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694)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483)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207,195
Today128
Yesterday218

‘커피프렌즈’ 보니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겠네

“정확히 1분30초 후에 주문 받으러 올게요!” tvN 예능 프로그램 <커피프렌즈>에서 양세종은 야외테이블 손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쌩하고 뛰어 카페로 간다. 점점 손님이 많아져 이제는 빈자리로 남아있는 테이블을 보는 일이 거의 없어진 카페. 한꺼번에 손님이 몰려와 한꺼번에 주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멘붕이 안오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그나마 막내 알바생(?)으로 백종원이 합류해 역시 능수능란한 ‘장사의 신’다운 면모로 주문이 밀리거나 재료가 떨어졌을 때 척척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어 어쨌든 장사초보인 카페 사람들은 한 숨을 돌린다. 설거지만 설거지, 요리면 요리, 떨어진 재료도 미리미리 준비해주고 심지어 손님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요리에 기분 좋은 멘트까지 더해주니 뭐가 걱정이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마치 보이지 않게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며 카페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양세종이 눈에 띈다. 영상을 통해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의 다양함을 보면 실로 그 없이 이 카페가 돌아갈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 막내로 와서 했던 설거지는 물론이고, 홀과 야외테이블을 뛰어다니며 주문을 받는 홀 서빙, 귤을 따서 포장하고 껍질을 벗겨 감귤주스 재료를 준비하고 때때로 주방에 들어가 밀린 요리들도 돕는다. 특히 스튜는 처음엔 거기 들어가는 식빵만 구워주다가 차츰 자신이 전담하는 메뉴처럼 요리를 해낸다. 

하지만 양세종의 진가는 그 남다른 ‘감수성’에서 비롯된다. 밀려드는 주문에 요리를 해내기 정신이 없는 유연석을 보며 어딘가 자신이 도움이 되어야겠다 생각하게 되는 건, 그 입장을 내 일처럼 들여다보려는 그 감수성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양세종은 유연석에게 들어온 주문을 보다 쉽게 알려주는 중간 역할을 함으로써 그가 요리에만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게다가 요리하랴 주문받으랴 서빙하랴 정신없는 카페 동료들을 위해 손호준에게 간단하게 커피를 내리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손님에게 내주려는 게 아니라 카페 동료들에게 만들어 잠시간의 여유라도 주려는 그의 남다른 배려였다. 고지한대로 시간을 정확히 지켜 주문을 받으러 달려가는 양세종에게서 그가 얼마나 성실하며, 배려가 깊은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입장을 미리미리 들여다보려는 ‘감수성’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그는 혼잣말을 하는 독특한 습관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마치 자기가 자신에게 일을 시키는 것처럼 혼잣말을 하며 일을 하는 모습. 하지만 그건 어찌 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잊지 않고 해내려는 의지처럼 보였다.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손님을 맞거나 새롭게 막내(?)가 들어오거나 할 때면 다정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단 한 차례 있었던 너무 바빠 늦어진 음식 때문에 그냥 떠나는 손님에게 달려나가 연거푸 인사를 하며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 데서는 그 진심마저 느껴졌다. 그 손님들이 오히려 응원까지 해주고 갈 정도로 느껴졌던 훈훈한 진심.

사람의 진가는 그 일상적인 삶의 습관이나 태도 속에서 묻어난다고 했던가. 혼잣말을 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꼼꼼하게 일을 해내고, 그러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어떻게 편하게 해줄까를 고민하는 모습에서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를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좋은 인성은 그가 좋은 연기를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커피프렌즈’ 백종원을 알바생으로, 현명한 게스트 활용법

