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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아이디어 넘쳐난 ‘무한도전’, 이대로만 된다면...

“교육 관련법은 저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직접 뽑을 수가 없어요. 직접 뽑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국민의원 특집’에서 청소년 참정권을 제안한 한 여학생은 적어도 교육감 선거에는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녀는 자신들이 원하는 건 자신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자신들이 배제된 선거권에 대한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한 임신부는 평소 차량을 주차할 때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임신부 주차 편리법’을 제안했다. 임신부로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너무 힘들고 그래서 차를 끌고 나가면 주차할 때 공간이 너무 좁아서 내릴 때 배가 끼거나 긁힌다는 것. 그녀는 장애인 주차공간에 임신부도 포함시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법안 제안에 담았다. 

한 국민의원은 항상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이라고 말하는데 자신은 그런 뜻을 밝힌 적이 없다며 지역구 주민들과 국회의원이 만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른바 ‘국회의원 미팅법’을 제안했다. 국민의 의견을 입법을 담당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전하고픈 마음이 그 안에서는 느껴졌다. 

‘국회의원 4선 방지법’도 눈에 띄는 법안 아이디어였다. 오래도록 연임하는 국회의원들과 새내기 의원들이 공정하게 선거를 하기가 쉽지 않고, 또 이렇게 새로운 의원들이 들어와야 다양한 의견이 담겨진 법안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에서였다. 또 한 대학생은 학비도 어마어마한데 집에서 나와 자취를 해야 하는 학생들의 경우 주거비 역시 감당하기 어렵다며 ‘청년 주거 지원법’을 제안했다. 감옥 독방보다도 작은 고시원에서 청춘을 버텨내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이 절절히 담겨진 법안 아이디어였다. 

국민들의 이러한 제안에 그 자리에 참여한 현역 국회의원들은 적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 박주민 의원은 “마지막쯤 되니까 꼭 한 마디씩 하고 싶어하시더라”며 평소 국민들이 얼마나 하고픈 이야기들이 많았다는 걸 실감했다고 했다. 이용주 의원은 “200분의 국민의원들이 300명의 국회의원보다 더 많은 생각을 갖고 계셨다”고 말했고, 이정미 의원은 법안이 자신들을 위한 필요보다는 타인들을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음을 짚어내며 “함께 사는 공동체를 꿈꾸신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고 했다. 

<무한도전> 국민의원 특집은 예능이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정치에 대한 문턱을 대폭 낮춰주었고 법안이라는 것이 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안들이이라는 걸 확인시켜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인만이 아니라 국민들 역시 함께 머리를 모을 때 더 좋은 사회를 위한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무엇보다 <무한도전> 국민의원 특집이 특별하게 다가온 건 그 자리가 현 국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법안이란 사실 국민들이 느끼는 힘겨움이나 갈증, 불만 같은 것을 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정미 의원이 밝힌 것처럼 우리네 국민들이 자신만의 문제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보다 나아지기를 바라는 그 진심들이 느껴진 부분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뜻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Posted by 더키앙

기획부터 시청자와? <무도>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나

 

사실 MBC <무한도전> ‘특별기획전은 사실 제작진들이 해야 할 일들을 하나의 방송 아이템으로 만든 것이다. 즉 본래 기획 작업은 방송에는 나올 이유가 없다. 사전 기획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질 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이것을 한 회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보여줬다. 아이템을 기획하는 과정조차 프로그램화한다는 것. 이건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해야 하는 <무한도전>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 멤버들이 그간 갖가지 도전들을 해왔기 때문에 방송을 스스로 기획하고 프레젠테이션하는 일도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렇게 마구 던진 듯한 기획들이 의외로 신선하다. 하하와 광희가 낸 바보전쟁은 또 바보 아이템이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른바 바보 어벤저스를 꾸린다는 발상 자체가 흥미롭다.

 

지난 식스맨의 바보 캐릭터 버전 혹은 못친소의 바보 버전처럼 여겨지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바보라는 소재가 마음을 잡아끈다. 그건 단지 웃기기 때문만이 아니다. 거기에는 속으론 울면서도 겉으론 웃고 있는 광대들의 초상이 겹쳐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큰 웃음 끝에 의외로 짠한 면까지를 발견해낼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닌가.

