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가장 찬란해야할 청춘들의 씁쓸한 현실

 

나 좋아해요? 아직도 나 좋아해요? 좋아하지 마요. 누가 나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약해져요. 여기서 약해지면 진짜 끝장이에요. 그러니까 나 좋아하지 마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의 윤진명(한예리)은 자신이 알바로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만난 박재완(윤박)에게 그렇게 말한다. 그녀는 어쩌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받는 일을 밀어내야 하는 입장에 처한 걸까.

 

'청춘시대(사진출처:JTBC)'

그녀는 맹렬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자신을 다잡는 중이다. 몇 년 째 식물인간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는 동생은 그녀에게는 아픔이면서 동시에 짐이다. 동생이 위급해졌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간 그녀는 오열하던 엄마가 동생이 회복됐다는 이야기에 멍해져버리는 모습을 목도한다. 동생은 그렇게 살아났지만 그건 또한 그 엄마와 누나에게는 지독한 현실이 되어버린다.

 

윤진명이라는 캐릭터가 <청춘시대>를 통해 전하는 청춘의 단상은 처절하다. 그녀는 거의 웃지 않고 말할 때도 또박 또박 할 말만 던진다. 그리고 알바에서 알바로 넘어가는 삶을 전전한다. 그녀가 그 때 그 때 하는 건 빼고 정기적으로 하는 알바만 3개다. 학생 과외,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그리고 새벽 편의점 알바.

 

손님들이 몰리는 금토일 주 3회를 하는 레스토랑 알바를 그녀가 무려 2년째 버티고 있다는 사실은 주말의 휴식 따위 반납한 지 오래라는 걸 말해준다. 그녀가 유일하게 일주일에 딱 한 번 자신에게 주는 휴식이라고는 맥주 한 잔 혼자 집에서 마시는 정도다. 새벽에 편의점 알바를 하는 까닭은 손님이 별로 없는 그 시간대를 이용해 공부를 하려는 목적이다.

 

그렇게 해서 그녀가 버는 돈은 과외비 30만원, 시급 7천 원 받는 레스토랑 알바비 40만원, 주중 56시간씩 30시간 편의점 알바로 버는 72만원. 대충 140만 원 정도다. 많이 버는 것 같지만 그 중 일부는 동생의 병원비로 들어간다. 그녀는 쉴 새 없이 알바에서 알바로 뛰어다니고 어떤 면으로 보면 그렇기 때문에 버텨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 중간에 갑자기 끼어든 박재완의 친절은 그래서 그녀를 흔들리게 한다. 무심한 표정으로 버텨내던 그녀의 얼굴에 자꾸만 웃음 같은 걸 피어나게 하고 기대감 같은 걸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녀가 그 기대감과 희망이 무너졌을 때 다시는 일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걸 알게 된 건 그녀가 겪어온 삶 때문이다. 그녀도 한 때는 평범이라는 단어를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토록 죽도록 일해 고작 하고 싶은 것이 대기업 직원이다. 그녀는 평범해지고 싶어 한다. 그녀가 평균 이하의 위치로 떨어져 내렸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었어요?”하고 묻는 박재완의 물음에 그녀는 내 동생이 안 죽었어요.”라고 답한다. 그 말 속에는 이 가녀린 청춘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현실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녀는 박재완에게 이별통보를 해놓고는 뒤늦게 그 아픔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걸 깨닫는다. 밤늦게 홀로 오열하는 그녀를 같은 쉐어하우스에 사는 청춘들이 보듬어 안는다.

 

박재완이 그녀의 마음에 슬쩍 들어오던 날 창가에서 그를 보고 잠시 자신의 견디는 삶바깥으로 나왔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창문에 손가락을 찧어 손톱이 들려버린다. 그 상처 난 손톱은 아마도 그녀가 처한 현실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마치 그렇게 덜렁대는 손톱처럼 아슬아슬하고 아픈 일이라는 걸 표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결국 손톱을 떼어내고 울먹이며 쉐어하우스 메이트에게 이렇게 말한다. “손톱이 빠졌는데 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 아파서 죽을 거 같애. 아파서. 아파서 죽을 거 같애.”