tvN 예능 프로그램 <커피프렌즈>를 보며 처음엔 이런 형식으로 몇 회나 가능할까 싶었다. 커피와 간단한 음식을 곁들인 브런치 카페. 이 프로그램의 주축인 유연석과 손호준이 만나 최지우와 양세종을 섭외하고 제주도의 감귤농장에 붙어 있는 창고를 개조해 카페를 열었을 때, 그 이야기는 다소 단조로울 수 있다고 여겨졌다. 실제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어 서빙하고, 손님들의 반응과 기부형식으로 하는 계산, 그리고 영업종료 후 이어지는 정산 과정은 처음 볼 때는 흥미로웠지만 반복되면서 비슷비슷한 그림으로 채워졌다. 이러니 과연 몇 회나 지속될까 의구심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tvN <커피프렌즈>는 벌써 6회분이 방영되었고 시청률도 5% 이상(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추진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걸까. 거기에는 <커피프렌즈>가 또 하나의 동력으로 세운 게스트 활용법이 있다. 최근 JTBC ‘SKY 캐슬’로 주목받은 배우 조재윤이 막내 알바생으로 투입되면서 그 막내의 자리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변수가 되어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소 무섭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귀여운 면이 있고 또 반전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하는 인물. 막내였던 양세종이 선임이 되고 조재윤이 후임으로 설거지옥(?)에 들어가는 상황은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애초 유연석과 손호준이 직접 섭외를 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됐던 유노윤호가 그 막내의 자리로 들어섰다. ‘가장 싫어하는 벌레가 대충’이라는 말로 열정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유노윤호는 역시 “대충은 없다”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흡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막내는 선우. 유연석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손이 가는 곳에서 열심히 뛴 선우 덕에 매출이 100만원이 넘었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새로운 게스트들이 막내로 들어오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어느 정도 패턴이 생기기 시작했다. 쉬운 일 일거라 믿고 내려왔던 게스트가 오자마자 앞치마에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다가 차츰 적응해 가는 과정들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커피프렌즈>는 백종원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유연석과 손호준은 음식을 가르쳐주는 백종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고 백종원은 선선히 승낙했던 것. 아마도 이 섭외에는 과거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로 맺어진 백종원과 박희연 PD의 인연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을 게다.

백종원을 막내 알바생으로 투입시킨 건 역시 신의 한 수였다. 점점 메뉴의 가짓수가 늘다 보니 점점 진짜 카페 같아진 이 곳은 다소 정신없을 정도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전설의 알바생’을 투입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었다. 최지우는 백종원이 오면서 너무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카페 영업에 놀라워했다. 설거지면 설거지, 요리면 요리 척척 손길만 닿으면 빛의 속도로 해결하는 이 전설의 알바생은 심지어 그가 막내로 서 있는 그 예능적인 풍경까지 만들어내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습관적인 사장’의 모습을 간간히 드러내는 걸로 웃음을 주며.

다음 주 예고편을 보면 남주혁과 엑소 세훈이 새로운 알바생으로 등장할 거라고 한다. <커피프렌즈>가 가진 최대의 즐거움이 바로 보는 즐거움이다. 예쁜 카페와 그 곳을 찾는 예쁜 사람들 그리고 그 곳에서 일하는 선남선녀들. 여기에 남주혁과 세훈까지 들어가면 말 그대로 비주얼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디 예쁜 것이 비주얼만이랴. 이런 화려한 게스트들이 <커피프렌즈>를 기꺼이 찾아오게 된 그 마음이 더 예쁘다. 그것은 바로 기부의 좋은 뜻을 공유하게 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니 말이다. <커피프렌즈>의 단조로울 수 있었던 이야기는 그래서 이렇게 기꺼이 찾아 준 화려한 게스트들로 인해 풍성해졌다. 백종원이 막내 알바생으로 기꺼이 참여할 정도니 말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가격을 지우자 거래가 모금이 된 '커피 프렌즈'

“좋은 취지 같아. 따로 기부할 수 없잖아. 기회가 별로 없잖아. 예솔아 오늘 아빠가 쏜대.” 예솔이 엄마가 하는 그 말에 아빠는 음식값에 비해 훨씬 많아 보이는 지폐를 모금함에 넣는다. 예솔이 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반색하고 예솔이에게 아빠의 기부를 자랑한다. 그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배경으로 예솔이의 얼굴이 화면 가득 채워진다. 

tvN <커피프렌즈>에서 예솔이네 가족이 보여준 모습들은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을 그려낸다. 이곳은 기부를 콘셉트로 하는 카페다. 그래서 장사와는 다른 풍경이 그려진다. 아마도 아주 훗날 성장한 예솔이는 이 프로그램에서 엄마 아빠가 했던 이 말들과 행동들을 다시 보게 될 수도 있고 그러면서 미소 지을 지도 모른다. 이 광경을 보았던 시청자들처럼.

제주도의 감귤밭 창고를 개조해 만든 이 카페의 메뉴판에는 가격이 없다. 그래서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근데 보통 이 정도면 얼마를 내야 되나?”하고 궁금해 하는 것. 만일 이런 기부 콘셉트가 아니었다면 이런 행복한 고민은 없었을 게다. 하지만 기부한다는 그 말에 손님들은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저 음식을 맛있게 먹고 값을 치른 후 나서는 발길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더해지는 것.

