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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현실의 리트머스지 된 멍뭉이 서인국 중고책방 앞에서 자신이 외국어에 능통했다는 사실을 안 루이(서인국)는 문득 한 책에 손이 간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기억상실로 과거의 시간을 잃어버린 루이. 그 책이 자신의 처지 같다는 루이는 그러나 “잃어버린 시간도 찾고 싶지만 새로 시작된 시간도 좋아. 따뜻하고 즐거워.”라고 복실(남지현)에게 말한다. 그러자 복실이 루이에게 묻는다. “새로 시작된 시간 중 좋았던 시간은 무엇인가요?” 문득 루이의 기억 속으로 복실을 만나 그녀의 집에 기거하게 되면서 하염없이 그녀만을 기다리던 자신을 떠올린다. 옥탑방 평상에서 시간을 보내고 옥상에서 복실이 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던 자신. 또 비오는 날 우산을 챙겨들고 버스 정류장에서 그녀가 ..
, ‘고향의 봄’이 이토록 사무치는 곡일 줄이야 우리 모두 지쳐 있었던 걸까. 하루 종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사람들과 부대끼고 일터에서 돌아온 분이라면 연준이라는 아이가 부르는 ‘고향의 봄’의 첫 구절,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를 듣는 순간 북받쳐 오르는 알 수 없는 슬픔을 경험했을 지도 모른다. 고향을 떠나 먼 타향에서 살아가는 분이든, 아니면 고향에 살고 있어도 바쁜 어른들의 삶 속에서 그 고향이 낯설어진 분이든 모두 느끼는 아련한 그리움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의 고향은 이미 멀어진 어린 시절일 테니. Mnet 가 제주소년 오연준이 부른 ‘고향의 봄’을 통해 보여준 건 동요의 위대함이다. ‘고향의 봄’이라는 동요를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원수 작사 홍난..
,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위로란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제주소년 오연준과 남다른 뮤지컬 감성을 가진 박예음이 함께 부르는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듣던 타이거 JK는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 가사가 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먼저 간 아버지가 떠올랐고,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Mnet 가 보여준 한 장면. 어디서도 보기 힘든 타이거 JK의 모습이다. 힙합 전사로서의 이미지는 일찍이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 아이들의 목소리에 푹 빠져버린 채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짓는 아빠의 얼굴이다. 도대체 무엇이 타이거 JK를 이토록 해맑게 만들어버리는 걸까. 가 보여주는 그 근원적인 힘은 어디서..
가 떠올리게 하는 오디션의 순수한 본질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도대체 언제였던가. 아니 노래를 들으며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눈물이 흐르던 적이 언제였던가. 사실 많은 것들은 경험되고 지나가면서 애초의 그 감동들을 덮어버린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의 무대에서 느껴졌던 그 전율과 감동들은 너무 많은 오디션들이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지워져갔다. 그럴수록 오디션은 더 강한 자극으로 무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려 했다. 하지만 그것이 성공했던가. Mnet의 는 그 선입견만으로는 마치 무수히 많이 봐왔던 동요대전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고 동요를 부르고 순위가 결정되는 그런 동요대전.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선입견이자 편견이었다.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이토록 마음을 ..
, 평범해서 더 예쁜 안재홍-이민지 커플 tvN 에는 ‘못생김’을 연기하는 이민지가 있다. 그녀는 덕선(혜리)의 절친으로 장만옥으로 불리는 미옥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이민지가 ‘못생김’을 연기한다면 그녀의 남자친구 정봉 역할의 안재홍은 ‘어눌함’을 연기하고 있다. 어딘지 바보스러운 그는 그래서 웃음을 주지만 동시에 짠한 느낌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미옥과 정봉이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그 과정은 너무나 옛날식의 느낌을 준다. 비오는 날 갑자기 우산 속으로 뛰어 들어온 정봉이 그 만남을 “운명”이라고 미옥에게 말하는 장면은 과거 구닥다리 멜로의 한 장면처럼 그려진다. 물론 그건 을 패러디한 장면이지만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그 설정은 지금의 청춘들에게는 어딘지 예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 두 사람이 편지를 주..
, 결혼보다 썸이 좋은 요즘 세대의 멜로 트렌드 tvN 월화드라마 의 제목이 왜 ‘풍선껌’인가를 궁금해했던 시청자라면 8회에 나왔던 이른바 ‘풍선껌 키스’를 보며 고개가 끄덕여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 시절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리환(이동욱)의 집에서 오누이처럼 친구처럼 함께 자라온 행아(정려원). 그 행아가 풍선껌에 한껏 바람을 넣고 물고 있는데 리환이 키스를 한다. 그리고 잠시 후 리환은 제 입에 들어온 행아의 풍선껌을 장난스럽게 분다. 이 장면은 이 남자사람친구 혹은 여자사람친구였던 관계가 연인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드라마라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대사가 다양한 상징적인 표현들로 되어 있는 이 드라마의 특성을 이해하는 분들이라면 그 키스신에서 쓰인 ‘풍선껌’에서 남다른 상징을 읽어낼 수..
뭘 모르는 순수함, 그것이 장위안의 대체불가 매력 “그런데 이런 준비 없이 돈을 다 기부하는 건 내 생각에는 아버지 아닌 거 같아요.” 에 게스트로 출연한 기부천사 션에게 장위안은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매달 3천만 원씩 기부해 축적 금액이 35억을 넘는다는 션에게 “남은 돈이 있냐”고 엉뚱한 질문을 던진 것도 장위안이다. 당황한 션이 “최소한 한두 달 정도의 기부할 돈은 있다”고 하자 장위안은 “그러니까 비정상”이라고 단정 지었다. 물론 장위안의 이 얘기는 가족을 위해 어느 정도는 돈을 남겨둬야 한다는 소신을 말한 것이다. 그는 만약 자신에게 35억이 있다면 25억만 기부하고 나머지는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면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이 소신 발언은 잘못된 것이 없다. 하지만 기부하는 ..
섬마을 혜나가 보여준 아이의 순수함 육아예능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다보니 아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순수한 매력도 점점 퇴색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방송이 뭔지도 잘 몰라 그 어색함이 순수한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차츰 방송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아이들도 적응하기 마련이다. 언젠가부터 TV에 나오는 아이들이 그저 평범한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때때로 작은 방송인 같다는 인상을 갖게 되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이 선유도라는 작은 섬에서 만난 혜나라는 아이가 유독 눈에 띄는 건 진짜 때 묻지 않은 아이의 모습이 바로 거기서 비로소 보였기 때문이다. 군산에서 ‘자연’이라는 주제로 자유여행을 하게 된 김준호와 차태현은 빌린 오토바이를 타고 망주봉이라는 곳을 찾다가 우연히 평상에 앉아있는 세 자매를 발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