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남녀', 정일우의 어깨가 특히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

 

JTBC 새 월화드라마 <야식남녀>에서 박진성(정일우)은 자신이 성 소수자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건 김아진(강지영)이 준비하는 새 예능프로그램 '게이 셰프가 만들어주는 야식남녀'라는 기획에 자신이 출연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교통사고를 당해 당장 병원비를 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아는 형이 쓰게 해줬던 심야식당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될 처지에 놓이게 되자 박진성은 사채까지 손대게 되는 등 당장 돈이 급하게 됐다. 그래서 성 소수자라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

 

<야식남녀>의 박진성이 운영하던 심야식당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의 그 분위기 그대로다. 손님이 찾아오면 알아서 안주를 내주는 셰프가 바로 박진성이고, 그를 찾는 손님들은 그가 내주는 음식과 몇 마디 말로 위로 받는다. 김아진 역시 그 손님 중 하나. 비정규직으로 방송사에 들어오긴 했지만 차별로 힘겨워 하는 그에게 박진성은 따뜻한 집밥을 만들어줬고 그 후 그 곳은 김아진이 지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유일한 공간이 됐다.

 

그래서 김아진의 새 프로그램 기획안은 다분히 박진성과 그가 운영하는 그 심야식당이 모델이 되었다. 그런데 김아진은 여기에 '게이 셰프'라는 색다른 기획 요소를 첨가한다. 그가 그렇게 한 데는 대단한 성 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자극적인 요소가 있고, 나아가 '여성들의 로망 중 하나가 게이 친구'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다.

 

<야식남녀>는 이처럼 성 소수자가 등장하지만 그들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에 집중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다만 박진성은 자신이 성 소수자라 거짓 커밍아웃 하는 것에 대해서 나름의 소신을 갖고 있다. 의상 때문에 우연히 만난 디자이너 강태완(이학주)이 커밍아웃으로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까지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고 말하자 그는 게이라는 게 부끄럽지 않고 "누구든 어떤 이유에서든 조롱당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힌다.

 

<야식남녀>는 대신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거짓말을 함으로써 생겨날 관계의 변화에 더 주목한다. 아마도 김아진과 박진성은 방송PD와 출연자 혹은 심야식당을 찾은 손님과 셰프로 만난 것이지만 차츰 서로에 대한 애매한 호감의 감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이지만 공공연히 밝힌 성 정체성의 문제는 그래서 이런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테고.

 

여기에 어딘가 박진성에게 호감을 드러내고 있는 강태완의 시선이 겹쳐지면 관계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만일 그가 진짜 성 소수자라면 박진성의 그 거짓말은 강태완에게 큰 상처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야식남녀>가 굳이 성 소수자라 거짓말을 한 셰프를 소재로 끌어온 건 이런 관계의 파장을 들여다보기 위함이다.

 

그러면서 <야식남녀>는 저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가 그러하듯이 음식을 만들고 보고 먹는 묘미를 셰프를 찾는 손님들의 사연과 더해 전해주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김아진이 박진성이 차려준 집밥으로 펑펑 눈물을 흘리며 위로받았듯이, 이들이 만드는 프로그램 '야식남녀'을 찾아온 손님들을 박진성은 음식으로 위로한다.

 

하지만 과연 굳이 '게이 셰프'라는 소재를 가져와 그 거짓말로 인해 벌어지는 관계의 갈등상황과, 음식을 통한 힐링과 위로라는 이 드라마가 그려내려는 또 하나의 코드가 잘 어우러질 수 있을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배우 정일우의 어깨가 특히 무겁게 느껴진다.(사진:JTBC)

‘수미네 반찬’, 김수미표 레시피가 왜 집밥에 최적인가 하면

처음에는 tvN <수미네 반찬>이 김수미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그 독특한 캐릭터 때문인 줄로만 알았다. 알다시피 김수미는 어딘가 욕을 해도 기분 좋은 느낌의 엄마 같은 그런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 실제로 이런 캐릭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수미가 심심찮게 출연해 웃음을 줬던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요리 프로그램이 하필이면 김수미를 거기 세워둔 뜻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집밥’이라는 본질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의도가 들어 있었다. 김수미는 알다시피 요리연구가도 아니고 셰프도 아니다. 그저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해왔던 엄마일 뿐이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집밥’이라는 요리의 특징에는 가장 최적인 선택이 된다. 

