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법남녀2’가 보여주는 시즌제에 대한 필요충분조건들

 

MBC 드라마 <검법남녀>가 시즌2로 돌아왔다. 그간 괜찮은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시즌2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늘 존재했다. 하지만 실제로 시즌2가 제작된 사례는 많지 않다. 물론 케이블 채널은 이미 시즌제가 어느 정도는 도입되어 있는 상황이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무려 시즌17을 제작했고, OCN <보이스>와 <구해줘>도 각각 시즌3과 시즌2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지상파에서도 시즌제 드라마는 시도된 바 있다. KBS <추리의 여왕>,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그 드라마들이다. 하지만 이들 지상파 드라마들의 시즌2는 생각만큼 좋은 성적을 가져가지 못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는 심지어 고현정의 연기력 논란까지 나왔고, <추리의 여왕> 시즌2 역시 전편에 비해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렇다면 <검법남녀> 시즌2는 어떨까. 첫 회를 통해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만큼 소재적으로나 형식적으로 시즌제가 적합한 드라마가 있을까 싶다. 법의학자와 검사의 공조 수사를 소재로 하고 있는 <검법남녀>는 일단 그 소재가 너무나 다양하고 풍부하다. 그만큼 실제 벌어진 특수한 범죄들이 많다는 것인데, 이런 소재들을 이 드라마는 쉽게 끌어와 녹여낼 수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로 등장한 직장 내 성추행으로 고통 받던 여직원이 자해를 통해 상사에게 누명을 씌우는 이야기는 소재 자체가 현재 이슈화된 위계에 의한 성폭력의 문제를 사건을 통해 보여준다. 아직 확실히 그것이 자해로 밝혀진 건 아니지만,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 여직원이 겪은 고통이 어느 정도인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스스로 자신의 몸을 칼로 찔러 상사에게 누명을 씌우고 싶을 만큼의 고통.

 

두 번째 에피소드가 다루고 있는 마약사건도 마찬가지다. 마약을 삼켜 반입해 들어온 조직원 2명이 사체로 발견되고, 마약을 꺼내려 배를 가르고 장기를 꺼낸 흔적을 발견한 법의학자 백범(정재영)이 갑자기 나타난 조직원들에게 위협을 받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 에피소드 역시 최근 버닝썬 사태 이후 급증한 국내 마약 사건에 대한 관심으로 남다른 주목을 끌게 만든다.

 

즉 <검법남녀>는 여러 사건들을 가져와 법의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그 진실을 찾아가는 재미를 담아내는 드라마다. 하지만 여기서 수많은 사건들 중에 왜 하필 그런 소재의 사건이 다뤄지는가 하는 건 그 사건이 가진 사회적 의미와 관련이 있다. 이처럼 <검법남녀>는 법의학의 관점으로 보는 사건이자, 동시에 사회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검법남녀>가 가진 사건과 사건들이 병렬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이 드라마가 얼마든지 시즌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만큼 다룰 수 있는 사건들의 소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한 여기서 중요해지는 건 전체 시즌을 꿰뚫고 이어지는 하나의 큰 사건과 인물의 변화 혹은 성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시즌2에서는 시즌1의 끝을 장식했던 오만상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큰 방향성을 가질 것으로 보이고, 주인공인 백범 캐릭터에도 변화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검법남녀2>는 굉장히 주목을 끌만큼 커다란 야심을 담은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새로운 시즌이 이전 시전만큼의 일정한 성취를 가져갈만한 작품이다. 게다가 그 시즌제는 잘만 운용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만일 <검법남녀2>가 충실한 시즌제 드라마로서의 성공을 이을 수 있다면, 그것은 국내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의 새로운 전범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만으로도 이 드라마의 성패가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MBC)

‘보이스2’, 성공적인 시즌제 드라마의 틀이 보인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끝난 것 같은 몰입감이다.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2>가 또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총 12부작. 보통 16부작에서 20부작인 우리네 드라마 미니시리즈의 통상적인 양으로는 짧다. 하지만 이렇게 줄여놓으니 드라마의 압축도가 도드라진다. 워낙 한번 보면 빠져들 듯 볼 수밖에 없는 긴박감을 그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삼는 드라마인지라, 시쳇말로 ‘시간 순삭’한 그 느낌은 이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보이스2>는 엔딩에 이르러 실로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시즌3 예고를 내놓았다. 아예 시즌3의 부제가 ‘공범들의 도시’라고 붙여진 걸 보면 이미 작업이 들어갔다는 걸 알 수 있다. 미세한 소리까지 듣는 골든타임팀의 수장 강권주(이하나)가 아이의 구해달라는 소리를 따라간 곳에 녹음기가 설치되어 있고, 그 뒤로 시한폭탄이 폭발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엔딩. 