사실 이런 카페는 있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영업을 하는 카페와는 완전히 다르다. 가격이 있고 없고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카페의 성격을 특징하는 중요한 차이가 된다. 가격은 거래가 생긴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그 공간을 상업적인 곳으로 만들어낸다. 장사를 하는 곳은 결국 얼마를 벌고 이윤을 얼마를 냈는가가 중요한 목표가 된다. 

물론 <커피프렌즈> 역시 얼마를 모으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하지만 이건 거래가 아니라 모금이다. 기부금 정산에서 이 곳을 운영하는 유연석, 손호준, 최지우, 양세종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모금함을 여는 건 돈을 벌었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설렘 때문이다. 별로 오랜 시간 영업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첫 날 정산금이 무려 57만8천3백 원. 그건 아마도 거래가 아닌 모금이라 가능했던 수치일 게다. 

가격을 지워내자 이 카페는 풍경 자체가 달리 보인다. 제주도에서 산다는 서로 존댓말을 쓰는 연인의 달달한 모습에 유연석이 ‘무리수(?)’ 멘트를 던지는 게 훈훈한 웃음을 주는 건 그래서다. 달달한 토스트가 매콤한 스튜보다 낫다는 손님에게 “두 분이 지금 한창 달달할 때라서”라는 말을 하고는 자신도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유연석과 그 이야기를 들은 손님들 그리고 거기서 함께 일하는 양세종과 조재윤 그리고 최지우의 어쩔 줄 몰라 하며 짓는 미소가 행복하게 느껴진다.

가격이 없는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음식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장사가 아닌 봉사를 하는 이들이 되고, 그 카페를 찾아 음식을 맛있게 먹고 돈을 내는 손님들은 거래가 아닌 기부를 하는 이들이 된다. 물론 이 풍경을 담아내는 프로그램도 단지 시청률만을 올리려는 방송이 아니라 일종의 재능기부 프로그램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가격 하나가 사라진 것이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들이다.

최근 들어 창업, 그것도 음식점을 여는 일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인지 관련 소재를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나영석 사단이 시도했던 <윤식당>이나 <현지에서 먹힐까> 같은 프로그램은 그래도 실제 장사라기보다는 창업에 대한 판타지가 담긴 프로그램이었다면,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은 본격적인 장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

물론 돈을 번다는 장사의 현실을 치열하게 담아내는 프로그램들이 그만한 현실 공감을 일으키고, 실제 상권까지 바꿔나가는 파괴력을 가진 게 사실이다. 잘만 운영되면 좋은 취지와 영향력을 가진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엇나가기도 하고 오해되기도 하는 건 아무래도 실제 장사라는 돈이 오고가는 민감한 부분이 얽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피프렌즈>는 이러한 실제 장사에 직결된 치열한 방송과는 사뭇 다른 편안함으로 시청자들을 인도한다. 가격을 지우자 생기는 즐거운 상상. <커피 프렌즈>의 풍경이 다소 단조롭고 심심하게 보여도 자꾸만 들여다보고픈 마음이 생기는 이유가 아닐까. 잠시간 거래 바깥의 세상을 둘러본다는 것.(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유연석·손호준의 ‘커피프렌즈’, 내내 느껴지는 훈훈함의 정체

“즐기면서 기부할 수 있는, 기부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일), 뭐가 있을까 그러다가 커피를 제공하고 우리는 대신 모금을 받고...” 유연석은 나영석 PD에게 ‘커피프렌즈’라는 기부 프로젝트에 대해 그렇게 설명했다. 유연석과 손호준의 이른바 ‘퍼네이션 프로젝트’로 알려진 커피프렌즈의 ‘푸드트럭’에는 ‘기부 한 잔의 여유 함께 하실래요?’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기부자들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따뜻한 마음까지 나눌 수 있는 프로젝트. tvN <커피프렌즈>는 이들이 해온 프로젝트를 프로그램으로 끌어안았다. 

나영석 PD는 유연석과 손호준에게 이 행사를 자신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사실상 그들이 해온 프로젝트에 은근히 숟가락을 얹는 일이지만, 훈훈하기 이를 데 없는 제안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로 우리에게 익숙한 박희연 PD나 기획적인 도움을 주는 나영석 PD나 모두 이 기부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은 <커피프렌즈>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그냥 제주도에 브런치 카페를 여는 게 아니고, 그 카페를 통해 ‘즐거운 기부’에 동참하겠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도의 귤밭에 있는 창고를 카페로 개조하는 일에 이들의 친구가 나서고, 통창으로 귤밭의 정경이 보이는 카페에서 도움을 줄만한 이들을 유연석과 손호준이 직접 전화를 해 참여시키는 과정 또한 훈훈한 풍경이 된다. 프로그램으로만 보면 출연자 섭외라고 할 수 있지만, 이 프로젝트로 보면 기부에 동참하는 이들을 찾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뜻 “형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참여한 양세종이나, 손호준의 요청에 기꺼이 참여의사를 밝히는 최지우가 이 귤밭에 만들어진 카페 커피프렌즈를 찾아오는 장면이 더 예쁘게 느껴진다. 