<수미네 반찬>이 진짜 집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걸 역설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김수미가 시전하는 이른바 ‘요만치’ 계량법이다. 한 숟가락, 반 컵 같은 구체적인 레시피가 아닌 ‘요만치’, ‘는 둥 만 둥’, ‘노골노골’, ‘색깔 봐가며’ 같은 김수미의 레시피는 요즘 같은 이른바 ‘스마트 레시피’가 넘쳐나는 세상에 역행하는 느낌마저 준다. 그래서 김수미의 그런 레시피를 따라하는 이 프로그램의 셰프들은 처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황의 순간들은 예능 프로그램이기도 한 이 프로그램의 웃음이 되어주기도 했다. 김수미가 ‘요만치’라고 얘기할 때 옆에서 장동민은 그 정확한 계량을 자기 식으로 ‘번역(?)’해주며 셰프들에게 ‘완장 찬’ 김수미 측근 캐릭터로 웃음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 계량법은 단지 웃음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어째서 엄마들이 집에서 요리를 할 때보면 마치 몸에 익은 듯 설렁설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마다의 맛을 낼까 하는 그 비밀이 거기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언젠가부터 요리책을 대신하기 시작한 인터넷에 널려 있는 ‘스마트 레시피’들은 저마다 정확하게 계량된 재료의 수치들을 알려준다. 그래서 그런 수치들은 요리 초보들에게는 절대적인 것처럼 다가오는 면이 있다. 물론 그렇게 요리를 시작하게 만들고, 어느 정도의 맛을 담보해준다는 건 이러한 스마트 레시피들의 중요한 효용가치다. 

하지만 입맛이라는 건 집집마다 다르고 개인마다 또 다 다르기 마련이다. 사실상 요리는 계량화될 수 없다. 결국 엄마들이(아니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요리를 하는 이들이) 가장 맛있는 집밥을 만들 수밖에 없는 건, 그 집에 맞는 입맛에 맞춰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집은 마늘을 더 많이 넣고, 어느 집은 좀 심심하게 간을 하기도 하며, 어느 집은 매운 맛을 좋아하기도 한다. 결국 <수미네 반찬>이 내세우는 ‘요만치’ 계량법이 어떤 면에서는 이렇게 저 스스로 입맛을 맞춰나가는 집밥에 있어서는 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이전에 tvN에서 방영됐던 <집밥 백선생>과는 정반대의 느낌이다. <집밥 백선생>에서 백종원은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며 정확하게 계량된 레시피를 소개한 바 있다. 그래서 요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남자들이나, 요리 무식자들도 그대로 따라함으로써 신기하게도 맛을 내는 음식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요리 초보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각광받았고, 특히 그 화학공식 같은 요리법은 남성들도 열광하게 만든 이유였다. <집밥 백선생>은 실로 요리 초보들에게 요리에 입문하게 만든 공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는 한계는 역시 계량화된 레시피가 절대적인 것처럼 오인되면서 생겨날 수 있는 ‘획일화’의 문제다. 이건 <집밥 백선생>의 문제라기보다는 이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검색해 레시피를 찾아내고 그대로 요리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는 이른바 ‘스마트 레시피’ 시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정확한 레시피만을 따라하다 보면 내게 맞는 맛을 찾아내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확장해서 생각하면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의 음식들이 갖는 ‘맛의 획일화’의 문제로도 귀결된다. 우리가 프랜차이즈 음식들이 맛은 있지만 한두 번 먹는 정도이지, 역시 집밥을 찾게 되는 건, 내게 맞는 맛이 나에게 맞춘 저마다의 요리법에서 나오는 거라는 걸 부지불식간에 몸이 알고 있어서가 아닐까. 