 

<전원일기>를 리메이크하자는 박명수와 정준하의 토요일 토요일은 드라마다<토토가>의 연장선 위에서 대박 아이템의 기미가 보인다.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만의 드라마 도전이라면 이미 예전에 한 적이 있고 그리 신선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전원일기>의 출연자였던 최불암이나 김혜자, 김수미 같은 배우들이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만드는 리메이크라면 말이 달라진다.

 

무려 22년간 방영되었던 <전원일기>. 세대를 걸쳐 있는 이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라면 그 도전자체가 하나의 향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도전이 그저 향수나 추억거리에만 머무는 건 아니다. 최근에는 사라지고 있는 농촌드라마에 대한 의미 있는 가치부여가 될 수도 있고, 그것은 나아가 도시에 비해 소외되어 있는 농촌에 대한 재조명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무한도전> 특유의 몸 개그가 섞인다면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가져갈 수 있는 아이템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예고제 몰래 카메라는 그 발상이 신선하다. 사실 몰래 카메라는 말 그대로 몰래찍는 것이다. 그러니 예고제라는 수식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두 단어가 묘한 조합을 이루는 건 이렇게 예고함에도 불구하고 찍혀진 몰래 카메라에 의외의 진짜 모습들이 포착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게다가 예고제 몰래 카메라는 사실상 지금 현재의 우리들이 매일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과거에 몰래 카메라는 말 그대로 누가 찍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디서든 누군가 우리를 찍고 있다는 사실을 다 알면서도 그걸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 예고제 몰래 카메라는 몰래 카메라의 현재화되고 진화된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이렇게 기획 단계부터 그것을 프로그램화하고 제작진이 기획하는 게 아니라 출연자들이 그걸 직접 기획하는 식으로 장기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내겠다는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물론 가장 큰 것은 오래도록 함께 해와 <무한도전>을 가장 잘 아는 멤버들이 사실상 제작진이나 다름없는 발상들을 가장 잘 낸다는 것이고, 또 이에 대한 판단도 오래도록 함께 해온 시청자들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일 게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성패에 대한 부담감 없이 툭툭 아이디어를 마구 던질 수 있는 그런 <무한도전>만의 공기가 아닐까. 성공과 실패에 대해 물은 필자의 질문에 김태호 PD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성공하면 그걸로 마무리된 것이고 실패하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죠.” 즉 모든 아이템들을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당장의 실패도 궁극의 성공을 향한 또 다른 기회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특별기획전의 아이템들 하나하나가 큰 부담감 없이 툭툭 나온 것치고는 모두 대박의 느낌이 나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독특한 <무한도전>만의 과정 지향적 제작방식이 만들어낸 것일 게다. 결과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직된 우리 사회를 떠올려본다면 이들이 하고 있는 이 유연한 작업의 방식들을 한번쯤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Posted by 더키앙

<어벤져스>와는 다른 <매드맥스>의 입소문 질주

 

79년도에 상영되어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이끌어냈던 멜 깁슨의 <매드맥스>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훨씬 다이내믹한 카메라 기술과 CG로 총무장해 다시 돌아온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는 더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의 <매드맥스>가 사막과 펑키한 폭주족들 그리고 헤비메탈한 스타일을 엮어낸 그 기발한 아이디어에 환호 받았다면 돌아온 <매드맥스>는 이것을 심지어 예술적인 영상연출로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 영화 <매드맥스>

모래 폭풍 속으로 뛰어 들어가 질주하는 차들을 잡아낸 영상은 마치 초현실주의 예술 작품의 세계 속에 관객이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사람을 피 주머니라고 부를 정도로 물질화되어 보이는 육체가 터지는 폭탄 위로 날아다니고, 질주하는 자동차 위에서 다른 자동차로 뛰어오르는 장면들은 액션을 넘어선 퍼포먼스로 보인다. 장대 위에 사람을 태워 마치 낚시질하듯 도망치는 여자들을 낚는 장면의 기발함은 이 감독의 상징체계가 얼마나 남다른가를 잘 보여준다.

 

놀라운 건 영상연출만이 아니다. <매드맥스> 특유의 의상과 헤비메탈 스타일은 하나하나가 캐릭터처럼 보인다. 자동차 앞에 매달려 진군의 헤비메탈 연주를 하는 괴상한 사내가 주는 기묘함은 <매드맥스>만의 독특한 세계를 잘 대변해준다. 온몸에 하얀 칠을 하고 죽음을 구원이라 부르며 전쟁 속으로 뛰어드는 워보이들이나, 자유와 희망을 찾아 도주하는 여성들 그리고 그녀를 돕는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 같은 인물들은 하나하나가 잘 구축된 캐릭터들이다.