 

손톱이 빠지는 고통. 어쩌면 그것보다 더 아픈 건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매일 매일을 버텨내야 하는 그녀의 현실일 것이다. <청춘시대>라는 어딘지 달달할 것처럼 여겨지는 드라마는 이처럼 짠 내 물씬 풍기는 현실로 우리의 뒤통수를 친다. 물론 그 겉모습은 청춘들의 발랄함으로 경쾌하게 그려지지만, 그 청춘의 달콤함만이 아닌 짠 내 나는 현실을 <청춘시대>는 외면하지 않는다. 그것이 보다 솔직한 지금의 청춘의 자화상일 테니.

<닥터스>, 윤균상의 직진 외사랑에 매료되는 까닭

 

정말 사랑해서 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그 인생에 들어가야죠. 타이밍 좋은 건데.”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유혜정(박신혜)에게 정윤도(윤균상)는 홍지홍(김래원)에게 연락하라며 그런 조언을 던진다. 사실 이런 마음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홍지홍은 자신의 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닌가.

 

'닥터스(사진출처:SBS)'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사랑의 주역은 유혜정과 홍지홍이지만 그만큼 빛나는 인물이 바로 정윤도다. 유혜정은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한 사람은 홍지홍일 거라고 정윤도에게 얘기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도 자신은 자신의 사랑을 다할 것이라고 유혜정에게 털어놓는다. 받을 걸 전제로 하지 않는 일방통행의 사랑. 정윤도의 그것은 외사랑이다.

 

<닥터스>라는 드라마에서 정윤도 같은 인물은 중요하다. 어찌 보면 유혜정과 홍지홍의 사랑은 우리가 흔히 멜로드라마에서 봐왔던 그런 사랑이다. 하지만 정윤도 같은 인물이 보여주는 사랑은 <닥터스>에 독특한 온기를 만들어낸다. 만일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구도처럼 정윤도가 홍지홍과 유혜정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각을 세운다면 어땠을까. <닥터스> 특유의 따스함은 사라졌을 게다.

 

물론 이런 전형적인 멜로드라마 속의 각을 세우는 인물이 <닥터스>에 없지는 않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진서우(이성경). 서우는 학창시절에는 홍지홍을 또 현재는 정윤도를 좋아하지만 그 두 사람이 모두 유혜정을 바라본다는 사실에 피해의식을 갖는다. 그래서 괜스레 유혜정에게 화풀이를 해대지만 그렇다고 사랑의 방향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서우 역시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에서는 벗어난다. 그녀는 이러한 유혜정에 대한 피해의식이 터무니없는 것이란 걸 깨닫는다.

 

정윤도라는 캐릭터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어왔지만 연인이 될 가망이 전혀 없는 유혜정에게 끝까지 진심을 다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진서우의 마음 또한 배려해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연적일 수 있는 홍지홍과는 대놓고 유혜정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마치 형 동생 같은 친밀한 관계를 보여준다. 이것은 정윤도라는 인물의 따뜻한 인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닥터스>는 의학드라마지만 사랑에 대한 담론들을 담고 있는 드라마다. 사랑은 타인을 위해 변화하는 것이라며 유혜정은 홍지홍에게 변화하라고 대놓고 요구하다가, 나중에는 그 자체를 사랑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홍지홍은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이 하고픈 대로 연락하는 것보다 차라리 연락이 오는 걸 기다리는 마음이 더 진정한 사랑이라는 걸 깨닫는다. 늘 홀로 결정하며 살아와 마음을 좀체 열지 않는 홍지홍에게 유혜정은 그 마음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한다. 모두가 서툴지만 서로가 만나 변화하고 성장시키는 사랑. 이들의 사랑은 마치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 속에서 정윤도는 이상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사랑이 빗나간다고 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런 인물. 또 자신의 그 사랑으로 인해 누군가 아픔을 겪게 된다면 그것 또한 배려하는 인물. 그러면서도 그것에 엄살 부리지 않고 늘 밝고 긍정적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그런 인물. 이러니 그의 직진 외사랑에 여심이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하명희 작가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의 이상을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그가 아닐까 싶다.