그래서 <수미네 반찬>이라는 프로그램이 다시 보인다. 거기 ‘요만치’라고 얘기함으로써 저마다의 기준에 맞추게 하려는 김수미의 레시피가 다시 보인다. 또 셰프들이 그대로 따라 했는데도 저마다 맛이 다르게 나타나는 요리들이 의미하는 바를 다시 보게 된다. 집밥의 맛이란 그렇게 하나로 일반화 혹은 획일화될 수 없는 거라는 걸, 이 프로그램이 셰프나 요리연구가가 아닌 한 엄마의 레시피를 그대로 시연함으로써 의도치 않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넘쳐나는 스마트 레시피의 세상에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지점이 아닐 수 없다.(사진:tvN)

‘수미네 반찬’이 주부들의 시선 사로잡은 비결

도대체 이 묘한 카타르시스는 어디서 오는 걸까. tvN <수미네 반찬>을 보면 속이 다 시원하다는 주부들이 있다. 엄마가 했던 그 추억의 레시피를 떠올리며 거침없이 만들어내는 김수미의 요리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하는 요리의 방식과 더불어, 이 프로그램이 구도로 잡아놓은 셰프들과의 역전된 관계가 그간 일상에서 짓눌려온 주부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준다는 것이다. 

<수미네 반찬>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김수미라는 인물의 캐릭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에게는 일용이 엄마로 더 알려져 있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욕 잘하는 센 캐릭터로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다. 물론 그 센 캐릭터와 엄마의 이미지가 더해지면 그 어렵던 시절에 쉽지 않은 살림으로도 자식들 건사한 억척 엄마의 면모가 그려진다. 억척스럽고 세지만 자애로움을 동시에 가진 그런 엄마가 김수미에게서 떠오른다는 것.

요리하는 방식도 딱 그런 억척 엄마의 그것이다. 밥 달라 아우성치는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먹이려는 마음과 그러면서도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음식을 해주려는 그 마음이 더해져 김수미의 요리법은 독특한 지점을 만들어낸다. 손이 너무나 빨라서 셰프들조차 그걸 따라가기가 쉽지 않아 진땀을 흘리게 만들고, 하나하나 계량을 해서 정량의 레시피를 추구하기보다는 손에 익은 감각으로 척척 양을 맞춘다. 보기에는 대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게스트로 나온 요리연구가 이혜정이 말한 것처럼 ‘세월의 고수’의 내공이 느껴진다.

김수미가 ‘요만치’ 식의 ‘계량법’을 시전하면서도 딱딱 맞춰내는 간은 그래서 신기하게 보일 정도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렇게 정량을 맞추진 않아도 넣어가며 맛을 봐가며 부족하면 채우고 넘치면 재료를 더 넣어 간을 맞추는 방식이 어쩌면 ‘가족의 입맛’에는 최적화될 수 있어서다. 가족은 저마다 입맛이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니 정량의 레시피는 가족마다 또 누가 먹느냐에 따라 달라져야 최적화된다. <식객>의 ‘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의 가짓수는 세상의 엄마의 숫자와 동일하다’는 그 명대사가 그저 멋있는 표현이 아니라 실제인 이유다. 

물론 요즘은 가사노동 역시 부부가 분담하고, 요리를 하는 일에 남성들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엄마들의 몫이 더 큰 게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그 엄마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미네 반찬>의 김수미가 하는 시원시원한 요리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물론 정성이 담긴 요리지만, 척척 해내면서 “그냥 먹어”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면서 입에 넣어주는 그 모습은, 그 힘든 살림도 모르고 밥 투정 반찬 투정하기도 하는 가족들 앞에서 서운함 같은 걸 느꼈을 주부들에게는 기분 좋은 ‘한 방’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게다가 <수미네 반찬>은 일련의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내고 있는 권력구도(?)를 김수미라는 엄마를 통해 모두 뒤집어놓았다. 이 프로그램 안에서는 그래서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구도가, 남성과 여성의 구도가 역전되어 있다. 김수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쩔쩔 매는 셰프들의 모습은 그래서 요리 프로그램 그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러면서 이혜정과는 같은 엄마로서, 여성으로서의 공감대를 이어가는 대화를 나눈다. 