사실 보통의 드라마에서 이런 엔딩은 무수한 뒷말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것은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엔딩이 아니라는 점도 있지만, 시즌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는 우리네 드라마에서 엔딩은 말 그대로 드라마 전체를 끝맺음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열린 결말이나 새드엔딩 같은 충격적인 끝마무리가 유독 비난을 많이 받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보이스2>가 강권주가 폭탄과 함께 폭발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은 것은 다른 의미로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즌제 드라마를 지향하겠다는 뜻이고, 그래서 시즌3에 대한 확실한 ‘떡밥’을 남기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엔딩이나 충격엔딩은 그래서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만든다. 애초 12부작의 짧은 틀을 만들었던 것도 그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드 같은 경우 이러한 시즌제의 흐름은 이미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시즌1의 충격적 엔딩은 다음 시즌의 유입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보이스2>는 12부작으로 짧게 만든 대신, 범죄 스릴러가 그 특성상 늘 해오던 구성방식을 살짝 벗어났다. 즉 범죄 스릴러는 한 가지 사건만으로 전체 분량을 채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간 중간 여러 사건들을 병렬적으로 보여주고, 전체를 꿰뚫는 중심 사건을 다루기 마련이다. <보이스> 시즌1은 그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그래서 2회에 한 사건 정도가 등장하고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물론 <보이스2>도 전반부에는 각각의 몇 개의 독립적인 사건들을 배치했다. 하지만 중반 이후를 넘어가면서 도강우(이진욱)와 희대의 살인마 방제수(권율)가 대결구도를 이루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풀어나갔다. 전체적으로 <보이스2>가 하나의 강렬한 사건을 다뤘다고 여겨지게 되는 건 한 사건에 대한 집중도가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보이스>는 이제 시즌제를 표방하면서 시즌2가 해왔던 방식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러 사건들을 그저 병렬적으로 해결해가는 게 아니라 하나의 중대한 사건을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줄어든 회차는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압축적인 힘을 부여한다. 

<보이스>의 본격적인 시즌제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범죄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다는 점과 강권주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해냈다는 점 덕분이다. 확실한 대표성을 지니는 캐릭터와 다양한 범죄스릴러의 소재들이 있다는 건 <보이스>가 가진 시즌제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성공적인 시즌제의 틀이 보이는 <보이스>가 지금의 우리네 드라마 제작에 있어 시사 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이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대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덕지덕지 군더더기를 붙여 괜히 시간만 늘리는 드라마보다는 <보이스> 같은 압축적인 이야기의 힘을 추구하는 시즌제 드라마가 이제는 본격적인 우리네 드라마의 새로운 제작방식으로 자리할 그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사진:OCN)

'강식당'의 대성공, 과연 '강세차'로도 이어질까

tvN 예능 프로그램 <강식당>이 최종시청률 8.3%(닐슨 코리아)를 남기며 종영했다. 단 5부작이었지만 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강식당>에 벌써부터 시즌2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애초에 이벤트적인 성격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이벤트로만 끝날 것 같진 않다. 시청자들이 요구하고 있고, 그 성과도 분명하게 나왔으니 시즌2를 못할 게 뭔가. 

출연자들도 그걸 의식한 것인지 새로운 아이템을 프로그램 말미에 떡밥처럼 흘려놓았다. ‘강호동까스’에서 ‘이수근까스’가 나왔던 것처럼 <강식당>에서 <이수근식당>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또 이수근이 의욕적으로 이야기한 것처럼 여름에 맞춰 ‘강세차’ 같은 걸 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흥미로운 건 <강식당>의 탄생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서유기>에서 송민호의 이른바 ‘송가락 사건’으로 비롯돼 <신서유기 외전>으로 만들어졌다. 놀라운 균형감각으로 코끼리코를 15바퀴 돌고도 정확히 슈퍼카 2대를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내 결국 나영석 PD의 두 손을 들게 만들었던 사건. 그로 인해 나영석 PD는 “<강식당>이든 <꽃청춘>이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겠다”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된 것.

그러고 보면 <신서유기>에서 위너가 출연하는 <꽃보다 청춘>과 <강식당>이라는 두 개의 프로그램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강식당>의 성공은 이러한 ‘외전’예능들이 여기서 머물지 않을 거라는 걸 예감케 한다. 물론 단 며칠간의 식당에 도전하고는 너무 힘들어 “앞으론 <신서유기>나 열심히 할게요”라고 그들은 말하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이들이 하는 또 다른 도전들이 궁금해진다.

사실 <신서유기>의 외전예능이라고 얘기했지만 <강식당>은 이들의 ‘실제 식당 도전’이라는 콘셉트를 담았다. 그래서 <강식당>은 독특한 예능의 두 범주가 섞여 있었다. 그것은 <신서유기>가 가진 캐릭터쇼적인 요소가 실제 제주에서 식당을 여는 리얼리티쇼의 요소와 접목된 것이다. 강호동과 이수근을 중심으로 은지원, 안재현, 송민호는 이미 <신서유기>를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제는 실제 새로운 현실 영역으로 뛰어드는 도전을 시도한 것. 

