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
'우아한 친구들' 성범죄 당한 송윤아는 왜 신고하지 않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7. 20. 16:00
'우아한 친구들', 뻔한 복수극에 불륜 치정극으로 가는 걸까 "진짜 힘든 건 지금부터"라는 주강산(이태환)의 의미심장한 말은 곧바로 범죄로 이어졌다. 바에서 주강산이 건넨 술을 마신 남정해(송윤아)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깨어 보니 그는 침대에서 옷이 벗겨진 채 누워 있었고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주강산은 상의를 드러낸 모습으로 "깼냐"고 물었다. JTBC 금토드라마 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부터 시작됐다. 남정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주강산에 의해 그의 가정이 파탄 위기에 내몰리는 것. 아마도 대학시절 죽은 교수와 관련이 있을 법한 이 인물은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한 모양새다. 그렇게 성폭력을 당한 남정해에게 주강산은 계속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고, 병원까지 찾아와 큰 소리로 "사랑한다"며 "사..
-
'마녀의 법정'은 어떻게 '사랑의 온도'를 싸늘하게 식혔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1. 8. 15:07
‘마녀의 법정’의 사회적 의제 vs ‘사랑의 온도’의 사적 멜로사실 액면으로만 봤을 때 SBS 월화드라마 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토록 차갑게 식어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 , , 같은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하명희 작가의 작품이고, 작년 에 이어 로 스타덤에 오른 서현진과 신인배우답지 않게 급성장하고 있는 양세종이 출연한 작품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초반 괜찮은 반응을 이끌었다. 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였고 드라마의 색깔에 맞게 따뜻한 연출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서현진, 양세종, 김재욱 같은 배우들의 호연이 그 인물의 섬세한 심리변화를 제대로 표현해줘 잔잔하면서도 결코 약하지 않은 극적인 감정이입을 가능하게 해줬다. 반면 KBS 은 방송 전까..
-
'엘르', 이자벨 위페르가 일상의 폭력에 대항하는 방식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6. 28. 10:08
‘엘르’, 우리에게 이 영화의 울림이 적지 않은 이유(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영화 는 집으로 난입한 복면의 남자에게 미셸(이자벨 위페르)이 강간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난폭한 그 장면을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가 바라본다. 그런데 이 미셸의 반응이 이상하다. 강간을 당했다면 응당 굉장한 충격을 받아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해야 하지만, 그녀는 마치 그것이 일상이라는 듯 깨진 잔을 빗자루로 치운다. 물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는다. 나중에 친구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자신이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지만 더 놀라는 건 친구들이다. 그녀는 너무나 담담하다.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그녀의 이 담담한 얼굴은 관객들을 오히려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것은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