타까움도 짠함도 있고 답답함도 있으며 웃음도 존재한다. 있는 그대로를 그저 담아내고 반응 그대로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 <미운 우리 새끼>가 이런 다층적인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그들이 혼자인 까닭이 보는 눈에 따라 다르듯이, 그 다른 관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

지상파 드라마보다 궁금한 <기억><욱씨남정기>의 대결

 

JTBC <욱씨남정기>tvN <기억>은 지난 1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같은 날 이렇게 기자간담회가 열린 건 이 두 드라마가 서로를 얼마나 견제하고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물론 금토드라마라는 새로운 편성 시간대를 만든 건 tvN이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또 나영석 PD표 예능 프로그램들이 금요일 저녁에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이 시간대에 시너지가 생겼다. JTBC가 이 시간대에 드라마를 편성한 것도 이렇게 생겨난 금토드라마라는 새로운 시간대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욱씨남정기(사진출처:JTBC)'

금요일에는 이 두 드라마와 경쟁구도를 가질만한 지상파 드라마가 없다. 물론 지상파의 일일드라마들이 있지만 그 드라마들의 시청자층은 <욱씨남정기><기억>처럼 좀 더 압축적이고 완성도도 높은 미니시리즈 시청자층과는 다르다. 문제는 토요일이다. 지상파는 토일 시간대에 주말드라마를 편성하고 있다. <욱씨남정기><기억>이 방영되는 830분에 MBC <가화만사성>SBS <그래 그런거야>845분 방영되며 겹쳐진다.

 

물론 시청률로 보면 <욱씨남정기><기억><가화만사성>이나 <그래 그런거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욱씨남정기><기억>2,3% 시청률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반면, <가화만사성>14%대 그리고 <그래 그런거야>9%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제성이나 관심도를 보면 정반대다. <욱씨남정기><기억>에 관심이 쏟아지는 반면, 지상파 드라마들에는 그다지 화제가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욱씨남정기><기억>은 화제가 될 만큼 트렌디하고 무엇보다 현실감각을 잘 반영하고 있는 드라마들이다. ‘꼴갑 하는 현실에 날리는 을의 사이다 한 방을 모토로 하고 있는 <욱씨남정기>는 통쾌한 한 방과 웃음이 있지만 그렇다고 우습게 볼 드라마는 아니다. 갑을관계로 점철된 현실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그 안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기억>은 한 잘 나가던 가장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추락해가는 과정을 기억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보며 우리네 삶을 통찰하는 드라마다. 잘 들여다보면 미친 듯이 일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가장들의 슬픈 현실이 그 안에 녹여져 있다.

 

반면 <가화만사성>이나 <그래 그런거야>는 둘 다 지상파 드라마의 보수성을 잘 드러내는 가족드라마다. 늘 전가의 보도처럼 다뤘던 가족의 중요성이나 소중함 같은 게 다뤄진다. 물론 이러한 보수적인 가족의 이야기는 여전히 잘 먹힌다. 하지만 항간에는 <그래 그런거야>가 보여주는 대가족의 판타지가 너무 현실과 유리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들 드라마들은 어디서 많이 봐왔던 틀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새로운 관심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일 것이다. <기억><욱씨남정기>의 대결이 지상파 드라마들보다 더 기대되고 관심이 가는 것은. 물론 <기억><욱씨남정기>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 하는 건 전적으로 시청자들의 취향에 달린 문제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하든 두 드라마가 만족감을 줄만큼 완성도를 갖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시간대 채널이 자꾸 지상파를 벗어나게 되는 이유다

<그래 그런거야>, 김수현 작가 최대의 위기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는 첫 회가 방영되기 전까지만 해도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김수현 작가가 아닌가. 막장드라마들이 주말 시간대를 장악하고 있는 현재, 김수현 작가라면 이를 깨치고 가족드라마의 부활을 알려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 그런거야(사진출처:SBS)'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다. 첫 회 시청률 4%(닐슨 코리아). 물론 2회에 5.8%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것이 시청률 상승의 신호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다분히 tvN <시그널>이 금토드라마로서 일요일에 방영되지 않았다는 점과 무관하다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청률이야 지상파에서 가장 높은 게 막장드라마들이니 그렇다 칠 수 있겠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래 그런거야>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도 그다지 좋지 않다. ‘기대 이하라는 평가 속에는 김수현 작가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부분 엿보인다. 무엇보다 늘 비슷비슷한 패턴의 김수현식 가족드라마가 이제는 식상하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늘 어르신들의 교훈조의 이야기들이 따발총 대사로 이어지고 젊은 등장인물들은 그 어르신들의 눈에 포획된 존재들처럼 보이는 것도 그렇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구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가족은 심지어 보수적인 가치를 강요하는 듯한 뉘앙스로까지 느껴진다. 특별한 사건들이 벌어지기보다는 그저 일상적인 일들이 수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것도 전형적인 김수현식 가족드라마의 문법들이다.

 

이 비슷한 문법에 등장인물 또한 매번 비슷비슷하다보니 죄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인상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 보수적인 가치가 결국은 본래부터 가족드라마가 지향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 그런거야>에는 지금 시대의 공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한 10, 아니 20년 정도 옛날 가족 이야기를 재탕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어째서 이런 느낌이 들게 된 것일까. 가장 큰 것은 제 아무리 가족드라마라고는 해도 현재의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2회가 방영되었지만 이 드라마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들만으로 꽉 채워져 있다. 그들이 속사포로 쏘아대는 대사들을 듣고 있노라면 이 드라마의 제목처럼 보수적인 가치를 설파하는 어떤 어르신이 젊은이들에게 인생이란 그래 그런거야라고 달관하듯 가르치려는 모습이 연상된다.