여기서 떠오르는 건 MBC <무한도전>이다. 이런 형태의 도전기가 바로 <무한도전>이 지금껏 해왔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때때로 상황극 같은 걸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강화하고 그 캐릭터들은 때로는 현실 영역 속으로 뛰어들어 도전을 감행한다. 이 두 가지 엮어지면서 <무한도전>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같은 과정과 성과를 냈다고 해도, <신서유기>로부터 <꽃보다 청춘> 그리고 <강식당>으로 이어지는 성과들은 더 커 보인다. 그건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들이 ‘외전’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탄생하고 각각의 브랜드도 시즌2라는 이름으로 증식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할 수 있게 된 건 나영석 사단이 해온 ‘시즌제’ 덕분이다. <강식당> 같은 시도를 단 5부작으로 완성도 높게 끝낼 수 있는 ‘시즌제’는 또 다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또한 윤여정의 <윤식당>에서 강호동의 <강식당> 같은 패러디도 가능하다. 시즌제는 레귤러가 갖는 지속성은 떨어지지만 맺고 끝음이 분명하고, 또 지금처럼 나영석 사단이 여러 프로그램의 씨앗을 틔워놓은 상태에서는 접목 또한 가능해 훨씬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tvN이라는 방송사 브랜드를 구축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무한도전>처럼 그토록 다양하게 해왔던 도전들이 저마다의 프로그램으로 브랜드화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테면 ‘무한상사’ 같은 코너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고 볼 수 있고, ‘무한도전 가요제’도 마찬가지다. 또 그 많았던 스포츠 관련 도전들이나 이번에 파퀴아오가 출연했던 해외 스포츠스타들과의 이벤트 역시 또 하나의 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것들이 모두 <무한도전>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묶이는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더 많은 프로그램들로 저마다의 브랜드를 구축해 다양한 <무한도전> 왕국을 만들어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이전부터 김태호 PD가 그토록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시즌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시즌제는 휴지기를 갖겠다는 뜻이 아니라 한 아이템들을 보다 완성도 높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템들을 그저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브랜드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걸 <신서유기 외전> 성격으로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둔 <강식당>이 보여주고 있다. MBC는 왜 <무한도전>에 이런 시즌제를 도입하지 않는 걸까.(사진:tvN)

주말예능이 떠나는 ‘K팝스타’에게 배워야할 것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6]이 끝났다. 우승은 최연소로 기록될 보이프렌드에게 돌아갔지만 이번 시즌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루키들은 적지 않았다. 여성 그룹 퀸즈, 민아리, 김윤희, 샤넌 등이 그들이다.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를 내건 만큼 이제 [K팝스타]는 막을 내렸지만, 이렇게 배출된 가수들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가요계에 새로운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K팝스타6(사진출처:SBS)'

이번 [K팝스타6]이 유독 눈에 띄는 건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스타K>마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오디션 트렌드의 퇴조기에 ‘마지막’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대형기획사 대표들이 심사를 맡는 프로그램에서 타 소속사 연습생들에게도 문호를 열었고 늘 주말 저녁 시간대에서 밤 시간대로 편성시간대를 옮겼다. 이 마지막이라는 카드는 결국 지금껏 이 오디션이 막고 있던 많은 차단막들을 치워버림으로써 이번 시즌을 새롭게 만들었다.

사실 이번 시즌6까지 [K팝스타]가 걸어온 길을 반추해보면 기획사 대표가 직접 심사를 한다는 그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상당히 트렌드에 맞춰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시즌1이 박지민, 이하이, 백아연 같은 보컬리스트 트렌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시즌2는 악동뮤지션으로 대변되는 아티스트 트렌드를 추구했고 시즌3에서는 버나드박이나 샘김 같은 독보적인 보이스가 두드러졌고 시즌4에서는 감성과 가창력이 어우러진 케이티김과 정승환을 볼 수 있었으며 시즌5에는 안예은이라는 독특한 목소리와 감성이 프로그램을 채워주었다. 이번 시즌6는 소속사 연습생들에게 문호를 오픈한 만큼 듣는 귀만큼 보는 눈도 즐거운 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K팝스타]가 이렇게 6번째 마지막 시즌까지를 잘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시즌제라는 틀거리가 그 밑그림이 되어주었다고 보인다. 어쨌든 하나의 이야기를 시즌으로 완성하고 휴지기를 가졌다가 다시 돌아와 새로운 이야기를 건넸기 때문에 매주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여타의 주말예능들과는 사뭇 다른 저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즌제의 성격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성격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과도 [K팝스타]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것은 대형기획사가 참여한 만큼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발 빠르게 트렌드 변화를 읽고 거기에 대처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즌마다 출연자들이 선곡하는 팝송들을 보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팝의 트렌드 변화를 일찌감치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K팝스타]가 끝까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이번 시즌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떠날 때를 정확히 알고 박수 받을 때 떠났다는 점이다. 이미 시청률 기록이 증거하듯이 [K팝스타6]는 줄곧 14%에서 16%(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5주 연속 주말 예능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성공적인 마무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K팝스타]가 보여준 이러한 행보는 지금 방영되고 있는 지상파 주말예능들이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지점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오래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트렌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지속해나가는 게 중요한 일이고, 필요하면 시즌제처럼 휴지기를 두고 어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돌아오는 게 관성적인 패턴의 늪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전반적으로 주말예능에 시청자들이 왜 고개를 돌리고 있는 지 심사숙고 해봐야할 일이다. [K팝스타]가 걸어온 6년간의 대장정은 그런 점에서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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