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로 앵커 복귀하는 손석희, MBC는 왜?

 

손석희가 앵커로 복귀한다. 지난 2000년 MBC <아침뉴스 2000> 이후 13년만의 앵커자리 복귀다. 그런데 그가 복귀하는 곳은 친정인 MBC가 아니라 JTBC다. 앵커로서 또 시사교양프로그램과 라디오 MC로서 손석희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 아나운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그런 아나운서를 놓치는 건 방송사로서는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즉 MBC를 떠나 JTBC에 새로운 둥지를 튼 손석희 사장은 그 거취 자체로 그간 MBC의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이었는가를 말해준다.

 

'JTBC 뉴스 시사(사진출처:JTBC)'

손석희의 앵커 복귀로 JTBC의 시사 보도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물론 지금껏 채널A나 TV조선 같은 종편 채널들의 시청률에 목맨 마구잡이식 보도 행태로 종편 전체의 시사 보도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손석희가 JTBC의 보도 부문 사장으로 영입되고 온전히 그의 손에 시사 보도 프로그램이 맡겨진 상황이니만큼 얼마나 다른 방송이 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졌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손석희가 아닌가.

 

손석희가 앵커로 복귀할 <뉴스9>이 뉴스의 패턴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미 속보전에서 뉴 미디어에 밀려버린 TV 뉴스의 새로운 환경 속에서 뉴스 보도 패턴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 <뉴스9>은 이러한 관행적으로 해온 리포트의 백화점식 나열을 자제할 거라고 한다. 대신 당사자나 전문가 인터뷰, 심층취재를 강화해 TV 뉴스만의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

 

이밖에도 시사 부문에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 교수가 <정관용 라이브>를 맡고, MBC에서 퇴사해 프리선언을 한 문지애 아나운서가 일일 교양 프로그램 <당신을 바꿀 6시>의 진행자로 나선다고 한다. 여기에 역시 MBC에서 퇴사해 프리랜서가 된 오상진 아나운서는 이미 <비밀의 화원>이라는 프로그램에 MC로 활약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손석희, 문지애, 오상진 모두 MBC가 밀어낸 아나운서들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것을 사적인 네트워크의 시각을 볼 필요는 없다. 프리선언한 아나운서들이야 방송이 생계일 수밖에 없고 문지애나 오상진은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인지된 아나운서들이 아닌가. 그러니 이들이 JTBC로 가든, 아니면 케이블 방송을 하든(오상진은 실제로 여러 방송국의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그것을 백안시할 필요는 없을 게다.

 

다만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왜 MBC는 이렇게 촉망받는 아나운서들을 모두 온전히 키워주지는 못할망정 밀어냈던가 하는 점이다. 아나운서들은 사실상 방송 배정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존재감 없이 사라져버릴 수 있는 직업군들이다. MBC 사태에 대해 그 누구보다 큰 목소리를 냈던 문지애나 오상진이 방송국 내에서 어떤 처지였을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무수한 선배들이 아직도 프로그램 하나 맡지 못하고 외곽으로 떠돌고 있지 않은가.

 

보통의 회사원들이 사표를 낼 때와 마찬가지로, MBC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사표를 쓴 것 역시 물론 개인적인 사정이나 진로가 있었을 것이다. 즉 문지애 아나운서나 오상진 아나운서가 류승룡이 소속된 프레인 TPC에 모두 전속계약을 한 것은 이들 역시 나름의 목표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사표를 내는 이들을 관리하지 못한 건 역시 회사의 책임이 크다. 손석희를 비롯해 최일구, 문지애, 오상진 등 간판급 아나운서들이 빠져나가면서 MBC는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도 상당부분 놓친 게 사실이다.

 

한때 서민들의 입과 귀를 대변해주었던 <MBC뉴스데스크>는 신뢰를 잃은 지 오래고, <PD수첩>이나 <시사매거진 2580> 같은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인기도 시들해진 상태다. 교양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다큐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한 때 금요일 저녁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MBC스페셜>은 근 몇 년만에 그 존재감을 상실한 상태다.

 

결국 방송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특히 방송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얼굴인 아나운서의 위치는 그래서 중요하다. 결국 그 얼굴들로만 보면 MBC는 JTBC보다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뉴스 시사 프로그램이 사실상 방송의 신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이것은 MBC로서는 치명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MBC를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들었을까. 물론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앞으로 손석희가 이끄는 JTBC 뉴스 시사 프로그램의 행보는 MBC에게는 그 자체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승은씨 아나운서가 맞긴 맞나요

 

이정희 후보가 언제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나? 지난 16일 주말 저녁 <뉴스데스크>에서는 귀를 의심케 하는 양승은 앵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주통합당 이정희 후보가 오늘 토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습니다." 통합진보당 전 대선후보였던 이정희 후보를 ‘민주통합당 이정희 후보’라 말한 것. 말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중대한 사안이고 중대한 시기다. 대선을 겨우 3일 앞두고 있어 모든 유권자들의 귀가 뉴스보도에 집중되어 있는 시점이 아닌가.

 

'뉴스데스크'(사진출처:MBC)

통합진보당을 민주통합당으로 그저 말실수 한 것이라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뉘앙스는 너무나 엄청나다. 이정희 후보의 대선 TV토론 출연의 의미를 곡해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정희 후보는 물론 문재인 후보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를 이번 선거의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두 후보의 정책노선이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양승은 앵커의 이 말실수(?)는 마치 이 두 후보를 한 카테고리로 묶어버린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정치적 상황에 민감한 유권자들이야 그 실수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유권자들로서는 오해하기 십상인 잘못이 아닐 수 없다.

 

답답한 것은 양승은 앵커의 이런 실수와 그로 인한 논란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터넷에 양승은 앵커를 검색하면 쏟아져 나오는 단어들은 말실수, 멘트 실수, 방송사고, 논란 같은 부정적인 것들 일색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지난 달 11일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대선이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고, ‘시사만평’ 코너에서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말하는 방송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런 방송사고가 MBC 뉴스에는 이제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한 아나운서가 이렇게 반복해서 사고를 내는 건 심지어 그 의도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지난 달의 멘트 실수는 양승은 아나운서의 실수가 아니라 제작진이 스크립트를 잘못 넣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 최재혁 아나운서 국장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생기는 것 같다. 공교롭게도 겹쳐서 사고가 나 안타깝다. 너그러운 시선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또 벌어진 사고. 이것을 어떻게 그저 우연히 생겨난 실수로 볼 것인가. 제 아무리 스크립트가 잘못 들어왔다고 해도, 조금만 생각이 있다면 멘트를 할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을 게다. 그런 대처능력이 또한 필요한 자리가 앵커가 아닌가.

 

과거 올림픽 방송 때 양승은 아나운서는 이른바 ‘모자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나름 영국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한 의상이라고 해도 너무 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나운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이런 외적인 것이 아니라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있다. 바로 이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을 하지 못하면 그 뉴스 전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참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양승은 아나운서의 잇따른 실수와 방송사고, 논란을 어떻게 볼 것인가. 물론 그 반 이상은 제작진의 잘못이 맞겠지만 그것을 순간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앵무새처럼 전한 아나운서의 자질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쩌면 제작진의 의도로까지 비춰질 수 있을 게다. 한 번이야 실수로 눈 감아 줄 수도 있겠지만 이건 이미 어느 선을 넘어버렸다. 언제까지 시청자들이 엉터리 방송을 용인해줄 수 있을까. 이제 시청자들도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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