박유천에서 이진욱까지 쏟아지는 성추문, 뭣이 중한디?

 

지금 연예계는 비상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성추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한 양상이다. 몇몇 연예인들은 그래서 아예 대놓고 최근 사귀었다 헤어진 여자 친구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놓는다. 뜬금없는 헤어진 여자 친구 이야기 속에는 또 다른 성추문에 연루되지 않으려는 조바심이 느껴진다.

 

'너를 사랑한 시간(사진출처:SBS)'

유상무는 성추문에 이어 또 다른 피해자라는 여성의 메시지 폭로로 그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졌고, 박유천은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는 와중에 연달아 피해자라는 이들의 고발이 쏟아져 나와 충격을 주었다. 물론 성폭행 사안은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아직 성매매 관련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성매매 혐의 역시 무혐의로 나온다 해도 이미 대중들의 뇌리에 박혀버린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가 않다.

 

이주노는 지난 달 두 명의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이민기 역시 지난 2월 클럽에서 만난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이 와중에 이진욱 역시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물론 이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조사가 끝나야 사실 여부는 확인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적 특성상 혐의가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박유천이나 이진욱 같은 반듯한 이미지의 소유자라면 더더욱.

 

이렇게 잇따라 연예계 성추문 사건들이 마침 사드 배치 같은 중대한 국가적 사안들이 나올 때마다 터져 나온다는 사실은 음모론을 부추긴다. 그런 사안들을 덮기 위해 조장된 사건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다소 충격적인 성추문 사건들은 대중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킨다. 인터넷을 가득 채우는 이들 관련 기사들은 다른 중한 사안들을 가려버린다.

 

하지만 음모론만으로 볼 수 없는 건 이들 연예계 성추문 사건들에서 엿보이는 유사점들 때문이다. 물론 연예인들도 사람이다. 그러니 여성을 만날 수 있고 그들과 사랑을 나눌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다. 이것이 일반인의 경우라면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여성이 해당 연예인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하게 되면 사안은 복잡해진다. 그것을 언론에 슬쩍 내비치기만 해도 그건 보통의 사랑이 아니라 성추문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벌어진 성추문 사건들이 전개되는 과정은 그래서 잇따라 벌어지는 성추문 사건들의 모방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이미 벌어진 성추문이 무혐의로 나온다고 해도 해당 연예인을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이상, 연예인들은 혐의 자체가 없다고 해도 문제제기 자체를 어떻게든 회피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한 번이라도 일반인 여성과 연애관계를 가졌던 연예인이라면 누구든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더욱 공고하게 해주는 건 다름 아닌 인터넷 매체들이 쏟아내는 기사들이다. 그 기사들은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어도 추측성 기사들을 내보낸다. 연예인의 사생활이 담긴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어떻든 자극적인 사생활 폭로 기사가 되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흐름, 이를 테면 성폭행 혐의 고발 - 매체의 경쟁적인 추측성 기사 내보내기 혐의 조사 기간에 이미 바닥에 떨어지는 연예인의 이미지 무혐의 처분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이미지의 순으로 흐름이 고착화되면 지금까진 나온 성추문 이외에도 앞으로 더 많은 추문들이 나올 위험성이 있다.

 

이것은 대중문화의 중심적인 동력을 만들어내는 연예인들의 무분별한 사생활 폭로로 인한 이미지 추락이라는 점에서도 문제지만, 이런 자극적인 사안들이 쏟아져 나오는 사이에 진짜 중차대한 국가적 사안들이 가려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다. 연달아 터져 나오는 연예계 성추문 사건들에 대해 뭣이 중한 지 한번쯤 생각하고 숙고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 수 없다.