마치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정경이 그러했듯이, <커피프렌즈>는 유연석과 손호준에 최지우와 양세종까지 더해지니 일단 눈부터 흡족해진다. 여기에 제주도의 귤밭이 주는 풍광에 잘 꾸며진 카페와 거기서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 커피와 음식들이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선남선녀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그 풍경이 일단 즐겁고, 이들이 이렇게 모인 마음이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거기에 마치 카페 가득 채워질 것 같은 커피 향이 주는 훈훈함까지.

나영석 사단이 해온 꽤 많은 창업 소재의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커피프렌즈>는 창업 이전에 기부라는 따뜻함을 더함으로써 분명히 다른 색깔을 만든다. 이렇게 되니 이 외진 곳까지 굳이 찾아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가는 손님들까지 달리 보인다. 그들 역시 어찌 보면 유연석이 말하는 이 ‘즐거운 기부’에 동참하는 분들이 아닌가. 아이와 함께 여행을 왔다가 카페에 오게 된 한 손님은 이 곳에서 갑자기 만나게 된 이 시간이 한 해 동안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브런치 카페라는 특징은 식사를 위한 음식점과는 또 다른 <커피프렌즈>만의 풍경을 만든다. 카페라는 공간이 그러하듯이 음식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거기 함께 앉아 있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인근 학교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 곳을 찾은 선생님들은 2019년의 계획들을 이야기한다. 한 선생님은 휴직의 꿈을 갖고 있다며, 독일로의 유학을 꿈꾼다고 하고, 다른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쌤이 빠지면 큰일인데 그래도 선생님 꿈이니까 잘되면 좋겠다”고 말해준다. 또 “잠시 회사 생활을 잊고 여행 온 기분이 든다”며 이것이 “15분의 행복”이라고 말한다. 일상의 수다지만 거기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주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만들어진다.

이미 유연석과 손호준이 해오던 기부 행사에 나영석과 박희연 PD가 판을 벌였고, 거기에 최지우와 양세종이 동참했다. 그리고 하나 둘 찾아오는 손님들이 ‘즐거운 기부’에 동참하는 그 과정들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 또한 마음으로의 참여를 하게 만든다.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 무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거기 카페에 모여드는 마음들이 있어 그건 작은 기적처럼 보인다. 이것이 따뜻한 커피 한 잔과 간단한 음식이지만 보면서 내내 느껴지는 훈훈함의 정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시청자들은 외면하는데, 지상파에 쏟아지는 멜로물들

새로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지상파 3사 드라마 대결에서 기선을 잡았다. 첫 방 시청률 7.1%(닐슨 코리아). MBC에서 새로 시작한 <사생결단 로맨스>의 4.1%보다 앞섰고 이미 방영되고 있던 KBS <너도 인간이니?>의 5.6%도 앞질렀다. 

그런데 어쩐지 기선을 잡았다 해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는 헛헛함 같은 게 느껴진다. 언제부터 지상파 드라마들이 이렇게 소소해졌나 싶어서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이 모두 평범한 멜로물인데다, 그 이야기 구조도 새롭다 보기에는 너무 뻔해 보인다. 

고교시절 이제 막 좋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 버스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져 13년이나 누워 있던 우서리(신혜선). 그 버스에서 자신이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리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거라 자책하며 그 13년을 우서리를 바라보며 살아왔던 공우진(양세종). 우서리가 깨어나면서 시작되는 멜로다. 

‘사소한 일들’이 만들어내는 큰 변화를 말하는 이 드라마는, 그로 인해 벌어지는 불행과 행복을 담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는 그 이유도 다소 사소한 일들로 비롯된다. 우서리가 외삼촌(이승준)의 집인 줄 알고 찾아간 집에, 공우진이 조카인 유찬(안효섭)을 돌보러 찾아왔다 만나게 되는 것. 어찌 된 일인지 외삼촌은 소재를 알 수 없게 되었고 우서리는 의지할 데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이 드라마가 그리려는 건 아마도 불행한 사고 이후 모든 걸 잃어버렸던 우서리와 공우진이 다시 만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일 게다. 그 멜로적 구도나 ‘불행 끝에도 또 다른 행복이 있다’는 드라마의 주제의식은 충분히 이해되는 바이지만, 그것이 그다지 새롭거나 무게감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우서리와 공우진이라는 캐릭터와 그들의 멜로구도만이 있을 뿐.

