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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이토록 생각할 거리가 많은 서바이벌이라니! ‘더 커뮤니티’, 이 독보적인 정치 실험 서바이벌이 불러 일으킨 기대감 흔히들 서바이벌 프로그램 하면 떠올리는 느낌은 ‘피곤하다’는 것이 아닐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누군가는 생존하고 누군가는 탈락한다. 그러면서 그 생존의 법칙이 사실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양이라고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은연 중에 강요한다. 그 많은 오디션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을 떠올려 보라. 마지막 한 명의 생존자만이 독식하는 그 욕망의 질주를 바라보며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동시에 그것이 우리가 사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씁쓸해지는 그 양가감정들이 피어오르지 않던가. 하지만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는 마치 이런 사회가 생존경쟁의 장이라는 단정이 섣부르다고 말하는 듯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 서.. 더보기
'도올아인 오방간다' 막 치고 들어가는 유아인, 그걸 받는 도올 도올과 유아인,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어 흥미로운도올 김용옥과 유아인의 조합. 누가 봐도 이질적이고, 과연 이 조합이 어떤 그림을 그려낼 것인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철학가이자 사상가로서 고전을 현재적 의미로 들여다보는 작업에 탁월한 식견을 보여주는 도올 김용옥. 가끔 엉뚱한 진지함을 보여 대중들을 깜짝 놀라게도 만들지만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모습에 박수를 받기도 하는 유아인.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섰다. 도대체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이런 만남을 기획했던 걸까.KBS 는 도올과 유아인의 만남이 그러한 것처럼, 너무나 달라 잘 어우러지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을 한 자리에 올려놓고 그것이 어떤 어우러짐을 보이는가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버라이어티쇼’라고 지칭된다. 그 거창해 보이는 지칭이.. 더보기
'비긴어게인' 이소라 노래가 알 수 없는 감동 주는 이유 이소라의 무엇이 ‘비긴어게인’의 음악들을 달리 들리게 할까이소라는 음악이 ‘생각’이라고 했다. 그저 목소리를 아름답게 내는 것이 아니고 그 자체가 되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아무렇게나 함부로 노래를 불러버리는 것은 결코 그녀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는 이유나 존재가치가 노래 말고는 없기 때문에 노래를 대충 해버리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는 말 속에 모든 게 들어 있었다. 왜 그녀의 음악이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가에 대한 이유가. JTBC 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음악이 달리 들리는 건 마치 음악영화 속을 여행하듯 다른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어서다. 하지만 여기에도 전제조건이 있다. 진심을 다해 노래 부르는 아티스트들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 제 아무리 좋은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다고.. 더보기
'집밥 백선생'에는 백종원이라는 작가가 있다 백종원표 쿡방 왜 파괴력 있나 했더니 “우리한테는 백종원이라는 작가가 있는 셈입니다.” tvN 이 단 몇 회만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연출자인 고민구 PD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의 작가들은 따로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백종원이 갖고 있는 요리에 대한 생각이 소재 선택이나 구성에 있어 가장 큰 잣대가 된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얘기다. 은 단 6회 만에 5.67%(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찍었다. 2%대에서 시작해 한 회마다 1%씩 계속 상승 중이다. 그리고 이 수치는 여기서 머물 것 같지 않은 심상찮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입소문을 타고 남자들은 물론이고 가정주부들에게까지 화요일 밤이면 의 특급 레시피를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점점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이 그.. 더보기
‘인셉션’, 이 복잡한 영화에 끌리는 까닭 해체될수록 강해지는 인과관계에 대한 욕망 '인셉션'을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아마도 에셔의 그림들 혹은 영화 속에도 나오는 '펜로즈의 계단'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 틀림없다. 에셔의 그림들을 한참 쳐다보고 있으면 갖게되는 느낌들, 즉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가가 불분명해지는 그 경계가 주는 순간적인 당혹감과 해방감을 이 영화는 잘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펜로즈의 계단'이 상승과 하강이라는 흐름을 무화시켜버렸듯이, '인셉션'이라는 영화는 꿈과 현실이라는 경계를 해체시킨다. 영화가 보여주는 장면들이나 진행되는 방식이 굉장히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누군가의 꿈 속으로 들어가 그 머릿 속에 숨겨진 사실을 끄집어내는 일을 하는 코브(레오나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