 

무엇보다 맥스보다 더 주목되는 여주인공 퓨리오사의 카리스마는 압도적이다. 한쪽 팔이 잘려져 기계 팔을 덧대고 있는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강렬한 존재감은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주인공 맥스는 마치 퓨리오사를 돕는 조력자처럼 보인다. 그것은 이 영화가 폭력에 맞서는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퓨리오사는 똑같은 폭력으로 남성적 폭력의 세계에 대항하고 있지만 그녀가 지키는 여성들은 척박한 사막 위에 씨앗을 심으려는 여성성을 상징한다.

 

사막은 이 영화의 숨겨진 주인공이다. <매드맥스>가 호주라는 공간에서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건 그 드라이 랜드라고도 불리는 호주의 특징을 이 영화가 가장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막화가 진행되는 그 곳의 풍경들은 아마도 조지 밀러 감독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사막이라는 텅 빈 공간은 그래서 감독의 손길에 의해 기막힌 스타일의 이야기들이 채워지는 가능성의 스크린이 되었다.

 

<매드맥스>는 새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어벤져스2>의 수치가 얼마나 무색한 것인가를 확인하게 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마케팅과 극장의 몰아주기로 탄생한 천만 관객이 영화의 질적 우수함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2시간이 어떻게 훌쩍 지나갔는지 알 수 없는 압도적인 몰입감의 재미에 심지어 예술미까지 느끼게 되는 영상 연출, 그리고 결코 유치하게 보이지 않는 영화적 메시지까지. <매드맥스>의 입소문 질주는 천만 <어벤져스2>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

 

Posted by 더키앙

<가족끼리 왜이래>, 뻔해 보여도 눈을 뗄 수 없는 까닭

 

<가족끼리 왜이래>는 전형적인 KBS표 주말드라마다. 여전히 대가족이 등장하고 자식들은 저마다 부모 맘 같지 않아 속을 썩인다. 가족 갈등은 드라마의 메인 테마이고 거기에 신데렐라 상황과 결혼 문제도 빠지지 않는다. 이 정도는 KBS 주말드라마의 공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무수히 많이 봐왔던 가족드라마와 <가족끼리 왜이래>는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가족끼리 왜 이래(사진출처:KBS)'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이 드라마는 한 번 보면 눈을 떼기가 어렵다. 거기에는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불효자식들부모 맘 몰라주는행동들이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들여다보지도 않고, 또 언제나 늘 그렇듯이 도움을 주던 부모라는 존재를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이 뻔해 보이는 이야기가 가진 울림이 의외로 커질 수 있다.

 

주말 가족드라마 같은 장편 드라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드라마의 운용이다. 어떤 갈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또 그 갈등이 향후에 가장 큰 이야기 줄거리와 어떻게 연결되어 더 큰 폭발력을 만들어내는가 같은 효과는 드라마 운용의 능력이 좌우하기 마련이다. 또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너무 무겁거나 우울하게만 흘러가도 문제이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기만 한 것도 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가족끼리 왜이래>는 드라마 운용 면에서 작가의 노련함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특히 드라마의 분위기를 적절히 유지해내는 균형 감각이 탁월하다. 아버지 차순봉(유동근)이 자식들에게 뭐든 오냐오냐 해주며 자신은 정작 바보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던 초반부만 해도 이 드라마가 지나치게 아버지 신파로 흘러가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만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차순봉이 갑자기 자식들을 상대로 불효자식 소송을 단행하면서 드라마는 침체된 분위기를 다시 띄웠다. 그래서 그 기조에 이 차순봉이라는 아버지의 가슴 아픈 부성애를 바탕에 깔아놓고는 그 위는 코믹한 전개로 흘러가게 하는데 성공했다. 차강심(김현주)과 문태주(김상경)의 밀고 당기는 관계는 로맨틱 코미디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드라마에 전형적인 혼사장애 문제를 심어 넣어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김상경이 왜 문태주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토록 과장된 연기변신을 했는가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 가볍게 터치해나가는 드라마의 분위기는 결국 차순봉의 시한부 인생이 밝혀지는 그 순간의 폭발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 것도 모르고 웃고 즐기던 그 분위기가 사실은 아버지 차순봉의 희생과 배려 안에서 가능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자식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줄 것인가는 그래서 이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한다.