이런 사정은 새로 시작한 MBC <사생결단 로맨스>도 마찬가지다. 아예 제목에 달아놓은 것처럼 이 드라마는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추구한다. 여기도 빠지지 않는 건 독특한 캐릭터다. 호르몬에 미친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이시영)와 승부욕의 화신 한승주(지현우)와 만나 만들어내는 밀고 당기는 로맨틱 코미디.

대작이 아니라도 기대작은 되어야 채널이 집중될 것인데,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은 너무 소소해졌다. 월화수목을 통틀어 10% 시청률을 넘기지 못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종영한 SBS <훈남정음>은 2% 대의 수목극 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소소한 드라마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로맨틱 코미디류의 멜로물들이다. 

이미 시청자들은 지상파 멜로물에 대해 외면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상파들은 계속 멜로물들만 세워두고 있다. 좋은 작가, 작품들이 비지상파로 빠져나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지상파의 기획이 예전만 하지 못해서일까.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지상파 주중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봐야 할 이유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반가운 신인 양세종·박혜수, 호평도 혹평도 자양분 삼아야

신인 연기자가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연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일천할 수밖에 없는데다 배역 또한 존재감 있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나란히 등장한 신인, 양세종과 박혜수는 다르다. 그들은 신인이지만 꽤 중요한 배역을 맡았다. 박혜수는 사임당의 젊은 시절 역할을 맡았고, 양세종은 그 시절과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이겸 역할과 현대로 넘어와 서지윤(이영애)과 과거 사임당의 행적을 추적해가는 조교 역할을 동시에 맡았다. 

'사임당, 빛의 일기(사진출처:SBS)'

흥미로운 건 두 신인배우들이 모두 최근 들어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혜수는 <K팝스타>로 먼저 얼굴을 알렸지만 SBS <용팔이>에 출연한 후 JTBC <청춘시대>에서 호평을 받았고 tvN <내성적인 보스>에선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다. 양세종은 SBS <낭만닥터 김사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SBS <사임당>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여러 작품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두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박혜수의 경우, <내성적인 보스>와 <사임당> 모두 연기력 논란을 겪고 있다. 차분한 역할로 <청춘시대>에서 받았던 호평과 달리 활달한 성격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내성적인 보스>에서는 연기의 과잉을 지적받고 있다. <사임당>의 경우도 비슷하다. 쉽지 않은 사극 연기인데다, 발성에 있어서 아직까지 준비된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어린 사임당이 이겸과 어쩔 수 없이 이별하고 다른 남자와 혼인을 맺는 그 비극적 상황에서 그래도 괜찮은 몰입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아직 신인이기 때문에 부족한 면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약점과 강점을 정확히 알고 여러 연기를 경험해가며 부족한 점들을 채우는 것이 신인들에게는 필요한 일이다. 

반면 양세종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거대병원 원장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스스로 서려는 도인범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이기적인 면면을 가진 그가 차츰 강동주(유연석)와 함께 동료의식을 배워가고 자신을 성장시켜가는 과정을 잘 소화해냈다. 

<사임당>에서도 양세종은 신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1인2역을 해내고 있다. 과거 조선시대에서는 이겸이라는 풋풋하면서도 비극적인 인물을 소화했다. 현대로 넘어와서는 훨씬 더 신세대에 가까운 가벼운 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서지윤과 선후배 관계지만 미묘한 멜로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양세종의 강점은 무엇보다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잉되게 밖으로 무언가를 표현해내려 하기 보다는 안으로 감정을 꾹꾹 눌러 표현할 줄 안다. 

평가는 엇갈리게 되었지만 박혜수도 양세종도 신인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 평가는 어쩌면 배역에 따른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캐릭터를 맡게 되느냐에 따라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건 신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다. 하지만 요즘처럼 신인배우 찾기가 어려운 시절에 이런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호평이든 혹평이든 자양분 삼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Posted by 더키앙

<낭만닥터> 고구마 시국 날려준 사이다 낭만 드라마

 

그냥 닥치고 조용히 내려와! 추하게 버티지 말고 내려와서 네가 싼 똥 네가 치워. 됐냐?” 어째서 이 평범해 보이는 대사는 이토록 다른 뉘앙스로 들리게 된 걸까. 이 대사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김사부(한석규)가 도윤완(최진호) 원장에게 던지는 일갈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사진출처:SBS)'

도원장은 과거 자신이 조작한 대리수술의 증거들을 김사부가 내놓자, 자신이 병원장직을 유지하게 되면 돌담병원을 외상전문센터로 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한다. 하지만 그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하자 그럼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 도 원장에게 김사부가 던지는 속 시원한 한 마디.

