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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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키드와 TV의 작은 역사죽고 싶지만 TV는 보고 싶어 2025. 1. 9. 16:07
프롤로그 : 바보상자에서 똑똑한 TV까지상자 속의 바보상자, 그저 물건의 하나였던 TV엉뚱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TV에 대한 가장 강렬한 첫 기억으로 무엇이 떠오르냐고 묻는다면 나는 '자물쇠'라고 말할 것이다. 70년대 내가 아이였을 때, 큰맘 먹고 아버지가 모셔온(?) TV는 방 한가운데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도무지 접근 불가의 물건이었다.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가구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TV라니! 지금으로서는 아마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당시 그 TV는 가구와 일체형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TV를 보려면 먼저 가구에 달린 커다란 자물쇠를 풀고 문을 양옆으로 연 후에야 비로소 그 속에 놓인 TV를 볼 수 있었다. 이른바 'TV는 바보상자'라는 말이 공공연했던 시절, 교육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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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PPL이 너무해, 상품이 작품을 뒤덮을 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2. 30. 09:11
김은숙 작가의 PPL, 놀라울 때 있지만 과도할 때도 김은숙 작가는 확실히 드라마 장인이다. 를 보면 그녀가 거두고 있는 성취가 그간 지속적인 작품 활동으로 쌓여온 공력의 결과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연인 시리즈’로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그녀는 또한 그 커다란 성공 이후에 그 멜로 코드의 반복으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었다. 드라마가 너무 ‘대사빨’로만 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그녀는 확실히 성숙했던 것 같다. 올해 그녀가 내놓은 는 그녀 작품의 본판인 멜로를 액션과 전쟁과 재난 장르로까지 접목시켜 확장시켰다. 그리고 는 이를 판타지까지 넓혀 동서를 뛰어넘는 다양한 서사들을 자유자재로 엮어내는 장인의 경지를 보여줬다. 멜로와 대사에 있어 어떤 경지를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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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에 캔디', 장근석의 폰중진담에 빠져든 까닭옛글들/명랑TV 2016. 8. 27. 13:45
가 끄집어낸 매력적인 감성들 마치 분위기 있는 멜로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만 같다. 하지만 이건 멜로드라마가 아니다. 리얼 예능이다. ‘폰중진담’이라는 콘셉트로 방영되고 있는 tvN 는 오로지 스마트폰 하나로 배터리가 소진될 때까지 남녀가 소통하는 어찌 보면 단순한 설정의 예능이다. 제목만 보면 마치 과거의 폰팅 같은 뉘앙스를 풍기지만 프로그램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것과는 사뭇 다른 매력적인 감성들이 묻어난다. 장근석과 유인나가 이른바 ‘캔디폰’을 통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각자 다른 공간인 서울과 상하이에서 동시간대의 일상을 공유하는 장면은 사실 마법 같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들. 상하이의 동방명주 타워 근처를 돌아다니는 유인나와 서울 북악 스카이웨이에서 야경을 내려다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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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이 보여준 SNS 공화국의 그림자옛글들/명랑TV 2015. 9. 14. 09:16
, 아빠는 왜 딸 보호에 집착하게 됐을까 에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딸의 옷차림에 집착하는 아빠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핑크색 옷이 남자들을 자극한다며 딸이 입고 밖에 나가지 못하게 막기도 하도, 핫팬츠를 입은 딸에게 심지어 그런 건 ‘쓰레기들’이나 입는 것이라고 폭언을 하는 아빠. 통금시간도 8시로 정해놓고 1분만 늦어도 잔소리를 늘어놓는 그는 제아무리 보호 차원이라고 해도 과도하다 싶었다. 하지만 이 늘 그러하듯이 아빠의 입장을 대변하는 화면에서는 그가 왜 그렇게 과도하게 딸의 보호에 집착하게 됐는가가 드러났다. 딸이 핫팬츠 차림으로 찍어 SNS에 올린 사진을 누군가 캡처해 인터넷에 게시해놨는데 거기에 입에 담지 못할 악플과 음란한 댓글들이 줄줄이 달려 있었다는 것. 그걸 보게 된 딸이 엄청난 충격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