 

김수현 작가가 고령에도 대작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그 나이와 상관없이 당대의 젊은이들과도 호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이야기들을 심지어 가족드라마 속에서도 거침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 평생을 가족 뒤치다꺼리 하며 살아왔던 엄마의 파업(?) 선언을 다뤘던 <엄마가 뿔났다>가 그렇고, 불륜을 그 끝까지 밀어붙여 그 밑바닥을 보여줬던 <내 남자의 여자>가 그랬으며, 동성애라는 새로운 문제를 가족드라마 틀로 끌어들여 화제가 됐던 <인생은 아름다워>가 그랬다. 그런데 <그래 그런거야>에는 아직까지 그런 파격과 혁신적인 소재에 대한 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응답하라1988>이 가족드라마이면서도 그토록 화제가 되고 기적적인 시청률까지 거둬갈 수 있었던 건 흔한 지상파들의 가족드라마를 재현하거나, 그 변종으로서의 막장드라마를 그려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응답하라1988>은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새롭게 맞춰 가족드라마를 재구성했다. 어르신들의 가르치는 목소리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어르신들에게 보내는 존경과 헌사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응답하라1988>이 가족드라마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래 그런거야>는 정반대다. 이 드라마에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어르신들의 목소리만이 들려온다. 그것도 너무 빠르게 너무 많이. 이래서는 젊은 시청자층은 물론이고 중장년 시청자층도 그리 공감하기가 어려워진다. 중년의 시청자라고 해도 드라마를 통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건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물론 막장드라마와 대결하겠다는 그 취지는 나쁘지 않다. 그래서 파괴되어가는 가족의 가치를 되새기겠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막장드라마만큼 보기 힘겨운 것이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건네는 보수적인 드라마다. 가족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옛날식의 가족으로 돌아가자는 건 퇴행이다. 이제 2회가 끝났을 뿐이니 섣부르게 모든 걸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그래도 기대한 만큼 남는 아쉬움도 크다. 김수현 작가는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평가도 그리 좋지 않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썰전>, 강용석 빈자리 채울 보수 왜 찾기가 어려울까

 

강용석 없는 <썰전>은 어떨까. 불륜스캔들로 인해 강용석이 <썰전>에서 하차하게 되면서 그 빈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강용석이지만 방송에 있어서 그만큼 잘 소화해내는 인물도 없다는 것이 방송가의 중론이다. 그랬기 때문에 늘 논란 속에서도 그가 여러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던 것.

 


'썰전(사진출처:JTBC)'

하지만 능력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대중들의 호감이다. 논란에 논란이 더해지고 불륜스캔들도 명쾌한 해명이 되지 않으면서 결국 강용석은 비호감의 그늘이 짙어졌고 그 영향은 방송 프로그램에도 그대로 미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썰전>은 사실상 강용석과 이철희라는 두 인물의 힘에 의해 세워진 프로그램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강용석의 하차는 <썰전>에는 큰 고민거리가 될밖에.

 

JTBC 관계자에 의하면 애초에 강용석이 불륜스캔들로 시끄러울 때부터 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떤 기사가 나오거나 사안이 터질 때마다 강용석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해왔고, 강용석 하차 시 여러 복안들을 고민해왔다고 했다. 그 안에는 강용석과 이철희를 모두 교체시키는 방안, 강용석을 하차시키고 그 자리를 다른 보수 진영 인물로 채우는 방안이 모두 있었다. 하지만 최근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이철희를 뺀다는 건 더 큰 모험일 수 있었다. 따라서 강용석만 교체하는 방안이 결정된 것.

 

그런데 생각보다 이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즉 보수진영에 강용석 만큼의 역할을 해줄 인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진보의 논리는 다소 거칠어도 쉽게 대중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면이 있다. 하지만 보수는 그 수구적인 입장 때문에 대중적인 지지를 얻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니 자칫 잘못하면 방송을 통해 비호감의 이미지까지 가질 위험도 있다. 이는 정치인으로서는 치명적인 일이다. 즉 보수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호감 정도는 아니지만 괜찮은 이미지를 전해줄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보통의 시청자들에게 보수가 가진 이미지가 너무나 비호감으로 굳어 있다는 것이 그 근본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실제로 보수가 그 진정한 가치나 철학을 보여주지 못하고, 가진 자들의 수구적인 입장만을 드러내는 모습을 우리네 서민들은 너무나 자주 목도해온 바 있다. 그러니 서민들의 입장에서 이런 보수의 모습이 호감으로 다가올 리가 만무다.

 

물론 그렇다고 강용석이 진정한 보수의 입장을 대변해왔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는 다만 정치를 가십처럼 씹어서 엔터테인먼트화하는 데 능숙했을 뿐이다. 그래서 강용석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다 그런 거 아니냐는 식의 현실론이 깔린 조소가 느껴질 때가 많다. 즉 그는 방송에 능통했을 지는 몰라도 정치적인 그의 식견으로 시선을 잡아끈 적은 별로 없다. 따라서 제작진의 고민은 그나마 그처럼 방송이라도 하는 인물을 보수쪽에서 찾으려 해도 찾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이지만 <썰전>에서의 강용석의 빈자리는 그래서 보수의 인물 찾기 같은 모양새를 갖게 되었다. <썰전> 측은 한동안 이철희와 대적할 보수측 인물을 여러 명 세워보면서 그 출연가능성을 타진해본다고 밝혔다. 일종의 오디션의 자리가 된 것. 첫 번째 그 자리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일일 패널로 참여했다. 과연 이 보수의 입을 대변할 <썰전> 오디션(?)의 최종 인물은 누가 될까. 강용석의 빈 자리로 생겨난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