 

이 대사 한 마디에는 어째서 우리가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에 그토록 빠지고 열광했던가가 들어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지금의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퍽퍽해진 고구마 시국에 잠깐이라도 속 시원함을 안겨준 사이다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드라마 안의 스토리에 맞게 돌아가는 대사이고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현 시국에 바라는 마음 그대로였다. 탄핵 국면과 특검 상황 속에서도 버티기에 돌입한 그들에게 던지는 일갈. 갈수록 추하게만 느껴지는 그 모습들로 더더욱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들을 향한 김사부의 한 마디.

 

그러고 보면 <낭만닥터 김사부>는 의학드라마의 탈을 쓴(?) 현실 비판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결국 낭만을 소환해온 건 자본과 권력으로 움직이며 낭만이 사라져버린 세상에 그래도 끝까지 지켜야 가치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 낭만 없는 세상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던진 김사부는 그 스스로 붙인 이름처럼 세상의 사부가 되었다.

 

그런 사부 밑에서 제대로 된 제자들이 생겨난다. 강동주(유연석)는 과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으로 의사가 되고 그래서 성공해 권력을 잡으려 했지만 김사부를 만나 변화한다. 진정한 의사의 길을 깨닫게 된 것. 그저 금수저 경쟁자로만 생각했던 도인범(양세종)에게 함께 수술하자고 손을 내밀며 그 스스로 변화하자, 그 변화의 힘은 도인범 또한 변화시킨다.

 

아버지 도윤완의 권세 밑에서 자라온 도인범은 돌담병원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의 진면목을 찾았다고 아버지에게 털어놓는다. 거대병원으로 돌아오라는 아버지에게 그는 돌담병원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아마도 이 부분은 <낭만닥터 김사부>가 전하는 잘못된 권력에 대한 가장 큰 복수일 게다.

 

아직 세상에는 의사 사장이 아니라 의사 선생이 되고 싶은 애들이 많다. 인범이를 포함해서 말이다.” 김사부가 도윤완에게 던지는 이 한 마디는 실로 낭만적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건 의사의 본분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지만 어느 샌가 생명을 담보로 돈 버는 일이 되어버린 현실을 꼬집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의사라는 직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게다. 검사도 판사도 심지어는 장관도 대통령도 곱씹어야할 이야기.

 

콘트롤 타워가 부재한 우리네 현실에 김사부는 하나의 해답을 내놓는다. 우리는 흔히들 잘못된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곤 하지만, 진정 세상을 바꾸는 일은 거기 사는 사람들이 먼저 살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저마다 자기의 본분을 지키며 노력하는 것. “세상 바꿔보겠다고 이 짓 하는 것 같냐. 난 사람 살려보겠다고 이 짓거리 하는 거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사람이 산다.” 드라마를 뚫고 나와 현 시국에 대한 일갈로 들리게 된 김사부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여전히 귓가에 쟁쟁하게 울린다

Posted by 더키앙

<낭만닥터 김사부>, 유연석과 강동주의 평행이론

 

잘 되는 드라마에는 좋은 캐릭터들이 많기 마련이고, 좋은 캐릭터들은 그걸 연기하는 연기자들의 잠재력을 깨워준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강동주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유연석이 그렇다. 드라마 속에서 강동주의 성장이 놀라운 것처럼, 그걸 연기해내는 유연석이란 연기자의 성장 또한 놀랍다.

 

'낭만닥터 김사부(사진출처:SBS)'

아버지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신 것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던 강동주라는 아이는 어느 새 훌쩍 자라 의사가 되었고, 힘이 있어야 진실도 밝힐 수 있다며 성공을 꿈꾸었다. 하지만 기회를 잡기 위해 무리하게 한 수술의 실패로 인해, 거대병원에서 돌담병원으로 좌천된 그는 김사부(한석규)를 만나게 되면서 의사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된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갖고 있는 강동주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연기자 유연석이 걸어온 길과 맞닿는 면들이 있다. 유연석은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그다지 빛을 보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 역할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 후로도 <꽃보다 청춘> 같은 예능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지만, <맨도롱또똣>에서는 그리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유연석에게서 느껴지는 건 연기자로서의 욕심과 야심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지는 못했다. 그러던 그가 <낭만닥터 김사부>의 강동주 역할을 하게 되면서 조금 다른 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껏 잘 보이지 않던 훨씬 복합적인 내면의 연기를 훨씬 자연스럽게 해나갔던 것.