<함부로 애틋하게>, 김우빈과 수지의 냉소적 사랑

 

너 나 몰라?” “알아 이 개XX.”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렇게 호통치고 욕하는 걸로 과거의 관계를 현재로 이어나갔다. 눈이 쌓인 혹독한 겨울, 얼마나 걸어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도로 위를 노을(수지)은 비틀대며 걸어가고, 멀리서 그 모습을 발견한 준영(김우빈)은 그녀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냥 돈이나 몇 푼 집어 던지고 돌아서려던 그였지만, 그녀의 무언가가 그를 잡아끈다. 그건 다름 아닌 애틋함이다. 그 애틋함이 함부로그의 가슴을 건드린다.

 

'함부로 애틋하게(사진출처:KBS)'

KBS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노을도 준영도 한가한 사랑 타령을 하기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노을은 아버지가 뺑소니를 당하고 어이없게 다른 사람이 대신 뺑소니범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돈이면 뭐든 함부로되어버리는 현실을 알아버린다. 죽은 아버지 앞에서 고인에 대한 애도는커녕 그 자식들에게까지 어떻게든 돈을 받아내려는 빚쟁이들처럼. 현실은 그렇게 냉정하기만 하다.

 

준영의 엄마 영옥(진경)은 가방끈 짧다는 이유로, 검사가 된 최현준(유오성)에게서 스스로 물러나 그의 아이인 준영을 혼자 키워낸다. 영옥은 준영을 검사 만들어 그의 아버지인 현준에게 자신이 아들을 잘 키웠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지만, 결과적으로 준영은 검사가 되진 못했다. 대신 톱스타가 됐지만 그것 때문에 엄마인 영옥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채 1년을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톱스타지만 죽음을 앞두고 있고, 게다가 유일한 세상의 끈인 엄마와 데면데면한 준영에게 사랑 따위는 사치스런 이야기다. 죽은 아버지에게서 빚만 잔뜩 물려받은 노을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해야 하는 세상 중의 을이다. 그녀 역시 사랑 같은 건 다른 나라 이야기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그녀가 툭 내뱉은 알아 이 개XX.”라는 말 속에는 자신과 세상에 대한 냉소와 함께, 그에 대한 일말의 마음 같은 것이 들어가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준영과 을이 보여주는 냉소적인 시선은 사랑 따위는 개나 줘버릴 현실에서 비롯된다. 그들 앞에 놓여 있는 건 돈이거나 스펙으로 모든 게 결딴나는 그런 세상이다. 돈만 있으면 뺑소니를 쳐 사람을 죽이고도 다른 사람을 대신 감옥에 가게하고 자신은 해외에서 유유자적할 수 있는 세상.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어린 자식들이 그 모든 걸 떠안아야 하는 그런 세상. 돈과 권력이 있는 집 아이들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정의롭게 행동하고도 벌을 받아야 하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사랑 따위의 감정은 허위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함부로 사람에게 예의 따위는 차리지 않는 세상 앞에서 준영은 막돼먹은 사람처럼 행동하고, 노을은 돈 앞에 기꺼이 무릎이라도 꿇을 것처럼 비굴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진심일까. 어쩌다 보니 스스로를 막 대하게 된 청춘들의 작은 반항이 아닐까. <함부로 애틋하게>는 그러나 바로 그런 세상 속에서 여전히 남은 작은 희망을 바로 그 사랑이라고 말하는 드라마다. 어찌 보면 요즘 세태와는 조금 다른 옛사랑의 느낌이 묻어나는 건 그래서다.

 

애틋하다애가 타는 듯이 깊고 절실하다는 뜻이다. 주로 사랑에 대한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지금의 청춘들에게 애틋함이란 어쩌다 보니 가져서는 안 되는 현실 속에서 함부로쑥 들어오는 그런 감정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갑자기 함부로 들어온 감정은 넘어서는 안 된다 여겨왔던 그 선을 넘게 됨으로써 더더욱 애틋해진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조금은 구식처럼 보이는 옛 사랑은 과연 시청자들에게도 어떤 선을 넘어 애틋하게다가올 수 있을까. 함부로 슬금슬금 넘어오는 이 사랑이야기가 어쩌면 희망 없는 세상에 작은 훈훈함이 될 수도 있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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