 

KBS 주말드라마의 성격상 전통적인 시청층인 부모 세대들이 이 드라마의 주 시청층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 차순봉으로 대변되는 아버지의 입장은 고스란히 부모 세대의 마음을 울린다. 자식이 유명한 의사지만 정작 그 자식이 아버지의 병조차 모르고 있다는 아이러니는 이 시대 모든 잠재적 불효자들의 부채감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불효자들의 회한은 의외로 거대한 힘을 발휘한다.

 

죽음이란 너무나 보편적이어서 어찌 보면 뻔해 보이기까지 하는 소재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그 뻔하게 여겨온 우리의 잘못이 더 클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신드롬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그 죽음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과거보다 훨씬 더 깊어졌다. 그만큼 우리가 주변에서 죽음을 더 많이 접하게 되면서 생겨난 자각일 것이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차순봉이란 아버지가 매일 적어가는 버킷 리스트는 그래서 너무 뻔하게 여겨지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Posted by 더키앙

<런닝맨>의 진화, 시청자 참여로 가능해지나

 

본래 게임이라는 게 그렇다.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더 재밌고, 하다가 조금씩 새로운 룰 같은 걸 만들어 변형시켜나갈 때 더 재밌다. <런닝맨>의 가장 큰 고충은 끊임없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작진이 제 아무리 대단한 게임 매니아이고 아이디어 뱅크라 하더라도 수년을 반복하다보면 어떤 한계점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럴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그 아이디어를 시청자들로부터 받는 것이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보다 수백 수천 명의 아이디어가 더 좋을 수 있다는 것. <런닝맨> ‘홍콩에서 온 편지편은 그 훌륭한 사례다.

 

'런닝맨(사진출처:SBS)'

홍콩의 팬 아이린양이 제안한 게임은 장기를 응용한 게임이었다. 동양권에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기라는 게임에서 초와 한의 왕과 차, , , 졸을 가져와 <런닝맨>의 이름표 떼기 게임과 접목시킨 것. 초와 한으로 나뉘어져 각자 가진 기물을 이용해 상대편 낮은 서열의 기물을 없애는 방식은 마치 현실 밖으로 나온 장기 게임을 연상케 함으로써 더욱 흥미로워질 수 있었다.

 

<런닝맨>은 그간 여타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도하곤 했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구상해 왔다. 하지만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특성 상 시청자 참여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아이린양이 보여준 시청자 참여 형식은 <런닝맨>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시청자도 참여하고, 아이디어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이 끝나고 숨어 있었던 아이린양이 직접 나와 상을 수여하는 장면은 그래서 여러 가지 의미를 남겼다. <런닝맨>의 팬들이라면 아이린양이 그런 것처럼 누구나 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픈 욕구를 가질 것이다. 직접 자신이 만든 게임판 위에서 <런닝맨> 출연자들이 게임을 하고 그 우승자에게 자신이 상을 준다고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흥분되는 일이겠는가.

 

이것은 한때 침체의 길을 걷다가 다시 부활한 레고가 시도했던 방식이기도 하다. 전 세계 레고 동호인들의 대회를 통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끌어 모으고 그것을 상품화함으로써 팬들을 제작에 참여시켰던 것. 프로슈머의 시대에 소비자(시청자)의 참여는 상품(콘텐츠)의 진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한 가지 길로 달려온 <런닝맨>은 실로 다양한 놀이와 게임의 룰을 개발해냈다. 이름표 떼기, 물총 쏘기, 스파이 미션, 공포의 방울 레이스, 보물 찾기 등등 우리가 게임이나 놀이 등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것들은 물론이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만한 추리극 형식이나 판타지 같은 장르까지 게임화 하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주말 예능이라는 지점에 있어 너무 복잡한 게임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위험성이 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도전과 편안함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으려 노력해왔던 흔적도 역력하다. 이제는 <런닝맨>이라는 문호를 시청자들에게 개방해야 할 때다. 시청자들이 생각해낸 게임을 마치 테스트하듯이 실현해 보이는 일은 시청자와 함께 뛰는 <런닝맨>이라는 새로운 모토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제안된 게임들 중 어떤 것이 견고하고 훌륭했는가를 품평하는 시간도 가능할 수 있다. 시청자 참여로 <런닝맨>은 과연 새로운 진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실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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