 

그가 연기하는 강동주라는 인물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야심이 가득했던 자신이 돌담병원 같은 작은 병원에서 일한다는 것을 못내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지만, 김사부가 과거 자신이 의사의 길을 걷게 만들어준 계기를 주었던 부용주라는 걸 알고는 그의 밑에서 배우기로 결심한다. 물론 그 시작은 의술을 배우겠다는 욕망이 더 컸지만 차츰 강동주는 단지 의술이 아닌 진짜 의사의 길을 배워나간다.

 

그토록 인정욕구가 강하던 강동주가 신 회장(주현)의 수술을 앞두고 라이벌로 생각해 왔던 도인범(양세종)에게 함께 수술을 하자고 제안하는 대목은 이 인물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거대병원과 싸워 이기기 위해 의사가 됐던 그가 온전히 환자의 생명을 우선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것.

 

또한 그는 자신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으로서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 또한 의사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받아들이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이 VIP 환자에게 밀려 수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복수하려는 마음이 깃들어 있었지만, 그 수술 결정이 김사부가 내렸던 것이고 그것은 또한 VIP 환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로서의 당연한 결정이라는 걸 의사가 된 그 역시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의사가 된 입장에서 김사부의 결정이 옳았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아버지의 죽음이 야기하는 억울한 감정과 증오 같은 걸 어쩔 수 없어 하는 강동주의 복합적인 심리는 유연석의 연기를 통해 제대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그 아픔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그의 성장이 느껴졌다. 그는 드디어 진정한 의사로서 서게 되었던 것이다.

 

강동주가 김사부를 만나 진정한 의사가 되어가는 드라마 속 이야기는, 마치 유연석이 한석규라는 대선배를 만나 진정한 연기자가 되어가는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다. 그의 연기에서 어떤 안정감이 느껴지는 건 이 성장 과정을 제대로 거쳐 온 연기자가 얻은 결실일 게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그래서 연기자 강동주에게는 진짜 사부 같은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Posted by 더키앙

함께해야 가능, <낭만닥터>가 전하는 메시지

 

내가 6시간이 가능하겠다 싶었던 거는 여기 있는 여러분 모두하고 같이 수술 한다라는 그런 전제하에 나온 계산이예요.” 신 회장(주현)의 인공심장 교체 수술을 앞두고 도윤완(최진호) 병원장은 돌담병원 수술 팀 스텝을 전부 거대병원 스텝으로 교체하거나 수술을 생중계하는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를 하라고 요구한다. 스텝 교체를 하지 않을 걸 뻔히 알고 있는 도윤완이 김사부(한석규)가 라이브 서저리를 하게 함으로써 수술에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 수술이 잘못되면 그 책임이 온통 김사부에게 몰릴 걸 걱정하는 스텝들에게 그러나 김사부는 그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결코 이 수술이 성공할 수 없다는 걸 강변한다.

 

'낭만닥터 김사부(사진출처:SBS)'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 있어서 이 신 회장의 수술이라는 에피소드는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극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김사부가 처한 최대의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가 되는 순간. 만일 이 수술이 실패하게 되면 김사부는 물론이고 그 스텝들까지 모두 바닥으로 추락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정반대로 라이브 서저리라는 생중계를 통해 이 어려운 수술이 성공하게 되면 김사부와 그 팀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결과는 아마도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하는 그것과 일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건 그런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강은경 작가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결과는 사필귀정이고 권선징악일 것이지만 그런 결과가 어떻게 가능한가가 더 중요한 관건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또한 명쾌하게 드러나는 반대자들의 잘못된 선택을 확인하는 것도.

 

신 회장의 수술을 앞두고 김사부와 도윤완의 서로 다른 상반된 입장을 보면 그 선택의 잘잘못이 확연히 드러난다. 김사부와 그 팀은 어떻게든 수술을 성공시켜 한 생명을 살리는 것에 목표를 세운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수술 시간 단축을 위해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강동주(유연석)는 항상 금수저 라이벌로 탐탁찮게 여겨온 도윤완의 아들 도인범(양세종)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다. 함께 하면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 있을 거라는 것. 오로지 생명을 살리겠다는 목표가 뚜렷해지자 현실적인 라이벌 관계는 강동주도 또 도인범도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도윤완은 신 회장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수술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김사부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자신은 온전히 거대병원의 입지를 굳히려는 것.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김사부 팀과, 혼자 살기 위해 수술 실패를 원하는 도윤완의 이 상반된 입장이 드러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 생명 앞에서 어떤 것이 올바른 선택인가를 보여주는 것.