퉁명스럽고, 불친절하기 이를 데 없는 레시피지만 이상하게도 <수미네 반찬>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김수미라는 엄마가 하는 요리 속에 그 정서적 공감대가 들어 있어서다. 가끔 재료를 넣으며 너무 많이 넣으면 “죽는다”는 식의 얘기 속에 담겨진 두 가지 정서. 가사노동의 힘겨움이 살짝 감정적으로 얹어진 정서와, 그러면서도 가족들 건사하려는 그 따뜻한 정서가 김수미를 통해 드러날 때 주부들은 그것이 제 마음 같아 속이 다 시원해진다.(사진:tvN)

‘수미네 반찬’, 강한 엄마 김수미에 자식 같은 제자들의 케미

tvN 예능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은 제목에 담긴 것처럼 김수미라는 인물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요리야 전문적인 셰프들이 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게다. 하지만 김수미가 보여주는 강하면서도 거칠고 그러면서도 자식 챙기는 엄마처럼 부드러워지기도 하는 그런 캐릭터는 대체 불가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는 음식도 남다르게 만든다. 음식은 그걸 만든 사람을 고스란히 닮는다고 하지 않던가.

초복 보양식으로 뚝딱 만들어내는 김수미표 아귀찜을 보면 김수미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아귀를 칼로 툭툭 쳐서 잘라내는 모습에서 김수미의 거침없는 성격이 드러나고, 셰프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손놀림에서 그 일이 얼마나 이력이 나 있는가가 드러난다. 살짝 말린 아귀를 써야 찜을 했을 때도 탱탱한 살을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나, 야채들도 너무 푹 익히면 아삭한 맛이 없다고 하는 말 속에는 그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과감하게 고춧가루를 투하하는 모습이나 요리 하나를 해도 푸짐하게 만들어내는 그 모습에서는 ‘손 큰 엄마들’의 마음이 담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먹을 수 있게 해주려는 마음.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고 말씀하시곤 하는 엄마들의 그 마음이 느껴진다. 전복을 손질하고 내장을 잘 다져 가마솥으로 만드는 전복내장 영양밥은 복날 더위에 기력 없을까봐 밥 한 끼라도 제대로 먹이고픈 그 정성이 느껴진다.

사실 <수미네 반찬>에서 김수미가 하는 요리는 쉽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건 김수미가 하는 레시피를 열심히 따라 해도 그 맛의 차이가 나는 셰프들의 요리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손에 익어서 그런지 김수미가 하는 요리는 너무나 쉬워 보인다. 그리고 그건 김수미 특유의 ‘계량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만치”, “요만큼”이라 표현되는 양은 셰프들을 당혹스럽게 하지만 김수미에게는 손으로 쥐어만 봐도 알 수 있는 양이다. 

그래서 <수미네 반찬>을 보다보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귀찜처럼 사먹는 게 더 익숙한 요리도 김수미가 하니 너무 간단해 보인다. 사실상 양념장만 잘 만들면 맛이 난다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라 여겨진다. 뭐든 쉽게 쉽게 해내는 엄마들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김수미가 보여주고 있어서 생기는 효과다. 쉽(게 보이)지만 맛도 영양도 제대로인.

김수미가 우리네 강하고 때론 거칠지만 손 크고 정 많고 인심도 좋은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제자들로 서 있는 셰프들도 저마다 캐릭터가 세워진다. 최현석 셰프는 사랑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제자의 모습으로 예능적인 웃음을 만들어낸다. 미카엘은 외국인 셰프라 김수미표 요리방식에 당황해하지만 그래서 김수미가 더 챙겨주는 모습을 통해 프로그램을 유쾌하게 만든다. 여경래 셰프는 묵묵하지만 어딘지 든든하게 잘 따라주는 맏이의 모습이다. 

<수미네 반찬>은 그래서 김수미라는 캐릭터가 만들어낸 그만의 요리 색깔에, 예능 프로그램의 색깔이 생겨난다. 때론 엄하게 다그치기도 하지만, 제자들 하는 모습에 자지러지듯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경험 많고 정 많은 스승. 그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음식처럼 이 예능 프로그램도 스승과 제자 사이의 케미가 그래서 잘 어우러진다. 미각보다 마음이 먼저 푸근해지는 <수미네 반찬>만의 독특한 세계가 가능한 이유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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