 

이른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라고들 한다. 이제 누구를 신경 쓸 데가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살 길을 찾아야 하고,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는 시대라는 뜻이다. 물론 이것은 그만큼 어려운 현실을 드러내는 이야기지만 과연 이건 위기 상황에서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을까. 각자 살아남는 것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어떤 것. <낭만닥터 김사부>는 그 김사부 팀의 수술과정을 통해 그 함께 함으로써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낭만닥터>의 낭만적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질문들

 

도로 위로 사고가 난 자동차들이 널브러져 있다. 그 사고 현장에는 차에 끼인 사람, 차가 뒤집혀 거꾸로 매달려 있는 사람, 차에 튕겨져 나가 다리를 다친 사람, 충격으로 내상을 입은 아이 등등.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한다.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의사들, 강동주(유연석)와 윤서정(서현진) 그리고 도인범(양세종)이 응급조치를 하고 급한 환자부터 돌담병원으로 이송한다.

 

'낭만닥터 김사부(사진출처:SBS)'

돌담병원의 콘트롤 타워는 다름 아닌 김사부(한석규). 본원에서 내려온 감사팀에 의해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김사부지만 그는 쏟아져 들어오는 환자와 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위험한 환자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럼에도 감사팀에서 파견 온 직원은 규정을 내세우며 김사부를 가로막는다. 마침 그 사고현장에서 그 감사팀 직원의 딸이 위급한 상황으로 실려 오지만 그 앞에서도 그는 바보처럼 규정만을 얘기한다. 김사부는 결국 자신의 룰을 이야기한다. 그 병원에서의 룰이란 반드시 살린다라고.

 

<낭만닥터 김사부>의 이 도로 위 연쇄교통사고와 이에 대처하는 김사부의 이야기에서 어떤 뭉클함을 느꼈다면 그건 우리가 이미 이런 일들을 겪었지만 그 속에서 김사부 같은 리더십을 보지 못했다는 회한 때문일 게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위중한 상황, 김사부의 선택은 즉각적이고도 명쾌했다. 자신은 의사이고 그러니 사람을 살리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는 걸 명확히 한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글쎄 우리에게는 안타깝게도 이런 이야기가 당연한 것이 되지 않았다.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환자를 끝까지 살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한 윤서정은 과잉진료혐의로 감사팀의 조사를 받았고, 심지어 과거의 사고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받았다. 갖가지 이유를 들어 감사팀이 김사부의 의료 행위 자체를 막아버린 건 그를 제거하려는 거대병원 도윤완(최진호) 원장의 지시 때문이다. 정략적으로 움직이는 도윤완의 행태 앞에서 김사부의 선택은 그래도 결국 환자의 생명이었다.

 

돌담병원이 바로 우리가 사는 현실의 축소판이라면 그 병원을 좌지우지하려는 도윤완 원장 같은 인물들이 그 피폐한 현실을 만들어내는 장본인이다. 돈이 없어 심지어 치료를 포기하는 서민들을 바로 돈이 없기 때문에 규정을 내세워 밖으로 내모는 인물. 그래서 병원이 본래 목적인 사람을 살리는 곳이 아니라 돈을 버는 곳이라는 걸 공공연히 내세우는 그런 인물이 도윤완이다.

 

그 속에서 뜻있는 의사 김사부 같은 리더의 일갈은 그래서 그저 드라마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우리네 마음을 건드린다. 결국 딸을 살려낸 김사부에게 감사팀 직원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딸을 치료해줬는지 원하는 게 뭔지를 묻는다. 그에게 김사부는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살려는 건 좋은데 못나게 살진 맙시다. 무엇 때문에 사는지는 알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 결국 가장 소중한 건 생명이고 사람이다. 그런데 열심히 산다는 이유로, 또 성공하겠다는 이유로 그 본질을 잃어버리는 순간 못난 삶이 되어버린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왜 낭만적인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이토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어잡는가는 이 우화 같은 드라마가 환기시키는 리더십 부재의 현실이 이 이야기에 대한 판타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위기의 상황에 우리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리더가 있는가. 아니 최소한 콘트롤 타워는 존재하는가. <낭만닥터 김사부>의 진중한 질문이다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